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태가 2023년 1월 태국에서 국내로 압송되기 전 해외 도피 중에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뉴탐사가 29일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성태 송환을 위해 권성동-김경수 전 고검장 라인과 장제원-최재경 변호사 라인이 경쟁했다는 충격적 증언이 등장했다.
KH그룹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조 부회장은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와의 대화에서 "2023년 1월 김성태 송환 당시 권성동이 검찰 측과 해서 해외에 있는 김성태 회장과 소통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들어와서 협조하면, 지금 이제 (배)상윤이처럼 상윤이 그런 결과다. 똑같은"이라며 "일단 구속이 된 다음에 6개월 정도 있다가 병원으로 빼서 자연스럽게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게 하겠다"는 검찰 측 제안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이는 KH그룹 배상윤 회장과 동일한 조건으로 특혜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북송금 조작 시나리오, 이재명 당대표 선출 후 가동
더욱 충격적인 것은 검찰의 이재명 타겟팅이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 공작이었다는 점이다. 시간적 흐름을 보면 그 의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2022년 3월 대선에서 윤석열이 당선되고 이재명이 낙선한 후, 이재명은 6월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리고 8월 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되며 윤석열 정권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로 부상했다.

바로 이 시점부터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가 본격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그것 때문에 시작한 거"라며 "그때도 대북송금을 김성태 회장과 협의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김성태 송환은 이재명 당대표 선출 5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변호사비 대납 사건만 수사할 것이라는 당시 언론 보도는 검찰의 기만 전술이었고, 처음부터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재명을 제거하려는 시나리오가 완성돼 있었다.
이는 김성태가 해외 도피 중이던 2022년부터 검찰이 대북송금 조작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준비했음을 시사한다. 이재명이 당대표가 되자마자 김성태 송환 작업에 착수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김성태 송환 자체가 이재명 정치적 제거를 위한 정치검찰의 조작 공작 1단계였던 셈이다. 실제로 김성태는 송환 초기 공항에서 "이재명을 모른다"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결국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굴복해 허위 자백을 하게 된다.
연수원 17기 네트워크가 주도한 송환 작전
녹취를 통해 드러난 김성태 송환 작전의 실체는 더욱 치밀했다. 조 부회장은 "김영남 6부 부장 위에 최재경 라인과 김경수 라인으로 알고 있다"며 두 개의 정치권-검찰 라인이 경쟁했다고 증언했다. 권성동 의원은 김경수 전 고검장(연수원 17기)과, 장제원 의원은 최재경 변호사(연수원 17기)와 각각 연결돼 있었다. 연수원 17기라는 동기 관계가 이 작전의 핵심 네트워크였던 셈이다.
김경수 전 고검장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가 탈락한 인물이다. 조 부회장은 "내가 왜 선배고 나중에라도 검찰총장 얼마든지 해먹을 수 있는데 너무 문제 안 가리면 나는 안 한다고 사표를 냈다"고 당시 김경수의 심경을 전했다. 검찰총장 자리에 대한 미련과 정치적 야심이 이런 불법적 공작에 가담하게 한 동기로 분석된다.
결국 장제원 라인이 승리를 거뒀다. "장제원이 먼저 쳐서 해외에 있는 걸 송환해 와버린 거"라는 증언에 따르면, 장제원-최재경 라인이 권성동-김경수 라인을 제치고 김성태를 먼저 잡아온 것이다. 조 부회장은 "동남아 애들이 원숭이 같은 것들이 한 20명이 달려들어서" 태국 골프장에서 김성태를 체포했다고 생생하게 증언했다. 마치 납치를 방불케 하는 이 장면은 합법적 송환이 아닌 강제 연행의 성격을 보여준다.
권성동의 끈질긴 회유 시도
김성태가 압송된 후에도 권성동의 공작은 계속됐다. 조 부회장은 "권성동이 변호인 접견을 월요일마다 3개월을 보내줬다"고 증언했다. 장제원에게 선수를 빼앗겼지만 김성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회유를 시도했던 것이다. 이는 권성동이 단순히 송환 작전에만 관여한 것이 아니라, 김성태의 진술 내용까지 조작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권성동은 장제원에게 선수를 빼앗긴 것에 대해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조 부회장은 "자기들끼리 할 일이 있었으니까 그 당시에도 알력이 있었다"며 친윤 세력 내부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드러냈다. 김성태 하나를 두고 벌인 이들의 암투는 결국 이재명 대표를 무너뜨리기 위한 공을 세우려는 정치적 야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17명 일괄 구속으로 완전 굴복시킨 검찰
김성태는 처음 2-3개월간 완강히 버텼다. 하지만 검찰의 조직적이고 잔혹한 압박 앞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녹취에 따르면 검찰은 김성태 주변 인물 17명을 일괄 구속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친동생 김영모, 비서실장 엄용수, 양선길 등 핵심 측근들이 모두 구속됐고, 대북사업 기획관 박철준도 10개월간 구금됐다.
더 잔혹한 것은 가족들에 대한 보복이었다. 조 부회장은 "국세청까지 동원해서 제수씨들을 다 신용불량자로 만들었다"며 "회사가 엉망이 되니까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항복하고 나간 거"라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검찰이 국세청까지 동원해 무관한 가족들까지 괴롭힌 것은 명백한 수사권 남용이자 인권 침해였다.
검찰이 김성태에게 제시한 딜의 내용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화영이 부탁해서 대북송금했다"고 거짓 진술하는 대신 주가조작 혐의는 완전히 빼주고 횡령 금액도 대폭 줄여주겠다는 것이었다. 조 부회장은 "이화영을 잡으면 이재명이 자동으로 잡힌다는 스토리였다"고 검찰의 진짜 목적을 폭로했다. 결국 모든 것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공작이었던 셈이다.
전직 검찰 고위간부들의 민낯
뉴탐사가 관련 인사들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는 더욱 흥미롭다. 김경수 전 고검장은 강력한 부인보다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나는 전혀 모르는 분"이라면서도 "권성동과는 친구니까 가끔 안부 전화도 하고 이런저런 대화도 한다"며 관계 자체는 인정했다. 대북송금 사건 관련 접촉에 대해서는 "내가 얘기할 내용이 아닌 것 같다"며 권성동이 먼저 얘기해야 한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이런 답변은 사실상 관련성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정말 아무 관련이 없다면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강력히 부인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경수 전 고검장의 애매한 태도는 오히려 녹취 내용의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반면 최재경 변호사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그런 일이 있으면 성을 갈지요"라며 격양된 어조로 강력히 부인했다. 쌍방울이나 KH그룹 측 인사들과의 접촉도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과거 50억 클럽 명단에 이름이 올랐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해명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는 의문이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뉴탐사의 문자를 확인한 후 아예 연락을 끊어버렸다.
이재명 정부 인선에서도 드러난 검찰 권력의 끈질김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재명 정부의 2차 내각 인선은 아쉬움을 남긴다. 법무부 차관에 이진수 대검 형사부장이 임명된 것은 특히 논란이다. 이진수 차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찬성했고, 수사권 조정에도 반대 입장을 취했던 인물이다. 윤석열 정권 시절 검찰 총장으로 승진해 서울북부지검장까지 지낸 전형적인 친윤 인사가 법무부 차관이 된 것이다.
민정수석에 임명된 봉욱 변호사 역시 우려를 자아낸다. 그는 과거 삼성 준법감시위원으로 활동하며 이재용 부회장 집행유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정준영 재판장이 이례적으로 삼성에 준법위원회 구성을 주문했고, 봉욱 변호사가 준법위원으로 참여해 "이재용이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김앤장 변호사로 재직하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장인 진형구 관련 뉴월프 주가조작 사건을 담당하기도 했다.
검찰 개혁을 절실히 바라던 시민사회는 이번 인선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보다는 기존 조직과의 소프트랜딩과 통합에 방점을 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쌍방울 사건으로 드러난 검찰의 정치 공작 행태를 고려할 때, 더욱 강력한 개혁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탐사 염탐한 열공TV 한원섭의 정체
한편 이날 오후에는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다. 열린공감TV 소속 한원섭 시민기자가 뉴탐사 사무실 인근에서 강진구 기자 차량을 염탐하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것이다. 한원섭은 뉴탐사가 전날 선라이즈 관련 평택항 현장 취재를 마친 바로 다음 날 나타나 무려 3시간 넘게 사무실 주변을 배회하며 강진구 기자 차량 번호를 촬영했다.
한원섭의 정체는 예사롭지 않다. 그는 과거 김건희 고모 김혜섭 씨를 "누나"라고 부르며 극도로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한원섭은 이성열 후원회장인 한영숙 대표와의 통화에서 "(김혜섭에게) 누나누나 한다"며 "믿음으로 접근해야죠"라고 말했다. 더 놀라운 것은 "소형 카메라를 몸에 지니고 들어간다"며 김혜섭을 몰래 취재하는 방식을 자랑스럽게 털어놓은 대목이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든다. 한원섭이 그토록 자랑했던 김혜섭과의 취재 결과는 어디에 있을까. 2024년 9월에 보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금까지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김혜섭과 "누나" 하며 친하다면서 몰래카메라까지 동원해 취재했다는데, 정작 보도는 없다는 것이다. 이는 한원섭의 진짜 목적이 취재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음을 시사한다.
뉴탐사가 파악한 한원섭의 실체는 더욱 충격적이다. 선라이즈 사건에서 김건희 고모인 김혜섭은 윤석열 처가 측 인물로서 각종 밀수를 주도한 핵심 용의자다. 반면 이성열은 이런 비리를 폭로한 공익제보자였다. 그런데 한원섭은 공익제보자인 이성열을 끝없이 음해하고 중상모략해서 결국 구속에 이르게 했다. 없는 사건까지 만들어내며 이성열을 범죄자로 몰아갔던 것이다.
결국 한원섭은 김혜섭 입장에서 공익제보자 이성열을 제거하기 위해 활동하는 공작원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 김혜섭과 친하다는 것도, 취재한다는 것도 모두 위장이었고, 실제로는 김혜섭을 보호하고 이성열을 공격하는 것이 그의 진짜 임무였던 셈이다.
뉴탐사가 지속적으로 파헤쳐온 선라이즈 의혹은 김혜섭이 핵심 인물 중 하나다. 선라이즈는 김혜섭과 최은순(김건희 어머니) 씨의 40년 지기 강영임이 관련된 회사로, 농산물 수입업체에서 시작해 자동차 밀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원섭의 이번 염탐은 이들 세력이 뉴탐사의 끈질긴 탐사보도에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원섭은 발각된 후 "취재하러 왔다"고 거짓 해명했지만, 강진구 기자가 "그럼 차량 번호는 왜 찍었냐"고 추궁하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그는 당황한 나머지 휴대폰으로 얼굴을 가리며 도망치듯 현장을 떠났다. 경찰이 출동해 한원섭의 휴대폰에서 강진구 기자 차량 번호판이 선명하게 촬영된 사진을 확인했다. 차량 테러나 다른 위해를 가할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보 진영 겨냥한 조직적 스토킹 범죄
한원섭의 과거 행적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쓰레기"라고 공공연히 지칭하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후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열린공감TV에서 활동하면서도 속마음은 정반대였던 셈이다. 이런 이중적 태도 자체가 그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낸다.
더 심각한 것은 진보 진영 인사들을 상대로 한 조직적 고발과 협박이다. 양평고속도로가 김건희 땅으로 우회된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여현정 양평군 의원을 기부금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등 진보 진영 인사들을 상대로 고발을 남발하고 있다. 왜 하필 진보 진영만 골라서 고발하는지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뉴탐사는 한원섭을 스토킹 범죄로 경찰에 신고했다. 한원섭은 과거에도 강진구 기자와 촛불행동 김민웅 대표에게 수년간 지속적으로 협박 문자를 보내왔다. "경찰에 고발했다가 다 무혐의 된다", "조선일보에 언론플레이 한 번 더 해드릴게요", "곧 송치됩니다" 등 위협적인 메시지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한원섭은 강진구 기자의 가족 정보까지 알고 있다고 협박하며 "배우자가 어디에 있다는 것도 안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하기도 했다.
이런 행태는 명백한 스토킹 범죄이자 테러 예비 행위로 볼 수 있다. 뉴탐사는 더 이상 참지 않고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 개혁, 이제는 미룰 수 없다
오늘 공개된 녹취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된 사건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해외 도피 중인 피의자를 정치권이 나서서 송환시키고, 검찰이 원하는 시나리오에 맞춰 거짓 자백을 받아낸 전 과정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연수원 17기로 연결된 정치인-검찰 네트워크가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공작의 도구로 활용됐다는 의혹도 확인됐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검찰 권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이다. 이번 내각 인선에서도 친윤 성향의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임명되면서 검찰 개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한원섭 같은 세력들의 조직적 방해 공작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이 구성한 쌍방울 사건 진상규명 TF는 이번 녹취 내용을 바탕으로 KH그룹 조 부회장에 대한 직접 면담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권성동, 김경수, 최재경 등 관련자들에 대한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도 필요하다. 검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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