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오세훈, 김건희 주가조작 공범 의심 업체에 60년 독점 특혜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자 동일삭도, 서울대공원 케이블카 30년 우선협상자 지정

권오수·김건희 워런트 차명관리 의심…단 한 차례도 기소 안 돼

최초 제안자 삼층버스 밀어내고 60년 독점, 업계 "회장님 영향력"

오세훈 직접 답변 회피, 우선협상자 지정 1년 6개월째 결정 보류

2026-04-30 06:55:43

서울대공원 노후 리프트를 곤돌라로 교체하는 30년 무상 사용 민간투자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연루자가 운영하는 회사가 선정된 사실이 확인됐다. 김건희씨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차명 주식을 관리한 것으로 의심받으면서도 단 한 차례도 기소되지 않은 인물이다. 이미 30년을 같은 자리에서 운영해온 업체이기 때문에 이번 30년을 더하면 사실상 60년 독점이다. 우선협상자 지정 이후 1년 6개월째 사업자 확정이 미뤄지고 있다. 시장 명의로 동의안을 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직접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도이치모터스 핵심 연루자의 회사가 우선협상자


서울시는 2024년 11월 서울대공원 리프트를 곤돌라로 교체해 30년간 운영하는 민간투자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동일삭도를 지정했다. 동일삭도는 1991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리프트를 운영해온 업체다. 이번 사업까지 합치면 한 자리에서만 60년 독점 운영이 보장된다.


동일삭도 대표 이승근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연루자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권오수 전 회장이 2011년 12월 산업은행으로부터 BW(신주인수권부사채)의 워런트 260만 개를 인수한 직후 의도적인 주가 하락 작전이 시작됐다. 1년 뒤 권씨는 자신이 보유한 워런트를 측근들 명의로 분산시켰다.


이때 이승근씨 회사 직원 두 명의 이름으로 각각 60만 주가량의 워런트가 옮겨졌다. 강진구 기자가 직접 만난 직원 정모씨는 자신 명의로 그런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두 직원 명의의 워런트는 2013년 2월 이승근씨 본인 명의로 다시 이전됐다. 같은 시기 김건희씨도 권씨로부터 워런트 50만 주를 인수했다. 매입 단가는 권씨가 산업은행에서 매입한 가격과 같았다.


이씨와 김건희씨는 2013년 6월 거의 같은 시기에 워런트를 매도했다. 이씨는 4억원, 김씨는 8천만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매도하지 않은 워런트로 주식 전환됐다고 가정할 경우 미실현 차익은 도이치모터스 최고가 기준 약 580억원에 이른다. 이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후보 시절 고액 기부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말기 압수수색만 받았을 뿐, 1차 기소에서도 윤석열 정부 추가 수사에서도 단 한 차례 기소되지 않았다.


최초 제안자 '삼층버스'가 밀려난 미스터리


이번 사업의 최초 사업 제안자는 동일삭도가 아니다. 2022년 10월 14일 설립된 신생 법인 삼층버스가 약 3년 동안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사업을 제안했다. 본인들의 제안서를 토대로 사업 타당성 검토가 통과됐고 2023년 5월 입찰 공고가 떴다. 일반적으로 민자사업은 최초 제안자에게 가점이 붙어 사업자로 연결되는 게 업계 상식이다.


삼층버스 대표는 처음부터 컨소시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케이블카 업체들을 일일이 만나봤지만 거의 이구동성으로 "어차피 저쪽이 된다", "거기가 있기 때문에 참여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씨가 한국삭도협회 회장을 지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삼층버스의 입찰 점수가 떨어진 결정적 이유는 공사비 인상이다. 최초 제안 당시 삼층버스는 사업비 688억원을 '불변가'로 못 박았다. 그러나 입찰 직전 컨소시엄에 합류한 엔지니어링사 철도본부에서 자재값 상승을 이유로 공사비를 약 20% 끌어올린 입찰서를 제출했다. 가격이 오르자 수요 예측 평가에서도 밀렸다.


동일삭도는 그 사이 삼층버스가 제출한 최초 제안서의 사업비 그대로 입찰에 들어갔다. 삼층버스가 자체 비용으로 사업 타당성 검토라는 가장 어려운 단계를 통과시켜 놓은 위에 동일삭도가 올라탄 셈이 됐다. 삼층버스 대표는 "심사위원들도 다 그 동일삭도 편을 들었다더라"고 전했다.


업계가 입증한 김건희 영향력 소문


이번 입찰에 같이 들어간 A케이블카 대표는 입찰 결과 이후 이씨로부터 직접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어떻게 같은 업계에서 이렇게 들어올 수가 있냐, 뒤통수를 칠 수 있냐"는 것이 이씨의 말이었다고 한다. A케이블카 대표는 "공정한 경쟁에서 이긴 놈이 가져가는 거지, 당신이 거기 말뚝 박았냐, 네 것도 아니잖냐"고 맞받았다.


이씨의 컴플레인은 한국삭도협회 차원으로도 이어졌다. A케이블카 대표는 "남산하고 같이 짜 가지고 날로 공격을 하더라"며 "야 너네들 올드 멤버들이 이익 보려고 우리들을 들러리 세운 거냐고 따지면서 협회를 탈퇴했었다"고 회상했다. 동일삭도가 이번 사업을 자신의 것으로 굳게 여겼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업계에서는 김건희씨와 이씨의 관계가 공공연히 거론됐다. A케이블카 대표는 통화에서 "(김건희와) 좀 친하잖아요"라는 질문에 "맞습니다, 그거는"이라고 인정했다. 동일삭도가 삼층버스에도 컨소시엄에 들어오라며 지분 3%를 제안한 사실까지 확인됐다. 사업이 자기 것이 될 것을 확신하지 않고서는 나오기 어려운 조건이다.


동일삭도 전무 "회장님 영향력 아닐까"


동일삭도 정모 전무는 권지연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일삭도가 입찰에 성공한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비결이라는 게 보이시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곧이어 "회장님의 영향력이 아니실까도 싶다"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농담조로 수습하려 했지만 김건희씨를 거론하자 "지금 손님하고 얘기 중이다"며 통화를 끊었다. 이후로는 전화도 텔레그램도 받지 않았다.


이씨 본인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진구 기자가 사전 약속 없이 사무실을 찾자 직원이 "사장님은 출근하지 않았다"며 명함만 받고 돌려보냈다. 약속한 연락은 오지 않았다. MBC PD수첩 등 다른 매체도 며칠씩 잠복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씨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케이블카 분야에서 강한 이권 보장을 요구해왔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권 전 회장은 일찍이 다양한 사업 특혜를 받았지만 이씨는 별다른 보상이 없었던 터다.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으로 가장 큰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입을 닫고 있는 이씨에게 윤석열 정권이 사실상 입막음 대가를 줘야 할 처지였다는 분석이다.


오세훈 "거기 독점 준 적 없다" 답변 회피


29일 서울 쌍문동 행사장에서 마주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대공원 곤돌라가 동일삭도 이씨에게 60년 독점으로 넘어가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어디서 오셨느냐", "어린이대공원에 뭐가 있다고요?"라고 되물었다. 사업명이 서울대공원이라고 정정하자 "거기에 독점 준 적 없다"고 한 차례 답한 뒤 행사 일정을 핑계로 자리를 떠났다. 시장 명의로 시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한 사업이었다.


오 시장의 답변 회피와 1년 6개월째 끌고 있는 협상은 맞물려 있다. 윤석열 정권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이미 사업 시행에 들어갔을 시점이다. 도이치모터스 1심 재판 결과, 김건희씨 종합특검 기소, 뉴탐사 보도가 잇따르면서 서울시가 자신의 정치적 부담을 우려해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오세훈 시장은 남산 케이블카 독점 논란을 명분으로 공공 케이블카 신설을 추진해왔다. 서울대공원에는 60년 독점을 사실상 보장하면서, 남산에는 독점을 깬다는 명분으로 공공사업을 밀어붙이는 이중 잣대도 이번에 함께 도마에 오르게 됐다.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마지막 퍼즐로 거론되는 이씨에 대해 종합특검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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