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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의혹 제기는 명예훼손 아니다"... 서빙고동 의문사 손배소 4년 만에 종결

강진구 기자·최영민 감독 최종 승소... 정천수는 항소 포기로 1심 패소 확정돼

2025-05-17 09:42:28

대법원이 '용산 변사 의혹' 관련 유튜브 보도를 둘러싼 4년간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에서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1심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던 이들은 2심에서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가 확정됐다. 반면 같은 방송에 참여했던 정천수 씨는 항소를 사실상 포기해 1심 패소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1심 패소→2심 승소→대법원 확정... 손해배상 논란 4년 만에 종지부


2018년 용산구 서빙고동에서 발생한 50대 사업가의 변사 사건은 2021년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자살로 결론 났던 이 사건에 대해 강진구 기자, 최영민 감독, 정천수씨는 조사 과정의 미흡함을 지적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시리즈 탐사보도를 내보냈다.


이후 고인의 배우자 A씨와 가족 B씨는 방송에서 자신들이 살인 가해자로 암시됐다며 세 사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2023년 원고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2025년 1월 서울고등법원은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고, 최종적으로 대법원이 지난 15일 원고 측의 상고를 기각하며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감독의 승소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언론의 '의혹 제기'와 '명예훼손'의 경계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특히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 환경에서 탐사보도의 한계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천수 전 대표와 열린공감TV, 재판 불출석으로 1천만원 배상 확정


이번 소송의 특이점은 같은 방송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이 각기 다른 법적 결과를 맞이했다는 점이다.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감독은 적극적으로 항소심과 상고심에 대응해 최종 승소한 반면,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와 회사는 이례적인 대응으로 주목받았다.


서울고법 2심 판결문에 따르면, 정천수 전 대표와 열린공감TV는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를 제기했으나, 실제 재판에는 두 차례나 출석하지 않았고 한 달 내 재판 재개도 신청하지 않았다. 민사소송법 제268조에 따르면 당사자가 기일을 두 번 해태한 뒤 1개월 이내에 기일 지정을 신청하지 않으면 항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된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이 참여한 보도의 정당성을 입증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이로 인해 1심 패소가 그대로 확정됐고, 정 전 대표와 열린공감TV는 유가족에게 1000만원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법원이 밝힌 '손해배상 책임 없는 이유'... "의혹 제기는 언론의 자유"


서울고등법원은 해당 영상이 "망인의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게 이루어졌거나 망인의 사인을 자살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 또는 망인의 사인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경찰이 사체 위에서 발견된 천으로 감싼 몽둥이를 내사결과보고서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유서의 필적 감정도 즉시 진행하지 않았으며, CCTV 영상도 사건 당일 오후 2시 이후만 확인했다"며 수사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보도가 원고들을 살해자로 단정 짓지 않았다"며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의심스러운 정황을 나열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탐사보도는 본질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도 외면한 타살" 보도, 의혹 제기의 정당성 인정받아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감독이 제작했던 유튜브 방송은 "윤석열도 외면한 자(타)살" 시리즈로 방영됐다. 해당 영상에서는 ▲사체에서 발견된 4개의 칼자상 위치가 일반적 자살 사례와 다르다는 점 ▲수직 낙하 혈흔과 손바닥 모양 혈흔이 자살로는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 ▲사체 위에서 발견된 천으로 감싼 몽둥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인해 이들이 방송에서 제기한 의혹은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없는 '의견 표명'으로 확정됐다. 이는 향후 유사한 탐사보도에 대한 법적 판단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도를 진행했던 강진구 기자와 최영민 감독은 2023년 10월 뉴탐사를 설립해 독립했으며, 이번 판결은 탐사보도의 자유와 책임 범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판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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