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윤 대통령 '찐핵관' 박성민 의원, 울산 중구청에 '공공 룸싸롱' 운영 의혹

문화의전당 내 비밀공간 '소리마루'서 심야 술판 정황...지문인식기로 출입 통제

2023-08-29 23:52:29

윤석열 대통령의 '술친구'로 알려진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울산 중구)이 울산 중구청장 재임 시절 공공시설을 사실상 사적 유흥공간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울산 중구 문화의전당 내 '소리마루'라는 비밀공간이 룸싸롱처럼 운영되며 정관계 인사들의 은밀한 술자리 장소로 활용됐다는 증언과 기록이 확인됐다.


더탐사가 입수한 2015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소리마루 지문인식기 출입기록에 따르면, 박성민 당시 구청장과 운전기사, 비서, 지역 의원들이 주로 야간과 주말에 이곳을 빈번하게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기사의 경우 새벽 0시 41분에 출입한 기록도 있어 정상적인 공공시설 이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창문 하나 없는 밀실...고급 음향장비와 와인셀러 완비


2014년 말 개관한 울산 중구 문화의전당 내 소리마루는 겉으로는 음악감상실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극소수 관계자만 아는 비밀공간이었다. 이곳은 문화의전당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창문이 하나도 없고 철저한 방음시설을 갖춘 밀실 구조다.


내부에는 2천만원이 넘는 최고급 스피커와 함께 와인셀러, 양주잔, 와인오프너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들 물품에 대한 구매 내역은 중구청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울산시의회 안영호 의원(민주당)은 "개관 이후 2018년까지 단 한 차례도 음악 강좌가 열리지 않았다"며 "사실상 특정인들의 사적 공간으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당시 구청장은 지문인식기 기록상 15일간 출입했으며, 그의 운전기사는 28일간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운전기사가 19시 5분과 19시 28분에 연이어 출입한 기록은 손님을 안내하며 문을 열어준 정황으로 해석된다. 비서 2명의 지문 기록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은 입출입 기록이 살펴진다. 


권태호 시의원 "연예인 극장 안내했다" 해명...새벽 1시 출입 설명 안돼


박성민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권태호 울산시의원은 권지연 더탐사 기자와 통화에서 "연예인들에게 극장을 안내하기 위해 야간에 출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문인식기 기록상 새벽 1시 1분 출입 기록이 6차례 이상 확인되는 등 그의 설명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다수 발견됐다.


권 의원은 "음악을 많이 했고 울산에 연예인들이 공연하러 오면 저녁을 같이 먹고 극장을 안내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연예인인지는 밝히지 못했다. 또한 출입 횟수를 6번이라고 했으나 실제로는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혜순 울산 중구의회 의장은 "사운드 체크를 위해 들렀다"고 주장했지만, 주로 저녁 7~9시대 출입한 것으로 나타나 일반적인 점검 시간과는 거리가 있다. 초대 문화의전당 관장은 "소리마루가 뭔지 모른다"고 했다가 "자기가 나간 뒤 만들어진 것"이라고 번복하는 등 일관성 없는 답변을 했다.


입화산에 불법 호화별장까지...준공 없이 3년간 사용


박성민 당시 구청장의 공공시설 사유화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울산 중구 입화산 캠핑장 인근에 지어진 별장 형태 건축물도 논란이다. 이 건물은 당초 60㎡ 미만 창고로 계획됐으나 박성민 구청장 지시로 100㎡가 넘는 규모로 불법 증축됐다.


더욱이 이 건물은 2015년 완공 후 2018년까지 준공 허가 없이 사용됐다. 내부에는 이탈리아제 고급 가구와 와인셀러가 설치됐고, 전기·인터넷이 연결돼 월 10만원 이상의 전기요금이 나왔다. 민주당이 집권한 2018년 특별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뒤늦게 준공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영호 의원(울산 중구 구의원)은 "캠핑장 카라반이 별장 쪽으로 옮겨져 있었고, 고기 구워 먹은 흔적이 그대로 있었다"며 "침구류까지 사용한 흔적이 있었지만 박성민 구청장은 모른다고만 했다"고 증언했다.


검사 시절부터 술친구...대구고검 좌천 시절 위로


박성민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의 인연은 검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의원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울산 중구청장을 지내며 부산·대구 등지에서 근무하던 윤 대통령과 교류했다. 특히 2014년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수사로 대구고검에 좌천됐을 당시 자주 만나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박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검사 시절 우연한 계기로 소개받았다. 식성과 성격이 비슷해 술 한잔 기울이며 대화하다 보니 금세 친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권태호 의원은 권 기자와 통화에서 박성민 의원이 윤 대통령을 "석열이 형"이라고 부른다는 설에 대해 부인했지만, 두 사람이 술을 좋아하고 호탕한 성격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울산지검 내사 무혐의...민주당 의원 역고소까지


2015년 울산지검은 문화의전당 건축 과정 비리 의혹을 내사했으나 "중구청이 자체 설계 변경한 것"이라며 무혐의 처리했다. 실제로는 설계 변경이 5차례나 있었고, 공사비도 53억원에서 9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제대로 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2018년 민주당이 주도한 특별조사위원회는 6개월간 조사를 통해 공공시설 사유화 실태를 상당 부분 밝혀냈다. 특위는 고발 조치를 권고했으나, 일선 공무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실제 고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관계자는 "말단 공무원들의 신변이 걱정돼 조심스러웠다"고 전했다.


오히려 박성민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역고소했다. 박 의원은 "허위 정보로 무차별하게 짓밟히고 있는데 대해 분노와 자괴감을 느낀다"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이 고소 역시 무혐의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권 기자와 통화에서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게 뭐가 문제냐"며 "화장실 이용하러 갔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문인식기를 통해서만 출입 가능한 공간에 화장실 이용을 위해 야간에 출입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화의전당 2대 관계자는 "지문을 찍고 특정인들이 비밀공간을 사용하는 건 문화의전당이 뚫리는 일"이라며, "그 일을 누가 해줬겠나"라며 사실상 박성민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당시엔 박성민 중구청장 등이 소리마루를 이용한 후 그 흔적을 지워주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문화의전당 3대 관계자는 "소리마루는 누가 봐도 룸싸롱 분위기였다"며 "어떻게 바꿔도 그 흔적을 지울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울산 정가 관계자는 "20년 이상 한 정당이 집권하며 생긴 적폐가 박성민 같은 토호를 만들어냈다"며 "이런 인물이 대통령 측근이 돼 국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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