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시그니처 호텔 사장과 이원택, 송하진 캠프서 한솥밥 먹던 사이
김관영 CCTV 정치공작 의혹 핵심 인물, 권리당원 사건 처벌 14명에도 포함
음식점 사장이 누락한 녹취 한 토막서 "이원택의 비서실장" 지목된 김 대표
2014년 송하진 도지사 비서실장이 이원택, 자원봉사센터장이 김 대표
김관영 고발 사실, 채널A 방송 전에 이미 경찰청 출입 기자들에 흘러가
김관영 전북지사 CCTV 정치공작 의혹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시그니처 호텔 김 대표가 이원택 전북지사 예비후보와 송하진 전 전북지사 캠프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2021년 송하진 3선 도전 당시 민주당 권리당원 무더기 입당원서 사건으로 처벌받은 측근 14명 중 한 명이다.
음식점 사장이 누락한 녹취 한 토막
뉴탐사가 어제 보도한 음식점 사장의 통화 녹취에는 "이원택 후보측에서 나를 만나자고 하네"라는 발언이 담겨 있다. 음식점 사장은 통화 상대에게 "시그니처 호텔 대표가 누구냐"는 물음에 "이원택의 비서실장, 이원택의 비서"라고 답했다. 음식점 사장은 김 지사 측의 매수 시도를 폭로하며 채널A에 영상을 제보한 인물이다.
이 녹취 파일은 음식점 사장이 경찰에 제출한 자료에서 빠져 있었다. 김 지사 측 접촉을 다룬 다른 녹취는 모두 제출됐다. 이원택 측 접근을 시사하는 이 한 토막만 제외됐다. 핀셋으로 집어내듯 정확히 누락됐다는 점에서 의도성이 의심된다. 음식점 사장이 어떤 이유로 이 부분만 뺐는지에 대한 본인의 설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자원봉사센터장은 안다, 시그니처 대표는 모른다
시그니처 호텔 김 대표에게 직접 통화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그 음식점 사장이 어딘지도 모른다"고 했다. "만나자고 한 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원택 후보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조지훈 전 전주시장 후보에 대해서는 "옛날부터 잘 안다"고 했다. 조 후보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가 될 때 전주에서 이 후보와 함께 가장 열심히 뛴 인사다. 음식점 사장은 어제 인터뷰에서 시그니처 호텔 대표가 만나자고 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은 채, 그 인물이 "이원택의 비서가 아니라 조지훈 후보의 후원회장"이라는 설명을 덧붙인 바 있다. 어느 쪽 진술이 맞든 김 대표가 음식점 사장과 통화 자체를 모른다는 답변과는 어긋난다.
이원택 후보에게도 같은 질문이 갔다. 이 후보는 첫 답변에서 "그 시그니처 대표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가 아는 여러 사람이 있는데 그 시그니처 대표 김 모씨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옛날에 자원봉사센터장을 했던 그분이 시그니처 호텔 대표"라는 설명이 더해지자 답이 곧바로 바뀌었다. "아, 그분은 알죠. 제가 알죠." 같은 인물에 대해 자원봉사센터장 시절은 알고 시그니처 호텔 대표 시절은 모른다는 답변이 함께 나온 셈이다.
송하진 캠프의 두 사람, 비서실장과 자원봉사센터장
2014년 송하진 전 전주시장은 전북지사로 당선됐다. 송 지사는 비서실장으로 이원택을 데려갔다. 같은 시기 김 대표는 전라북도 자원봉사 종합센터장에 임명됐다. 5급 공무원 자리였다. 두 사람은 송하진을 도지사로 만드는 캠프에서 함께 뛴 동지였다. 같은 도청 안에서 한 사람은 비서실장으로, 한 사람은 산하기관 센터장으로 일했다.
좁은 지역사회 안에서 두 사람이 서로의 동향을 모른다는 답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구나 이 후보는 시그니처 호텔 안에서 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고 했다. 자신이 다녀간 호텔의 대표가 과거 함께 일했던 인사라는 사실을 호텔 측이 따로 알리지 않을 까닭이 없다.
2021년 권리당원 사건, 처벌받은 14명 중 한 명
송하진은 2021년 3선에 도전했다. 그러나 송하진 캠프의 불법 경선 개입이 드러나면서 캠프 측근 14명이 처벌을 받았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원서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자원봉사 업무를 빙자해 민주당 권리당원 명부가 조직적으로 관리된 정황이었다. 처벌받은 14명 가운데 한 명이 바로 김 대표였다.
이력은 김 대표의 위치를 짐작케 한다. 송하진 캠프에서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조직 관리 업무를 맡았던 인사가 김 지사 정치공작 의혹의 동선 안에 다시 등장한 셈이다. 김 대표는 자신이 그 사건의 당사자였는지에 대해서는 통화에서 직접 답하지 않았다.
진술 번복과 입맞추기 정황
오늘 저녁 KBS는 음식점 사장이 "이원택 측에서 자신을 만나자고 했다는 통화는 본인이 거짓말한 것"이라고 진술했다는 보도를 냈다. 강진구 기자가 어제 두 차례에 걸쳐 음식점 사장을 직접 인터뷰했을 때 음식점 사장은 그런 답변을 한 적이 없다. 1차 인터뷰에서는 "그 이원택 비서가 아니라 조지훈 후보의 후원회장"이라며 인물 이름만 다르게 댔다. 2차 인터뷰에서는 "통화는 2월이 아니라 4월에 했던 것 같다"며 시기만 거짓이라고 했다.
진술이 사흘 사이 세 차례 바뀌었다. 1차에서는 인물 교체, 2차에서는 시기 조정, KBS 보도 시점에는 통화 자체가 허위라는 입장으로 이동했다. 이 후보 측과 음식점 사장 사이에 어떤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 변화 사이에 끼어든다.
채널A 방송 전에 누가 알았나
이날의 또 다른 의문은 정청래 대표의 신속 결정이다. 정 대표는 김 지사에 대한 긴급 감찰을 지시한 뒤 12시간 만에 제명을 결정했다. 본인은 19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다른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신속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광 장세일 군수의 돈봉투 영상 보도 때 윤리감찰단은 사흘에 걸쳐 조사한 뒤 면죄부를 줬다. 박우량 전 신안군수 사건도 휴대폰 17대 사진까지 공개됐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끝났다. 김 지사 한 건만 전광석화처럼 끝났다.
타임라인은 더 의심스럽다. 김 지사 고발장은 3월 31일에 접수됐다. 고발인 조사는 다음 날인 4월 1일 오후로 잡혔다. 당시 전북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장을 맡았던 인사는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그날 오전에 이미 언론에서 내용들을 다 알고 사실 관계를 확인해 왔다"고 답했다. 음식점 사장은 외부에 알린 적이 없다고 했다. 경찰도 알린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채널A 방송이 나가기 전에 경찰청 출입 기자들에게 고발 사실을 흘린 곳은 어디인가.
이날 오전 정 대표는 기자들에게 김 지사에 대한 긴급 감찰 지시 사실을 문자로 알렸다. 한 시간쯤 뒤 경찰의 김 지사 수사 사실이 보도됐다. 그다음 채널A의 CCTV 영상이 방송됐다. 채널A 보도 이전 단계에 이미 중앙당과 경찰청 출입 기자 사이에 정보가 오가고 있었다는 점은 의도된 흐름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음식점 사장이 임의제출을 거부한 휴대폰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로 전환하지 않은 점도 따로 설명되지 않았다. 정 대표는 19일 방송에서 자신이 어떤 경로로 김 지사 사안을 사전 파악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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