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도
법원 "정천수 방송, 공공의 이익과 무관" 벌금 2천만원 선고
업무방해·명예훼손 병합해 원심 파기…항소심도 유죄 판단
이낙연·김한메 방송, 직접 취재도 제보자 특정도 근거 자료도 없어
최영민이 먼저 비번 바꿨다는 주장, 1심도 2심도 인정 안 해
법원 두 차례 "채널 관리 주체는 회사"…체불임금 국면 변수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벗지 못했다. 의정부지방법원 제3형사부는 28일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천수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별개로 진행되던 두 사건이 병합돼 경합범 관계에 놓였다는 이유로 원심 판결을 직권으로 모두 파기하고 형을 다시 정했다. 정천수는 두 사건 모두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주장했으나 어느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심 많으니 보도했다는 건 공익과 전혀 무관"
재판부는 정천수가 방송의 명분으로 삼아온 공익성부터 걷어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한메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 상임대표에 관한 내용이 공적인 관심의 대상이라는 점은 재판부도 인정했다. 그러나 "공적인 관심의 대상인 것과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것은 명확히 구분돼야 되는 개념"이라고 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클수록 더 정확한 근거를 갖고 직접 취재하거나 공신력 있는 사람에게 제보를 받아 보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누군가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으니 내가 이 내용을 보도해야겠다고 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못 박았다.
직접 취재도 없었고, 근거도 내놓지 못했다
재판부는 정천수가 취재를 하지 않았다는 점부터 짚었다. 두 사람에 관한 방송은 그 자체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다고 본 뒤, 재판부는 이것이 정천수가 직접 취재한 내용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진실한 내용이라고 뒷받침할 만한 정확한 근거를 갖고 보도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김한메씨 건에서는 제보자가 누구인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고, 근거 자료 역시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정천수는 이 내용을 유튜브 방송에 그대로 올렸다. 재판부는 다수가 시청할 수 있는 방송에 적시했다는 점을 짚었다.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성이 상당한 매체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비방의 목적이 있어 보인다는 결론이 나왔다. 1심 판결문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관련 방송의 경우 제보자가 "모르지 그건"이라고 답한 대목을 정천수가 잘라낸 채 내보낸 사실도 확인된 바 있다.
비번 바꾼 사람은 정천수, 1심도 2심도 같은 결론
업무방해 사건의 사실관계는 두 번의 재판을 거치며 더 단단해졌다. 정천수는 그동안 비밀번호를 먼저 바꾼 쪽은 최영민 감독이고 자신은 그것을 막았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1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항소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두 판결 어디에도 최영민 감독이 먼저 비밀번호를 변경했다는 인정 사실은 없다. 채널 접근을 차단한 주체가 정천수라는 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같은 결론으로 정리됐다.
"급박한 상황 자체가 아니었다"
정당방위 주장도 정면으로 깨졌다. 정천수는 2022년 6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직후 유튜브 채널 비밀번호를 바꿔 방송을 멈춰 세웠고, 해임 결의 자체가 부당했다며 어쩔 수 없는 대응이었다는 취지로 항변해왔다. 재판부는 "급박한 상황 자체가 아니었다"고 잘랐다. 회사 및 다른 대표와 분쟁이 있고 계정이 자기 명의에 있으니 비밀번호를 바꿔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급박하게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할 사정은 더더욱 없어 보인다고도 했다.
해임 결의를 둘러싼 다툼과 계정을 잠근 행위는 별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해임 결의를 다툴 여지가 충분했다고 보더라도, 회사가 유튜브 계정을 관리하는 업무 그 자체에는 보호할 법익이 당연히 있다고 밝혔다. 그 상태에서 비밀번호를 임의로 바꾼 행위는 부정한 입력에 해당한다는 결론이었다.
법원이 두 번 확인한 "채널 관리 주체는 회사"
채널이 누구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1심과 같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회사의 설립 동기, 유튜브 채널의 관리·운영 주체, 수익금 지급 계좌를 근거로 들었다. 이를 종합하면 계정은 피해자 회사가 사용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계정이 정천수 개인 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그것을 개인의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1심 판결문(2024고정70)에도 같은 취지의 판시가 담겼다. 채널의 실질적 귀속을 놓고 법원이 두 차례 같은 답을 내놓은 셈이다.
이 판단은 형사재판 밖으로도 번진다. 정천수는 경영권을 장악한 뒤 직원 전원을 해고해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고, 체불임금 부담은 13억원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채무를 지고 있는 쪽은 법인이다. 정천수가 채널을 자기 소유라고 주장하며 법인에서 떼어낼 경우, 채권자들이 집행할 수 있는 회사의 핵심 자산이 사라진다. 채널 관리 주체가 회사라는 판단이 1심과 항소심에서 연달아 나오면서 그 주장은 설 자리가 좁아졌다.
"여전히 부인하고, 합의도 없다"
형을 정하는 대목에서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했다. 다수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죄책도 가볍지 않다고 봤다. 무엇보다 정천수가 여전히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도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전과가 없다는 사정만이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1심은 두 사건을 따로 판단해 업무방해에 벌금 100만원, 명예훼손에 벌금 2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합치면 2100만원이다. 항소심은 두 사건을 하나로 묶어 다시 형을 정했고, 벌금은 2000만원이 됐다. 유무죄 판단은 1심과 같지만 형은 100만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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