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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표' 외친 정청래, 하필 신천지 유착 의혹 매체가 연임 도전 판 깔았다

구독자 132명 '호남일보TV 1주년' 명분…김덕천 회장, 신천지 간부에 감사패 전력

정청래 연임 도전 첫 특강 주최한 호남일보, 신천지 유착 의혹 매체

호남일보 김덕천 회장, 신천지 간부에 감사패·2인자와 공개 회동 전력

신천지 개입 묻자 정청래 회피…신도 권리당원도 확인

2026-07-12 01:48:56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임 도전의 첫 공개 무대로 신천지 유착 의혹을 받는 지역 매체를 택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10일 오후 광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특별강연을 했다. 주제는 '국민이 지킨 나라, 민주적 국민정당'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귀국 전에 나온, 사실상의 연임 출사표였다. 이 자리를 마련한 곳이 호남일보와 호남일보TV다.


문제는 이 매체의 실체다. 강연은 '호남일보TV 개국 1주년 기념'을 명분으로 열렸다. 그런데 호남일보TV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32명이다. 가장 최근 올라온 영상의 조회수는 14회에 그쳤다. 지난 10일 현장에 모인 인원은 130명을 넘겼다. 참석자가 구독자보다 많은 행사였다.


호남일보 자체는 규모가 작지 않다. 정부광고 실적을 확인해 보니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3억원, 770여 건이 집행됐다. 광고를 준 곳은 대부분 지자체다. 완도군청과 강진군청, 전남도청 같은 군 단위 지자체가 주요 광고주였다. 매체력만 놓고 보면 지역에서 결코 미미한 언론은 아니다. 그럼에도 직전 집권여당 대표가 구독자 132명짜리 유튜브 채널의 '1주년'을 축하하러 광주까지 내려온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


호남일보 김덕천 회장과 신천지


호남일보가 왜 정 전 대표를 불렀는가라는 물음의 실마리는 김덕천 호남일보 회장에게 있다. 김 회장은 2010년 광주시장 경선 국면에서 불법 ARS 여론조사로 경선에 개입한 혐의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의 한복판에 섰다. 광주시장 경선에 불법적으로 손을 댄 전력이 거론되는 언론사주가 이번 강연의 주최자다.


더 무거운 대목은 신천지와의 관계다. 2018년 호남일보는 신천지 자원봉사단 광주지부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감사패를 받은 사람은 당시 광주지부 부지부장 이계승씨였고, 감사패를 건넨 사람이 김 회장이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김 회장이 지재섭 전 신천지 베드로지파장과 공개 석상에서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지 전 지파장은 이만희 교주 다음가는 신천지 2인자로 꼽히던 인물이다. 광주·전남 지역에 신천지를 뿌리내린 핵심으로, 운동권식 조직 방식을 포교에 접목해 교세를 폭발적으로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신천지 행사에서 신천지 특유의 손가락 표시까지 함께 지어 보인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호남일보 김덕천 회장(좌)과 신천지 베드로지파장 지재섭(가운데) 등이 신천지 특유의 손가락 표시를 하는 장면(출처 : iBN 일등방송 유튜브 채널)


신천지 안에서 호남의 무게는 남다르다. 2019년 기준 국내 신도 약 20만명 가운데 호남 신도가 약 5만명이었다. 광주·전남 베드로지파가 약 3만9000명, 전북 도마지파가 약 1만2000명이다. 베드로지파는 전국 지파 중 교세가 가장 크다. 지 전 지파장은 2023년 신천지에서 제명됐다. 그러나 제명 뒤에도 베드로지파와 호남일보의 인연은 끊기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호남일보는 신천지 자원봉사단 광주지부와 국가유공자 액자 전달 행사를 공동으로 주관했다.


호남일보에 실린 기사들도 예사롭지 않다. '무신앙도 매료된 신천지 말씀, 인생의 전환점 됐다' 같은 제목의 글이 지역 매체 지면에 올랐다. 신천지 광주교회의 온라인 말씀 세미나를 소개하거나, 이만희 교주의 강의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기사도 검색된다. 지역 신문인지 신천지 기관지인지 구분이 어려운 지면이다.


정작 김 회장은 신천지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강연이 끝난 뒤 현장에서 만난 김 회장은 유재욱 현 베드로지파장을 아느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계승씨에 대해서도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신천지 간부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나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2018년 이계승씨에게 직접 감사패를 준 사진과 2019년 지 전 지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이미 남아 있다.

▲호남일보 김덕천 회장(자)이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 이계승 지부장에게 감사패 전달후 찍은 사진(출처 = 전남인터넷신문)


영광에서 온 전세버스


이날 행사에는 석연찮은 대목이 하나 더 있다. 내빈 소개에서 장세일 영광군수의 이름이 호명됐다. 김 회장도 축사에서 장 군수를 "내 친구"라고 부르며 찾았다. 장 군수는 정 전 대표의 특보를 지낸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정작 장 군수 본인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장을 취재한 결과, 장 군수의 수행원은 행사장에 있었다. 뉴탐사와 협업하는 유튜버 아트테라의 취재에서는 주차장에 영광에서 온 전세버스가 확인됐다. 버스에서 내린 참석자들은 "영광에서 왔다"고 답했다. 내빈 호명 때 장 군수 이름이 불리자 큰 함성이 터진 것도, 영광에서 온 인원이 그만큼 많았다는 신호다. 장 군수 측은 같은 시각 시군협의회 행사 참석 때문에 불참했다고 알려졌으나, 해당 행사 사진에서 장 군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재명 지킬 사람은 나' 강조한 연설


정 전 대표는 강연에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을 'A·B·C·D·E·F'로 요약해 청중에게 따라 외우게 했다. A는 AI, B는 바이오, C는 컬처, D는 디펜스, E는 에너지, F는 제조업이라는 식이었다. 자신을 향한 견제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끝까지 갈 사람은 정청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시간 반 강연의 상당 부분은 자신의 정치 인생 이야기로 채웠다.


정 전 대표가 강연에서 가장 힘줘 강조한 것은 '1인 1표제'였다. "왜 누구는 한 표, 누구는 20표를 행사하느냐"며 당원 주권을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은 창이 아니라 그릇이 돼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당의 정체성부터 강화해야 그릇도 생긴다며 사실상 뒤집었다.


신천지 묻자 굳어진 정청래


강연이 끝난 뒤 정 전 대표에게 다가가 신천지 개입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정 전 대표가 관철하려는 1인 1표제가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신천지 같은 외부 세력의 경선 교란부터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호남일보 주최 특강이 끝난 뒤 강진구 기자를 만난 정청래 전 대표


정 전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잠시만요, 이거 좀 받겠습니다"라고만 했다. 옆에 있던 수행원은 정 전 대표에게 이동을 재촉했다. 신천지라는 말이 나오자 표정이 굳었다. 재차 질문하자 아예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달랐다. 유령 당원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물음에 김 전 총리는 "압도적인 투표 참여가 중요하다"며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을 답으로 내놨다. 정 전 대표는 신천지 개입이라는 핵심을 비켜갔다. 불편한 질문 앞에서 입을 닫는 모습은 지난 지방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취재 막아선 시사타파


정 전 대표는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은 뒤 "나중에 얘기하자"고 했다. 취재진은 그 말을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재접근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이때 시사타파 이종원씨가 끼어들었다. 이씨는 "정청래가 신천지와 무슨 상관이냐"며 큰 소리로 따졌다. 뉴탐사 취재를 정면으로 가로막았다. 취재진을 향해 질문을 빙자한 조롱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씨는 정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행사도 이씨가 유튜브로 중계했다. 정작 주최 측인 호남일보TV는 강연을 중계하지 않았다.


이씨가 소란을 피우는 사이 정 전 대표는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신천지를 겨냥한 질문은 그렇게 막혔다. 그런데 방해는 역효과를 낳았다. 방해 장면이 시사타파 중계로 퍼지자, 뉴탐사가 신천지를 취재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널리 알려졌다.


권리당원이 된 신천지 신도


취재는 광주 신천지 교회로 이어졌다. 전남대 후문 인근 시온교회가 본당으로 지목됐고, 인근 교육장은 간판조차 없었다. 인근 주민은 평일마다 자가용이 골목까지 들어차 신도들로 붐빈다고 전했다. 교회 안내 데스크에서 만난 한 신도는 자신이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혔다. 종교의 자유가 있듯 정치의 자유도 있다는 논리였다. 다만 그는 전당대회와 정 전 대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권리당원이 전당대회에 관심이 없다는 답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신천지 신도이자 민주당 권리당원인 사람이 현장에서 확인됐다. 2018년 호남일보 김 회장에게 감사패를 받은 이계승씨는 여전히 이 교회 집사로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진이 호남일보와 광주교회의 관계, 조선대 행사 동원 여부를 물었으나 신천지 측은 "담당자가 연락하겠다"는 말만 반복한 채 답을 주지 않았다.


정 전 대표가 관철하려는 1인 1표제는 당원 한 사람의 표를 똑같이 존중하는 제도다. 그러나 조직 동원이 개입하면 그 표는 특정 세력에게 몰릴 수 있다. 호남에만 약 5만명의 신천지 신도가 있고, 이들 중 일부가 이미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이만희 교주는 코로나 국면과 대선을 거치며 이재명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왔다. 그런 신천지와 유착 정황이 짙은 매체가 깔아 놓은 자리에서, 정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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