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 집결한 김건희 게이트 인맥
2023년 4월부터 10월까지 순천 전역에서 열린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약 980만 명이 방문한 이 대규모 행사를 둘러싸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한경화가 100억 원 규모 문화행사의 총감독을 맡았고,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의 중심 인물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순천을 찾아 경전선 노선 변경을 약속했다. 양평 고속도로 의혹에 연루된 업체는 순천시 하수종말처리장 사업까지 수주했다. 심지어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영적 스승으로 알려진 천공까지 박람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건희 게이트의 모든 요소가 순천에 모였다. 당초 예산 100억 원은 117억 원으로 불어났지만 세부 내역은 비공개 상태다. 순천만 게이트, 그 실체를 파헤친다.
1년 경력 '신진 감독'에게 맡긴 100억 원 행사
2022년 9월, 순천시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한경화를 문화행사 총감독으로 위촉했다. 계약 규모는 7개월간 8천만 원. 조직위는 "국제 행사 연출 경력과 대통령 표창 수상자를 기준으로 4명의 후보를 압축했고, 박람회장 둘러보기를 통해 최종 검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경화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의문이 든다. 주요 경력에는 총연출과 총감독이라는 직함이 뒤섞여 있다. 문화행사 전문가에 따르면, 총연출은 행사의 일부분을 맡고 총감독은 행사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한경화가 총감독 직함을 단 것은 2022년부터다. 순천시가 그를 총감독으로 위촉한 2022년 9월 기준으로 보면, 총감독 경력은 사실상 몇 개월 수준에 불과했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동시다발적인 활동이다. 2022년 한 해에만 대여섯 개의 행사를 총감독·총연출로 맡았다. 전문가들은 "총감독은 현장에 상주하며 매일 회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6~7개 행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다.
수상 경력도 석연치 않다. 조직위는 "대통령상 수상 이력이 있는 후보 4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경화의 대통령상은 2009년 제1회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에서 받은 것으로, 축제 총감독과는 다른 분야다.
조직위가 가장 강조한 경력은 '2022년 5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사전행사 총연출'이다. 하지만 이 경력마저 의혹투성이다.
"취임식 총연출? 들어본 적 없다"
2022년 12월, 더팩트 유홍철 기자는 한경화의 경력 의혹을 최초로 보도했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당시 취임식 행사 총감독을 역임한 이 모 교수는 "한경화를 알고는 있지만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행정안전부에 알아보라고 했다. 행안부 최 모 과장은 "취임식 전문위원이 30명 위촉돼 있었고, 사전행사 총연출을 맡았다면 모를 리 없다"며 "그런데 나는 전혀 모르는 인물"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직 취임준비위원회 대변인격인 안 모 씨와 박주선 위원장의 비서를 지낸 김 모 씨도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홍철 기자가 한경화에게 직접 전화했을 때도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증거를 보내달라"는 요청에 며칠 뒤 조직위를 통해 보내온 것은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전문위원' 위촉장이었다. 사전행사 총연출이 아닌 전문위원 30명 중 1명이었다는 증거였다.
경력보다 '컨트롤 가능성'이 중요했나
조직위가 작성한 총감독 위촉 검토 보고서를 보면 더욱 의아하다. 4명의 후보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
1번 후보 한경화에 대해서는 "제20대 대통령 취임 사전행사 총연출, 유네스코 남한산성 문화제 총감독 등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신진 감독"이라며 "주제공연 분야 실경 미디어아트의 전문가"라고 극찬했다.
반면 2번 후보 김 모 감독은 "총연출 감독으로 능력이 검증되어 있으나, 동천 및 저류지 연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있다"고 평가했다. 누가 부정적 의견을 냈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3번 후보 이 모 감독에 대한 평가는 더욱 놀랍다. "총감독으로 명성은 검증되어 있으나, 과대한 명성으로 인해 조직위에서 컨트롤 어렵고, 과한 보수 수준을 요구할까 우려스럽다." 유명한 총감독으로 알려진 이 모 감독을 '컨트롤이 어렵다'는 이유로 감점한 것이다.
40년 경력의 1세대 문화기획자는 이렇게 말했다. "총감독 경력이 1년밖에 안 된 사람을 국가 행사의 총감독으로 선임하기는 매우 어렵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총감독을 1년 된 사람을 뽑겠는가? 그리고 총감독을 왜 '컨트롤'하나? 잘하는 사람을 따라가면 되는 것 아닌가?"
전문가는 또 "2022년부터 2023년까지 6~7개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며 "서울, 경기도, 순천, 제주를 갔다 갔다 하는 동선이 가능한가? 총감독은 현장에서 숙박하면서 매일 체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상 경력에 대해서도 "총감독으로 뽑으면 총감독 경력을 뽑는 것 아닌가? 콘텐츠 어워드 수상은 축제로 탄 게 아닌데, 시간과 경력을 뒤섞어 놓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1회 출근에 월 천만 원
한경화의 근무 조건도 의문이다. 2022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은 주 1회 상주, 2023년 1월부터 2월까지는 주 2회 상주, 3월부터 4월까지는 주 3회 상주였다. 일주일에 한 번에서 많아야 세 번 정도 출근하는 조건이다.
그런데 계약 금액은 7개월간 8천만 원, 월 천만 원이 넘는다. 주 1회 출근이면 한 번 올 때마다 250만 원을 받는 셈이다.
문서에 명시된 총감독의 역할은 막중하다. 공식 행사 및 주제 행사 총괄, 세부 연출 계획 수립, 안전사고 대비 브리핑, 조직위 회의 주관, 관련 기관 협의 및 대외 활동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업무다. 전문가들은 "현장에 숙박하면서 매일 체크해야 할 정도로 살인적인 스케줄"이라고 말한다.
과연 주 1~3회 상주로 100억 원 규모 국가 행사 총감독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을까? 순천시는 근무 기록에 대한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
당시 정원박람회 조직위 운영부장은 "문화예술 창작 활동을 하는 분들은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자주 오셨다"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인 근무 기록은 제시하지 못했다.
MBC 플러스 탈락시킨 '의문의 심사'
문화행사 대행사 선정 과정에도 불공정 논란이 있었다. KBS N, MBC 플러스 등 3~4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MBC 플러스는 2021년 광화문에서 열린 '광화시대' 행사 실적을 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증한 행사였다.
그런데 조직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34억 원짜리 행사인 '광화시대'가 문화행사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MBC 플러스는 0.44점 차이로 탈락했다. MBC 플러스는 전남도의회와 순천시의회에 진정서를 내며 강하게 항의했다.
왜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MBC 플러스를 배제했을까? 당시 윤석열 정부는 서울 MBC와 갈등 관계에 있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개막식에 초청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개막식 행사를 MBC 카메라가 담는다면 대통령 측근들이 어떻게 생각했을까?
결국 KBS N이 선정됐고, 낙찰 금액은 92억 985만 원이었다.
100억이 117억으로...비공개된 25억
더 큰 문제는 예산이다. 당초 문화행사 예산은 100억 원이었다. 실제 낙찰 금액은 92억 985만 원이었다. 그런데 최종 지출액은 117억 1,873만 원이다. 25억 원이 증가했다.
순천 시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순천시는 "법인 등 영업상 비밀 침해"를 이유로 상세 내역을 비공개했다. 전남도의원들이 전남도청을 통해 자료를 요구했지만, 순천시는 "자료 부존재"라며 제공하지 않았다. 전남도청 산림휴양과 담당 팀장은 "상급 기관이 요구해도 주지 않는 경우는 없다"며 황당해했다.
당시 조직위 운영부장은 "개막식 장소를 수상무대로 옮기면서 비용이 들어갔고, 대통령 경호시설 비용이 추가됐다"며 "추석 연휴에 기획공연을 늘리면서 9억이 증액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역은 여전히 감춰져 있다.
문화행사 대행사로 참여한 회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100억 원 중 50억 원 정도가 총감독이 쓸 수 있는 예산이었다. 업체 선정, 물품 구매, 출연진 구성 등을 총감독이 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우리가 수주를 해도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윤석열 지시로 경전선 우회하겠다"
2023년 2월 1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순천을 방문했다. 박람회 개막을 한 달 반 앞둔 시점이었다. 원희룡은 이렇게 말했다.
"시장님이 새 정부 출범한 이후 자꾸 찾아오셨다. 도심을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도록 하겠다. 추가로 들어가는 예산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책임지겠다."
순천을 관통하는 경전선을 우회시키겠다는 약속이었다. 일제시대부터 이어진 도심 철로 문제는 순천시의 최대 숙원 사업이었다. 원희룡은 "대통령님께서 장관에게 지시하셨다"고 강조했다.
노관규 시장은 페이스북에 "순천 100년의 숙원이 풀리는 순간"이라며 원희룡을 극찬했다. "서울대 수석 입학, 사법시험 수석 합격한 수재, 호남의 애정이 각별하다"고 썼다. 시민들이 자비로 용산·세종·전남도청을 찾아가 항의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달 반 뒤인 2023년 4월 1일,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노관규 시장은 개막식 단상에서 대통령 부부를 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님께서 순천을 위해 크고 작은 여러 문제들을 살펴주셨다. 도심을 통과하는 경전선이 우회될 수 있도록 장관에게 지시하셨고 그렇게 해주시기로 하셨다. 그린아일랜드도 아스팔트 도로가 푸른 정원으로 바뀔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주셨다.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린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경전선 우회는 어떻게 됐을까? 순천시 도로과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설계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국토부에서 별다른 지시가 내려온 게 없느냐"는 질문에 "국가에서 하는 정책 사업을 일일이 지자체에 통보해주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원희룡의 약속은 실체가 없다. 천억 원 이상의 국고 지원 약속도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양평 고속도로 업체, 순천 하수처리장까지 수주
2024년 11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설계 용역에 참여한 업체들의 관급 공사 수주액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크게 증가했다는 내용이었다.
동해종합기술공사와 한종산업개발. 김승진 회장 일가가 지분과 경영권을 공동으로 보유한 사실상 동일그룹의 계열사다. 윤 대통령 취임 전 2년 3개월과 취임 후 2년 4개월을 비교하면, 동해종합기술공사는 계약 금액이 2.3배, 한종산업개발은 1.9배 증가했다.
그런데 이 한종산업개발이 순천시 하수종말처리장 운영 위탁 용역 업체로 선정됐다. 노관규 시장 재임 시절이었다. 한종산업개발은 4개 업체 컨소시엄 중 40%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주관사로 참여했다. 계약 기간은 5년, 계약 금액은 37억 원이다.
순천시 하수도과 관계자는 "법에 따라 절차를 거쳤다"고만 답했다. 양평 고속도로와 연관된 업체라는 점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언론 보도를 통해 나중에 알았다"며 "설령 관련됐다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종산업개발 임원은 노관규 시장의 매산고등학교 후배로 알려져 있다. 순천에는 매산고와 순천고 출신들이 각각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천공도 박람회장 방문
2023년 4월 10일,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영적 스승으로 알려진 천공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을 찾았다. 흰색 도포 차림의 천공이 박람회장을 활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대통령 부부가 개막식에 참석한 지 불과 9일 후였다. 단순한 관광이었을까? 아니면 대통령 부부가 다녀간 현장을, 김건희 측근들이 총동원된 행사를 점검하러 온 것일까?
김건희 게이트의 핵심 인물들이 모두 순천에 모였다. 한경화, 원희룡, 한종산업개발, 천공. 이들의 순천 방문과 박람회 참여가 모두 우연일까?
민주당서 제명, 국민의힘에 줄대기
노관규 시장의 정치 이력을 보면 의문이 풀린다. 2000년부터 정치에 입문한 그는 네 차례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단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민주당으로 시작했지만 잦은 탈당으로 제명당했다는 말이 있다. 순천은 민주당 텃밭이다. 제명당한 그가 정치 생명을 이어가려면 윤석열 정권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노관규 시장의 2022~2024년 주요 일정을 보면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잦은 접촉이 눈에 띈다. 2022년 6월 취임 전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 면담, 8월 경전선 우회 건으로 원희룡 만남, 10월 인요한 명예홍보대사 위촉, 2023년 3월 김영선 국회 부의장 면담, 3월 31일 윤석열·김건희 개막식 참석, 4월 이철우 경북지사 명예도민 수여, 8월 국민의힘 당대표 및 주요 당직자 방문, 11월 김건희 순천 방문 동반...
2022년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관규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경쟁 후보들을 비하하고 여성 비하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녹취록에는 "아랫도리 벌려버린 여자", "돈 안 먹은 놈은 후보도 안 되는가 봐" 같은 발언이 담겨 있다.
그런 그가 당선 후에는 국민의힘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한경화를 총감독으로 위촉하고, 윤석열 부부를 개막식에 모시고, 김건희와 동반 방문까지 했다. 이 모든 것이 정치적 줄타기가 아니었을까?
그런데 2025년 6월 대선 이후 노관규는 다시 노선을 바꿨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자 민주당 실세 정청래와 손을 잡았다. 정권이 바뀌니 이제는 민주당 복당을 꿈꾸는 것일까? 순천 시민들은 이런 장면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책 팔아 번 돈, 재산 신고 안 했다"
2023년 12월, 노관규 시장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성공의 비밀'이라는 책을 냈다. 출판기념회 현장에서만 2천여 권이 판매됐다. 그런데 2023년도 공직자 재산 공개 내역에 출판 수익은 보이지 않는다.
책 내용도 논란이었다. 직접 집필한 내용이 아니라 언론사 인터뷰 기사를 엮은 것이 3분의 2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한국지방자치학회 발표 자료와 이전 저서에서 발췌한 내용이었다. 현직 시장이 평일에 책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재산 신고 내역에는 다른 특이한 점도 있다. 2023년 사인 간 채무 증가 금액이 7억 원이다. 사채 7억 원을 차입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순천시 왕지동 롯데캐슬을 7억 8천만 원에 구입했다. 부동산 구입에 사채를 이용한 것일까? 일반적으로는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하는데, 왜 사채를 썼는지 의문이다.
순천시청 비서실에 이런 의혹들을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해고당한 기자, 폭행당한 기자
유홍철 기자는 2022년 12월 한경화 총감독 경력 의혹을 최초로 보도했다. 더팩트 광주전남 본부 소속이었던 그는 2023년 6월과 7월 순천시정을 비판하는 기사를 두 차례 더 썼다. 순천시 폐기물 처리장 선정 문제점과 그린아일랜드 원상복구 논란이었다.
두 번째 기사가 나간 다음 날인 7월 3일, 유 기자는 해고 통지를 받았다. 광양 봉강저수지에서 업자를 도와주고 500만 원을 받았다는 이유였다. 유 기자는 "그곳에 가본 적도 없다"며 반박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7월 5일 저녁, 순천 동천공원에서 유 기자는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는 노관규 시장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진 차 모 씨였다. 차 씨는 노 시장의 야인 시절부터 10년 이상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고, 2022년 시장 선거 당시 노 시장 캠프에서 중요한 직책을 수행했다.
유 기자는 고소했고, 2024년 4월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차 씨에게 상해 및 특수폭행으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폭행 사건 직후 순천 시내 기자들은 아무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1년 뒤 판결이 나온 뒤에야 한두 곳에서 기사가 나갔다.
유 기자는 말한다. "순천 지역 기자들은 좋게 말하면 어려움에 처해 있고, 안 좋게 말하면 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 노관규 시장을 비판하는 기자는 나 혼자였다."
국정감사로 가는 순천만 게이트
2025년 9월, 뉴스타파가 김건희가 순천 지역 현안 직보를 받고 정부 예산에 개입한 정황을 보도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노관규 순천시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3년간 시민들이 답을 듣지 못한 질문들. 한경화 감독 선임 의혹, 김건희의 개입 정도, 117억 원 지출 내역, 원희룡의 경전선 약속, 한종산업개발 수주 과정, 책 판매 수익 미신고, 7억 원 사채 차입... 이제 국정감사장에서 답해야 한다.
노관규 시장은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로 취재 의사를 전달했지만 답은 없었다. 순천시청을 방문했을 때도 시장은 서울 출장 중이었다. 홍보실에 질의의사를 전달했지만 회신은 오지 않았다.
더 이상 피할 곳은 없다. 국정감사장에서 진실을 밝혀야 할 때다.
김건희 게이트와 순천만 게이트는 별개가 아니다. 같은 네트워크, 같은 인물들, 같은 업체들이 순천에서도, 양평에서도, 정부 공사에서도 움직이고 있다. 권력과 이권이 만나는 지점에 순천이 있었다. 순천 시민들은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980만 명을 맞이했나? 박람회의 진짜 수혜자는 누구였나?"
순천 시민들은 노관규를 '순천의 윤석열'이라 부른다. 일은 잘하지만 애민정신이 없고, 시의회와 언론을 장악해 제 마음대로 행정을 편다는 평가다. 불통 이미지가 강하고, 성과 없는 자랑만 늘어놓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7개월 뒤 지방선거가 있다. 순천 시민들은 이번에는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일도 잘하지만 시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할 줄 아는, 덕망을 갖춘 리더를 선택할 수 있을까? 순천만 게이트가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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