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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수, 회사 자산으로 영화 만들어 개인회사 수익으로 빼돌려

한 달 만에 말 바꿔 수익 구조 뒤집기... 치밀한 빼돌리기 수법 드러나

2025-08-03 15:09:51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가 영화 제작을 빙자해 회사 자산을 개인회사로 빼돌린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자료들은 정천수가 '신명' 영화 사업을 회삿돈 외부 반출의 통로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회사 자산으로 영화 만들고, 수익은 개인 호주머니로


정천수의 수법은 정교했다. 초기에는 열린공감이 제작 주체라고 공언하며 회사 자산을 투입했다가, 수익이 예상되자 갑자기 개인회사로 귀속 구조를 바꾼 것이다.


2024년 12월 19일 열린공감TV 방송에서 정천수는 "저희 열린공감TV가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가지고 극화 형태로 만들겠다"며 회사 차원의 프로젝트임을 명시했다. 12월 31일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할 때도 "저희 열린공감TV가 제작하고자 하는 이 영화"라고 재차 확인했다.

▲2024년 12월 17일에는 열린공감TV 영화 제작 계획을 밝힌 다음 12월 31일에는 영화 성공으로 열린공감TV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런데 2025년 1월 7일, 정천수는 조용히 자본금 100만원짜리 '열공영화제작소'를 설립했다. 이때까지도 펀딩은 열린공감 명의로 진행되고 있었다. 일주일 뒤인 1월 14일, 그는 기습적으로 펀딩 주체를 열린공감에서 열공영화로 변경하고, 이미 모금된 1억원을 열공영화 계좌로 이체했다.


가장 노골적인 발언은 1월 17일 방송에서 나왔다. "이 영화는 열린공감TV 하고는 거의 상관없이 새로운 주식회사 열공영화제작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수익 귀속 구조를 완전히 뒤바꿨다. 불과 한 달 전 자신의 발언을 정면으로 뒤엎은 것이다.

▲정천수는 영화 사업이 열린공감TV와 상관 없고, 1월 7일 설립한 열공영화제작소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2025.1.17)


페이퍼컴퍼니로 10억원 수익 가로채기


열공영화제작소는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다. 서울 서대문구 공유오피스에 주소만 등록해둔 채, 직원도 장비도 없다. 영화 제작에 필요한 모든 것(기획부터 촬영, 홍보까지)은 열린공감의 인력과 시설로 해결했다.

▲정천수가 2025년 1월 7일 설립한 열공영화제작소는 사내이사가 정천수 혼자인 정천수 1인 기업이다.


반면 수익은 정반대로 흘렀다. 영화 '신명'은 60만 명 관객을 동원하며 최소 10억원 이상 벌어들였지만, 정작 제작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열린공감에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업계 관행상 외주 제작사가 가져갈 수 있는 몫은 순수익의 10% 수준인데, 정천수는 90% 이상을 자신의 페이퍼컴퍼니로 가져간 셈이다.


정천수도 이런 지적을 의식했는지 6월 18일 방송에서 "60만 명을 돌파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상태"라며 수익을 인정하면서도 "열린공감TV 정천수가 떼돈을 벌었다는 거는 다 가짜뉴스다"라며 미리 변명했다. 1월 17일에는 손익분기점을 20만 명이라고 했다가 6월에는 100만 명이 되어야 '어느 정도 이익'이 생긴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그의 해명은 오히려 수익이 열린공감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갔다는 사실만 재확인시켰다.


사면초가에서 찾은 '탈출구'


정천수가 이런 우회로를 만든 배경은 절박했다. 당시 열린공감은 파산 직전 상황이었다. 국세청 탈세 조사로 2~5억원 세금 추징이 예상됐고, 부당해고 판정으로 7억원 체불임금이 쌓였다. 매월 4천만원씩 늘어나는 임금 때문에 회사 부동산은 가압류됐다.


더 치명적인 것은 증권소송이었다. 당시 패소 가능성이 높아 보였고, 실제로 지난 7월 24일 항소심에서 정천수는 패배했다. 강진구를 속인 사실이 드러나 개인적으로 7천만원을 배상해야 하게 됐다(매월 70만원 이자 추가). 지분 변동은 없었지만, 개인 배상 부담은 여전히 무거웠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수익을 열린공감 명의로 두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회사로 들어오는 돈은 채권자들에게, 개인 배상금은 따로 물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정천수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수익을 우회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사후 작성 계약서로 면피 시도


정천수 측은 열린공감과 열공영화 사이에 수익배분 약정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약정서는 법적으로 무력하다.


첫째,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 당시 이사들인 강진구와 박대용은 이사회 소집 통지조차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둘째, 대법원은 2023년 "이사가 자기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하려면 미리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고, 사전 승인 없으면 그 거래는 무효"라고 명확히 판시했다. 사후 승인으로는 무효인 거래를 유효화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다.


결국 정천수의 약정서는 고소 이후 급조된 '면피용 서류'에 불과하다.


펀딩 플랫폼도 공모 의혹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오마이컴퍼니도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들은 펀딩 주체가 바뀐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후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한 후원자가 오마이컴퍼니에 문의한 통화 녹취록이 이를 증명한다. 담당자는 명의 변경과 자금 이체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열린공감 로고와 채널을 그대로 사용하게 해 후원자들이 계속 착각하도록 방치했다. 이는 사기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


10억원 배임, 중대 경제범죄 해당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업무상배임이 아니다. 배임 이익이 10억원을 넘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정천수의 행위는 체계적이고 의도적이었다. 영화 제작이라는 명분으로 회사 자산을 빼내되, 수익은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정교한 설계였다. 채권자 추심을 피하기 위한 '회사 금고 털이'와 다를 바 없다.


수사기관이 이런 정황들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정천수의 '영화 사업'이 실제로는 교묘한 자금 빼돌리기였음을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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