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교도관들 "김성태, 박상용 검사실서 옥중경영…송금 지시까지 목격"

김어준 뉴스공장 공소취소 거래설, 청와대 "선 넘었다" 격앙

2026-03-12 06:09:49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검 검사의 검사실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회사 경영 업무를 보고, 측근에게 송금 지시까지 내린 정황이 교도관들의 진술로 확인됐다. 법무부 감찰 조사에 출석한 복수의 교도관들은 "참고인 조사는 전혀 보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박상용 검사가 "참고인 조사 목적이었다"고 해명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언이다.


뉴탐사가 11일 단독 확인한 법무부 감찰 진술 기록에 따르면, 2025년 8월부터 10월까지 수원구치소 교도관 여러 명이 법무부 감찰팀에 출석해 진술했다. 교도관들의 증언은 하나로 모인다. 김성태의 수행비서 박상민과 쌍방울 핵심 임원 박상웅이 참고인 출입증을 패용하고 수원지검 1313호실을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실제 참고인 조사를 받는 장면은 단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도관 "검사실에서 커피 타고, 송금 지시도 들었다"


교도관 A는 "박상민은 김성태의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고 진술했다. "보통 옥중경영이라고 하는데, 김성태가 누구한테 얼마 보내라고 지시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검사실 안에서 구속 피의자가 외부 송금을 지시하는 장면을 교도관이 직접 봤다는 뜻이다.


교도관 B는 더 구체적이었다. "박상민, 박상웅이 검사실에 비치된 커피도 타 주고, 물도 따라서 김성태한테 줬다"고 했다. "검찰청 직원인 것처럼 행동해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온 사람이 아니라, 검사실 서무 직원처럼 보였다는 증언이다.


또 다른 교도관은 "박상민이나 박상웅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출소한 뒤에도 1313호실에 계속 왔는데, 참고인 조사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횟수를 특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자주 왔다는 진술도 나왔다.


"한 명씩 풀어주는 인상"…가족·임원 인질로 압박


교도관들의 진술에는 박상용 검사의 수사 방식에 대한 관찰도 담겼다. 한 교도관은 "박상용 검사가 쌍방울 관련 직원, 가족까지 다 구속시켜 놓은 상태에서 조사에 협조하면 한 명씩 풀어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쌍방울 관련 구속자 7~8명이 2023년 3~7월 사이 집중적으로 보석이나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김성태의 수행비서 박상민은 2월 9일 구속됐다가 4월 28일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해외도피를 도운 혐의로 잡혀온 지 석 달도 안 된 시점이다. 경찰에 사건을 접수해도 조사가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을 기간이다.


교도관과 검사가 충돌한 사례도 나왔다. 한 교도관이 "수용자에게 밖에서 가져온 음식을 제공하지 말라"고 항의하자, 박상용 검사는 "내가 주는 건데 뭔 상관이냐. 문제가 되면 내가 책임지면 되는 거 아니냐"고 응수했다는 증언이다.


김성태 녹취록 "내일 거기서 주주총회 준비하자"


김성태가 검사실을 사실상 집무실로 활용한 정황은 녹취록에서도 드러난다. 2023년 2월 23일 접견 녹취에서 김성태는 "장석환 상무하고 김OO 고문이 내일 온다고 해서 내일 거기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석환은 쌍방울의 재무 담당 상무, 김OO은 김성태의 친동생이다. 경영 핵심 인물들을 수원지검 1313호실로 소집한 것이다.


다른 녹취에서는 아예 "주주총회 이런 것 좀 설명해 줘야 될 것 같다"며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검사실로 불러 회의를 지시하는 내용도 나온다. SBW생명과학, IOK 등 쌍방울 계열사 대표들이 참고인 출입증을 받아 들락날락한 셈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법무부 감찰 조사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김성태, 박용철, 박상웅이 검사실에서 회사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하도 자랑을 해서 알게 됐다"고 했다. 포천에 있는 쌍방울의 비밀 골프장 사업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박상용 검사의 "짜깁기" 해명, 되레 짜깁기


박상용 검사는 뉴탐사 보도에 대해 "김성태는 2023년 1월 말에 이미 자백했다"며 "3월 이후 녹취록을 근거로 보도한 것은 일방적 짜깁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뉴탐사가 보유한 1600쪽 분량의 검찰 감찰 보고서 전문을 시간순으로 살펴보면, 박상용 검사의 주장은 되레 짜깁기에 가깝다.


2023년 4월 녹취에서 김성태는 "이재명이 대북송금 이런 걸로 검찰이 뇌물로 기소하려고 하고 있어"라고 측근에게 말했다. 1월에 이미 자백한 사람이 석 달 뒤에 검찰의 수사 방향이 바뀐 것을 방금 발견한 듯 전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같은 달 말 녹취에서는 "이재명 구속한대"라며 "내가 볼 때는 그게 되려나 의심스럽더라고. 북한 놈들이 없어도 정황이 나오면 검사는 된다고 하더라고"라고 했다. 5월 초에는 "진짜 이재명이 괜히 말도 안 되는 이상한 것들에 엮여 가지고"라고 한탄했다. 자백한 당사자가 넉 달 뒤에도 사건 성립 자체를 의심하는 발언을 반복한 것이다.


뉴탐사는 3월 단일 녹취만 보도한 게 아니다. 3월, 4월, 5월, 6월 녹취록과 김성태 측근 안부수, 김태현 등의 녹취까지 함께 공개했다. 김태현의 5월 녹취에서는 "자본시장법 주식 조작 같은 건 검찰이 다 덮어주기로 했다"는 발언까지 나온다. 원래 쌍방울 수사의 출발점이었던 금융범죄는 압박용으로 쓰인 뒤 슬그머니 사라진 셈이다.


법무부, 구속 수사 검토…"국정조사 전후 영장 청구 가능"


법무부는 박상용 검사를 피의자로 전환해 강제 수사에 돌입하는 방안을 실제로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 이송 문제 등 절차적 고민이 있었지만,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국정조사가 끝나는 대로, 혹은 그 전이라도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설명이다.


김성태의 녹취록, 이화영 전 부지사의 목격담, 조경식 KH그룹 부회장의 증언, 김태현 등 측근들의 녹취, 그리고 교도관들의 진술까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박상용 검사실에서 위법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 모든 증언이 거짓이고 박상용 검사 한 명만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주당은 11일 대북송금 사건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날 언론의 관심은 뉴스공장 파동에 쏠려 있었다. 국정조사 소식은 사진 기사 한 건 나오는 데 그쳤다.


김어준 뉴스공장 공소취소 거래설, 청와대 "선 넘었다"


한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장인수 기자가 제기한 공소취소 거래설을 둘러싼 파장이 이어졌다. 정성호 법무장관은 출퇴근길 두 차례에 걸쳐 "어떤 집단, 세력과도 거래는 없다"고 부인했다. "부적절하다고 얘기할 가치조차 없다"고 했다. 정성호 장관의 만찬에 항상 배석하는 보좌관은 "무리한 항소를 자제하라는 정도의 원론적 당부는 있었지만, 공소 취소라는 단어 자체를 꺼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장인수 기자의 취재 소스가 임은정 검사장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임은정 검사장이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과 가깝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는 뚜렷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임은정 검사장은 이날 공식적으로 부인에 나섰다. SNS에 정성호 장관과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 일부까지 공개하며 "공소 취소 메시지를 받은 적도, 전달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다른 차장검사들도 "오늘 기사 보고 처음 알았다"며 장인수 기자의 발언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장인수 기자의 폭로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선을 넘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한 번만 더 이렇게 하면 총리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도 나왔다. 공개적 언급은 자제하되,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거친 단어들이 오갔다.


장인수 기자의 취재 소스는 검찰 내부이거나 검찰과 가까운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장인수 기자가 방송에서 검찰 내부의 분위기를 상당히 자세하게 전했기 때문이다. 대북송금 조작 사건이 터져 검찰이 수세에 몰린 국면에서, 현 법무부 체제에 불만을 가진 검찰 세력이 여론 물타기를 위해 제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장인수 기자가 몇 개월 전 정성호 장관의 검찰 인사를 강하게 비판한 방송을 한 점도 이런 추정에 힘을 싣는다.


민주당 의원들은 "터무니없는 음모론"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의원은 "노골적으로 정치 선동을 하려는 거 아니냐"며 김어준 씨를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정청래 당 대표는 이 사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과거 "딴지는 민심의 척도"라고까지 발언하며 김어준 씨와의 친분을 숨기지 않았던 정청래 대표가, 그 김어준 씨의 뉴스공장에서 나온 음모론에 침묵하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김어준 씨는 11일 방송에서 "진위 파악을 해야 한다"며 정부에 사실 확인을 요구했다. 방송 전에 자신이 했어야 할 팩트 체크를 방송 뒤에 정부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사과는 없었다.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거래 의혹에 대한 특검까지 거론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야당에 공격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다.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는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김성태 녹취록으로 조작이 거의 확인된 이상, 공소 취소는 법무장관이 당연히 검토해야 할 의무에 해당한다. 뉴스공장 파동에 위축돼 공소 취소 논의 자체가 수그러드는 것이야말로 사건 조작의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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