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도

법원, 심덕섭 고창군수 가처분 신청 대부분 기각... 선거운동 방해 의도 부정

전북 정읍지원 "공적 사안 보도, 신문법상 편집 자유와 정보원 접근권 인정"

장세일 영광군수 딸 가처분 기각에 이어 심덕섭 가처분도 기각

재판부 "선거운동 방해 목적·결과 모두 인정하기 어렵다" 명시

재판부 "기자들이 5월 9일 이후 사무소에 접근하지 않았다" 명시

2026-05-26 17:26:27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합의1부(재판장 정영하 판사)가 5월 26일 심덕섭 고창군수가 시민언론 뉴탐사를 상대로 제기한 방해금지가처분 신청에서 인터뷰 요구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을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6.3 지방선거 기간 중 호남 단체장이 자신에 대한 보도를 사전 봉쇄하려 한 가처분이 잇따라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한 달 전 광주지법이 장세일 영광군수의 딸이 낸 가처분을 모두 기각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심덕섭의 가처분이 같은 결과를 맞았다.


방문·촬영·송출 금지 모두 기각... 인터뷰 요구만 인용


심 군수 측은 가처분으로 여러 가지를 요구했다. 선거사무소 무단 방문 금지, 사무소 주변 공용복도와 계단·주차장 무단 방문 금지, 선거운동 방해 금지, 인터뷰 요구 금지, 채권자 신체 촬영과 송출 금지, 사무소 내부와 공용복도 촬영 및 송출 금지, 위반 시 1회당 200만원 간접강제금이었다. 재판부는 인터뷰 요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가 인정한 것은 "심 군수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 한해 인터뷰 요구를 금지한다"는 가장 좁은 형태의 결정이다. 위반 시 간접강제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기자들이 심 군수에게 접근하는 목적이 본질적으로 인터뷰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명시적 의사에 반하는 인터뷰 요구 행위를 금지하는 것만으로도 인격권 보호에 충분하고, 더 나아가 방문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가처분의 필요성과 비례 원칙에 비추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뉴탐사가 4월 28일자와 5월 8일자로 보도한 고창종합테마파크 개발사업 의혹과 K종합건설 관련 금품수수 의혹이 이번 가처분 신청의 발단이다. 5월 8일자 보도에는 심 군수가 K종합건설 대표에게 "늘 고맙게 생각하는 거 알지"라고 말한 음성 녹취가 담겼다. K종합건설 측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통화 녹음, 영수증, 메모를 통해 김병현이 국가수사본부 수사관 앞에서 진술한 7천만원 선거자금 전달과 30억원 자금세탁 의혹이 객관적으로 재확인되는 정황도 함께 공개됐다.


신문법 제3조와 제4조 직접 인용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재판부가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과 제4조 제1항을 결정문에 직접 인용했다는 점이다. 제3조 제2항은 신문과 인터넷신문이 정보원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취재한 정보를 자유로이 공표할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제4조 제1항은 신문과 인터넷신문의 편집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 "이 사건 제보 및 보도는 공적 사안에 관한 것으로 보이는바, 뉴탐사는 인터넷신문사업자로서 위와 같은 공적 사안에 관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편집의 자유와 정보원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 및 그 취재한 정보를 자유로이 공표할 자유를 가진다"고 적었다.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 요건도 엄격하게 적용했다. 재판부는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며 대법원 2005년 1월 17일자 2003마1477 결정을 인용했다.


심 군수 측은 뉴탐사가 선거사무소 내부를 촬영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자들이 5월 9일경 사무소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사무소 내부가 잠시 촬영되었으나 심 군수 측의 요구에 따라 즉시 사무소 내부에서 퇴거했고, 그 외 심 군수의 신체를 촬영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사전억제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선거운동 방해 의도 부정


심 군수 측의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는 뉴탐사의 취재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선거운동을 방해하려는 의도였다는 점이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정문은 "기자들이 심 군수의 선거운동을 방해할 것을 목적으로 위와 같은 인터뷰 요청을 하였다거나, 위 인터뷰 요청이 직접적으로 심 군수의 선거운동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사무소를 점거하거나 그 사용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등 점유·사용권을 침해하는 행위에까지 나아갔다고 볼 만한 자료도 부족하다"고 적었다. 심 군수 측이 가처분 신청에서 인격권과 함께 피보전권리로 주장한 선거운동의 자유와 사무소 점유·사용권에 대한 판단이다.


5월 9일 이후 추가 방문 없는 점도 반영


재판부는 뉴탐사 기자들이 5월 9일 이후 심 군수나 선거사무소에 접근하지 않은 사실도 결정에 반영했다. 결정문은 "뉴탐사 기자들은 5월 9일경 이후 심 군수나 사무소에 접근하지 않았다"며 "가처분에서 명한 내용을 위반할 개연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상가건물 공용공간에 대한 광범위한 금지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무소가 있는 건물은 상가건물로서 다른 점포들도 입점해 있는데, 사무소뿐만 아니라 공용 복도 등의 방문, 촬영 및 그 송출까지 금지하는 것은 그 장소적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헌법 제10조에 내재된 권리인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남 단체장 가처분 연거푸 기각


호남 지역 단체장이 뉴탐사 보도에 대해 가처분으로 입막음을 시도했다가 좌절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주지방법원 제21민사부(재판장 유석동)는 한 달 전인 4월 30일 장세일 영광군수의 딸이 뉴탐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6.3 지방선거 영광군수 선거에 부친 장세일이 출마한 시점에 나온 결정이다.


뉴탐사가 3월 22일 단독 보도한 장세일 딸 돈봉투 의혹 영상을 두고 그 딸이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광주지법은 영상의 주된 내용이 곧바로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결정문은 "장세일 영광군수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공직 적격 여부의 검증을 내용으로 삼고 있으므로, 공공의 이해에 관한 것에 해당된다"고 적시했다. 영상 게시를 막아달라는 신청도 함께 기각됐다.


광주지법과 정읍지원의 두 결정문은 공통점이 있다. 호남 단체장의 비위 의혹 보도가 "공직 적격 여부의 검증" 또는 "공적 사안"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는 점이다. 또한 두 결정 모두 가처분으로 언론 보도를 사전에 막으려는 시도에 대해 엄격한 요건을 요구했다.


심 군수 측이 가처분 신청과 별도로 뉴탐사를 상대로 낸 본안 정정보도청구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26가합5291)는 진행 중이다. 장세일 측도 본안 손해배상 소송(광주지법 2026가합3281)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Copyright ⓒ 시민언론뉴탐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뉴스

주요 태그

시민언론 뉴탐사 회원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뉴탐사 회원가입
Image Descri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