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황교안 "판사·의원 가족 신상털어 고발하라"...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지하조직 운영 포착

뉴탐사 2개월 잠입취재 단독공개..."집 앞 압박시위로 노정희 선관위원장 사퇴시켰다" 자랑하며 고발 사주

2025-09-16 00:38:41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비밀리에 지하 조직을 운영하며 판사, 국회의원, 언론인과 그 가족들까지 무차별 고발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시민언론 뉴탐사가 15일 공개한 잠입 취재 영상에는 황교안이 직접 고발 방법을 교육하고 "가족들 신상을 털어서라도 고발하라"고 노골적으로 지시하는 장면이 담겼다.


7월부터 본격 활동...검사 출신 황교안이 직접 '고발장 작성법' 교육


뉴탐사는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26일까지 두 달간 황교안이 이끄는 '자유와혁신당' 내 '반국가세력척결위원회'에 잠입해 내부 활동을 취재했다. 이 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한 달여 만인 7월 21일 첫 모임을 열었으며, 황교안은 직접 참석해 고발장 작성법을 상세히 교육했다.


첫 모임에는 10여 명이 참석했다. 황교안은 "악필로 썼든 문법이 안 맞든 아무 문제없다"며 "민주당 애들은 그렇게 싸운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답게 구두 고발이 가능하다는 점까지 설명하며 "접수 안 하면 직무유기"라고 지도했다.

▲국회의원 고발 방법을 설명하는 황교안(2025.7.21)


8월 26일 열린 두 번째 모임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지시가 이어졌다. 황교안은 "SNS가 발달돼 있으니 공격하고 찾는 게 중요하다"며 "반국가세력들이 지금 무방비"라고 말했다. 그는 "검색해서 맨 처음엔 큰 거, 점점 작은 걸로 옥죄어야 한다"고 단계별 공격 전략까지 제시했다.

▲구체적인 공격 방법을 설명하는 황교안(2025.8.26)


"집 앞 찾아가 샤우팅하라"...노정희 전 선관위원장 사퇴 성과 자랑


충격적인 것은 황교안이 집 앞 압박 시위를 구체적으로 지시한 대목이다. 그는 "아침 출근 전에 집 앞에 찾아가서 계속 샤우팅하라"며 "옆집 사람이라도 듣게 하면 굉장히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노정희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예로 들며 "우리가 집을 찾아가 압박 시위를 했더니 15일 만에 사퇴했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노 전 위원장은 2022년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퇴했다. 황교안은 자신이 총리 시절 집 앞까지 시위대가 왔던 경험을 언급하며 "물러나면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까지 타깃..."젊은 사람들이 신상털기 잘한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고발 대상을 가족까지 확대하라는 지시였다. 뉴탐사 기자가 "배우자, 자녀, 부모까지 어떻게 알 수 있나"고 묻자, 황교안은 "여러분이 연구하면 알 수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신상털기 같은 거 잘한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위원회 내부 문서에는 "판사, 국회의원, 공무원, 언론인, 종교인, 선관위원, 그들의 배우자, 자녀, 부모 등으로 확대"라고 명시돼 있었다. 또한 "각자 개인이 때려야 효과적"이라며 당 차원이 아닌 개인 명의로 고발하라고 지시했다.

▲황교안의 반국가세력척결위원회 내부 문서에는 구체적인 공격 대상이 명시돼 있다


"반국가세력 용어, 내가 만들어 윤석열이 사용"


황교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계엄 당시 사용한 '반국가세력'이라는 용어가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얘기했지만 내가 선동해왔던 것이 반영된 것"이라며 "반국가세력 척결위원회는 우리당에만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 전교조, 철도노조, 전농 등을 반국가세력으로 지목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아니라 민노총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민주'라는 좋은 단어를 빼앗아야 한다"는 유치한 전략까지 제시했다.


시그널 메신저로 비밀 조직 운영..."CIA에 신고하자"는 황당 주장도


황교안은 보안을 위해 카카오톡 대신 시그널 메신저를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카톡방이 많이 뚫린다고 하니 시그널 방을 만들라"며 조직적 활동을 독려했다.


단톡방에서는 황당하게도 "CIA에 신고하자"는 의견들이 오갔다. 실제로 이성복, 엄성하 판사 등을 CIA에 신고했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송병훈 판사에 대한 고발은 경찰에서 각하됐지만, "직무유기 항목을 더 보충하겠다"며 재시도 의사를 밝혔다.


"고발 못하면 언론에 때려라"...경향신문 건물 민주노총 입주도 공격 대상


황교안은 "고발할 수 없는 것은 언론에 때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경향신문 14층에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다는 점을 들며 "이런 것도 계속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총 사무실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언론에 계속 때리면 된다"는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했다.


위원회는 '색출팀'과 '처단팀'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었다. 척결 대상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민주노총, 전교조, 중앙선관위, '좌파 목사가 담임 있는 교회' 등이 명시됐다. 개인 타깃으로는 이성복·엄성하 판사, 김어준, 이재명, 정청래, 조응천·민중기·이명현 특검 등이 거명됐다.


이중당적도 용인..."법 위반이지만 처벌된 적 없다"


황교안은 이중당적 문제에 대해서도 놀라운 발언을 했다. "이중당적은 법에 위배되지만 역사상 문제됐던 일은 한 번도 없다"며 국민의힘 당원들의 중복 가입을 사실상 용인했다. "한동훈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당 대표 선거 끝나고 오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지연 기자는 7월과 8월 두 차례 모임에 참석했지만 황교안은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올해만 두 번 대면 인터뷰를 했는데도 못 알아봤다"며 "유튜브 하냐고 물으며 저를 쳐다봤지만 결국 못 알아봤다"고 전했다. 권 기자는 고발 활동을 하지 않아 결국 위원회에서 강제 탈퇴됐다.


패스트트랙 충돌로 징역 1년 6개월 구형받은 날


공교롭게도 황교안은 이날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검찰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았다. 나경원 의원은 징역 2년이 구형됐다.


황교안의 '자유와혁신당'에는 36개 위원회가 설치됐으며, 이 중 '반국가세력척결위원회'와 '부정선거척결위원회' 등은 타 정당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조직이다.


강진구 기자는 "윤석열이 이루지 못한 과업을 황교안이 지하에서 이어받아 수행하려는 것"이라며 "내란 잔당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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