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청담동 술자리 첼리스트, 진술 거부로 각하…재고소도 전부 무혐의

방배서 각하 뒤 안양동안서 재고소, 고소인 조사 두 차례에도 "허위 인정할 증거 없다"

안양동안서, 강요미수·보복협박·명예훼손 3개 죄명 모두 혐의없음

각하 일주일 뒤 손배소 제기…이후 다른 경찰서에 다시 고소

경찰 "법률비전문가로 고소 내용에 대해 확대해석"

2026-09-05 23:24:53

지난 2월 서울방배경찰서가 첼리스트 박모씨의 고소를 각하했을 때 사유는 진술 거부였다. 박씨는 1월 25일 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했지만 기피신청을 하겠다고 말한 뒤 진술 없이 돌아갔다. 뉴탐사는 그때 고소가 요란했던 것에 비해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박씨는 같은 고소장이 다시 접수된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고소인 조사를 두 차례 받았다. 안양동안서가 밝힌 내용이다.


그리고 8월 13일 나온 결론은 혐의없음이었다. 강진구·박대용·김성수 세 사람에 대한 강요미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세 죄명 전부다.


각하 뒤 민사 소송이 시작되자 다시 고소


박씨 측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서초경찰서 민원실에 고소장을 냈다. 대리인은 이제일 변호사다. 청담동 술자리 디지털 증거조작 의혹을 다룬 지난해 10월 26일과 10월 30일 방송이 대상이었다.


서초서는 사건을 방배서로 넘겼다. 방배서는 2월 6일 각하했다. 고소인 측이 사실상 진술을 거부해 실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고 수사를 진행할 실익이 없다는 것이 통지서에 적힌 이유다.


박씨 측 설명은 다르다. 이 변호사가 손해배상 소송 준비서면에 적은 1월 25일 조사 자리의 상황은 이렇다. 경찰이 먼저 감정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사를 미루자고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도 했다. 그래서 기피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방배서가 원사건 고소인 조사에 앞서 무고죄 고소인 조사부터 진행한 점도 문제 삼았다. 방배서를 상대로 수사심의신청과 기피신청, 감찰 및 징계 요청을 했다고도 밝혔다.


박씨 측은 3월 26일 같은 고소장을 안양동안서에 다시 냈다. 각하로부터 48일 뒤다. 이 변호사는 방배서에 공정한 수사 의지가 없다고 보고 강진구 기자 주소지 관할인 안양동안서를 골랐다고 밝혔다.

청담동 술자리 첼리스트 고소 사건 일지
2025년 10월 방송부터 2026년 8월 불송치까지
2025. 10. 26. / 10. 30.
뉴탐사, 첼리스트 휴대폰 내비게이션 파일 분석 결과 방송. 10월 30일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2025. 10. 31.
첼리스트 박모씨 측, 서울서초경찰서에 고소장 제출. 대리인 이제일 변호사. 당일 4개 매체 보도
2025. 11. 19.
사건 서울방배경찰서 접수
2025. 12. 11.
강진구·박대용 기자, 첼리스트 박모씨와 이제일 변호사를 무고 혐의로 고소. 서초경찰서 접수
2026. 1. 25.
첼리스트 박모씨, 방배서에 고소인으로 출석했으나 기피신청 의사를 밝힌 뒤 진술 없이 귀가
2026. 2. 6.
방배서, 불송치(각하). 사유는 고소인 측의 사실상 진술 거부
2026. 2. 13.
강진구·박대용 기자, 첼리스트 박모씨와 이제일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제기. 각하 일주일 뒤
2026. 3. 14.
이제일 변호사, 서울중앙지법 손해배상 소송 답변서 제출
2026. 3. 26.
방배서에서 각하된 고소장을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다시 제출. 손배소 접수 41일 뒤, 답변서 제출 12일 뒤
2026. 3. 28.
이제일 변호사, 21장짜리 준비서면 작성. 방배서 각하는 절차 문제였다는 취지
2026. 6. 23.
서초서, 무고 사건 불송치(혐의없음). 피의자 조사 없이 종결
2026. 8. 13.
안양동안서, 고소인 조사 두 차례 뒤 3개 죄명 전부 혐의없음 불송치


각하 일주일 뒤 손배소, 답변서 낸 뒤 재고소


각하 일주일 뒤인 2월 13일, 강진구·박대용 기자가 박씨와 이제일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고소 접수 당일 고소장을 언론에 제공한 행위를 문제 삼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가단36511호다.


이제일 변호사는 3월 14일 답변서를 내고 구체적 반박은 준비서면으로 하겠다고 했다. 안양동안서 재고소는 그로부터 12일 뒤다. 소송이 걸리고 답변까지 마친 뒤 방배서에서 각하된 고소장을 다시 낸 것이다.


준비서면은 21장이다. 함께 낸 증거설명서에 적힌 작성일은 3월 28일, 재고소 이틀 뒤다.


이제일 변호사는 서면에서 방배서 불송치가 경찰 처사 때문이라고 했다. 안양동안서에 재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함께 적었다. 각하는 실체 판단이 아니고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는 취지다.


안양동안서는 달랐다. 진술을 듣지 못해 각하한 방배서와 달리 고소인 조사를 두 차례 했다. 절차를 문제 삼을 여지가 없어진 것이다.


그리고 세 죄명 전부 혐의없음이 나왔다. 각하는 절차적 종결이어서 다시 고소할 수 있지만 혐의없음은 실체 판단이다. 이번에는 고소인 진술까지 듣고 나온 결론이다.


두 번 진술 받고도 허위라는 증거는 없었다


경찰이 명예훼손 혐의를 부정한 근거는 두 갈래다.


첫째는 허위 인식이다. 결정서에는 서초경찰서 수사관이 작성한 수사보고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회신한 포렌식수사 결과보고서가 확인되고, 피의자들이 그 자료를 분석해 방송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적혀 있다. 그러므로 허위 사실로 인식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비방 목적이다. 경찰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사안이라는 점을 짚었다. 다수 국민과 유튜브 시청자들의 공공의 관심사가 된 사안이므로, 해당 의혹과 관련된 궁금증이나 의구심에 대한 실체적 진실 파악 목적이라는 피의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강요미수와 보복협박도 인정되지 않았다. 박씨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유튜브 영상의 발언이 고소인의 경계를 촉구하는 충고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결정서에 기록된 고소인 진술은 방송에서 네비게이션 조작이라고 말한 부분이 허위이며 명예가 훼손됐다는 것, 시청자들이 자신을 죄인처럼 생각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는 피해 내용이다.


박씨 측은 고소장 별지에서 뉴탐사가 제시한 화면 하나가 경부고속도로가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이 변호사가 민사 준비서면에서 편 논리와 같다. 경찰은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 "법률비전문가로 고소 내용에 대해 확대해석"


결정서 말미에는 두 줄짜리 무고 판단이 붙어 있다. 고소인이 법률비전문가라 고소 내용을 확대해석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 고소장을 쓰고 낸 사람은 박씨가 아니라 이제일 변호사다. 접수 당일 그 사실을 언론에 알렸고, 노컷뉴스와 아시아경제, 조선일보, TV조선이 그날 보도했다. 경찰은 변호사가 작성한 고소장을 두고 고소인 개인의 법률 지식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무고 판단은 고소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끝낼 때 고소인의 무고 여부를 함께 살피도록 한 절차에 따른 것이다. 박씨를 무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한 것은 아니다.


무고를 면제한 근거가 확대해석이라는 점도 남는다. 고소 내용이 과했다는 판단이 세 죄명 전부 혐의없음이라는 주문과 나란히 붙어 있다.


서초서가 쓴 수사보고서, 서초서가 판단했다


강진구·박대용 기자가 박씨와 이 변호사를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서울서초경찰서가 6월 23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서초서는 2022년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처음 수사한 관서다. 이번 무고 사건의 쟁점인 그해 12월 1일자 내비게이션 분석 수사보고서를 만든 곳도 서초서다. 그 보고서가 조작된 자료 위에 쓰였는지를 따지는 사건을, 보고서를 만든 관서가 판단했다. 무고를 인정하면 자기 보고서가 허위였다고 인정하는 셈이 된다.


관할도 엇갈렸다. 박씨 측이 서초서에 낸 고소장은 방배서로 넘어갔고, 뉴탐사가 방배서에 낸 무고 고소장은 서초서로 넘어갔다.


서초서는 박씨를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증거가 나온 휴대폰 주인이자 그날의 경로를 아는 사람이다. 결정서 불송치 이유는 아직 피의자들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박씨가 안양동안서에서 두 차례 조사를 받은 것은 고소인 자격이었다. 무고 피의자로 조사를 받은 적은 두 관서 어디에도 없다.


첼리스트 휴대폰 내비게이션 파일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형사재판은 계속되고 있다. 강진구 기자 등이 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단4549 사건이다. 국과수는 3월 27일 회보에서 파일 내부에 시간 정보가 없고 이미지와 음성으로는 이동 경로를 특정할 수 없으며 원본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추가 감정을 받아들였다.


첼리스트의 동선은 4년째 수사기관과 법정을 오가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어디 있었는지를 확인해주는 기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법무부가 공개한 그날 수행 기록은 "장관님 수행" 다섯 글자였다. 대통령경호처는 차량 운행일지 공개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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