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유시민 "오만한 권력자" 발언에 친청계도 선 그어

한민수 "유 작가 판단일 뿐 동의하지 않는다"

유시민,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오만한 권력자로 규정

친청계 한민수 최고위원 라디오에서 공개 반박…정청래·최민희는 침묵

집단지성이라던 국민여론조사, 시사타파 이종원은 응답 유도 시인

2026-08-26 07:17:53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 '저널리스트'에 나와 이재명 대통령을 "굉장히 오만한 권력자"로 규정했다. 김민석 대표를 두고는 대통령이 당을 지배하려고 내보낸 대리인이라고 했다. 하루 만에 친청계 최고위원이 먼저 선을 그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작가의 판단일 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민석을 대통령 대리인으로 규정


유 작가는 이번 전당대회를 공화정 원리를 지켜낸 선거로 평가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대리인을 보내 당을 지배하려 했고, 이는 공화정 정신에 어긋난다는 주장이었다.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직접 골라 당선시키려는 행위를 왕정 또는 귀족정으로 가는 길이라고도 했다. 김민석 대표가 54%를 얻고 정청래 후보가 46%를 얻은 결과에 대해서는 당원이 두 쪽을 모두 살려놓은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대통령은 민주당 1호 당원이다. 당의 주요 의사 결정에 당원으로서 의견을 낼 수 있고, 당이 내건 정책을 국정에 반영할 책무도 진다. 당무를 논의하는 행위 자체를 지배로 규정하면 당정 협력의 근거가 사라진다. 박찬대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맞붙었던 지난 경선 때 대통령실은 개입하지 않았다.


하루 만에 나온 친청계의 선 긋기


유 작가의 발언에 가장 먼저 반응한 쪽은 친청계였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오직 민심과 당심을 앞세웠던 흐름과 견주면 한민수 최고위원의 표현은 무게가 다르다. 유 작가를 껴안고 가기가 부담스러워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정청래 전 대표의 페이스북에는 26일 아무 글도 올라오지 않았다. 가장 최근 게시물은 하루 전 수해 복구 봉사 활동 사진이었다. 하루에도 여러 건씩 글을 올리던 그다. 최민희 수석최고위원 역시 이진숙 탄핵 촉구 결의안 관련 게시물이 마지막이었고, 유 작가 발언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마찬가지다.


김남국 전략공천은 누가 했나


유 작가는 김남국 의원 사례를 대통령실이 당을 지배한다는 근거로 들었다. 대통령실 참모 시절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주고받은 문자가 문제가 돼 물러난 뒤, 당 대변인을 거쳐 안산에 전략공천됐다는 지적이다. 취재 결과 대변인 발탁도, 안산 전략공천도 정청래 당시 대표가 결정했다. 대통령실이 공천에 개입하려 했다면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던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어디든 내보냈을 자리다.


평택 공천도 같은 구도다. 유 작가는 평택에서 김용남 후보를 공천한 데 대해 아무도 비판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정청래 대표의 공천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평택은 처음에 다른 인사를 검토하다 무산됐고, 마지막에는 여론조사로 후보를 정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그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후보를 두고 선거 기간에 공천이 잘못됐다고 말할 의원은 많지 않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14곳을 모두 전략공천으로 채웠다. 전략공천과 경선을 병행하지 않은 결정은 정청래 전 대표가 내세운 당원주권주의와 정면으로 부딪친다. 부산에 나섰던 전 대통령실 수석의 출마에 대통령실이 부정적이었다는 것이 취재진이 파악한 내용이다.


야만은 이미 호남 공천에서 벌어졌다


유 작가는 지금 민주당이 문명에서 야만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인간 사회가 침팬지 사회로 내려앉는 건 순식간이며,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을 뜬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야만이 실제로 어디에서 벌어졌는지는 짚지 않았다. 호남 공천이다.


신안에서는 군수로 있으면서 저지른 비위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인사가 사면을 받았다. 사면 1년도 안 돼 정청래 당시 대표는 그를 특보로 임명했다. 경쟁 후보는 비상징계권이 동원되면서 경선 무대에서 밀려났다. 그렇게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1인 17표 논란까지 불거졌다.


영광은 더 노골적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전남지사 선거에 나섰던 현역 의원의 출판기념회 축하 영상에서 장세일 군수를 따로 불러 치켜세웠다. 수천 명이 모인 자리였다. 이후 장 군수의 돈봉투 영상이 나왔지만 당에서 내려보낸 감사팀은 며칠 만에 손을 털었다. 경쟁 후보들만 정리된 공천이었다.


무안의 김산 군수를 포함해 이들 상당수가 지금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6·3 지방선거에서 호남이 민주당을 심판한 배경에는 이 공천이 있다. 호남에서는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다. 공천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비위는 그대로 지방정부로 들어간다. 유 작가가 말한 야만은 대통령실이 아니라 여기에서 확인됐다.


집단지성이라던 국민여론조사


유 작가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비주류 후보 세 명이 앞선 결과를 두고 시민들의 집단지성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여론조사가 이상하다는 당내 지적에 대해서도 이상한 것이 맞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그 여론조사는 시사타파TV가 응답자에게 지역과 연령을 바꿔 답하라고 유도한 방송의 표적이었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가 다섯 명이나 나서 표가 갈린 사정도 결과에 반영됐다. 사퇴한 두 후보의 표까지 감안하면 순위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유 작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빼놓고 집단지성이라는 결론을 내놨다.


유 작가는 대통령이 학습을 멈춘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참모들 가운데 직언하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는 전교조 출신을 교육부 장관에, 민주노총 출신을 노동부 장관에 앉혔다. 유 작가는 조중동이 발언을 키워주는 정치인은 당에 해가 된다는 잣대를 스스로 제시한 적이 있다. 조중동은 요즘 그의 발언을 크게 받아쓰고 있다.


이종원 내 아이디어 시인, 27일 고발 기자회견


유 작가가 집단지성의 근거로 든 국민여론조사를 겨냥한 방송은 이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시사타파TV 이종원씨는 25일 자기 방송에서 응답자에게 지역과 연령을 바꿔 답하라고 안내한 것이 자기 아이디어였다고 시인했다. 앞서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에서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던 답변을 스스로 뒤집었다. 그 게시글이 방송보다 하루 뒤인 15일에 올라온 사실이 확인되자 함정을 팠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 사안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법적 조치 검토를 지시한 상태다.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한 고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은 27일 오전 9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다. 김문수 의원 소개로 마련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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