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뉴탐사
순천 노관규, 공무원·신천지 선거 동원 정황 녹취 공개
윤석열 당선 바람 녹취에 이어 관권선거·전관 로비·무속 의존 육성 추가 공개…캠프는 "짜깁기" 반박
공무원 활동비 갑절로 올려 1200명 모집 지시, 퇴직 공무원까지 선거 동원
신천지 24개 본부 선거 활용 정황, 노관규는 순천교회 안수집사로 알려져
사전투표 전날 캠프發 600만원 금품 의혹, 제보자는 하루 만에 진술 번복
무소속 노관규 순천시장의 육성이 담긴 녹취가 또 공개됐다. 호남뉴탐사가 5월 31일 특별생방송에서 내보낸 녹취에는 노 시장이 공무원 조직과 신천지 신도를 선거에 동원한 정황이 담겼다. 검사 시절 인연을 끌어다 검찰 사건을 무마했다고 자랑하는 대목도 나왔다. 앞서 25일 공개된 윤석열 당선 바람 발언에 이은 추가 녹취다. 노 시장 캠프는 "원본이 아닌 짜깁기"라고 반박했다.
공무원 동원과 1200명 모집
녹취 속 노 시장은 공무원 부부를 선거에 부린 과정을 늘어놓는다. 한 공무원이 승진 뒤 1억원을 들고 왔고 아내가 돌려보냈다고 했다. 그 뒤 부부가 두 달 만에 1200명 가까운 인원을 입당 원서 등으로 끌어모았다는 것이다. 노 시장은 공무원 활동비를 두 배로 올려 주면 일을 꼼꼼히 한다고 말했다. 500만원으로 잡힌 활동비를 1천만원씩 주고 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사람을 10명 모으면 1만 명, 30명 모으면 3만 명이라고도 했다. 퇴직 공무원까지 끌어들였다는 정황도 녹취에 남아 있다.
캠프는 이 녹취가 2021년 무소속 시절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노 시장은 현직 시장도, 선거캠프도 없었으니 관권선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호남뉴탐사는 2022년 지방선거 경선 무렵의 대화로 본다.
신천지 24개 본부와 안수집사
또 다른 녹취에는 신천지 조직이 등장한다. 노 시장은 신천지 24개 본부를 선거 조직으로 쓰는 정황을 입에 올린다. 24개 본부면 인원이 수천 명에 이른다. 노 시장은 개신교 순천교회 안수집사로 알려져 있다. 신천지는 개신교계가 사이비로 규정한 단체다. 안수집사인 노 시장이 표를 위해 신천지와 손잡았다는 뜻이다. 그는 순천에 도움이 되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사건 무마와 무속 의존
노 시장이 검찰 사건을 무마했다고 자랑하는 녹취도 나왔다. 자신을 도왔던 지역 인사 허모 조합장이 검찰 고발로 곤경에 처하자, 검사 시절 알던 지역 지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노 시장은 "큰형님 같은 건데 한번 도와주면 안 되겠어"라고 부탁했다고 말한다. 그 지청장은 인사 발령으로 떠나기 전 "처리하고 갑니다"라며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노 시장은 이 일을 자랑삼아 이야기했다.
허 조합장의 권유로 무속에 기댄 정황도 담겼다. 노 시장은 남해의 한 무당을 두 번 찾아갔다고 했다. 봉투에 500만원을 담아 갔다는 대목도 나온다. 그러고도 선거에서는 떨어졌다고 했다. 허 조합장은 선거 때마다 노 시장에게 2000만~3000만원씩 건넸다고 노 시장이 직접 밝혔다. 정치자금법에 걸릴 수 있는 대목이다.
상대 후보를 겨냥한 성차별·인신공격성 발언도 녹취에 있었다. 한 여성을 두고 외모와 사생활을 들먹이는 저급한 표현이 이어졌다. 다른 녹취에서는 캠프 사람들에게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는 화법을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117억 박람회 집행 내역, 법원도 공개 명령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둘러싼 의혹은 매듭이 풀리는 모양새다. 지난 2023년 노 시장 재임 때 열린 이 행사는 김건희 씨 화보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순천시는 행사 비용 117억원의 집행 내역 공개를 거부해 왔다. 최초 낙찰가 92억원에서 25억원이 늘어난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건희 씨 측근으로 거론되는 한경아 씨가 공연 총연출 감독을 맡은 점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한 씨는 8개월 남짓 일하고 8000만원을 받았다.
한 시민이 지난해 10월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였다. 위원회는 비공개 결정을 취소하고 정보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공개하지 않으면 하루 15만원씩 강제금을 물리도록 했다. 4월 30일 간접강제 결정이 내려졌다. 그런데도 순천시는 아직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전투표 전날 터진 600만원 금품 의혹
이번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금품 의혹도 불거졌다. 김문수 전남 순천갑 국회의원은 5월 28일 순천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익제보자 K씨가 노 시장 캠프 측 인사 J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6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1차로 주차장 차량 안에서 새마을금고 봉투에 담긴 300만원이, 2차로 5월 25일 한 카페에서 300만원이 건네졌다고 한다. K씨는 27일 순천 선관위 특별조사실에서 3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고 현금 다발과 녹취록을 제출했다.
그런데 K씨는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자작극이라며 민주당 손모 후보 측이 자신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노 시장 캠프도 모든 녹취가 짜깁기된 왜곡 파일이라고 맞섰다. 캠프 언론담당자는 신천지 녹취에 대해 후보 신분도 아닌 사람이 그 조직을 어떻게 활용하겠느냐고 반박했다.
K씨와 함께 경찰서에 동석했던 정모 목사의 증언은 다르다. 정 목사는 K씨가 조사에서 노 시장 캠프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진술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다고 했다. 2차 금품을 받고 두 시간 뒤 노 시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왔고, K씨가 그 통화를 녹음했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K씨가 애초 손모 후보 측에 정보를 팔려 했으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도 했다. 정 목사가 보낸 메시지에는 K씨가 캠프 재정담당 차모씨를 통해 작업 중이라고 한 정황도 담겼다. 지금은 K씨도, 돈을 건넸다는 J씨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녹취 원본과 K씨가 낸 녹음 파일은 선관위와 경찰이 들고 있다. 노 시장은 금품 전달을 언급한 적조차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북에선 당권경쟁 예고편
전북에서는 지사 선거가 당권 다툼의 무대가 됐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어차피 민주당 사람"이라고 두둔했다. 친명계 이원택 후보 측은 곧장 "해당행위"라며 송 전 대표를 직격했다. 당 대표를 지낸 인사가 무소속 후보를 편드느냐는 것이다. 김 후보는 8월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낙선하면 복당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원택과 김관영의 대결을 넘어 김관영과 정청래, 나아가 송영길·김민석 대 정청래의 구도로 번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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