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욱 전 뉴스타파 기자가 2월 25일 매불쇼에 출연해 "프리덤칼리지와 리박스쿨은 같은 것"이라고 단정했다. 불과 5일 전인 2월 20일 같은 방송에서는 정반대였다. "리박스쿨은 그냥 하나의 은유적인 단어로 쓰여야 될 것 같다"고 본인 입으로 선을 그었다. 프리덤칼리지라는 이름은 꺼내지도 않았다. 뉴탐사가 2월 20일 매불쇼 방송 전문을 확인한 결과, 봉지욱 기자는 리박스쿨 블랙리스트 논란의 불씨를 직접 당겨놓고, 프리덤칼리지는 의도적으로 숨긴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2월 20일, 봉지욱은 왜 프리덤칼리지를 말하지 않았나
2019년 당시 프리덤칼리지 산하에 리박스쿨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강연 현수막에 '프리덤칼리지·리박스쿨 주관'이라고 적혀 있고, 이언주 의원이 그 자리에서 강의한 것도 영상으로 확인된다. 이 팩트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문제는 봉지욱 기자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20일에는 의도적으로 빠뜨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2월 20일 매불쇼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면 그 정황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봉지욱이 불씨를 당겼다
봉지욱 기자는 2월 20일 매불쇼 출연 전, 본인 유튜브 채널에 "리박스쿨 블랙리스트"라는 명단을 올렸다. 최욱이 방송 중 "본인 유튜브에 내 이름을 왜 적어 갖고 올려놨어? 우리 부모님 걱정하게"라고 따지자, 봉지욱은 "제가 적은 게 아니고요. 저도 받은 겁니다"라고 답했다. 누가 만들었건 그 명단을 공개 게시한 건 봉지욱 본인이다. "리박스쿨 블랙리스트"라는 이름을 달아 올린 것도 봉지욱이다. 리박스쿨 논란의 불씨를 직접 당긴 것이다.
최욱이 "그게 근거가 있어요?"라고 묻자 봉지욱은 "근거는 없죠"라고 인정했다. 근거 없는 명단을 본인이 올려놓고, 그 명단이 온라인에서 퍼져나가는 것을 지켜봤다. 이후 정읽녀 등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이언주 = 리박스쿨' 연결이 급속히 확산됐다. 봉지욱 기자는 이 흐름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 불씨를 당기고, 번지는 것을 지켜본 것이다.
"리박스쿨은 은유적인 단어로 쓰여야 한다"
불씨는 당겨놓고, 정작 방송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봉지욱 기자가 "사실은 의심되는 특정 몇몇 현역 의원들이 있어요. 리박스쿨과 연결됐을 것으로 의심한다는 거예요"라고 말하자, 바로 뒤이어 본인이 직접 제동을 걸었다. "아니죠. 그러면 리박스쿨은 그냥 하나의 은유적인 단어로 쓰여야 될 것 같아요, 여기서는."

리박스쿨을 최초 보도한 뉴스타파 팀장이 "은유적인 단어"로 한정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이승만학당 영상만으로는 리박스쿨과 직접 연결할 수 없다는 걸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봉지욱 기자는 같은 방송에서 이렇게도 말했다. "리박스쿨 세력이라고 우리가 통칭을 그냥 할 뿐이지 거기는 사실상 뭐 우남 네트워크도 있고 뭐도 있고 뭐도 있고 많잖아요." 우남 네트워크까지 거명했다. 그런데 프리덤칼리지는 빠졌다.
뉴스타파는 프리덤칼리지를 "리박스쿨의 뿌리"로 수차례 보도했다. 프리덤칼리지 홈페이지에는 강사 명단이 공개돼 있고, 이언주 의원의 이름도 쉽게 확인된다. 리박스쿨을 최초 보도한 봉지욱 기자가 프리덤칼리지를 몰랐을 리 없다.
봉지욱 기자의 발언을 다시 보면 그 정황이 더 뚜렷해진다. 봉지욱 기자는 같은 방송에서 "제가 작년에 보도할 때 그 영상을 몰랐습니다. 이승만학당은 직접적으로 연결된 데가 아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이승만학당 영상은 "몰랐다"고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프리덤칼리지는 이승만학당과 다르다. 리박스쿨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데"다. 본인이 보도한 뉴스타파 기사에 나오는 단체다. 이승만학당은 몰랐어도 프리덤칼리지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20일 방송에서 프리덤칼리지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왜 프리덤칼리지를 빠뜨렸나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 프리덤칼리지가 봉지욱 기자 본인을 고소한 상태였다. 뉴탐사 취재 결과, 프리덤칼리지 장학회가 뉴스타파와 봉지욱 기자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프리덤칼리지를 리박스쿨과 동일시하는 발언은 고소 사건에서 불리한 증거가 된다. 20일까지는 그 리스크를 의식했을 수 있다.
둘째, 프리덤칼리지를 꺼내면 논점이 분산된다. 봉지욱 기자가 만들고 싶었던 프레임은 '이언주 = 리박스쿨 세력'이다. 여기서 프리덤칼리지가 끼어들면 "프리덤칼리지와 리박스쿨이 같은 거냐 다른 거냐"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프리덤칼리지 측은 "2020년 이후 별개 단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논쟁이 시작되면 '이언주 = 리박스쿨'이라는 깔끔한 등식에 금이 간다. 봉지욱 기자로서는 리박스쿨과 프리덤칼리지가 섞이는 것 자체가 물타기처럼 보일 수 있었다. 차라리 프리덤칼리지를 빼고, 이승만학당 강의 영상과 인물 겹침만으로 우회하는 게 프레임 유지에 유리했다.
5일 뒤 현수막 영상이 공개되자 태도가 바뀌었다. '프리덤칼리지·리박스쿨 주관'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물증이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소 리스크를 감수할 근거가 생겼다고 본 셈이다. 그러나 그 현수막도 2019년 것이다. 2020년 이후의 연결 증거는 여전히 없다.
봉지욱의 문자, 구체적 반박은 없었다
봉지욱 기자는 뉴탐사의 팩트체크 보도 이후 뉴탐사 측에 직접 문자를 보내왔다. "팩트체크를 제대로 한 거냐"며 "이참에 뉴탐사 팩트체크 한번 제대로 해 드릴까요"라고 했다. 뉴탐사는 "저희 팩트체크는 두 가지였다. 리박스쿨 강사 명단으로 유통된 이미지가 프리덤칼리지 자료였다는 것, 고성국TV 영상에서 자막이 조작됐다는 것.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 알려주시면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봉지욱 기자의 답은 "잘 모르면 공부를 좀 하든지 여기저기 물어보든지 하시지. 어쨌든 안타깝게 됐습니다"였다. 뭐가 틀렸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하지 못했다. 이후 본인 유튜브 채널에 "뉴탐사는 팩트체크를 가장해 이언주 의원의 대변인 노릇을 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팩트 반박 대신 프레임을 바꾼 것이다.
프리덤칼리지 고소장이 말해주는 것
뉴탐사가 입수한 고소장은 2025년 8월 1일자로 서울중부경찰서에 접수됐다. 프리덤칼리지 장학회 대표 전민정 명의로, 뉴스타파 대표와 봉지욱 기자를 피고소인으로 지목했다. 고소장에서 프리덤칼리지 측은 이렇게 주장한다. 손효숙 대표는 2017년부터 프리덤칼리지 장학회 회장을 겸직했지만 2019년 12월에 탈퇴했다. 이후 리박스쿨과 프리덤칼리지는 조직·인사·사업 면에서 아무런 연계가 없는 별개 단체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프리덤칼리지 측의 일방적 주장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실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뉴탐사는 뉴스타파 측에 확인해 프리덤칼리지가 실제로 고소를 제기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고소장의 내용이 맞느냐 틀리느냐가 아니다. 봉지욱 기자가 피고소인 신분이면서도 25일 방송에서 프리덤칼리지와 리박스쿨을 동일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20일에는 프리덤칼리지를 입에 올리지 않다가, 현수막 물증이 나오자 고소 리스크를 감수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댓글부대 연결의 빠진 고리
이언주 의원을 둘러싼 의혹의 핵심은 리박스쿨의 불법 댓글부대 활동과의 연계 여부다. 리박스쿨이 단순한 극우 단체 중 하나라면 정치적 파장은 크지 않다. 댓글 조작에 가담했느냐가 진짜 문제다.
뉴스타파가 보도한 리박스쿨의 '자손군'(자유손가락군대) 모집 시점은 2021년이다. 손효숙 대표가 프리덤칼리지에서 독립해 리박스쿨을 별도 단체로 만든 것은 2020년이다. 이언주 의원이 프리덤칼리지에서 강의한 영상은 전부 2019년 이전 것이다.
봉지욱 기자가 2월 25일 방송에서 공개한 다수의 강의 영상도 모두 2019년 이전이었다. 리박스쿨이 독립한 2020년 이후, 이언주 의원이 리박스쿨에서 활동했거나 댓글부대와 연계된 증거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봉지욱 기자는 2019년 이전 영상을 근거로 2020년 이후의 댓글부대 활동과 이언주 의원을 연결짓고 있다. 시기적으로 논리의 고리가 빠져 있다.
손효숙, 이희범 등 인물이 프리덤칼리지와 리박스쿨 양쪽에 걸쳐 있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인물이 겹친다는 사실과 이언주 의원이 댓글부대 활동에 가담했다는 주장 사이에는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이언주 의원이 2020년 이후에도 해당 인물들과 활동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그런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역사관 논란도 마찬가지다. 봉지욱 기자는 이언주 의원이 "식민지 근대화론"을 지지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근거로 든 것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등과의 인적 교류다. 그러나 뉴탐사가 공개된 강의 영상 전체를 확인한 결과, 이언주 의원이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거나 일제를 찬양한 발언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승만의 반공 사상을 높이 평가한 발언은 있었다. 그러나 이승만 옹호와 식민지 근대화론 옹호는 다른 문제다.
인물 간 교류가 있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사상에 동조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한 추론이다. 이언주 의원은 매불쇼 출연 당시 이영훈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 출간 때 축사 요청을 받았으나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행사에 이언주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최욱, 고성국TV 조작 영상 인용 인정 안 해
고성국TV 조작 영상 문제도 정리가 필요하다. 2019년 고성국TV에서 이언주 의원은 "일시적인 좌파가 된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설득해서 자유우파 세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자막 조작을 거쳐 "본인이 일시적 좌파가 되어 민주당에 위장 침투하겠다"는 것으로 둔갑했다.
최욱 매불쇼 진행자는 이언주 의원이 출연했을 때 "그런 거는 아니다. 자기네들은 그런 얘기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런데 이언주 의원이 떠난 뒤 같은 방송에서 또 다른 과거 영상을 틀며 "갈라치기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영상 역시 2019년 이전, 이언주 의원이 보수 진영에 있을 때의 발언이다.
최욱은 2월 20일 방송에서 조작된 자막을 근거로 이언주 의원에게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욱이 자막을 직접 조작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작된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방송에서 인용해 질문한 것은 최욱 본인이다. 이언주 의원이 직접 출연해 해명하려 하자 "시간이 없다"며 발언을 차단한 것도 최욱이다. 이후 2월 25일 방송에서는 "나는 가짜 뉴스를 인용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월 20일 방송에서 본인이 직접 "일시적 좌파가 돼서"라는 조작된 내용을 말한 것은 영상으로 확인된다.
2019년 발언 vs 지난해 대선 활동
봉지욱 기자와 최욱이 근거로 삼는 영상은 전부 2019년 이전 것이다. 이언주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보수 진영에 몸담고 있던 시기의 발언이다. 그 이후 이언주 의원에게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봉지욱 기자가 이언주 의원과의 인적 교류를 문제 삼은 인물 중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있다. 이병태 교수는 홍준표 캠프의 경제 책사였다. 그런데 지난해 대선에서 이병태 교수는 이재명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이언주 의원이 보수 진영 인사들을 설득해 민주당으로 끌고 오는 과정에서 함께 움직인 것이다.

지난해 대선 직전인 5월 14일,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언주 의원은 홍준표 캠프 지지 그룹인 '홍사모', '홍사랑', '국민통합찐홍', SNS팀까지 여의도 민주당사로 데리고 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진정한 보수 가치는 국민의힘에 없다. 헌법적 가치를 구현하는 건 이재명 후보"라며 보수 진영 인사들을 설득했다고 했다. 이 내용은 당시 방송으로 확인된다. 봉지욱 기자가 가장 많이 출연하는 방송 중 하나가 뉴스공장이다. 이 방송 내용을 모를 리 없다.
2019년 보수 진영에서의 발언을 근거로 현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가장 최근인 대선 시기의 실제 행동은 완전히 반대 방향이었다. 보수 인사들과 교류했다는 것이 문제라면, 그 교류의 결과가 이재명 후보 지지로 귀결된 사실도 함께 봐야 한다.
의혹을 받는 당사자에게 해명을 듣고, 그 해명이 팩트에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것은 취재의 기본이다. 팩트체크 결과가 당사자 해명과 일치했다면, 그건 해명이 사실이었다는 뜻이다.
태진아, "사진 보낸 적 없다"…문자 기록으로 확인
전한길 3·1절 콘서트와 관련한 태진아의 해명에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확인됐다. 태진아는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행사 관계자가 거짓말로 속여 일반 행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홍보에 사용된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나 뉴탐사가 확인한 문자 기록에는 태진아 본인이 기획사 측에 직접 사진을 전송한 내역이 남아 있다. "사진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진 파일을 보냈다. 전화 통화에서 태진아는 "사진 보낸 적 없다"고 두 차례 부인했다. 매니저나 소속사 직원이 대신 보냈을 가능성도 있겠으나, 그렇다면 "보낸 적 없다"가 아니라 "내가 직접 보낸 게 아니다"라고 답해야 맞다. 문자 기록과 본인 발언이 정면으로 배치된다.
행사 성격에 대해서도 증언이 엇갈린다. 사회를 맡기로 했던 이재용 전 MBC 아나운서는 기획사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보수 성향의 행사라는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태진아의 이태원 식당에서 동석했던 인물도 "찐보수 행사라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태진아만 "일반 행사라고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진아는 "정치권 러브콜에 한 번도 응한 적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영환 충북도지사 선거 유세에 참석한 사진이 확인된다. 윤석열 정권 시기에는 국민의힘 행사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민주당 행사에 축사를 보낸 기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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