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서삼석·김산, 1억 주고 '가짜 미투' 사주 공모 의혹…중앙당 알고도 덮었다

경선 1위 후보 허위 미투로 주저앉힌 4억짜리 정치 공작…민주당, 전모 파악하고도 7년째 덮어

2026-03-11 10:05:40

2018년 전남 무안군수 민주당 경선에서 1위로 공천을 받은 정영덕 후보가 하루아침에 공천 취소를 당했다. 사유는 '사생활 문제'.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이 진술은 1억 원에 매수된 거짓이었다. 법원은 정영덕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공작의 배후에 서삼석 현 국회의원과 김산 현 무안군수가 있다는 내부 고발자의 증언을 뉴탐사가 단독 입수했다.


이 공작에 직접 관여한 당사자가 뉴탐사를 찾아와 제보했다. 뉴탐사는 제보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판결문을 입수해 크로스체크를 진행했다.


경선 1위 후보, 하루 만에 공천 취소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무안군수 경선에는 정영덕, 김산, 홍근표, 이동진 네 후보가 출마했다. 여론조사에서 정영덕 후보가 줄곧 1위를 달렸고, 경선에서도 승리해 추미애 당 대표로부터 공천장까지 받았다. 전남 무안에서 민주당 공천은 사실상 당선을 뜻한다.


그런데 공천장을 받은 직후, 정영덕 후보를 상대로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등장했다. 중앙당은 이 여성의 진술만 듣고 정영덕 후보에게 해명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공천을 취소했다. 경선 차점자였던 김산이 공천을 받아 군수에 당선됐다. 서삼석 후보도 같은 날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이 공천 취소의 이면에는 치밀한 정치 공작이 있었다.

▲정영덕 무안군수 후보 공천취소 미투 공작 인물 관계도(제보자 진술 토대로 재구성)


1억 원에 매수된 '미투 진술'


제보자의 증언은 이렇다. 경선에서 탈락한 김산 후보가 서삼석 의원의 측근 박O우 씨를 찾아가 "나를 군수 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박O우 씨는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고, 김산 측에서 3억 원을 제시했다.


작업은 즉각 시작됐다. 서삼석 의원의 지역 사무국장이었던 김찬일, 박인배 등 세 사람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을 찾아가 이틀간 설득했다. 여성이 응하지 않자, 김찬일이 단독으로 여성을 찾아가 "1억 원을 줄 테니 진술해 달라"고 제안했다. 여성은 승낙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더 붙였다. 자기 남동생이 신안군에서 하는 전기 공사를 나중에 군수가 된 사람이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2018년 5월 19일, 제보자는 박O우 씨의 요청으로 3천만 원을 빌려줬다. 김산 캠프에서 선거 자금 관리와 선거 기획을 맡았던 최측근 김규호가 1천만 원을 보탰다. 박O우 씨는 이 4천만 원을 선금으로 여성에게 건넸고, 그 대가로 여성의 '피해 진술' 녹취를 확보했다. 나머지 6천만 원은 김산 군수 취임 후 김규호가 보낸 사람을 통해 김찬일에게 전달됐고, 김찬일이 여성에게 건넸다. 김찬일은 돈을 전달하러 온 차량의 번호판까지 촬영해 증거로 남겼다.


서삼석 의원실, 공작 전 과정 파악하고 있었다


제보자가 확보한 녹취를 들고 전남도당에 신고하려 하자, 도당 관계자 양기호 씨가 중간에서 "도당 말고 서삼석 후보 사무실로 오라"고 안내했다. 서삼석 사무실 2층에는 현 보좌관 이경윤, 전 보좌관 황준하, 양기호, 도당 당직자 한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름 2018년 당시 직함 현재 직책 비고
황준하 서삼석 의원 보좌관 - 사실 확인 요청에 무응답
이경윤 서삼석 의원 보좌관 서삼석 의원 현 보좌관 도당 전략기획국장 임명 후 사임
녹음 파일 직접 확인, 휴대폰 확보 지시
양기호 이개호 도당위원장 시절 당직자 김원이 의원 보좌관
전남도당 공천심사위원
제보자를 도당 대신 서삼석 사무실로 안내
도당 당직자 전남도당 당직자 (신원 미상) 미확인 제보자에게 휴대폰 사진 확보 요청
무안 제보자 서삼석 캠프 선거운동원 - 녹취 파일·휴대폰 들고 방문
2022년 윤리감찰단 조사 증언

이경윤 보좌관은 제보자가 가져온 녹음 파일을 자기 컴퓨터에 바로 연결해 들었다. 이경윤은 여성의 휴대폰에 성폭력 피해 당시 손톱 자국 사진이 있다는 진술을 듣고, 박인배를 통해 여성에게서 휴대폰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제보자는 "이경윤이 누구를 통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서삼석 의원 측이 공작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통제하고 있었음을 뜻한다.


정작 가져온 휴대폰에는 손톱 자국 사진이 없었다. 피해 여성의 핵심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서삼석 측은 확보한 녹취만으로 중앙당에 보고했고, 다음 날 박인배가 여성을 차에 태워 서울 중앙당까지 데려갔다. 중앙당 젠더특위에서 조사를 받은 뒤, 이틀도 지나지 않아 정영덕 후보의 공천이 취소됐다.


뉴탐사가 황준하 전 보좌관, 이경윤 현 보좌관, 양기호 씨에게 각각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세 사람 모두 문자를 읽고도 답변하지 않았다.


법원 "피해자 진술 신빙성 인정 어렵다"…무죄 판결


뉴탐사가 입수한 당시 판결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서로 웃는 모양의 사진이나 자기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낸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더라도 강간 미수범과 피해자 사이에 오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영덕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문 어디에도 여성이 주장했던 '손톱 자국 사진'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3억 원의 행방…서삼석 의원 개입 정황


제보자에 따르면, 공작비 3억 원의 배경은 이렇다. 201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서삼석 후보는 원래 경선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춘석 당시 사무총장의 지인인 김모 씨가 본인을 사무총장 보좌관 또는 비서관이라고 사칭하면서, 박O우 씨에게 "돈을 가져오면 경선에 참여시켜 주겠다"고 접근했다. 경선 참여 대가로 5억 원이 거론됐고, 박O우 씨는 "당장 돈이 없으니 정영덕 공천 취소 작업 대가로 김산이 주는 3억 원으로 메꾸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부분은 제보자가 박O우 씨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이어서, 뉴탐사는 이춘석 의원에게 직접 확인했다. 이춘석 의원은 "백재욱 후보에 대한 전략 공천 방침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고, "김모 씨라는 사람은 정식 보좌관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사람 중 한 명은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했고, 그 인물이 사칭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


김산 군수가 당초 약속한 3억 원 지급을 거부하자, 박O우 씨가 서삼석 의원에게 호소했다. 서삼석 의원은 지역 사무국장 김찬일에게 "해결하라"고 지시했고, 김찬일은 자기 아들 축의금과 전복 양식장을 담보로 빌린 돈 등을 합쳐 3억 원을 마련해 지급했다고 제보자는 증언했다.


2022년 윤리감찰단 조사…그리고 은폐


김찬일은 3억 원을 대신 갚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자 분노가 폭발했다. 2021년 말, 김찬일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중앙당 윤리감찰단에 이 사건을 제보했다. 윤리감찰단 장인재 부단장이 조사에 착수해 제보자를 서울로 불러 약 3시간 30분간 조사했다. 암 투병 중이던 박O우 씨에 대해서는 제보자의 휴대폰을 이용한 스피커폰 통화로 약 50분간 조사를 진행했다. 박O우 씨는 김산이 찾아와 허벅지를 잡으며 "군수 시켜 달라"고 했던 장면부터, 차 모임에서 돈 전달을 합의한 과정까지 소상히 진술했다.


제보자는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으러 서울에 가면서 서삼석 의원에게 보고했다. 조사가 끝난 뒤에는 서삼석 의원의 비서관이 마중 나와 국회의원회관으로 안내했고, 서삼석 의원이 직접 "뭐뭐 조사했느냐"고 물었다. 다음 날 제보자가 무안에서 박인배를 우연히 마주쳤는데, 박인배가 "너 어제 중앙당 가서 조사받고 왔더라"고 말했다. 제보자와 서삼석 의원만 아는 사실을 박인배가 알고 있었다는 것은, 서삼석 의원이 관계자들에게 조사 내용을 공유했음을 뜻한다.


윤리감찰단은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녹취까지 확보했지만,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수사 의뢰도 하지 않았다. 다만 김산 군수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 신청을 포기했다. 제보자가 서삼석 의원에게 "김산을 공천시키면 참혹한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직후였다. 김산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는데, 민주당 공천을 받은 최옥수 후보를 위해 당 조직이 움직인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 제보자의 증언이다.


정청래·조승래, 탄원서 받고도 무응답


제보자는 올해 2월 23일 정청래 대표에게 이메일과 등기우편으로 탄원서를 보냈다. 2월 25일 장모 비서관이 수령한 기록이 확인된다. 3월 3일에는 조승래 사무총장에게도 등기우편을 발송했고, 3월 4일 보좌관이 수령했다. 서삼석 의원에게는 2월 7일 직접 만나 30분간 면담하며 같은 내용을 전달했고, 보좌관 이경윤에게도 카톡으로 보냈다.


서삼석 의원은 2월 20일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정청래 대표 앞으로 탄원서가 수령된 2월 25일 직전이다. 제보자의 탄원서가 정청래 대표에게 전달될 것을 미리 알고 사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뉴탐사가 정청래 대표실에 문자를 보내고, 조승래 사무총장실에 전화해 발언을 요청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실 직원은 "탄원서를 확인해 보겠다"고 했으나, 방송 시점까지 답변이 없었다. 정청래 대표실에서도 답변은 오지 않았다.


윤리감찰단 장인재 부단장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제보자의 이름을 꺼내자 "거기하고 관련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즉시 전화를 끊었다. 김산 군수에게도 문자를 보내 발언을 요청했으나 읽기만 하고 답이 없었다. 박인배 체육회장은 전화를 받았으나 정영덕 사건을 꺼내자 "거기에 이야기할 이야기도 없다"며 끊었다. 이후 문자로 "1억 원을 주고 진술을 받아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부탁한다"고 보냈으나 읽고 답이 없었다.


정영덕 전 도의원은 뉴탐사와 통화에서 "1억 원을 주고 진술을 받아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김산 측이 여성의 남동생에게 전기 공사 특혜를 줬다는 점도 언급했다. 공천 취소 당시 해명 기회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 매스컴을 통해 알았고, 올라가니 직원이 결정문 하나 보여주고 끝이었다"고 답했다.


이개호 의원은 당시 도당위원장이었다. 뉴탐사와 통화에서 "공천 취소된 사실만 기억한다"며 "도당에서 직접 받고 하고 한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제보자는 이개호 의원과 직접 통화해 녹취록을 가져오겠다고 말한 사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김산 군수, 이번에도 '적격' 판정


이 모든 정황에도 김산 군수는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 적격 판정을 받았다. 방송 5일 전의 일이다. 2022년 윤리감찰단이 조사 자료를 보유하고 있고, 당시 조사를 담당한 장인재 부단장이 여전히 같은 직책에 있는데도 이 기록은 적격 심사에 반영되지 않았다.


제보자는 서삼석 의원의 5급 선임비서관에게 "48시간 이내에 김산 후보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내 갈 길 가겠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뉴탐사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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