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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고발꾼 김상민, '신당 창당 자금' 허위 의혹 항소심도 유죄… 벌금 300만원
서울북부지법 제3형사부 벌금 300만원 선고… '추정' 방패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깨져
2023년 8월 '불법정치자금 조성' 허위 공세, 2년 11개월 만에 2심 단죄
항소심에 방어용으로 낸 유사수신 송치 기사, 재판부가 정반대 근거로 판단
"의심이 들어 말한 것" 수사기관 진술, 판결문에 증거기록 쪽수까지 적시
서울북부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허명산)는 8월 14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 정한 벌금 500만원보다 형은 줄었지만 유죄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가 파기한 것은 형량뿐이다.
지난해 12월 서울북부지법 형사단독 장원정 판사가 김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지 8개월 만이다. 김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다.
2023년 8월 방송, 무엇이 문제였나
판결문에 적힌 범죄사실은 이렇다. 김씨는 2023년 8월 31일쯤 경기 양주시에 있는 열린공감TV 사무실에서 '(열공 이슈) 얼음땡 사업과 더탐사 그리고 황희석 안원구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방송을 했다. 판결문이 피해자로 특정한 사람은 주식회사 얼음땡 대표 한영숙씨, 얼음땡 운영자 이성열씨,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세 사람이다.
김씨는 방송에서 그림 거래를 비자금 조성 수법에 빗댔다. "이거 한 500만 원짜리 그림을 1억 주고 사는 거예요. 그러면 9500만 원은 그냥 합법적인 뇌물이 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검은 돈이 사실은 여기에 숨어 있다고 봐야 되는 거죠"라고 했다.
발언은 신당 창당 자금으로 옮겨갔다. 김씨는 황희석 변호사와 안원구 전 청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사람들이 과거가 워낙 드럽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공천받을 가능성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50억이나 되는 돈을 우리 시민들이 푼돈으로 만들 수는 없거든요. 2차 펀딩을 그러면 어디서 들어왔겠어요. 자금세탁을 하는 검은 조직들이 있다는 거죠"라고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시가보다 훨씬 비싸게 그림을 팔거나 중국산을 비싸게 파는 방법으로 불법 자금을 만든 사실이 없고, 그렇게 만든 돈으로 신당을 창당하려 한 적도 없다고 인정했다.
두 번 깨진 '추정' 방패
김씨가 1심과 항소심에서 내세운 논리는 같았다. 자신이 '추정'이라고 명시했으므로 의견 표명일 뿐 사실 적시가 아니고, 설령 사실 적시라도 불법 정치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한 공익 목적이었으므로 비방 목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물리쳤다. "지금부터는 저의 추정입니다"라고 말한 직후 "이제 검찰에서 수사를 하겠죠", "자금세탁을 하는 검은 조직들이 있다는 거죠"라는 발언을 이어간 점을 들어, 전체 맥락상 불법자금을 조성했다고 암시하기에 충분하다고 봤다.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발언이 추측 형태로 표현됐더라도 사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방식이라면 사실 적시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07도5312)가 근거였다.
항소심 재판부의 결론도 같았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고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제출할 증거는 없다"고 스스로 말했다
항소심 판결문에서 가장 무거운 대목은 김씨 본인의 진술이다. 재판부는 그가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려고 어떤 조사나 확인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증거기록 쪽수와 함께 그대로 인용했다.

1심 판결문에도 같은 취지의 지적이 있다. 김씨가 의혹의 근거로 든 주된 사정은 자신의 발언 이후 피해자들 회사에서 더 이상 그림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에 불과하며, 그가 낸 자료를 두루 살펴봐도 그런 의혹을 제기할 만한 정황은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년 11개월에 걸친 공세를 지탱한 근거가 무엇이었는지를 판결문 두 건이 나란히 보여준다.
방어용으로 낸 자료가 되레 발목
김씨는 항소심에서 참고서류 2로 기사 한 건을 냈다. 한영숙씨 등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송치됐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발언이 허위가 아니고 허위성을 인식하지도 않았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이 자료를 정반대로 읽었다. 그 기사에서 문제가 된 것은 "주식회사 얼음땡을 설립한 뒤 법령에 따른 인가나 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자금을 조달하는 유사수신행위를 하였다"는 것일 뿐, 김씨의 발언처럼 피해자들이 불법자금을 만들어 그 자금으로 신당을 창당했기 때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인가 없이 돈을 모았다는 혐의와, 그렇게 모은 돈으로 정당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다른 사실이라는 뜻이다.
형은 줄었지만, 명예훼손 전력도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불리한 정상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김씨가 범행에 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이다.
유리한 정상으로는 발언 내용이 상당히 악의적이라거나 그 정도가 중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피해자들이 관련 민사소송을 통해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꼽았다. 여기에 김씨가 동종범죄로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교통범죄로 두 차례 벌금형 처벌을 받은 것 외에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도 참작했다. 이번이 첫 명예훼손 사건이 아니라는 사실이 감형 사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확인된 셈이다.
김씨는 열린공감TV 경영권 분쟁에서 정천수 측을 대신해 뉴탐사 기자들을 상대로 고발을 남발해 온 인물이다. 2024년 3월 민사 가처분 인용, 지난해 7월 손해배상 청구 기각과 9월 확정, 지난해 8월 서울마포경찰서의 고발 5건 각하에 이어 1심 유죄와 항소심 유죄까지, 그의 주장은 법원과 수사기관에서 연거푸 배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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