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독썰

검찰 수사관 '컨닝 페이퍼' 원본 공개…관봉권 띠지 증거인멸 조직적 은폐 드러나

국회 청문회서 "기억 안 난다" 일관했던 김정민·남경민 수사관, 사전 문답지 16페이지 작성해 암기

2025-09-26 01:45:04

검찰 개혁 청문회에 출석한 수사관들이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에 대해 조직적으로 거짓 증언을 준비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 시민언론 뉴탐사 워치독팀은 25일 남경민·김정민 수사관이 국회 증언용으로 작성한 16페이지 분량의 '컨닝 페이퍼' 전문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문서를 살펴보면 "띠지를 폐기했습니까?"라는 질문에 "기억이 없습니다"라고 답하도록 정리돼 있고, "만약 제가 폐기했다면 지시는 없었다"는 답변까지 준비돼 있었다. 특히 "계속 누구의 책임인지 추궁한다면 관봉권을 전달했던 계장의 지시 부재를 언급할 계획임"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자기 자신의 답변을 "~할 계획임"이라는 3인칭 형식으로 작성한 것은 누군가에게 보고하는 문서임을 보여준다.


워치독팀이 통화한 20년 경력의 특수수사관은 "범인들이 거짓말로 진술을 하려고 암기할 때 쓰는 방식과 아주 유사하다"며 "기억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면 이렇게 두꺼운 모범답안을 만들 필요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송영길 돈봉투 사건도 검찰 회유 녹취록 공개…"추석 음식 먹게 해주겠다"


오마이뉴스가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검찰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돈봉투 사건'에서도 증인 회유를 시도했다. 2023년 9월 15일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은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가 검찰 출석을 거부하자 그의 배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사관은 "남편 추석 음식도 먹게 하겠다"며 검찰청으로 오라고 회유했고, "박용수를 소환하는 목적은 박용수 본인 사건보다는 송영길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참고인으로 면담해보고자 하는 게 주목적"이라고 노골적으로 밝혔다.


이는 2023년 6월부터 11월까지 김성태에게 연어와 술을 제공했다는 이른바 '연어 술파티'와 동일한 수법이다. 가족을 동원해 회유하는 방식이 검찰의 일반적인 매뉴얼처럼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엄희준 부천지청장 위증 확정…쿠팡 노동자 퇴직금 사건 "무혐의 지시했다"


엄희준 부천지청장이 국회에서 위증한 사실도 드러났다. 엄희준 지청장은 청문회에서 쿠팡 계약직 노동자들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부장검사를 패싱하고 주임검사에게 지시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틀 뒤 오마이뉴스가 공개한 검찰 내부 메시지를 보면 주임검사가 "청장님께서 부르셔서 다녀왔고요. 검토 방향 알려주셨는데 쿠팡 무혐의"라고 적혀 있다. 엄희준 지청장이 직접 무혐의 방향을 지시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현직 부장검사가 엄희준 지청장과 차장검사를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대검에 진정한 사실이다. 부천노동청은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엄희준 지청장이 이를 뒤집고 무혐의 처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쿠팡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앤장 로펌과의 관계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최재현 검사 국회 모독 파문…마이크 세워 놓고 "대답하려고"


지난주 청문회에서 최재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서영교 의원의 질의 도중 마이크를 세로로 세우는 불손한 태도를 보였다. 서 의원이 "마이크도 그게 뭐 하는 자세냐"고 지적하자 "답변하려고 마이크 올렸다"고 변명했지만,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상대로 일개 검사가 보인 전례 없는 무례함"이라고 전했다.


강진구 기자는 "정치검사들이 공무원으로서 국회 청문회에 나온 것이 아니라 대선에 패배한 검찰당이 민주당에 불려나온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5년 후를 바라보고 보수세력에게 점수를 따려는 정치적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건진법사 법당서 발견된 관봉권 띠지 분실…"조폐공사 봉인 뜯은 것 자체가 증거인멸"


건진법사 법당에서 압수된 현금 중 한국은행 관봉권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2022년 5월 13일 발행된 것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4일 후 나온 신권이었다. 관봉권을 감싼 비닐에는 자금을 전달한 사람의 지문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 돈의 출처를 밝힐 수 있는 결정적 증거였다.


최선영 수사계장은 청문회에서 "한국은행 비닐봉지는 5천만 원이라고 적혀 있어 뜯을 필요가 없었다. 띠지가 부착된 상태로 캐비닛에 넣었다"고 명확히 증언했다. 반면 김정민 수사관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다.


워치독팀과 통화한 수십 년 경력의 특수수사관은 "관봉권은 조폐공사에서 봉인한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금액이 명확해 절대 뜯지 않는다. 뜯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며 "관봉권을 본 검사들도 재직 중 딱 한 번 봤다고 할 정도로 보기 어려운 것인데 기억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키워드 암기 흔적 곳곳에…"남들 다 폐기해 ㅂㅅ들아"


컨닝 페이퍼에는 '키워드'라는 표시와 함께 외워야 할 단어들이 반복적으로 나열돼 있다. "기억인지 문제, 하루 수십건, 다양한 압수물, 평범한 사건 중 하나, 지시 있었다면 반드시 기억"등이 키워드로 정리됐다.

▲워치독 조하준 기자가 입수한 검찰 수사관 '컨닝 페이퍼'


특히 "남들 다 폐기해 ㅂㅅ들아"라는 표현도 들어있었는데, 실제 청문회에서 최선영 계장이 "한국은행권은 비닐봉지 그대로 넣는다"고 증언하자 김정민 수사관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문서 곳곳에는 사각형 박스로 된 메모가 있고, 보완사항이 적혀 있다. 남경민 수사관은 "남편과 함께 집에서 작성했다"고 주장했지만, 남편이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답변에 의구심이 든다. 일반 회사원이 이런 전문적인 검토와 보완 메모를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상용 검사도 위증 의혹…"변호인 동석했다"더니 기록엔 없어


박상용 검사는 채널A 출연 당시 "이화영 부지사 변호인이 계속 동석해 어떻게 몰래 술과 연어를 줄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광민 변호사가 확인한 결과, 2023년 5월 오후 박상용 검사실(1313호)에서 조사받을 때는 변호인 접견 기록이 없었다. 바로 이곳이 '연어 술파티'가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박상용 검사는 청문회에서 "교도관이 항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기억 안 난다"고 했다가, "부적절한 조치에 대한 항의는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결국 "교도관이 한 명씩 불러달라고 항의한 적은 있다"고 인정했다. 공범들을 한곳에 모아 진술을 맞추게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컴퓨터로 작성된 이 문서의 작성 기록과 공유 기록을 추적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은 24일 김정민, 남경민 두 수사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추가 고발했으며, 국회에서의 위증죄까지 더해지면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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