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단독] 오광수 민정수석, 서산지청장 시절 조폭연루 인허가비리 수사무마 의혹
부당인사 당한 검찰수사관 녹취록 공개..."기관장 영 세우기 위해 인사발령"...변호사 개업 후 NH투자증권 등 문제기업 사외이사 역임
이재명 대통령이 민정수석에 임명한 오광수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검사 시절 조폭까지 연루된 지역 토착비리 수사를 인사발령으로 무마했다는 의혹부터, 변호사 개업 후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첫 인사검증에 비상등이 켜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수사관이 직접 나서서 구체적 증언을 했다는 점이다. 뉴탐사가 입수한 녹취록에는 오광수 당시 서산지청장이 부당 인사에 항의하는 수사관에게 "당신은 예의가 없다"며 "기관장으로서 영을 세우기 위해서" 인사조치를 했다고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헌법재판관 인선에서도 개혁 성향 판사들 배제
문제는 오광수 수석만이 아니다. 헌법재판관 인선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이 모두 보수진영에서 큰 반발이 없는 '무난한' 인물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현재 헌법재판관 후보로 거론되는 3명은 오영준 부장판사, 위광하 부장판사, 이승엽 변호사다. 이 중 오영준과 위광하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대법관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이다. 보수진영에서 별다른 반발이 없는 '무난한' 인사라는 뜻이다.
반면 진정한 개혁 의지를 보여준 인물들은 후보에서조차 제외됐다. 사법쿠데타에 맞서 소신을 밝힌 4명의 의로운 판사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법원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파기환송 판결에 반대 의견을 낸 용기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송경근 부장판사는 김건희 씨 7시간 녹취록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을 최초로 기각한 판사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렸지만, 헌법재판관 후보로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조중동과 국민의힘의 반발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검찰개혁 핵심 보직에 검찰이 환영하는 인사
검찰 개혁의 핵심인 민정수석 인선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실은 오광수 수석에 대해 "뛰어난 추진력과 인품을 두루 갖추고 검찰 안팎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표현 자체가 문제다. 검찰 안에서 신망을 받는 사람이 과연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검찰 개혁을 상징하는 임은정 검사는 "검찰 출신 민정수석에 검찰 안에 설렘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검찰 밖에서 흉흉함이 있고 검찰 안에서 설렘이 있어야 제대로 된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다. 검찰이 떨어야 하는데 오히려 환영받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오 수석과 관련된 변호사법 위반 사건에서 검찰은 브로커만 기소하고 정작 오 수석은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검찰 조직이 오 수석을 '우리 편'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2008년 당진군 토착비리 수사, 갑작스런 인사발령으로 중단
오 수석을 둘러싼 가장 심각한 의혹은 2008년 서산지청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모 수사관이 조폭까지 연루된 당진군 토착비리를 수사하던 중 갑자기 마약수사 전담으로 발령을 받은 사건이다.
박 수사관은 선진전공이라는 업체가 당진군에서 8만평 부지를 매입하며 벌인 각종 비리를 수사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당진 지역 조폭들에게 10억원을 뿌려 반발을 잠재우고, 시청 인허가 과정에서도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됐다.
박성수 선진전공 회장을 두 차례 소환조사한 결과 충분한 혐의를 확인했다. 세 번째 소환 통보를 했지만 회장이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하던 중이었다. 바로 그때 갑작스레 인사발령이 내려진 것이다.
박 수사관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다. "회장이 처음엔 저녁까지 사려고 할 정도로 친근하게 대했는데, 갑자기 태도가 바뀌며 소환을 거부했다. 어디선가 지청장을 움직였을 것이다."
녹취록 공개..."기관장 영 세우기 위해 인사조치"
박 수사관이 오 지청장을 찾아가 항의하자 돌아온 대답은 "당신은 예의가 없다"는 질책이었다. 수사 마무리까지만 수사과에 있게 해달라는 요청은 묵살됐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 수석이 나중에 부산지검에서 만난 박 수사관과의 통화에서 이를 사실상 인정했다는 점이다. 뉴탐사가 입수한 녹취록에서 오 수석은 "내가 얘기를 하긴 했지"라며 "기관장으로서 영을 세우기 위해서" 인사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오 수석은 최근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마약수사관이 외근 중 부적절한 행위를 해서 인사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수사관은 "징계도 없었고,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면 오광수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인사를 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수사 중단 2년 후 예견된 비리 현실로
박 수사관의 수사가 중단된 2년 후인 2010년, 그의 예상이 현실로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를 통해 민종기 당진군수의 각종 비리가 적발된 것이다. 민 군수는 12억원짜리 아파트를 기업으로부터 대납받는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민 군수는 위조여권으로 도피를 시도하다 발각되자 시속 200km로 도주하는 엽기적 사건을 벌였다. 내연녀 명의로 아파트를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당진 지역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박 수사관은 "내가 제대로 수사했다면 민종기 군수의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선진전공 박성수 회장은 오히려 당진군 기업인대회에서 종합대상을 받고 정책자금 55억원을 지원받는 특혜를 누렸다. 하지만 결국 이 돈도 제대로 갚지 못해 해당 부지에 가압류가 들어갔다.
문제 기업들의 사외이사 역임...방패막이 역할 의혹
오 수석의 의혹은 변호사 개업 후에도 이어진다. NH투자증권, 나이스신용평가, 하림 자회사 펜오션 등 3개 기업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며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사회적 물의를 빚었거나 금융당국 제재를 받은 곳들이다. NH투자증권은 최은순 씨와 연관된 헌인타운 개발에 8500억원을 대출했지만 대출계약자를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그룹 부회장이 아들의 황제군복무 청탁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오 수석이 올해 3월 7일 NH투자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된 시점이다. 이는 윤석열이 헌법재판소에서 재판받고 있던 시기로, 이재명 정부 출범을 예상한 '선제적 인사'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가조작 연루 인물 소개로 청담 주식부자 사건 수임
오 수석은 2016년 변호사 개업 직후 청담 주식부자 사건의 이진씨를 변호했다. 문제는 이 사건을 소개한 인물이 이준수라는 점이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핵심인물로, 김건희 씨 계좌를 관리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준수는 이 소개 건으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정작 소개받은 오 수석은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 이는 검찰이 오 수석을 '우리 편'으로 봐주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오 수석은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이희진이 누군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준수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문에는 이준수가 오광수 변호사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소개한 것으로 명확히 기재돼 있다.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안부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안부수는 이재명 대통령을 대북송금 혐의로 엮어낸 핵심 인물이다. 오 수석 측은 "형사팀 대표 변호사로 형식상 이름을 올렸을 뿐 사건 자체도 모른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오히려 전관예우를 인정하는 셈이다.
차명 부동산 관리하며 재산신고 누락
경향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오 수석은 검사 재직 시절 아내 명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관리했다. 검사장 승진 시 재산공개에서 이를 누락한 사실도 확인됐다. 다른 사람 명의로 돼 있다는 이유로 재산공개 대상에서 빼버린 것이다.
이는 공직자 윤리에 심각하게 어긋나는 행위다. 이런 사람을 두고 대통령실에서는 "인품을 두루 갖췄다"고 발표했다. 당시 부당 인사를 당한 박 수사관은 "인품이 훌륭하다는 것은 전혀 엉터리 소리"라며 분노했다.
박 수사관은 "저도 민주당 당원이고 호남 사람이며 절대 민주당 지지자인데, 대통령님이 결정해버렸으면 어떻게 하겠냐"면서도 "정말 좀 제 입장에서는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추천 인물들의 침묵...문무일·박희승 의원인가
그렇다면 누가 이런 인물을 민정수석으로 추천했을까. 오 수석을 추천한 인물로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박희승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문무일은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연수원 시절 노동법학회 활동을 했고, 노태우 정부의 정기성 대법원장 임명에 반대 성명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내며 검찰 개혁을 사실상 좌절시킨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박희승 의원은 오 수석과 남원 출신, 전주고 출신으로 지연과 학연이 일치한다. 3살 선배인 오 수석과는 각별한 사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첫날 대법관 30명 증원 법안에 제동을 걸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뉴탐사가 두 사람에게 확인을 요청했지만 모두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사실이 아니라면 부인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기본소득당 약속 어긴 최혁진 승계 논란
이재명 정부의 인사 철학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또 다른 사례가 최혁진 의원 승계 건이다. 최 의원은 기본소득당 몫으로 비례대표가 됐으면서도 기본소득당으로 복당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민주당에 남겠다고 했다.
기본소득당은 최 의원을 축출하고 다음 순위인 이주영 변호사를 승계시켜달라고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 의원의 승계를 결정했다. 기본소득당의 의석을 가져가면서도 당적은 민주당에 남아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정의로운 통합' 정신에 어긋나는 행태로 보인다. 의석수 하나를 늘리기 위해 약속을 어긴 사람까지 승계시키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일인지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의혹 제기에도 일관된 침묵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의혹들이 제기되는데도 당사자들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오 수석은 민정수석 임명 후 뉴탐사의 질문에 대해 읽기만 하고 답변하지 않고 있다.
뉴탐사는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것을 축하한다. 다만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인사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궁금하다"며 구체적인 질문을 보냈다. 청담 주식부자 사건 기억 여부, 서산지청장 시절 박 수사관에 대한 사과 의사 등을 물었지만 답변이 없었다.
민정수석은 공직기강의 최전선에 서는 자리다. 이런 비리 의혹에 대해 침묵하면서 어떻게 공직기강을 세울 수 있겠는가. 최소한 국민들에게는 해명할 의무가 있다.
이재명 정부는 '빛의 혁명'으로 탄생했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도덕적 정부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인사들을 보면 과연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통합도 중요하지만 개혁 의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이재명 정부에 표를 던진 49.42%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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