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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불륜 의혹 보도 강진구 기자, 항소심도 무죄

수원지법 "비방 목적 증명 안 돼" 검사 항소 기각…윤석열 정권 시기 잇단 기소 또 무죄

수원지법 제3-1형사부, 7월 14일 검사 항소 기각…2022년 천공 불륜 의혹 보도 무죄 유지

검찰 "불륜 상대는 공인 아냐" 항소했으나 기각…법원 "천공 추종자 사이 공적 관심 대상"

'전과 17범' 유죄의 실체는 숫자 다툼…천공 측도 민사 서면에서 '벌금 1회 전과' 인정

2026-07-22 17:06:54

천공(본명:이천공)과 측근 신모씨의 불륜 의혹 보도로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강진구 기자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수원지방법원 제3-1형사부(재판장 오상용)는 7월 14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무죄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발단은 2022년 7월 18일과 20일 두 차례 나간 유튜브 생방송이다. 강 기자는 "대통령 넘어 국민스승을 꿈꾸는 천공의 자금줄과 치부", "장제원, 산악회원 1100명 이끌고 함양에 간 까닭은?"이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천공과 신씨의 불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씨는 천공의 제자이자 주식회사 정법시대의 대표다. 검찰은 강 기자가 신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사생활을 폭로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검찰 "불륜 상대방은 공인 아냐"…법원은 인정 안 해


검찰은 항소하면서 방송에서 신씨의 실명이 공개됐고, 천공이 공적 관심의 대상이라 해도 그 불륜 상대방까지 공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강 기자에게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는 논리다.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방송에서 신씨의 실명이 한 차례 노출됐을 뿐 나머지 부분은 모두 익명 처리됐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피해자의 실명을 노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송의 성격도 다시 확인했다. 당시 방송이 불륜 의혹 외에도 천공의 여러 비리 행위를 함께 다뤘다는 점에서, "단순히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음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위 방송을 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신씨에 대해서도 "천공의 추종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피해자의 지위에 비추어 피해자의 도덕성 또한 공적인 관심의 영역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인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도 2024년 7월 24일 같은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방송의 주된 목적을 국정개입 의혹 인물인 천공에 대한 검증으로 봤다. 천공의 도덕성을 비판적으로 알리고 국정 운영의 투명성에 관한 국민적 여론을 형성하려는 보도였다는 것이다. 천공이 2021년 10월쯤 처음 언론에 등장했고 2022년 5월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된 만큼, 임기 두 달 뒤에 나온 보도는 시의성이 있다고 봤다. 신씨 역시 정법시대와 월드홍익선원의 대표 등을 맡아 천공 추종자들 사이에서 공적 관심의 대상이었다. 공공의 이익과 무관한 단순한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윤석열 정권 시기 잇단 고소·기소…법원에선 무죄 행진


이 사건의 고소와 기소는 모두 윤석열 정권 시기의 일이다. 문제의 방송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두 달 뒤에 나왔고, 검찰은 2023년 강 기자를 재판에 넘겼다.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가던 강 기자에게는 이 시기 고소와 기소가 집중됐다.


결과는 무죄의 연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부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 강의실 취재로 기소된 방실침입 사건은 1심과 2심에 이어 2025년 3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취재 행위를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정당한 언론 활동으로 봤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관련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사건은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관련 선거법 사건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나머지가 천공 관련 두 사건이다.


같은 천공 검증 보도, 엇갈린 판결…'전과 17범' 유죄의 실체


천공 검증 보도로 강 기자가 기소된 형사사건은 두 건이지만 쟁점은 전혀 다르다. 이번에 항소심까지 무죄가 나온 불륜 의혹 보도 사건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다. 적시한 내용이 허위인지가 아니라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쟁점이었다. 법원은 두 차례 모두 보도의 공익성과 시의성을 인정하고 비방 목적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른바 '전과 17범' 사건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다. 2022년 8월 23일 방송에서 나온 '전과 17범' 표현을 법원이 허위로 판단해 1심에서 두 기자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고, 지난 6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 사건에서 취재를 맡은 기자는 심혁(전OO)이었고, 강 기자는 진행자로 함께 출연했다.


그런데 판결문을 뜯어보면 사정이 다르다. 법원은 '17범'이라는 숫자를 허위로 판단했을 뿐, 천공에게 전과가 없다고 인정한 대목은 판결문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천공 측은 강 기자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준비서면에서 "원고에게는 벌금 1회의 전과밖에 없음"이라고 밝혔다. 스스로 전과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전과는 있다, 다만 17범은 아니다'로 정리된다.


대법원도 유무죄를 다시 판단하지 않았다. 벌금형 사건은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본안 판단 없이 상고를 기각했을 뿐이다. 같은 인물을 검증한 두 보도 가운데 하나는 숫자가 틀렸다는 이유로 유죄, 다른 하나는 공익성을 인정받아 무죄로 끝났다.


이번 무죄 판결은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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