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뉴탐사
36세 평당원 김보미, 민주당 당대표 첫 출마 선언 "가짜 1인1표 심판하겠다"
호남뉴탐사 출연해 "민주당은 죽었다, 살려야 한다"… 공약 1호는 경선 데이터 공개
김보미 전 강진군수 후보, 민주당 당대표 출마… 거명 주자 중 첫 선언
공약 1호는 경선 데이터 공개·검증된 '진짜 1인1표'
이번 지방선거는 참패… "민주당에 대한 심판"
민주당 전당대회 레이스의 첫 출사표는 여의도 거물이 아니라 호남의 36세 평당원에게서 나왔다. 김보미 전 강진군수 후보는 4일 호남뉴탐사에 출연해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전날 페이스북에 출마 선언문을 올렸고 이날 보도자료를 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침묵하고 있고, 김민석 전 총리는 6일 광주에서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보도만 나온 상태다. 거명되는 주자들이 눈치를 보는 사이 평당원이 먼저 링에 올랐다. 김 전 후보는 출마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민주당은 죽었다. 살려야 한다."
그는 방송에서 자신을 "호남의 딸, 36살 평당원 김보미"라고 소개했다. 23세에 정치를 시작해 올해로 13년째다. 강진군의회에서 재선을 지냈고 34세에 의장이 됐다. 연장자가 의장을 맡는 게 관행인 기초의회에서 최연소 의원이 의장에 오른 것이다. 그는 그 8년을 "의자 많이 나르고 커피도 많이 타고, 고생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요약했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는 강진군수 경선에서 차영수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그 경선의 불공정 논란은 뉴탐사가 여러 차례 보도했다.
"2018년과 비교해야… 이게 참패가 아니고 뭔가"
김 전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를 참패로 규정했다. 호남 의석을 석권하지 않았느냐는 반문에는 비교 기준부터 바로잡았다. 윤석열 정부 시기였던 2022년이 아니라, 탄핵 이듬해 치러진 2018년 선거와 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는 탄핵 다음이었고 이번에는 계엄까지 있었다. 더 성과가 좋아야 당연한데 2018년보다 성적이 좋지 않다. 이게 참패가 아니고 뭐냐"고 했다. 서울과 경기 결과는 "폭망"이라고 잘라 말했다. 20·30대 민심에 대해서는 "지금 선거 하면 오세훈 찍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그의 지역구였던 강진이 그 근거다. 군수는 무소속 강진원 후보가 58.5%로 당선됐다. 군의원 가·나 선거구 1위도 모두 무소속이었다. 도의원은 진보당 후보가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군수, 도의원, 군의원까지 한꺼번에 무너진 건 강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차영수 후보 개인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진단했다.
득표수도 모르는 경선… "공약 1호는 데이터 공개"
당대표 출마의 뿌리는 자신이 겪은 경선이다. 김 전 후보는 경선 비용 수천만원을 내고 출마했지만 투표인이 몇 명인지, 자신이 몇 표를 얻었는지 지금도 모른다. "전 세계적으로 어느 정당이 이렇게 하겠느냐"고 했다. 결과를 보려면 소송을 해야 하고, 소송을 하면 징계 대상이 된다. 그래서 공약 1호를 경선 데이터 공개로 정했다. "공개 못할 게 없다. 그게 당락을 바꾸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토론 부재도 함께 겨눴다. 이번 경선에는 후보자 간 토론이 한 차례도 없었다. 도당 홈페이지로 중계된 일방 연설이 전부였고 조회수는 몇백에 그쳤다. 호남에서는 민주당 경선이 곧 당선이다. 유권자는 후보의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하고 군수를 뽑는 셈이다. 최고위원이 아닌 당대표에 도전하는 이유도 여기서 나왔다. "당대표 토론회에 꼭 참석하고 싶어 용기를 냈다"며 정청래 전 대표와의 토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커피 한 잔 값에 권리당원 파는 1인1표"
그가 내건 또 하나의 공약은 '진짜 1인1표'다. 1인1표제 자체는 옳지만 그 표가 진짜 당원의 표인지 검증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요지다. "행안부에 요청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일부러 안 하는 것"이라며 "커피 한 잔 값에 권리당원 파는 1인1표는 기득권의 방패"라고 했다. 휴대폰 여러 대를 개통해 대리 투표하면 서울 사람이 강진 선거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는 선거철마다 안심번호가 수천개씩 늘었다가 선거가 끝나면 줄어드는 현상도 지적했다.
방송에서는 작년 8월 전당대회를 3개월 앞두고 권리당원 53만명이 급증한 사실이 다시 짚어졌다. 당시엔 6개월 규정에 걸려 투표하지 못한 이들이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에는 고스란히 참여한다. 정청래 전 대표 출마를 촉구하는 당원 4만명 서명에 대해 김 전 후보는 "그 4만명 가운데 진짜 1인1표가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전북 소외 발언에 대해서는 "지난 전당대회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호남의 뒤통수를 때린 것"이라며 "이용만 하고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면 제2의 안철수"라고 비판했다.
보안수사권을 둘러싼 당내 기류에도 날을 세웠다. 김 전 후보는 보안수사권 도입 자체는 "당연히 동의한다. 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문제는 순서라는 것이다. 호남 반도체 같은 먹고사는 문제가 급한데 "언제 적 구호"인 검찰개혁·보안수사권을 앞세우는 게 청년의 눈에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2030 청년한테 관심도 없는 이슈를 왜 자꾸 끄집어내 이용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가 보안수사권을 계속 밀면 검찰개혁이 이재명 대통령 보호용이라는 빌미를 국민의힘에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 얘기를 꺼낼수록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만 연상되는 역효과다.
"계란 자국이 남더라도"
김 전 후보의 캠프에는 사무실도 보좌관도 없다. 낙선 후 AI 코딩을 배워 온라인 캠프를 직접 만들었고, 지방재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한 '나라살림 돋보기' 사이트도 구축했다. 보도자료에는 "36세, 계란으로 기득권 바위를 깬다"고 적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에 오른 2021년 당시 나이도 36세였다. 민주당은 아직 30대 선출직 당대표가 없다.
출마 선언 뒤 응원은 문자로만 온다고 했다. 청년 당원들이 페이스북 '좋아요'조차 누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좋아요 누르면 본인 지역위원장한테 찍힌다"는 게 이유다. 마음속으로만 응원해야 하는 당의 공기, 그것이 그가 말하는 민주당의 현주소다. 첫 관문은 예비경선이다. 후보가 4명을 넘으면 컷오프가 이뤄진다. 그는 "어떻게 신박하게 컷오프될지 궁금하다"고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살기 위해 출마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더라도, 계란 자국이 남더라도 목소리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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