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시사타파 이종원 "내 문자 200통이 대의원 1만6000표"

민주당 전당대회 국민여론조사 허위응답 유도 의혹 국회로

전당대회 하루 전 방송에서 "1인당 80표" 발언

권리당원들 국회 회견… 형사고소·징계 촉구

"불특정 다수라 처벌 못 한다" 주장에 판례 반박

2026-08-28 01:12:55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국민여론조사를 둘러싼 허위응답 유도 의혹이 국회로 옮겨붙었다. 발단은 시사타파TV 진행자 이종원씨가 전당대회 하루 전 자신의 방송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이씨는 시청자들이 보내온 문자가 200통에 이른다며 "1인당 80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대의원 표를 두고 "1만6000표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했다. 27일 국회에서는 권리당원들이 이씨에 대한 형사고소와 징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종원, 여론조사 응답 문자 200통 언급


문제의 방송은 16일에 나갔다. 이씨는 이날 당대표 경선 패배를 인정했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민석 후보가 49.91%, 정청래 후보가 41.51%를 얻은 중간 결과가 나온 뒤였다. 당대표는 포기했지만 최고위원 선거는 다르다고 했다. 그 근거로 국민여론조사를 들었다.


이씨의 발언은 이랬다. "내가 너희들이 그런 지랄할까 봐 국민여론조사에서 우리 시민들이 전화를 무지하게 받아 갖고 한민수 이성윤으로 몰표가 갔어." 이어 "이미 우리는 내가 받은 문자만 200통 가까이 돼"라고 했다. 대의원 표를 겨냥해서는 "대의원표 1만6000표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했다. 자신을 지지한 시청자 한 사람이 최고위원 표 80표 값을 한다는 계산도 내놨다.


이씨가 직접 전화를 받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방송을 보고 나이와 지역을 바꿔 응답했다며 인증 문자를 보낸 시청자가 200통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번 전당대회 전국대의원은 1만7688명이었다. 실제 투표한 대의원은 1만5000명 안팎이다. 이씨 한 사람이 확인했다는 응답만으로 대의원 전체 표를 웃돈다는 계산이 나온다.


권리당원들, 국회서 이종원 고발 촉구


27일 국회 기자회견은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개했다. 김 의원은 "국민여론조사는 무엇보다 공정성과 신뢰가 생명입니다"라고 말했다. 회견문을 낭독한 쪽은 권리당원 일동이었다.


회견문에 적힌 내용은 이렇다. 8월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구독자 50만명이 넘고 동시접속자가 1만명에 이르는 시사타파TV 실시간 방송에서 지역과 나이를 속여 응답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서울·경기는 다 찼으니 강원이나 경북으로 하라거나, 40~60대는 다 찼으니 20~30대로 하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순발력을 발휘해서 센스 있게 응답하라"는 말도 방송에 나왔다.


결과는 권리당원 지역 순회 투표와 전혀 달랐다. 최고위원 투표에서 5위나 6위를 달리던 이성윤 후보가 국민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섰다. 줄곧 2위였던 박선원 후보는 5위로 밀렸다. 권리당원들은 회견문에서 "팀 정청래에만 유리하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했다.


카톡방 나이 속이기도 유죄 확정


이씨는 하루 방송을 쉰 뒤 26일 복귀했다. 그러고는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취지의 법률 논리를 폈다. 이제일 변호사에게 검토를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교사는 불특정 다수에게 하는 건 성립이 안 돼요"라고 말했다. "교사를 당하는 사람이 특정이 돼야 돼요"라고도 했다. 2012년 통합진보당 경선 당시 이정희 의원 보좌관이 문자로 나이를 속이라고 지시해 처벌받은 사례와는 다르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허위응답 유도가 처벌된 전례는 이미 있다. 올해 1월 9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혜훈 전 의원 캠프 핵심 관계자 2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2024년 총선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을 경선 때 여론조사 응답자에게 나이를 속이도록 유도한 혐의였다. 이들이 글을 올린 곳은 420여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이었다. 개인을 지목한 것이 아니라 단체방에 응답 요령을 툭 올린 것인데도 대법원까지 가서 유죄가 확정됐다.


취재 과정에서 자문한 변호사 2명의 답변도 같았다. 그중 한 명은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 출신으로 선거사범을 오래 다뤘다. 이 변호사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면 업무방해가 안 되느냐는 질문에 "무슨 논리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지상파 방송에서 누가 마이크를 잡고 20대·30대로 응답하라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법리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는 구체적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도 성립한다. 이번 사안은 방송을 보고 허위로 응답했다는 시청자 확인까지 이씨 손에 들어와 있다.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를 상대로 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대상이 불특정이라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원·유시민이 노리는 건 당권


이씨가 16일 방송에서 남긴 말은 여론조사 대목만이 아니다. 그는 "이제는 이 정부가 어떻게 되는지 저도 관심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이재명 대통령의 코어 지지층이 아닙니다. 저는 민주당의 코어 지지층이에요"라고 말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도 분명히 밝혔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나는 앞으로 뉴이재명 세력들 박멸을 위해서 제 모든 거를 걸겠습니다." 다음 주부터 하루 100명 당원 가입 운동을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유시민 작가의 말도 방향이 다르지 않다. 유 작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두고 "지금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은 권력자의 모습이에요. 그것도 굉장히 오만한 권력자요"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당을 놓아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했다. "대통령이 여당에 대한 과도한 개입, 그것을 장악하고 지배하려는 욕망 이런 것에 손을 끊고 이렇게 하면 금방 복구된다고 저는 봐요." 김민석 대표에게 기대할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건 뭐 대통령의 대리인인데"라고 잘랐다.


유 작가가 마지막에 꺼낸 말이 핵심이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국민이 한다는 정치인 이재명의 그 말이 옳다는 것을 입증해야 돼요, 우리가." 대통령이 당권을 놓지 않을 것 같으니 우리 힘으로 되찾자는 얘기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씨는 거칠게, 유 작가는 에둘러 말했을 뿐 하려는 말은 다르지 않다.


김어준씨는 유 작가를 반명으로 규정하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자신의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는 그렇게 망하라고 기원하는 게 아니에요. 이렇게 가면 그럴 수 있다고 비판적인 전망을 하는 겁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를 반복해 강조했다. 전통적 지지층을 껴안는 데서 출발해야 지지율을 회복한다는 주장이다.


노선 갈등은 당 지도부까지 번졌다. 김민석 대표는 27일 인천 의원 워크숍에서 민생·실용·확장 노선을 당의 노선으로 제시하며 정청래 전 대표를 실명으로 거론했다. 정 전 대표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무례하고 폭력적인 마이크 독재"라며 유감을 표했다.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겠다는 말도 함께 남겼다.


인터뷰 요청 문자에 유시민 "없습니다"


유 작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다. 답은 1분 만에 돌아왔다. "없습니다." 이어 나이와 지역을 바꿔 응답하라는 이씨 방송을 보고도 전당대회 여론조사에 문제가 없다고 보는지 물었다. 이 문자는 읽었지만 답이 없었다. 김남국·김용·하정우 공천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조목조목 물은 세 번째 문자는 읽지 않은 상태로 남았다.


이씨의 휴대전화도 남은 과제다. 국민여론조사가 진행되던 이틀 동안 이씨가 주고받은 문자가 그대로 남아 있을 물건이다. 그런데 복귀 이후 이씨가 텔레그램에 새로 가입했다는 알림이 다른 이용자들에게 떴다. 휴대전화를 바꿨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씨에 대한 고발을 놓고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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