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행어사
서울시민 세금으로 호화 공관 사용하며 29억 주식수익 올린 오세훈, 청년들에 투자 비결 자랑까지
예산 절감 약속 뒤집고 중소기업 지원시설을 공관으로 전용... 전세금 회수 후 자산 급증 의혹도
공관 사용 약속과 번복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1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 직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사회 분위기와 예산 절감을 이유로 공관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하지만 불과 2년 후인 2023년, 오 시장은 입장을 바꿔 "이태원 참사와 같은 긴급 상황에 더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공관 사용을 결정했다. 그가 선택한 곳은 한남동에 위치한 '서울 파트너스 하우스' 3층이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공관 리모델링에만 약 7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한남동은 대통령 관저가 있는 공관촌 근처로, 고급 주택 기준(약 70평 이상)을 충족하는 규모다. 오 시장은 이 호화로운 공관을 사용하면서 시설 유지비로 서울시 예산 11억여 원을 추가 지출했다.
중소기업 지원 시설에서 시장 전용 공관으로
문제의 서울 파트너스 하우스는 본래 2008년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시장 공관으로 설계됐으나, 실제로는 중소기업 글로벌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시민 개방 시설로 운영됐다. 세계 각국 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 교육 등이 이뤄지던 공간이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파트너스 하우스 입주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해 동안 1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민간 투자 유치도 증가했고, 33명의 신규 고용이 이루어졌으며, 지적재산권 누적 등록수도 206권을 돌파했다.
그러나 2022년, 오 시장은 GTX 공사로 인한 건물 균열을 이유로 입주해 있던 19개 기업을 모두 퇴거시키고 시설 보강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2023년, 3층을 시장 공관으로 바꾸면서 파트너스 하우스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원래 계획상 3층은 내빈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였다. 하지만 오 시장이 이를 자신의 공관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2층 간담회장도 사실상 시장 전용 회의장으로 바뀌었다.
정책 간담회의 실상
서울 파트너스 하우스의 2023년과 2024년 운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435건의 대관 중 235건(54%)이 '교류 협력' 명목으로 이뤄졌다. 이 중 97%에 오세훈 시장이 직접 참석했다. 2024년 9월 한 달의 경우만 보더라도, 주말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시책 사업 추진 관련 의견 수렴 간담회', '주요 정책 추진 관련 의견 수렴 간담회', '서울시 주요 현안 관련 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행사가 열렸다.
더 문제는 이러한 간담회에 서울시청 직원식당의 조리사들이 동원돼 음식을 준비했다는 점이다. 오 시장은 "반 정도 조리한 상태에서 와서 마지막 과정을 해서 내는" 방식으로 식사를 제공했다고 직접 밝혔다. 또한 기업 지원을 위한 회의라고 분류된 행사들도 실제로는 '파트너스 하우스 시설 개선 관련 회의', '파트너스 하우스 시설물 안전 점검 회의' 등 하우스 운영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공관의 사적 전용
더욱 논란이 된 것은 오 시장의 배우자 송현옥 여사의 공관 사용이다. 2024년 1월 2일, 송 여사는 서울시 새마을부녀회 회장단과 차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관 신청서는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영옥 서울시의원은 "공간이 여의치 않아 마침 비어 있던 간담회장에서 약 30분 정도만 담소를 나눴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세마을부녀회는 엄연한 공적 단체로, 시장 배우자가 공식 절차 없이 공공시설을 사용한 것은 공사 구분이 안 되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관 조성 비용과 운영 예산
서울 파트너스 하우스는 2008년 신축 당시 59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2023년 리모델링 공사에 15억 원, 오 시장의 3층 공관 리모델링에 5억 6천만 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여기에 2024년 운영비 예산이 11억 원으로, 총 90억 원 이상의 세금이 이 건물에 투입됐다. 이처럼 서울시 예산이 투입된 공공 시설을 시장의 공관으로 전용하면서, 오 시장은 원래 살던 광진구 자양동 전세집에서 받은 14억 원의 전세금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주식 투자와 재산 증가
주목되는 점은 오 시장의 공관 입주 시기와 자산 증가의 연관성이다. 2025년 3월 공개된 재산 내역을 보면, 그는 전세금 14억 원을 회수한 시점 이후 미국 주식 자산이 급증해 한 해 동안 28억 9천여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기적 일치는 회수된 전세금이 투자 자금원이 아니었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 시장이 투자한 종목에는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엔비디아, IONQ, 팔란티어 테크 등 미국 주식 시장에서 크게 상승한 주식들이 포함됐다.
이는 그가 2022년 '백지신탁 제도'에 불복하면서 국내 주식을 매각한 후 미국 주식으로 방향을 전환한 결과다. 당시 오 시장은 "백지신탁 시스템 자체가 고위 공직자에게 바람직한 제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직자로서의 윤리 문제
오세훈 시장은 2008년 첫 서울시장 재임 당시 '공무원 3% 퇴출제'를 시행하며 시정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호화로운 공관을 조성하고, 서울시 세금으로 운영하면서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공직자로서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규제인 백지신탁 제도에 불복하고, 자신의 투자 성공을 자랑하는 모습은 공직자의 도덕성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직원들에게 미국 기술주 투자를 자랑하는 특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오 시장. 공공의 이익보다 사적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시민의 시각에서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고급 공관을 운영하고, 그 혜택으로 개인 재산을 불린 오세훈 시장의 행태는 '공관 정치'의 전형을 보여준다. 공적 자금으로 사적 편의를 도모하고,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채 공공시설을 전유하는 모습은 공직자의 기본 윤리에 어긋난다.
서울시 파트너스 하우스는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시장 전용 호화 공관으로 변질됐다. 매년 11억 원의 운영비가 투입되는 이 시설이 과연 서울시민의 이익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다. 공직자는 권력을 위임받은 관리인에 불과하다. 시민의 세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그 과정에서 재산을 불리는 행태는 공직자의 본분에서 벗어난 것이다. 서울시의 수장으로서 오세훈 시장의 도덕적 책임과 공적 자금 사용에 대한 투명한 설명이 요구된다.
최신뉴스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뉴탐사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