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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뭘 살까, 5가지 기준으로 따졌다

종목 이름이 아니라 효율·빚·성장·가격으로 갈렸다

효율(ROE) 하이닉스 61.2% vs 삼성 19.2%, 세 배 차이

역대급 실적에도 외국인 18조 매도, 유가·금리·환율 탓

개인 매수 자금은 빚, 신용융자 36조5000억원 역대 최대

2026-05-25 15:19:35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가운데 어디를 사야 하나. 많은 사람이 묻는 질문이다. 답은 종목 이름에 있지 않았다.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느냐, 그 기준에 달려 있었다. 두 회사를 돈 버는 효율, 빚, 성장, 가격이라는 다섯 잣대로 따져봤다. 외국인이 두 종목을 18조원어치 판 지난주, 그 잣대가 더 또렷해졌다.


외국인은 회사가 아니라 위험을 봤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8조원을 순매도했다. 반대편에서 개인은 8조3000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반도체 두 종목에 매도가 집중됐다. 최근 닷새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9조7000억원어치, 삼성전자를 8조3000억원어치 팔았다. 합치면 18조원이 넘는다.


회사 실적은 오히려 역대급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대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37조원대로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인공지능 메모리 수요가 두 회사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왜 팔았나. 답은 회사 밖에 있었다. 외국인은 실적만 보지 않고 가격과 금리, 환율을 함께 봤다. 5월 19일 하루만 봐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조6693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6조1662억원을 사들였다. 그날 한국 안에서 터진 악재는 없었다. 신호는 바깥에서 왔다.


다섯 가지 기준으로 본 두 회사


좋은 회사인지 가리는 잣대는 여러 개다. 돈을 잘 버는지, 빚은 안 위험한지, 성장하는지, 그리고 가격은 적정한지다.

SK하이닉스 vs 삼성전자, 다섯 기준 비교
기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돈 버는 효율 (ROE) 61.2% 19.2%
현금 창출력 (영업현금흐름) 약 26조원 약 40조원
이익 증가율 (전년 동기) +405% +756%
빚 부담 (부채비율) 약 36%
순현금 약 35조원
약 30%
순현금 약 45조원
가격 (PER) 18.7배 23.7배
자료: ROE·PER 토스증권 종목정보, 영업현금흐름·부채비율·순현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6년 1분기(순현금은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값), 이익 증가율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주황색은 각 항목에서 더 높은 쪽.

자기자본이익률(ROE)로 보면 SK하이닉스가 61.2%, 삼성전자가 19.2%다. 토스증권 종목정보 기준이다. 내 돈을 굴려 1년에 몇 퍼센트를 남기느냐를 보는 지표로, 하이닉스가 세 배 넘게 높다. 인공지능 메모리가 워낙 잘 팔리고 있어서다.


빚 부담은 둘 다 낮은 편이다. 부채비율은 SK하이닉스 약 36%, 삼성전자 약 30%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1분기 보고서 기준이다. 제조업에서는 매우 건강한 수준이다. 부채비율만 보면 비슷하지만, 은행에서 빌린 돈만 떼어 보면 하이닉스가 훨씬 적다. 하이닉스는 가진 현금이 빌린 돈보다 35조원 많은 순현금 상태다.


성장 속도는 둘 다 폭발적이었다. 1년 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405%, 삼성전자는 756% 늘었다. 증가율은 삼성이 더 가팔랐다. 작년 1분기 실적이 워낙 나빴던 기저효과 때문이다. 버는 효율은 하이닉스가 앞서고, 증가 속도는 삼성이 빠르다.


가격은 보는 기준에 따라 갈렸다. 주가수익비율(PER)은 SK하이닉스 18.7배, 삼성전자 23.7배다. 가격으로만 보면 오히려 삼성이 더 비싸다. 그런데 올해 예상 이익을 넣은 선행 PER은 두 회사 모두 5~6배 수준으로 떨어진다. 같은 주가가 한 잣대로는 비싸고 다른 잣대로는 싸다. 결국 올해 이익을 믿느냐가 관건이다.


외국인 이탈... 한국만의 일이 아니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한국만 겪는 일이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2일 서울발 기사에서 아시아 전체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루피와 필리핀 페소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통화는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약해졌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2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기습 인상했다.


원인은 한국과 같았다. 전쟁발 유가 급등과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0년 만에 5%를 넘었다. 뭄바이의 한 자산운용 책임자는 외국인들의 요즘 전략을 "인도 팔고, 미국과 대만 사라"고 표현했다. 한국 반도체에서 빠진 돈도 같은 흐름의 일부였다.


5월 19일 외국인 매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오기 전이었다. 의사록은 다음 날 공개됐다. 의사록에는 매도 배경에 깔려 있던 우려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높은 유가, 물가 압력, 금리 인하가 미뤄질 가능성이다.


종전 기대에 유가 급락


방아쇠가 풀릴 조짐도 나타났다. 2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합의안에 근접했다. 60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다"고 밝혔다. 다만 "서두르지 않겠다. 아직 완전히 마무리된 건 아니다"라고도 했다. 최종 서명 전이고 무산 가능성도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먼저 반응했다. 종전 기대에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4일 장중 배럴당 91달러대까지 5% 넘게 떨어졌다. 브렌트유도 98달러 아래로 빠졌다. 한국 정유사 기준인 두바이유는 24일까지 104달러였다. 종전 소식이 유가를 끌어내리기 시작한 셈이다.


다만 유가 급락이 곧 안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상품 담당 이코노미스트 하마드 후세인은 석유 수급이 실제로 풀리려면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봤다. 단기 기대와 장기 현실은 다를 수 있다.


빚으로 떠받친 시장


개인이 받아낸 물량의 정체가 문제다. 5월 15일에는 개인이 코스피에서만 7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까지 합치면 9조원에 가까웠다. 이 매수 자금 상당 부분은 빌린 돈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잔고는 36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빌려서 산 주식이 담보 가치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판다. 반대매매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손절당하는 것이다. 이 반대매매가 5월 들어 하루 평균 476억원으로 4월의 네 배로 뛰었다. 5월 20일 하루는 1458억원이었다.


시장의 공포를 재는 지표도 함께 올랐다.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는 평소의 두 배가 넘는 70대를 기록했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공포지수도 같이 올랐다. 비싸진 가격, 빚으로 떠받친 매수, 높게 유지되는 금리가 겹쳤다. 작은 충격에도 크게 출렁일 수 있는 구조다.


답은 종목 이름이 아니라 잣대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가운데 무엇을 고르느냐는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느냐에 달렸다. 버는 효율을 보면 하이닉스, 덩치와 안정성을 보면 삼성이다. 외국인이 다시 돌아올지, 유가가 더 내려갈지, 미국 금리가 인하로 돌아설지가 앞으로의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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