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첼리스트-이세창, 압수수색 10일 전 말맞추기 문자 포착…청담술자리 조작수사 의혹 증폭

명태균 국감 출석 "오세훈에게 아파트 약속받아"…임성근 구속·이종섭 등 5명 영장 기각

2025-10-24 09:25:55

청담동 술자리 조작 수사 의혹에 결정적 증거가 포착됐다. 첼리스트가 압수수색 10일 전인 2022년 11월 11일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문자가 발견된 것이다. 두 사람은 청담동 술자리 보도가 나간 지 약 20일이 지난 시점에 마치 각본을 읽듯 격식을 차린 대화를 나눴다. 당시 연인 사이로 알려진 두 사람의 평소 대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문체였다.


압수수색을 앞둔 시점의 의심스러운 대화


뉴탐사가 확보한 문자 내용을 보면 첼리스트는 "정말 무섭고 제가 무슨 정신에 이렇게 큰 일을 저지른 건지 어제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한 번만 없던 일로 해 주세요"라며 이세창에게 전화를 요청했다. 두 사람은 텔레그램으로 3분간 통화를 했다. 통화 직후 첼리스트가 "감사합니다 총재님"이라는 문자를 보내자 이세창은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라. 명심해라"고 답했다. 첼리스트는 "명심하겠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이세창 휴대폰에서 추출된 텔레그램 대화창 이미지


평소 연인 사이로 지내던 두 사람이 갑자기 상하 관계처럼 격식을 차린 대화를 나눈 것이다. 해당 문자가 작성된 시점은 청담동 술자리 보도 후 약 20일, 압수수색 10일 전이었다. 첼리스트가 11월 24일 경찰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하기 약 2주 전에 해당한다. 압수수색에 대비해 청담동 술자리를 허위로 만들기 위한 증거를 휴대폰에 남겨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문자의 진위를 둘러싼 의문들


이 문자를 둘러싼 의문은 여러 가지다. 첫째, 이세창 휴대폰에만 남아있고 첼리스트 휴대폰에는 없다. 둘째, "한나라의 대통령과 장관을 팔아서 거짓말을 한단 말이야"라는 문구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셋째, 첼리스트와 이세창은 7월 19일 당일 청담동 술자리 관련 휴대폰 기록을 모두 삭제했는데 유독 이 문자만 남아있다. 넷째, 청담동 술자리를 가짜 뉴스로 낙인찍고 싶어 했던 측이라면 이런 문자를 진작 공개했어야 하는데 당시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만약 실제로 주고받은 대화라면 압수수색 직전에 말을 맞춘 증거가 된다. 만약 조작한 대화라면 그 자체로 증거 조작이다. 어느 쪽이든 청담동 술자리 조작 수사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다.


이세창, 문자 존재 부인하다 모순 드러나


뉴탐사가 이세창에게 해당 문자에 대해 물었다. 이세창은 "없었어"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첼리스트가 전화를 걸어온 적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없었어"라고 답했다. "사과 문자를 보낸 적 없느냐"는 질문에도 "안 보냈어. 안 보냈어"라며 여러 차례 부인했다. 하지만 문자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자 태도가 달라졌다. 말을 버벅거리며 "문자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라고 답했다.


압수수색이 임박한 긴박한 시점에 첼리스트로부터 사과 문자를 받았다면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청담동 술자리를 가짜 뉴스로 낙인찍고 싶어 했던 측이라면 더더욱 기억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를 왜 은폐하려 했는지, 왜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이세창의 부인과 번복은 오히려 해당 문자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만들어진 각본이었음을 시사한다.


수사기관은 왜 핵심 증거를 묻었나


해당 문자는 이세창 휴대폰 포렌식 증거 목록에서 발견됐다. 청담동 술자리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이에 대해 전혀 질문하지 않았다. 공소장에도 이 문자는 증거로 제시되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도 당사자들에게 해당 문자가 어떤 맥락에서 오간 것인지 묻지 않았다.


취재 결과 이 문자는 포렌식 증거 목록에서 찾기 어려운 곳에 있었다.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문자를 수사기관이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이다. 만약 정당한 증거라면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것이다. 오히려 은폐한 것은 이 문자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만들어진 각본이라는 사실을 수사기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명태균, 증인석서 오세훈에 "아파트 키 줘요"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명태균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저승사자로 등장했다. 명태균은 오세훈과의 만남을 일곱 차례로 못박고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했다. 일곱 번 만남 중 청국장집을 제외한 여섯 번 모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석했다고 주장했다. 만남을 주선한 것도 김 전 의원이라고 밝혔다.


명태균은 2021년 1월 22일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장복터널을 지나고 있는데 오세훈이 울면서 전화를 했다. 당시 운전자는 김태열이었다"며 "나경원이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송셰프에서도 울었다"며 "질질 짰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명태균은 또 "김영선 의원이 내가 내 손으로 오세훈을 잡아넣는구나 하며 울었다"고도 말했다.


명태균은 여론조사의 반대급부로 아파트를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오세훈이 아파트 사준다고 했다"며 "오늘도 집사람이 아파트 키 받아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인석에서 오세훈을 바라보며 "본인이 아파트 사준다고 하지 않았나. 키 줘요. 어디에 사놨습니까. 누가 거짓말쟁이입니까. 김영선 불러볼까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은 명태균 앞에서 제대로 된 해명조차 하지 못했다. "특검 대질신문에서 밝히고 싶은 게 많은데 여기서 미리 밑천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명태균으로부터 도움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 사람한테 도움받은 것 없다"고 답했다. 명태균이 오세훈이 울며 전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판단해보라"고만 했다.


명태균은 자신만만했고 오세훈은 위축돼 있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명태균 앞에서 당당한 오세훈을 보고 싶어했을 것이다. 하지만 차기 대권을 노리는 오세훈이 명태균 앞에서 오금이 저린 모습을 보인 것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다. 명태균은 오세훈에 대해 "조작진술만 아니면 바깥 다니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건희 특검은 오세훈을 11월 8일 소환해 명태균과 대질신문을 진행한다.


임성근 구속됐지만 이종섭 등 5명 영장 기각


채상병 사건 특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24일 임성근만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영장실질심사 끝에 임성근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성근은 20자리 비밀번호를 "하나님의 사랑을 떠올렸다"고 변명해 법정 모독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함께 영장이 청구된 최진규 전 해병대 11포병대대장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 내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임성근은 2023년 7월 19일 채상병의 상급 부대장으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무리한 지시를 내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장관과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소명되나 주요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인 면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책임 유무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는 것이 기각 이유였다.

▲올해 2월 수원지법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 후 영장전담 판사로 재직중인 이정재, 정재욱 판사.

정재욱 판사는 김건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한학자 통일교 비서실장 정원주에 대한 영장은 기각한 인물이다. 김건희 영장을 발부하면서 공정한 이미지를 쌓고 결정적 순간에 수사의 맥을 끊는 영장 기각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신병 확보 실패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구치소 특혜 의혹 수사 진행


경찰이 윤석열 구치소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강의구 전 부속실장을 조사하고 있다. 윤석열이 구치소 안에서 휴대폰을 사용해 외부와 통화했다는 의혹이다. 강의구뿐 아니라 수칙 위반을 방조한 교도관들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과 김건희 씨는 명성황후 침실이 있는 경복궁에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지원 의원은 "근정전 용상에 앉은 것은 왕이 되겠다는 망상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선 당시 윤석열 손바닥에 '왕'자가 새겨진 사진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계엄 이후 두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분석이다.


뉴탐사는 다음 주부터 청담동 술자리 조작 수사의 전모를 공개한다. 10월 31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경찰의 조작 수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팩트로 밝힐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문자는 시작에 불과하며 더 결정적인 증거들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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