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결정이 내려진 7일, 국민의힘 내부는 전혀 다른 두 얼굴을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현명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반기는 모습이었지만, 대선 주자들의 실제 속내는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의 경우 "배신자" 프레임이 강화돼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일부 인사들이 검찰과 협의했다는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며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권력 가까이서 기뻐하는 지지자들과 달리 표정 어두운 국힘 지도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이 나오자 한남동 관저와 서울구치소 앞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환호했다. 뉴탐사는 한남동 관저 앞에서 만난 시민을 통해 이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한 지지자는 "당연한 결과"라며 "법보다 위에 있는 건 아니지만 당연히 나오시는 게 맞는 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 가장 먼저 부정선거를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이 원했던 것은 부정선거를 밝혀서 국민들에게 주권을 주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동훈에 대해서는 "배신자를 누가 찍어요. 우파에서 인정 안 하잖아요"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지지자들의 열기와 달리 국민의힘 지도부의 표정은 상당히 어두웠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현명한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당 핵심 관계자들의 전언과 권 위원장의 어두운 표정은 국민의힘 내부가 윤석열 구속 취소로 인해 오히려 더 깊은 고민에 빠졌음을 짐작케 한다.
강진구 기자는 "국민의힘 지도부는 탄핵 심판 결정에 대비해 장례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윤석열이 살아 돌아올 것 같으니 당혹스러울 것"이라며 "관에 들어갔던 시어머니가 살아 돌아온 것을 보는 며느리 심정과 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속취소 결정, 법률적 해석 논란 불러일으켜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의 핵심은 구속 기간 계산에 관한 해석이다. 김한나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201조 2항은 법원이 구속영장 청구서를 접수한 날부터 반환한 날까지는 구속 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날 단위로 계산하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판사는 날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 "구속 기간 9시간 45분을 초과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그동안의 관례와 판례를 완전히 뒤엎는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귀연 판사가 결정문에서 김재규의 재심을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김재규 판결은 실체적 내용과 절차적 문제를 모두 재심 사유로 들었지만, 재심 결과에서는 절차적 문제만으로 재심을 인용했다는 점에서다. 김한나 변호사는 "내란죄가 나중에 유죄가 됐을 때 절차적 문제로 난항을 겪지 않도록 미리 체크하고 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정문 마지막 부분에서 판사는 "대법원의 최종적 해석과 판단 등이 있기 전까지는 피고인의 구속에 관한 위법 여부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본인이 단정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논란이 있으니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검찰 항고 시 윤석열 석방 어려울 수도
윤석열 대통령의 실제 석방 여부는 검찰의 항고 여부에 달려 있다. 검찰이 7일 이내에 항고하면 항고 결정이 있을 때까지 구속이 계속 유지된다. 항고가 인용되지 않으면 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가는 재항고도 가능하다.
김한나 변호사는 "검찰이 항고하지 않으면 윤석열 쪽과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며 "검찰은 여태까지 내란죄 수사에 큰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항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구속 취소가 인정되면 전국의 모든 피고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검찰 수사에도 근본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시간 단위 계산은 형사법 규정을 잘못 해석한 것으로, 검찰이 즉시 항고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관련해서는 "구속 취소는 절차의 문제일 뿐, 탄핵 심판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역시 방송에 출연해 "그건 분명히 말하지만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은 당내 일부가 검찰과 짜고한 일" 발언 파장
이재명 대표는 최근 매불쇼 영상에 출연해 2023년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6월쯤 민주당 유력 인사가 사법처리될 것이니 당대표를 그만두라고 했다. 시점도 정해줬는데, 나중에 보니 영장 청구 시점과 거의 맞아떨어진다"며 "사퇴하면 봐주고, 사퇴 안 하면 구속시킨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결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면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도 "부결해 달라고 했다. 구속 가능성이 높아지더라도 가결한 사람들이 드러나게 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 이후 고민정, 김두관, 김부겸, 박용진 등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그러나 이들은 사실 관계를 부인하기보다 "왜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하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허재현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당시 이재명 대표에게 사퇴를 압박한 인물로 홍영표 의원과 전해철 전 의원이 거론된다. 특히 "홍영표 의원실에서 비명 의원들이 모여 동의안 처리 전에 모종의 회의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증언도 있다고 한다.
또한 2023년 9월 21일, 이재명 대표가 단식 투쟁으로 병원 치료 중일 때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당시 "통합적 당 운영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한다"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전했는데, 이는 뭔가 압박에 대한 화답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호중 선대위원장설, 강훈식 본부장 유력... 이해찬 고문의 영향력 작용
민주당 대선캠프 구성과 관련해 윤호중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강훈식 의원을 본부장으로 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허재현 기자는 "실제로 윤호중 의원에게 선대위원장 제안이 있고, 검토 중"이라며 "이해찬 고문 쪽"이라고 전했다.
윤호중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을 바라며 나름대로 역할을 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대장동 같은 제보를 통해 이재명을 떨어뜨리려 했던 수박 쪽은 아니다"라는 평가가 있다.
강훈식 의원에 대해서는 "중도층 도그마에 빠져 있다는 당내 비판이 있지만, 이재명 대표에게 경제 정책 조언을 많이 하고 사이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제 비명과 친문 다 통합해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윤호중 의원과 강훈식 의원이 선대위원장과 본부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현 정권 교체 여론은 52%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4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중도층에서는 46%의 지지율로 국민의힘(25%)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대선 캠프 구성은 향후 대선 판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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