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도

경찰, 더탐사 강진구 기자 자택 또 압수수색…휴대폰·노트북 압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재 관련 10번째 영장 집행

최영민 감독 7시간 조사 다음 날 곧바로 자택 급습

경찰, "큰 시나리오 짜고 범행했다" 식으로 몰아가

2022-12-23 14:00:00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22일 시민언론 더탐사 강진구 기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폰과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압수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관련 취재를 이유로 더탐사에 대해 집행된 압수수색 영장은 이번이 10번째다.


강진구 기자는 이날 아침 가족이 외출한 직후 자택에서 혼자 있을 때 경찰의 급습을 받았다. 현관 너머로 인기척이 들려 문을 열었더니 7~8명의 수사관이 한꺼번에 밀고 들어왔다. 서울청 본청에서 지난번 사무실 압수수색 때 왔던 수사관들이 다시 나온 것이다. 경찰은 강 기자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폰 2대를 수거해 갔다.


이틀 연속 조사와 압수수색


경찰의 강제수사는 조사와 맞물려 연이어 진행됐다. 강진구 기자가 지난주 4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전날에는 최영민 감독이 오후 2시에 출석해 밤 9시 15분까지 약 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최 감독에 대한 조사가 끝난 바로 다음 날 아침, 강 기자 자택에 압수수색이 들어왔다.


압수수색 현장의 분위기는 수사하는 쪽이나 당하는 쪽이나 다를 바 없었다. 경찰관들도 서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표정이었고, 압수수색을 받는 쪽도 마찬가지였다. 강 기자는 분노를 넘어서 허탈하다고 했다.


경찰이 그리는 시나리오


더탐사가 받고 있는 혐의는 3건이다. 첫째, 막내 기자가 한동훈 장관의 차량을 세 차례 따라간 것에 대한 스토킹 혐의. 여기에 미행을 지시했다는 이유로 강진구 기자도 피의자로 묶였다. 둘째, 이세창 씨 사무실을 두 번째 방문한 것에 대한 주거침입 혐의. 셋째, 한동훈 장관 자택을 방문해 초인종을 누른 것에 대한 주거침입 및 보복범죄 혐의다.


실제로 한 행위라고는 현관 앞에서 질문 몇 차례 던지고 2~3분 만에 나온 것이 전부다. 문제는 경찰이 이 개별 행위를 하나의 거대한 범죄 시나리오로 엮으려 한다는 점이다. 개별 사안만 놓고 보면 처벌하기 애매하니, 더탐사가 사전에 큰 그림을 짜놓고 조직적으로 범행했다는 틀을 씌우려는 것이다.


경찰이 그리는 시나리오는 이랬다. 더탐사가 라이브 방송을 켜고 한동훈 장관 집을 방문하는 장면을 보여준 뒤, 압수수색이 들어오면 그걸로 또 라이브를 해서 슈퍼챗으로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취재 행위 전체를 돈벌이 목적의 사전 모의로 만들려는 의도였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누가 제안했는지, 7시간 라이브 동안 슈퍼챗을 얼마나 받았는지를 집요하게 물었다. 최 감독이 지난번 압수수색 때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고의로 숨긴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상부 실시간 모니터링 속 반복 심문


조사 방식도 이례적이었다. 통상 경찰 조사에서는 담당 수사관이 개별적으로 조서를 작성한다. 그러나 서울청 조사에서는 수사관이 입력하는 조서를 상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밖에서 지켜보면서 추가 질문을 계속 내려보냈다. 이것도 물어봐라, 저것도 물어봐라 하면서 같은 질문을 표현만 바꿔 반복하게 했다. 작은 말실수라도 나오면 그걸로 트집을 잡으려는 의도였다.


김세용 판사, 같은 자택에 영장 세 차례 발부


강진구 기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서울지방법원 김세용 판사가 발부했다. 같은 자택을 대상으로 영장이 세 차례나 나왔다. 더탐사는 등록 언론사이며, 한국인터넷기자협회에도 가입된 정부 공인 언론사다. 그럼에도 기자 자택과 사무실에 반복적으로 압수수색이 집행되고 있다. 비리 의혹을 받는 고위공직자를 추적하고 집을 방문해 반론을 듣는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더탐사 사무실 주변에도 수사관들을 배치했다. 오전 10시 이전부터 건물 안팎에서 수사관들이 배회하는 것이 목격됐다. 사무실 자체에 대한 진입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기자들이 밖으로 나서는 순간 신체 수색을 시도할 것으로 더탐사 측은 보고 있다. 전날 밤부터 강 기자 자택 앞에 경찰이 잠복한 정황도 있었다. 강 기자는 새벽 2시쯤 귀가할 때 1층 주차장에서 불빛을 발견하고 다른 동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걸어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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