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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드론 회사 파워러스, 트럼프 아들과 한국 사모펀드가 같은 투자자

트럼프 아들 투자 군용 드론 회사에 한국 KCGI 746억 투자, ESG 펀드 명목

트럼프 Jr.·에릭 트럼프, 이란 전쟁 전후로 드론·방산 투자 집중…합병사 주가 하루 만에 6배

KCGI 강성부 대표, 영문 공시에 "한국에 드론 생태계 구축" 발언…국내 언론 인용 전무

자기자본 792억원 회사가 한 곳에 746억 집중, ESG 펀드 경유…투자 규약 공개 설명 없어

2026-04-13 23:36:21

아버지가 전쟁을 시작했다. 아들 둘은 그 전쟁에 쓸 드론을 파는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그 회사에 한국 사모펀드가 746억원을 넣었다. '착한 투자'를 뜻하는 ESG 펀드를 통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이하 트럼프 Jr.)와 차남 에릭 트럼프는 2024년 말부터 드론·방위산업 투자를 늘려왔다. 2월 28일 이란 전쟁이 터지면서 이 투자들의 수익 구조가 극대화됐다. 여기에 한국 사모펀드 KCGI(대표 강성부)가 합류했다. 4월 9일, KCGI는 산하 ESG 펀드 두 개를 통해 플로리다 소재 군용 드론 회사 파워러스(Powerus)에 5000만달러(약 746억원)를 투자 완료했다. 글로벌 공시 플랫폼 GlobeNewswire에 게재된 보도자료에서 확인됐다.


투자 사실 자체는 3월 10~11일 국내 주요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다만 강성부 대표의 영문 보도자료 발언이 국내에 인용된 적은 없다. 이 투자를 이란 전쟁·봉쇄·유가 구조 속에서 분석한 보도도 이번이 처음이다.


에릭 트럼프 드론 투자 11일 뒤 전쟁 개시, 합병 발표에 주가 6배


먼저 짚어야 할 전제가 있다. 트럼프 Jr.와 에릭 트럼프는 공직자가 아니다. 백악관에서 일하지 않는 민간 사업가다. 이 사실이 법적 책임 문제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


2월 17일, 에릭 트럼프가 이스라엘 드론 회사 Xtend에 투자했다. Xtend는 이스라엘군에 납품하는 업체로, 가자 터널 작전에 투입된 드론을 만든 곳이다. 합병 후 기업가치가 한화 약 2조2000억원에 이른다. 알자지라가 보도하고 로이터가 확인했다. 11일 뒤인 2월 28일,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시작했다. 아들의 투자와 아버지의 전쟁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 트럼프 아들들의 방산 투자는 2024년 11월부터 시작됐고, 드론 산업 육성 정책도 전쟁 이전부터 진행 중이었다. 다만 전쟁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이 투자들의 수익 구조가 극대화됐다. 인과관계가 아니라 수혜 구조를 보는 것이다.


3월 9일, 전쟁 9일째. 파워러스가 나스닥 상장사 AGH와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보도자료에 트럼프 Jr.와 에릭 트럼프가 투자자로 명시됐다. 합병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올여름 마무리 예정이지만, 발표만으로 AGH 주가가 전날 90센트에서 하루 만에 6달러5센트로 뛰었다. 6배가 넘는 상승이다. 배경 하나를 더하면, 트럼프 Jr.는 2024년 11월에 드론 부품 회사 주식을 주당 1달러52센트에 샀다. 이후 아버지가 드론 100만 대 구매를 발표하고 중국산 드론 수입을 금지하자 주가가 13달러70센트까지 올랐다. 9배다.


3월 24일, 파워러스는 전 합참의장 CQ 브라운을 수석고문으로 영입했다. 미군 최고위직을 지낸 인물로, 트럼프가 2025년 2월 해임했다. 해임 13개월 만에 트럼프 아들들의 회사로 들어간 것이다. 3월 30일에는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사 키스 켈로그도 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퇴임 3개월 만이다. 군사·외교 고위직 출신이 연달아 트럼프 아들들의 회사에 합류하고 있다.


AP통신 버나드 콘든 기자의 4월 2일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아들들은 이렇게 말했다. "첫 임기 때 자제했는데 인정을 못 받았다. 이번엔 그러지 않겠다."


펜타곤 10억달러 예산 + 중동 3개국 영업, 돈줄 두 갈래


파워러스로 흘러가는 돈은 두 방향에서 온다. 안쪽은 미국 국방부(펜타곤)다. 펜타곤은 미국산 드론 제조 기반을 키우겠다며 10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잡았고, 파워러스가 이 수혜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 Jr.가 운영하는 벤처펀드 '1789 캐피탈'의 투자 기업 4개는 올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계약 합계 7억3500만달러를 따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중 직원 30명 규모의 희토류 스타트업 하나에 펜타곤 전략자본실이 6억2000만달러를 직접 대출했다. 전략자본실 역사상 최대 규모다. FT·월스트리트저널(WSJ)·AP·로이터 네 곳이 동시에 보도했다.


바깥쪽은 중동이다. 이란이 전쟁 중 발사한 드론이 3000대가 넘는다. 이걸 미사일로 격추하면 비용이 수십 배 든다. 2024년 이란이 이스라엘에 드론 360기를 쏠 때 격추 비용만 1조5000억원이었다. "값싼 드론으로 값싼 드론을 잡자"는 시장이 열렸고, 파워러스가 바로 그 시장에 있다. 파워러스의 요격 드론 '가디언-1'은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를 공중에서 잡는 것이 목표다. 다만 실전 요격 기록은 없으며 시험비행 단계다.


에릭 트럼프가 직접 UAE 아부다비 당국자를 만나고 있고, 파워러스 창업자는 AP에 "중동 전역에서 시연 중"이라고 했다. 계약이 체결된 나라는 아직 없지만, AP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 3개국 당국자와 접촉 중이다. 안으로는 펜타곤 예산, 밖으로는 전쟁 피해국에 영업. 돈줄이 두 개다.


정부윤리법 사각지대, 대통령 자녀는 적용 제외


미국 정부윤리법은 공직자가 직위를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을 금지한다. 그러나 대통령 자녀는 공직자가 아닌 민간인 신분이므로 적용 대상이 아니다. 법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다. 이해충돌 논란이 일자 에릭 트럼프는 AP에 공식 입장을 냈다. "나는 내가 믿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드론은 분명히 미래의 물결이다."


리처드 페인터 전 백악관 수석 윤리변호사는 다르게 봤다.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직원들의 윤리를 감시하던 사람이고 공화당 출신이다. 그가 AP에 한 말이다. "의회 승인 없이 시작된 전쟁에서 대통령 가족이 돈을 버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 이라크전 당시 체니 부통령과 할리버튼 논란이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핵심 차이가 있다. 체니에게 돌아간 보상은 취임 전에 확정된 것이었다. 이번에는 현직 대통령 재임 중에 새로운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올해 들어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세 차례 보냈다. 1차(1월 22일, 3인 서명)에서는 트럼프 Jr.의 이해충돌이 계약에 개입했는지를 물었으나 핵심 답변은 없었다. 2차(3월 25일)에서는 반부패 절차 부재를 지적했다. 3차(4월 2일, 5인 서명)에서는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트럼프 아들이 아니라 헤그세스 국방장관 본인이 개전 전 무기 관련 주식 매입을 시도한 정황이 제기된 것이다. 워런은 백지신탁 규정 위반 정황을 지적하며 "심각한 이해충돌이며, 연방 윤리협약의 잠재적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전쟁 작전을 총괄하는 국방장관이 전쟁 전에 무기 주식에 손을 뻗으려 했다는 의혹이다. 실제 매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 답변도 없다.


KCGI 자기자본 792억원 중 746억 한 곳에, ESG 펀드 경유


이 구조에 한국 돈이 들어가 있다. KCGI는 2019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때 이름이 알려진 사모펀드다. 대표는 강성부, 2018년 설립. DART 감사보고서(2025년 12월 31일 기준) 자기자본이 약 792억원이다. 이 회사가 산하 ESG 펀드 두 개(KCGI Innovative Growth ESG Private Equity Fund 1, 1-1)를 통해 파워러스에 5000만달러, 한화 746억원을 투자했다. 감사보고서에도 중요 후속사건으로 공식 기재돼 있다. 투자 자체는 합법이며 공시 절차를 거쳤다.


문제는 정합성이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따져서 투자하겠다는 뜻이다. 그 이름을 단 펀드로 군용 드론 회사에 투자했다. 최근 유럽 금융계를 중심으로 '국가 안보도 사회적 가치'라며 방위산업을 ESG에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ESG 펀드의 투자 규약에 살상 무기 배제 원칙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예외를 적용했는지에 대한 공개 설명은 없다. 자기자본 792억원인 회사가 한 곳에 746억을 넣었다. 회사 순자산에 맞먹는 집중이다.


GlobeNewswire에 실린 강성부 대표의 발언이다. "파워러스와 협력하여 한국에서 드론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내 항공우주 공급업체와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겠다." 한국에 방산 드론 공장을 세우겠다는 얘기다. 3월 9일 합병 공시 보도자료에는 "합병 법인의 주요 투자자에는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포함된다"고 적혀 있다. 한국 사모펀드 대표와 미국 현직 대통령의 두 아들이 파워러스 보도자료들에 이름을 나란히 올리고 있다.


드론 투자 746억 vs 원유 추가 부담 하루 1150억


4월 13일 미 중부사령부가 한국시간 밤 11시부터 이란 항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밴스 부통령과 이란 갈리바프 의회의장이 21시간을 붙었지만 결렬됐다. 핵 포기, 호르무즈 재개방, 레바논 문제 세 가지가 전부 타결되지 않았다.


두바이유는 전쟁 전 배럴당 약 70달러에서 3월 18일 고점 136달러를 거쳐 현재 100달러87센트(오피넷 4월 13일 기준)다. 배럴당 30달러 이상 올랐다. 한국은 하루에 원유를 약 260만 배럴 사들이고 있다. 배럴당 30달러가 더 붙으면 하루 추가 부담이 약 1150억원이다. 한 달이면 3조5000억원. 정부는 4월 10일 추경 26조2000억원을 통과시키고 고유가 대응에 10조1000억원을 배정했다. 피해지원금은 4조8000억원으로 1인당 최대 60만원, 4월 27일부터 지급된다. 원유 추가 비용 규모에 비하면 한 달 반 치에 해당한다.


한국 사모펀드가 전쟁 드론 회사에 넣은 돈은 746억원이다. 한국이 전쟁 때문에 원유 수입에 더 쓰는 돈은 하루 1150억원이다. 전쟁을 끝낼 열쇠를 쥔 사람의 가족이 전쟁이 계속될수록 돈을 버는 쪽에 있다. 불법이 아니다. 미국 정부윤리법이 대통령 자녀에게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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