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김건희 특검 수사 중인 김선교 의원, 여주 지역 건설업자들과 수의계약 카르텔 실체 드러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으로 압수수색 받은 김선교, 여주에선 측근들과 '선거-공공사업' 유착 구조 운영
김건희 특검이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여주·양평, 경기도당위원장)을 압수수색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시민언론 뉴탐사가 김 의원이 여주 지역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카르텔의 실체를 확인했다.
지난 7월 25일 특검은 김건희 일가가 2013년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의원으로부터 공흥지구 개발 관련 인허가 특혜, 개발부담금 면제 등 100억원 이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으로 김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김건희 일가 회사인 ESI&D는 2011~2016년 양평 공흥리 일대에서 350세대 규모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798억원의 분양실적을 거뒀으나, 17억원의 개발부담금을 0원으로 감면받은 사실이 드러나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한잠봉·한일봉 형제, 김건희 일가와 김선교 연결하는 핵심
뉴탐사 취재 결과, 양평 공흥지구 특혜의 핵심 연결고리로 한잠봉·한일봉 형제의 존재가 확인됐다. 한일봉 씨는 최은순 씨가 도촌동 땅을 살 때 돈을 빌려준 회장과 같은 회사 이사였으며, 김진우 씨가 ESI&D에서 공흥지구를 짓고 난 뒤 흙을 반출한 곳이 바로 한일봉 씨의 땅이었다.
한잠봉 씨의 경우 양평 중앙로가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되는 구간이 정확히 한잠봉 씨와 김건희 씨 일가 건물 사이였다. 한잠봉 씨 건물에 입주한 부동산 중개사는 "우리 건물주(한잠봉)가 여기 6차선 만들었다. 전주도 다 땅에 묻고"라며 "최은순도 여기 몇 번 왔다"고 증언했다.
김충식 씨도 뉴탐사와의 인터뷰에서 "양평 공흥지구 땅 보고 이런 건 한잠봉 씨가 다 했다"며 "한잠봉이 고생 많이 했다고 최은순 씨도 그렇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양평 공흥지구 아파트가 원래는 상수원 보호구역 인근 임야로 개발이 불가능한 사업이었는데 성사된 배경에 한잠봉·한일봉 형제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이다.
"형님 동생 사이" - 선거법 위반 감수한 대가
김선교 의원은 한잠봉 씨와의 관계에 대해 처음엔 "한잠봉? 몰라"라고 했다가, "한잠봉 선생님은 의원님 잘 안다고 하셨는데"라는 질문에 "그래, 한잠봉은... 그 사람은 나 잘 아는데, 나하고 그 사람하고는... 토박이니까"라며 말을 얼버무렸다. 중앙로 확장공사에 대해서도 "나 때 났다이 얘기야? 힘을 써줘? 무슨 힘을 써줘?"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실제로는 김선교 군수 재임 시절 이뤄진 사업이었다.
여주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확인됐다. 여주시 가남읍 이장협의회장 조장연 씨는 지난 총선에서 김선교 의원을 위해 선거법 위반까지 감수했다. 이장이라는 별정직 공무원 신분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음에도 김선교 의원과 함께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은 것이다.
태정건설 사무실에서 만난 관계자는 "김선교 의원과 조장연 회장은 형님 동생 사이"라며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낸 것에 대해 김선교 의원 입장에서는 빚진 거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가남읍은 나와바리" - 10건 수의계약 독점의 비밀
조장연 씨가 운영하는 태정건설환경은 2024년 한 해 가남읍에서만 10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여주시에 등록된 450개 건설업체 대부분이 수의계약 한 건도 못 받는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태정건설과 한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 관계자는 이를 "가남읍은 나와바리(자기 구역)"라고 표현했다.
이 관계자는 "얘(조장연)가 공사하는 거 보니까 큰 거는 입찰 보고 이런 거는 아예 그냥 공정하게 하고, 그냥 조그마한 거 1천만원짜리 이런 것만 읍에서 주는 것 같더라"며 "지역 업체고 여기서 활동도 하고 그러니까 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좀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장연 씨 본인도 통화에서 "이장이고 협의회장까지 보니까 1년에 봄가을로 하나씩 받아서 하고 있다"며 수의계약 수주가 정례화됐음을 인정했다. "협의회장 전에 이장을 하면서도 수의계약을 했다"는 그의 말은 공직을 이용한 사익 추구가 오래전부터 이어졌음을 시사한다.
"면허 없으니 동서가 계약" - 대리 수의계약 직접 시인
더욱 충격적인 것은 태정건설이 정식 건설면허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조장연 씨는 이를 회피하기 위해 친인척을 동원한 '대리 계약'을 직접 시인했다.
"금액이 커서 그전에는 도급액 갖고 1,500만원을 따졌는데, 새로 온 토목담당이 자재비 포함해서 1,500만원이 넘어가면 면허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면허가 없으니 친분이 있는 고○○○(동서)에게 '거기서 계약해서 일만 하는 걸로 해주세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남읍 대신3리 배수로 정비공사는 여성기업 우대를 받는 조 씨의 동서 업체 명의로 계약됐으나, "저는 일만 했어요. 장비 가지고 공사만 한 거"라는 조 씨의 말처럼 실제 시공은 태정건설이 맡았다. 이는 명백한 지방계약법 위반이다.
"그런 거 물어보지 말어" - 김선교의 당황한 반응
김선교 의원은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조장연 씨와의 관계를 묻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조장연 이장? 가남 이장협의회장 아니야?"라고 되묻더니 "조장연이가 뭘 도와줘? 도와주는 거 없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렇게 동문서답식으로 이쪽저쪽 물어보지 말어"라며 날카롭게 반응했고, "제보가 많이 들어와요"라는 기자의 말에 "그러니까 제보가 많이 들어오는지 뭐하는지 몰라. 그런 거 물어보지 말어"라며 대화를 차단하려 했다.
특검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측근과의 유착 의혹을 추궁당하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평소 지역 언론인들에게 반말로 호통치던 그의 습관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권지연 기자, 그렇게 동문서답식으로 이쪽저쪽 물어보지 말어"라는 표현에서 불편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시의원 출마하려고" - 내년 공천 기정사실화
태정건설 관계자는 조장연 씨가 "시의원 출마하려고 시장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씨 본인도 통화에서 "주변 사람들은 먼저 한번 떨어졌으니까(2022년 낙선) 내가 떨어지고도 인사를 다니고 그러니까 그렇게들 알고 계신 거"라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시의원이 되면 건설업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조 씨는 "회사 명의는 어차피 집사람 앞으로 돼 있다"며 "저는 일만 하는 거죠. 현장 일만"이라고 답했다. "시의원도 직업을 가질 수 있잖아요"라는 그의 논리는 이해충돌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복수의 제보자들은 "조장연 씨가 내년 여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경기도당위원장인 김선교 의원이 공천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선거 사무장도 건설업 - 연 2억 수의계약
김선교 의원의 또 다른 측근인 선거 사무장 출신 안모 씨도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여주시 전역에서 연간 2억원 이상의 수의계약을 수주하고 있다. 조장연 씨는 "안○○ 국장님도 잘 아시죠? 당 운영위원회 사무국장이죠. 거기도 건설업체를 가지고 계세요"라고 확인했다.
"왜 이렇게 건설업체를 가지고 계시냐"는 질문에 조 씨는 "건설은 기본적으로 남자들이 하는 게 건설이잖아요. 그렇다고 보험을 할 거예요? 자동차 세일즈를 할 거예요? 배운 게 그런 거니까"라고 답했다. 김선교 의원을 중심으로 한 선거 조직이 평상시에는 건설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태정건설 관계자는 조장연 씨에 대해 "이충우 시장도 잘 알고 김선교 의원도 그러고 하니까"라며 인맥의 폭을 설명했지만, 동시에 "일을 많이 못해. 맨날 그 심부름이나 하고 땀만 흘리고 천만원짜리 이런 거 그거 한다고"라며 실제 건설 능력은 의문시했다.
여주시청 이전 의혹까지 - 한잠봉 형제의 또 다른 형
뉴탐사 취재 결과, 한잠봉·한일봉 형제에게는 여주에 거주하는 또 다른 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형은 여주시청 이전 예정지 인근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제보자는 "여주시청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산을 뚫고 신청사를 세우려는 것도 이상하다"며 "이충우 시장, 김선교 의원 등 지역을 오랫동안 장악한 토착 세력들이 서로 협조하며 이권을 나눠먹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조장연 씨는 여주시청 이전 문제에 대해 "3년 전에 공론화해서 결정난 부분"이라며 "계획대로 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시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양평-여주 광역 카르텔의 전모
특검이 수사 중인 양평 공흥지구 특혜는 김건희 씨 일가가 2013년 김선교 양평군수로부터 받은 100억원대 특혜 의혹이다. ESI&D는 사업 기한을 넘겨 미인가 상태로 사업을 진행했다가 양평군이 뒤늦게 소급 승인해줬고, 17억원의 개발부담금도 토사 운반 서류를 조작해 0원으로 감면받았다.
이번에 드러난 여주 수의계약 카르텔은 김선교 의원이 양평뿐 아니라 여주에서도 측근들과 함께 공공자원을 사유화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잠봉·한일봉 형제가 양평에서 김건희 씨 일가와 김선교를 연결했다면, 여주에서는 조장연 등 건설업자들이 김선교와 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한 지역 건설업체 대표는 "영세업체들은 1년에 서너 건 정도 수의계약을 해야 생존할 수 있는데, 대부분 단 한 건도 못 따는 상황에서 특정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한 제보자는 "김선교가 특검 압수수색을 받는 와중에도 경기도당위원장이 된 것은 여주·양평 카르텔이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특검이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함께 김선교 의원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지역 카르텔의 전모를 밝혀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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