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정청래 연임 승부수, 김어준 방송이 깔았다

조승래 '72% 역대급' 주장 뜯어보니 득표율 52%, 유권자 지지는 31%

정청래, 이재명 경고에도 연임 강행 수순

김어준 뉴스공장이 조승래 내세워 멍석 깔아

평가위는 친청계로, 하청 유튜버는 이재명 공격 개시

2026-06-16 06:58:45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임 도전을 사실상 굳혔다. 그 멍석을 김어준씨의 뉴스공장이 깔아주고 있다. 6월 15일 아침 뉴스공장에 조승래 사무총장이 나왔다. 6·3 지방선거 이후 뉴스공장이 처음으로 내놓은 공식 선거 분석이었다. 조 사무총장은 정 대표의 분신으로 통한다. 정 대표가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을 대신 전하는 입이 됐다는 뜻이다.


자리가 미묘했다. 하루 전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 중에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약 1500자 분량이었다. 이 대통령은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적었다. 대결과 배제보다 대화로 갈등을 조정하는 "큰 그릇" 역할을 강조했다. 친명계는 정 대표 연임을 겨냥한 경고로 읽었다. 정 대표 측은 곧바로 "곡해"라고 반박했다.


겉으로는 이재명 띄우고, 뒤로는 연임 강행


조 사무총장은 화살을 정 대표가 아닌 김민석 국무총리 쪽으로 돌렸다. 선거 막판 당권 경쟁 뉴스가 부각되면서 표심에 나쁜 영향을 줬다는 논리였다. 김 총리가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비친 일을 패배 원인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정작 정 대표의 공천 책임은 거의 입에 올리지 않았다.


정 대표 본인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대통령을 "월드클래스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겉으로는 충심을 보이고, 속으로는 다른 셈을 한다는 의심이 여기서 나온다. 정 대표의 진짜 속내를 읽으려면 본인 말이 아니라 측근들 발언을 봐야 한다. 문정복 의원, 이성윤 의원 같은 인사들의 강경 발언이 정 대표가 하고 싶은 말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어준 뉴스공장의 본심도 마찬가지다. 정작 김어준씨가 직접 못 하는 말은 이른바 하청 유튜버들이 대신 한다.


박지원 의원은 정 대표 연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과 맞서면 코피는 국민이 흘린다"며 "연임은 나와봤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명청 갈등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던 의원들까지 정 대표에게 쓴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TK 출신 임미애 의원도 그중 한 명이다. 조용하던 사람들의 입이 열리는 흐름은 정 대표 쪽에 뼈아프다.


'72% 당선 역대급', 숫자를 뜯으면 31%


조 사무총장은 하루 전인 1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서울에서 졌다고 진 선거가 아니라고 했다. 근거로 "당선율 72%", "서울 구청장 17곳 석권"을 들었다. "역대급"이라는 표현도 썼다. 듣는 사람은 "70% 넘게 이겼다는데 왜 진 선거냐"고 헷갈리게 된다. 바로 그 착시를 노린 화법이다.


72%는 지지율이 아니다. 출마자 가운데 당선된 사람의 비율, 곧 당선율이다. 유권자가 민주당을 72% 지지했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 같은 선거에서 시도지사·기초단체장 득표율을 보면 민주당은 52% 안팎이다. 투표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한 전체 유권자 기준으로 따지면 민주당 지지는 31%에 그친다. 국민의힘도 당선율로 따지면 66%나 된다. 영남에서 국민의힘이 싹쓸이하고 호남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하니, 당선율은 애초에 비교 잣대가 못 된다.


조 사무총장이 든 72%도 뉴탐사가 집계한 당선 결과에서 따온 숫자다. 그런데 같은 집계를 끝까지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이번 지방선거 전체 당선자는 4224명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2342명으로 55.4%다. 국민의힘은 1666명으로 39.4%를 가져갔다. 광역단체장은 16곳 중 12곳을 차지했다. 그러나 풀뿌리 권력인 기초단체장은 227곳 중 119곳에 그쳤다. 점유율로 52%다. 출마자 중 당선율은 72%, 전체 당선자 중 점유율은 55.4%다. 조 사무총장은 큰 쪽만 골라 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 결과
최종 집계 · 전국 투표율 61.0% · 교육감(비정당) 제외 합산
전체 당선자 4224명
55.4%
39.4%
민주 2342 국힘 1666 그외 216
광역단체장 민주 12 · 국힘 4 | 16곳
기초단체장 민주 119 · 국힘 95 · 그외 13 | 227곳
광역의원 민주 588 · 국힘 329 · 그외 16 | 933석
기초의원 민주 1614 · 국힘 1234 · 그외 186 | 3034석
국회의원 재보궐 민주 9 · 국힘 4 · 그외 1 | 14곳
교육감 16곳(비정당) 진보 10 · 보수 6


역대급이라는 말도 사실과 다르다. 기초단체장 당선율 역대 최고는 2018년의 83%였다. 이번 73%는 두 번째다. 역대 최고가 아니라서 조 사무총장은 "역대급"이라는 모호한 단어를 골랐다. 지역 장벽은 오히려 두꺼워졌다. 2018년 호남에서 민주당 점유율은 70.7%, 영남에서 보수 점유율은 51%로 격차가 19%포인트였다. 이번에는 호남 민주당이 88.8%, 영남 보수가 71%로 격차가 16%포인트로 좁혀졌다. 민주당도 더 가져갔지만 국민의힘이 더 많이 따라잡았다. 대선과 비교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49.42%, 김문수 후보 41%로 격차가 8.3%포인트였다. 이번 지방선거 득표율 격차는 9.1%포인트다. 사실상 제자리다.


진짜 아픈 곳은 따로 있다. 서울만 진 게 아니라 대구와 경남도 졌다. 경남은 당연히 이겨야 할 곳으로 꼽히던 지역이다. 그런데도 조 사무총장과 최민희 의원은 서울 패배를 정 대표가 아니라 정원오 캠프의 전략 실패로 돌리는 데 힘을 쏟았다.


호남 선방도, 울산 승리도 가져가기


조 사무총장은 호남에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호남 전체에서 민주당이 아닌 정당이 차지한 곳이 다섯 곳뿐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내용을 뜯으면 다르다. 무안의 김산, 영광의 장세일은 어렵게 당선됐지만 당선무효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천·경선 관리만 제대로 했다면 잃지 않았을 곳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권·관권 논란에도 후보 자격을 박탈한 사례는 전북지사 김관영 한 명뿐이었다.


정 대표가 전북에 딱 한 번만 갔다는 점도 방송에서 짚었다. 정 대표 측은 이를 두고 개입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방송의 해석은 반대였다. 정 대표가 갈 때마다 이원택 후보 표가 떨어지니 안 간 것이고, 안 가는 게 도와주는 것이었다는 얘기다. 대신 조 사무총장과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전북에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었다. 5월 28일 밤에는 조 사무총장이 전북 후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한다.


울산 승리는 더 노골적인 가로채기로 지목됐다. 울산시장은 후보 단일화로 48.73%를 얻어 이겼다. 0.11%포인트 차 신승이었다.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가 조건 없이 양보했고, 진보당 김종훈 후보도 사퇴했다. 이 단일화의 8~9할은 김상욱 후보가 다른 후보들과 직접 관계를 풀며 외롭게 이뤄낸 결과라는 게 방송의 평가다. 중앙당은 막판에야 일부 개입했다. 그런데 결과가 나오자 정 대표 쪽이 단일화의 공을 슬그머니 가져가려 한다는 것이다.


평가위는 친청계, 하청 유튜버는 이재명 공격 개시


선거 백서를 쓸 평가위원회 구성도 한쪽으로 기울었다. 공동위원장으로 거론된 이재영 민주연구원장은 경남 양산 시장 경선에 깊이 개입해 내부 분열을 키웠다는 원망을 사고 있다. 평가위원 다수가 정 대표가 임명한 공천관리위원회 출신이다. 전당대회 앞에서 정 대표 입맛에 맞는 보고서가 나올 공산이 크다. 뉴탐사가 직접 지방선거 백서를 써야겠다고 판단한 이유가 여기 있다.


평택을 김용남 공천이 정 대표 작품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김용남 공천은 정청래 대표가 책임지고 전략공천한 것이고, 자신들에게는 의견도 구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조 사무총장은 방송에서 강 최고위원의 말이 맞다고 인정했다. 전략공천 권한이 당대표에게 있다는 점도 시인했다. 전략공천위원장 황희 의원의 임명도 최고위원과 상의 없이 통보식으로 이뤄졌다.


전당대회 분위기를 두고는 뉴스공장 패널인 홍사훈 기자가 답답함을 드러냈다. 홍 기자는 "신바람이 안 난다"고 했다. "왜 이렇게 평화롭지 못하고 폭력적이냐"고도 했다. 정작 그 불편함은 대통령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 연임을 밀어야 하는데 대통령 뜻과 정면으로 부딪치게 됐다. 그 곤혹과 원망이 '폭력적'이라는 말로 새어 나왔을 수 있다.


김어준 채널의 하청 유튜버들은 이미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한 유튜버는 조선일보 논설위원 흉내를 내며 이 대통령이 김 총리를 미는 이유를 퇴임 이후 사법 방어용 계산으로 몰았다. 보수 유튜버나 국민의힘 쪽 시선과 거의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며칠 전부터는 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공격하는 영상이 줄을 잇고 있다.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은 결국 대통령의 뜻에 맞서는 길이다. 8월 17일 대전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는 6월 25일경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발족 직전에 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 전까지 최고위 권한을 쥐고 자신에게 유리한 지형을 깔아둘 수 있다. 노란불이 아니라 빨간불이라는 게 이번 방송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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