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행어사

법원마저 대기업 편들기… 구미 시그마밸리 사건이 폭로한 사법부의 민낯

20억 무단송금·유령법인 매각·경찰간부 특채까지… 한라건설 특혜 의혹 10년간 묻혀

2025-08-26 17:01:21


법원의 충격적인 오류들


수탁자 해임 소송 2심 결정문에서 드러난 법원의 판단 과정을 살펴보면, 명백한 사실 관계 왜곡과 계약서 조항에 대한 정반대 해석이 눈에 띈다. 법원이 어떻게 구체적 근거 없이 일방적 결론을 내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억 원 무단 송금에 대한 법원의 궤변


아시아신탁이 유영모 대표 동의 없이 20억 원을 한라건설로 무단 송금한 사건에서 법원은 기묘한 논리를 펼쳤다. 법원은 "한라건설로 20억 원이 송금된 사실과 같은 달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2억 원을 지급했다는 기재가 대출금 상환 내역서에 있다"는 점을 들어 "아시아신탁이 수탁자로서의 임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대출금 상환 내역서는 유 대표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 아시아신탁이 통장을 관리하면서 직접 작성한 자료였다. 아시아신탁이 스스로 '선급금'이라고 기재해놓고, 마치 유 대표 측에서 그렇게 적시한 것처럼 사건을 조작한 것이다.


협의서를 통한 면책 시도의 허구성


법원은 "선급금 20억 원이 1회부터 4회까지의 공사기성금으로 공제되었다는 취지의 협의서를 작성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그런데 이 협의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2009년 12월 1일 돈이 빠져나간 것을 안 유 대표가 통장에 다시 돌려놓을 것을 요구했다. 7-8개월이 지난 후 한라건설에서 처음 보는 사람 둘이 와서 협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앞으로 남은 4회 공사비에서 몇 억씩 공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돈을 무단으로 인출해준 것은 아시아신탁이다. 아시아신탁의 범죄 혐의를 협의서로 무마시킨다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


분양수수료 지급 거부의 명백한 계약 위반


분양대행사와는 "계약금 입금시 분양수수료의 50%, 1차 중도금시 30%, 잔금 완납시 20%를 각각 지급하기로 명확히 약정"했음에도 아시아신탁이 갑자기 "우선수익자인 한라건설의 동의를 받아야 된다"며 분양수수료 지급을 거부했다.

분양수수료는 지급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는 필수 경비다. 분양수수료가 나오지 않는 현장에서 분양을 할 수 있는 분양대행사는 없다. 아시아신탁이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데, 한라건설 동의가 없다며 못 준다는 것은 사업을 막은 것이다.


계약서 조항을 정면으로 무시한 판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신탁계약서 제18조의 수분양자 보호 조항이다. "정당한 해지 사유가 있으면 아시아신탁이 분양대금을 반환하고 우선수익자는 이의 없이 동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의 없이 동의해야 된다'는 것은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실제로는 분양대금 환불에 1년 이상이 걸렸다. 법원은 이를 "우선수익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계약서를 정면으로 무시한 해석이다.


아시아신탁의 법인세 대납 의무


아시아신탁은 수탁사로서 법인세를 대납할 의무가 있다. 법인세 9억 8,900만 원 중 일부인 5억 1,100만 원만 납부하고 나머지는 납부하지 않았다.

유 대표의 회사는 목적법인이다. 아파트,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외에는 어떤 사업도 하지 않는다.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법인세는 존재하지 않고, 이 사업에서만 존재한다. 따라서 법인세가 나왔으면 당연히 재세공과금에 포함되는 것이다.


법원의 억지스러운 해석


법원은 "재세공과금에 시행의 법인세까지 포함된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세공과금의 사전적 의미는 모든 세금과 공공요금을 말한다. 법인세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더욱 가관인 것은 아시아신탁이 5억 1,100만 원을 납부한 것에 대해 "상대방의 편의를 봐준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부분이다. 매출에 의해 발생한 법인소득세를 수탁사가 납부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인데, 이를 '편의'라고 표현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다.


조작된 공매 사기극


미분양분 처리 과정의 의혹


건물 완공 후 미분양분이 생겼다. 1층 상가는 주식회사 청파라는 법인에 팔아치웠고, 2층 이상 상가 및 공장 74개 호실은 공매를 통해 처리했다.

주식회사 청파의 실체를 보면, 안모씨가 대표인 자본금 1천만 원 회사다. 이 회사가 1층 상가 6개 호실을 평당 500만 원에 매입했는데, 유 대표가 평당 1천만 원을 주겠다고 했음에도 반값에 팔렸다. 청파는 평당 550만 원의 전액 대출을 받아 실투자금 없이 매입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청파가 이 상가 중 2개 호실을 평당 1,500만 원에 되팔아 수십억의 차익을 얻었다는 점이다. 그 매입자는 청파의 이사인 이모씨였고, 법인 등기부를 확인해본 결과 대표 안모씨와는 같은 주소지에 살고 있었다.


비정상적인 공매 과정


2층 이상 74개 호실의 공매는 더욱 가관이었다. 2015년 4월 15일부터 17일까지 단 3일 동안 무려 15차례 입찰이 진행됐다. 하루에도 10시, 11시, 14시, 15시, 16시 등 거의 1시간 간격으로 5차례씩 진행됐다.

이렇게 초단기간에 빠르게 진행되는 공매는 일반 투자자나 실수요자가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게다가 계약금을 낙찰가의 50%로 설정했다. 통상 10% 정도인 보증금을 50%로 올린 것은 고의적인 차단 장치로 보인다.


아시아신탁 내규 위반


아시아신탁 내규에는 입찰 계약금을 10%로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검찰과 법원은 아시아신탁 내규 제출 명령을 하지 않았고, 조사도 하지 않았다.

아시아신탁 담당자는 "우선수익자인 한라건설의 요청에 따라 50%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탁계약에 따라 아시아신탁 내규로 처리하기로 했는데, 한라가 요청했다고 해서 100%까지 할 수 있다면 신탁사 존재 이유가 없다.


예정된 결말


결과적으로 처음 317억 원이었던 감정가는 단 3일 만에 72억 원까지 폭락했다. 아무도 입찰하지 않는 조건을 만들어 일부러 낙찰가를 바닥까지 떨어뜨린 것이다.


주식회사 선아의 정체


공매가 끝나자 주식회사 선아라는 또 다른 법인이 등장했다. 이 회사 역시 안모씨가 설립한 자본금 5천만 원짜리 신생법인이다. 청파와 선아 모두 같은 인물이 설립하고 같은 임원진으로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다.

선아는 72억 원까지 폭락한 74개 호실을 80억 원(부가세 포함 88억 원)의 수의계약으로 매입했다.


계약금 대납의 결정적 증거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계약금 8억 원을 선아가 아닌 한라건설이 송금했다는 점이다. 2025년 4월 검찰 불기소 이유서에 명시된 내용에 따르면, "계약금 8억 원이 한라건설 계좌에서 이체되었고 입금자명은 주식회사 선아로 기재되었다"고 되어 있다.

이는 공매가 사전에 계획된 위장 매각이었다는 결정적 증거다. 실질 매수인은 선아가 아닌 한라건설이었다.


사전 거래의 명백한 증거


시간 순으로 보면 더욱 명확한 사전 거래의 증거가 나타난다. 공매 공고에 따르면 아시아신탁은 2015년 4월 17일 최종 유찰을 통보하고 4월 28일 선아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계약금 8억 원은 3월 23일, 4월 7일, 4월 13일 세 차례에 걸쳐 미리 송금되었다.

공매도 끝나기 전에, 수의계약도 체결하기 전에 계약금을 미리 냈다는 것은 모든 것이 사전에 짜여진 시나리오였음을 보여준다.


수표 조작 의혹


법원은 "보관 기간 경과로 수표 정보가 남아있지 않아 실제로 한라에서 선아의 계약금을 대납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계좌이체였다. 경찰이 계좌이체를 수표로 조작해 사건을 은폐한 것이다.


선아의 재매각 과정


선아가 매입한 상가 중 2011호(57평)의 거래 과정을 보면 대출 사기 의혹이 짙다. 당초 분양 예정가는 평당 575만 원으로 총 3억 2,896만 원이었다. 선아는 이를 평당 144만 원(총 8,224만 원)에 인수했다. 분양가의 25% 수준이다.

그런데 선아는 이를 평당 1,700만 원(총 9억 7,612만 원)에 재매각했다. 2층 상가를 1층 노른자 자리와 비슷한 가격에 판 것이다. 매수인은 이 거래에서 60%인 6억 원가량을 대출받았다.

분양 예정가가 3억 2천만 원에 불과한 2층 상가가 1층과 같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로 보기 어렵다.


수사기관의 유착 의혹


경찰 간부의 충격적인 배신


2019년 유 대표가 실형을 마치고 나왔을 때 서울경찰청 범죄정보팀장 이모 경감이라는 사람이 연락해왔다. "당신 사건을 내사하고 있는데 한을 풀어줄 테니 서울경찰청으로 와라"고 했다.

유 대표는 하늘이 도왔다는 마음으로 8개월간 자료를 제공했다. 핵심 증거인 법정 녹취록까지 넘겨줬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고, 경찰청에 확인해보니 그 경감은 퇴사했다고 했다.


한라건설 안전모를 쓴 경감


얼마 후 유 대표 핸드폰으로 한 장의 사진이 왔다. 한라건설 안전모를 쓴 그 경감의 모습이었다. 퇴직 후 한 달여 만에 한라건설로 이직한 것이다.

유 대표가 그 경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니 "한라가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그 안전모의 로고는 한라건설 마크가 분명했다. 그 후 통화는 되지 않았다.


한라건설의 궁색한 해명


10개 질문에 대한 회피성 답변


뉴탐사가 한라건설에 보낸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핵심 의혹 해명보다는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경찰 간부 채용 의혹에 대해서는 "이모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하며 채용한 사실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라건설 안전모를 쓴 사진이 전송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주식회사 선아와 청파에 대해서는 "당사와는 무관하며 설립 경위나 자금 조달 방식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계약금을 한라건설이 대신 송금한 사실이 검찰 불기소 이유서에 명시되어 있다.


피해자 코스프레


한라건설은 추가 의견에서 "유영모 대표가 제기한 모든 소송에서 승소했다"며 "당사는 175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실질적 피해자가 누구인지 잘 살펴달라며 언론을 압박했다.

하지만 계약서상 65% 책임분양을 한라건설이 보증했고, 실제로 65%의 물건을 가져갔다. 책임분양 보증을 했으면 못 팔린 만큼 가져가는 구조다. 지금 와서 시행사 탓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라그룹의 상습적 비자금 조성


과거 비리 사례들


2000년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1천억 원대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2018년에는 한라 전 임원들이 100억 대 자금 은닉을 위해 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한라그룹의 비자금 조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법부 개혁의 필요성


대기업 편향적 판결의 실상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은 사법부의 노골적인 대기업 편향이다. 명백한 계약 위반과 증거 조작이 있었음에도 법원은 대기업 편에 섰다. 아시아신탁의 1심과 2심 상반된 주장, 한라건설이 지정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의심스러운 거래를 모두 눈감아버렸다.

검찰은 불기소와 판사의 기각 판결을 서로 핑퐁치기 하며 사건의 본질을 흐렸다. "검사가 불기소한 사건이다", "판사가 기각한 사건이다"라며 계속 사건 내용은 사라지고 절차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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