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호남일보, 정청래만 콕 찍어 초청… 신천지 의혹 사주가 판 깔았다

정청래만 콕 집어 부른 초청 비선라인의 정체는 편집국장도 몰라

세 후보 동시 타진이라더니 정청래 먼저 세팅, 김민석·송영길엔 사후 형식 타진

사주 김덕천 회장, 신천지 2인자 지재섭과 나란히 서서 특유 손동작 공개 사진

'개국 1주년' 명분도 짜맞추기, 통일교·신천지 특검 보류 배경까지 의문

2026-07-15 01:12:31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광주 조선대에서 사실상 호남 출사표를 던졌다. 무대를 깔아준 곳은 호남일보였다. 그런데 이 행사는 처음부터 정청래 한 사람을 위해 짜인 판이었다.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에게는 뒤늦게 형식만 갖춘 타진이 들어갔다. 정작 정청래를 부른 라인이 누구인지는 호남일보 편집국장조차 모르고 있다.


세 후보 동시 타진이라더니


호남일보 측이 처음 내놓은 설명은 이랬다. 송영길, 김민석, 정청래 세 사람에게 비슷한 시기에 똑같이 의사를 타진했고, 그중 정청래만 수용했다는 것이다. 형평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명이었다.


그러나 재취재 결과는 달랐다. 정청래를 위해 판을 먼저 다 세팅해 놓은 상태였다. 그 뒤 형평 논란을 의식해 송영길과 김민석 쪽에 사후 타진을 넣었다. 거절할 것을 예상하고 던진, 사실상 알리바이용 연락이었다.


편집국장 스스로 이 구도를 인정했다. 그는 김민석 의원실 보좌관과 직접 통화한 사실을 밝히면서, 그 통화가 정청래 초청이 확정된 다음이었다고 확인했다. 세 후보를 동시에 저울질한 것이 아니라, 정청래가 정해진 뒤 나머지에 연락을 돌렸다는 얘기다.


시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 호남 지역 인사는 7월 4일 오후 1시에 행사 참석을 독려하는 문자를 받았다. 공식 행사는 7월 10일이었다. 엿새 전에 이미 일정이 확정돼 있었다는 뜻이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발송 주체다. 이 문자를 보낸 쪽은 호남일보가 아니라 정청래 쪽 선거 관계자였다. 판을 벌인 언론사보다 초청받은 후보 진영이 더 분주했던 셈이다.


편집국장도 모르는 초청 라인


편집국장은 정청래 초청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했다. 언론사가 당권 주자를 부르는 큰 행사인데도, 편집을 총괄하는 자신을 건너뛰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두고 편집국장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초청을 추진한 직원의 "정치적인 성향" 때문에, 자신에게 미리 보고하면 저지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특정 후보만 콕 집어 판을 깔아주는 일이라, 다른 생각을 가진 편집국장에게는 알리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작 누가 이 행사를 밀어붙였는지는 편집국장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취재진에게 "그거는 우리 김회장 한번 들어오면 제가 한번 물어볼게요"라고 답했다. 회장이 직접 나선 것도 아니라고 했다. "직접은 안 했을 겁니다. 핸들링하는 직원이 따로 있고, 아마 보고를 받았을 거예요"라는 것이다. 편집국장도 라인을 모른 채, 회장과 직접 연결된 누군가가 정청래 진영과 접촉했다는 정황만 남았다.


정청래 진영이 이런 판을 걸러내지 못한 배경도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정청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공식 캠프 사무실을 두지 않고 의원실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저비용 정치를 내세운 방식이지만, 후보가 서는 자리를 사전에 검증하는 최소한의 여과 장치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후보가 가야 할 자리인지 아닌지를 따질 조직이 부실하다 보니, 신천지 연루 의혹이 제기된 매체가 내민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천지 2인자와 나란히 선 사주


논란의 한가운데에는 호남일보 사주인 김덕천 회장이 있다. 호남일보는 2018년 신천지 자원봉사단 광주지부에 감사패를 줬다. 여기까지는 지역 언론사와 봉사단체의 흔한 관계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다른 사진이다. 김 회장은 신천지 2인자로 불린 지재섭 전 베드로지파장과 나란히 서서, 신천지 특유의 손동작으로 공개 사진을 찍었다. 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신천지와 한마음이라는 신호를 대외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다.


지재섭은 신천지에서 이만희 교주 다음가는 인물로 꼽혀 왔다. 광주와 전남을 아우르는 베드로지파는 12개 지파 중 교세가 가장 크다. 지재섭은 호남의 역사적 정서를 파고드는 방식으로 교세를 키웠고, 다른 지파장들이 2년마다 교체되는 동안 30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2023년 제명됐지만, 호남일보와 호남 신천지의 유대는 그 뒤로도 이어졌다는 게 취재진의 판단이다.


물리적 거리도 가깝다. 호남일보는 신천지 광주교회와 걸어서 5분, 차로는 1분 거리의 인접 건물에 있다.


신천지 측은 이 관계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신천지 광주교회 홍보부장은 김 회장의 신천지 신도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개인 정보 보호법 모르시나요"라며 답을 피했다. 신도가 아니라면 아니라고 밝히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저희는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는 답만 반복했다. 민주당원들이 신천지 신도들에게 권리당원 가입을 권유한 사실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같은 태도였다.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답변이 오히려 의혹을 키웠다.


반면 편집국장은 김 회장의 신천지 연루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절대 아닙니다. 아예 신앙이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라며 "그건 제가 100% 확인해 드립니다"라고 했다. 회사 구성원 중에도 신천지 신도는 한 명도 없다고 덧붙였다.


'개국 1주년'이라는 명분의 실체


이날 행사의 공식 명분은 '호남일보TV 개국 1주년 기념'이었다. 그런데 이 1주년부터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호남일보TV의 공식 출범식은 2026년 3월에 열렸다. 행사 시점 기준으로 넉 달 전이다. 1년 전에는 영상 하나만 채널에 올라와 있었고, 본격적인 게시물은 모두 3월 출범식 이후에 쌓였다. 사실상의 개국은 올해 3월인데, 1년 전 영상 한 개를 근거로 '1주년'이라는 간판을 붙인 것이다. 정청래를 부를 명분을 억지로 짜맞춘 흔적이다.


행사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는 대목도 있다. 취재 결과 이 출범식 무렵 행사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청래가 '가장 민주당스러운 후보'를 자처하며 오른 무대가, 정작 반대 진영 인사를 부르던 매체가 깔아준 판이었던 셈이다.


신천지 특검을 보류시킨 장본인, 정청래


정청래는 신천지 특검을 직접 멈춰 세운 당사자다. 그는 지난 1월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설 전에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은 1월 12일 법사위 안건조정위 단계에서 처리가 보류됐다. 당시 정청래 대표의 방침에 따른 결정이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정 대표 방침을 따르면서, 15일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무산됐다.


대통령실은 성역 없는 수사라면 형식은 상관없다는 입장까지 냈다. 그런데도 법안은 그대로 법사위에 잠들었다. 이언주 수석최고위원은 1월 14일 페이스북에 "15일 본회의에서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천지를 겨눈 특검을, 다른 사람도 아닌 정청래가 붙잡아 세운 것이다.


그런 정청래가 이번 호남일보 무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나"라고 했다. 자신이 가장 민주당스러운 후보라고도 강조했다. 신천지 연루 의혹이 제기된 매체가 깔아준 판 위에서 나온 말이다.


야당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협상 전술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사주의 신천지 관계 의혹이 드러난 지금, 정청래가 왜 신천지 특검을 스스로 보류시켰는지 그 배경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정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 회장은 자리를 비운 상태다. 그는 지난 1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회사 측은 도피성 출국이 아니라 예정된 일정이며 16일 귀국한다고 밝혔다. 편집국장은 초청 라인에 대한 답을 회장 귀국 이후로 미뤘다. 정청래를 호남일보로 끌어온 비선의 정체는 그때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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