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한동훈은 왜 만덕2동을 골랐나
부산 북구갑 8개 동 중 진보 가장 강한 곳, 4개 선거 일관 패턴
만덕2동, 4개 선거 모두 8개 동 평균보다 진보 5~10%p 강세
공격용 명분 버리고 방어용 명분 챙긴 거래
하정우 1위 가능성 57%, 보수 단일화 시 26%p 뒤집혀
한동훈 후보가 4월 부산 북구갑 만덕2동으로 주소를 옮겼다. 만덕2동은 부산 북구갑 8개 동 중 진보 정당이 가장 강한 동이다. 보수 후보가 가장 어려운 동을 굳이 골랐다.
뉴탐사가 중앙선관위 자료를 분석했다. 19대 대선부터 작년 21대 대선까지 4개 선거에서 동일한 패턴이 확인된다. 만덕2동만 8개 동 평균보다 진보 정당 표가 5에서 10%포인트 더 많이 나왔다. 후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은 동의 구조적 특성이다.
22대 본투표만 보면 서병수가 이긴 곳
2024년 4월 22대 총선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를 4698표 차이로 꺾었다. 5.65%포인트 격차였다.
이 결과를 본투표와 사전투표로 분리하면 그림이 달라진다. 8개 동 본투표에서는 서병수가 49.99%, 전재수가 47.75%였다. 서병수가 2.24%포인트 앞섰다.
관내사전투표에서는 전재수가 13.18%포인트 앞섰다. 외부표에서는 24.17%포인트 차이로 더 벌어졌다. 본투표에서 진 후보가 사전·외부표를 합치며 이긴 셈이다.
8개 동 중 만덕2동만 본투표 진보 우세
8개 동 본투표를 동별로 떼면 만덕2동이 도드라진다. 본투표에서 진보가 이긴 동은 만덕2동 하나다. 전재수가 6.3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나머지 7개 동은 전부 서병수 우세다. 구포1동 1.74%포인트, 구포2동 2.05%포인트, 구포3동 1.95%포인트로 박빙이었다. 덕천1동 5.91%포인트, 덕천2동 10.41%포인트, 덕천3동 9.91%포인트로 격차가 컸다. 만덕3동도 4.07%포인트 차이로 서병수가 앞섰다.
22대 한 번이라면 우연일 수 있다. 후보 효과로도 설명된다. 그래서 19대 대선까지 4개 선거를 시계열로 분석했다.
4개 선거 일관된 패턴
만덕2동의 진보 가산은 19대부터 21대까지 5에서 10%포인트로 일관됐다.
19대 대선 만덕2동 본투표 격차 +8.02%포인트, 8개 동 평균보다 6.26%포인트 진보 쪽이었다. 20대 대선에서는 만덕2동 -17.21%포인트로 평균(-23.73%포인트)보다 6.52%포인트 양호했다. 22대 총선 만덕2동 +6.29%포인트, 평균(-2.24%포인트)보다 8.53%포인트 차이가 났다. 작년 21대 대선에서도 만덕2동 -24.45%포인트로 평균(-30.03%포인트)보다 5.58%포인트 진보 쪽이었다.
대선 세 번, 총선 한 번. 19대 문재인, 20대와 21대 이재명, 22대 전재수. 후보가 다르고 정치 사이클도 다 달랐다. 만덕2동만 일관되게 진보 정당 쪽이었다.
만덕2동은 부산 북구갑 진보 거점이다. 데이터로 입증됐다.
공격용 명분 버리고 방어용 명분 챙겼다
한동훈 후보 본인의 의도는 본인만 안다. 다만 데이터로 보면 효과는 분명하다.
단일화 협상에서 일반적인 명분은 "내가 더 표를 가져온다"이다. 후보 두 명 중 누가 경쟁력 있냐를 따지는 공격용 명분이다. 가장 진보가 강한 동에 주소를 옮긴 후보가 이 명분을 들기는 어렵다.
대신 거주민 명분이 만들어진다. "한동훈이 사퇴해야 보수가 이긴다"는 박민식 측 압박이 들어와도 한 후보는 "나는 이 동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며 버틸 수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간 압박 카드가 가능하다. "내가 사퇴하면 보수 진영이 지역구민을 우습게 본다는 역풍을 맞을 것"이다. 한 후보는 보수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인물 중 하나다. 거주민 후보를 사퇴시키는 쪽이 더 큰 부담을 진다.
만덕2동이 가장 진보 강한 동이라는 점이 이 가설을 보강한다. 보수 우세 동에 이사하면 거주민 명분만 챙긴다. 가장 어려운 동에 들어가면 "험지 개척의 싹을 자른다"는 더 큰 압박 카드가 만들어진다.
한 후보는 공격용 명분을 버리고 방어용 명분을 챙긴 셈이다.
당선 가능성 57%, 단일화가 26%포인트 좌우
뉴탐사가 세 가지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를 종합하면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위 가능성은 약 57%다.
여론조사 기준 70%, 직전 22대 총선 기준 73%, 작년 21대 대선 기준 27%다. 작년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부산 북구갑에서 15.4%포인트 앞섰던 영향이다.
이 57%에는 단서가 있다. 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끝까지 출마한다는 가정이다. 한 후보가 사퇴해 보수가 단일화하면 격차는 -17%포인트로 뒤집힌다. 분열 유지 시 +9%포인트와 비교해 26%포인트가 움직인다.
하 후보 1위 확률로는 분열 시 66%, 단일화 시 22%로 이동한다. 후보 한 명의 결단이 격차 26%포인트를 좌우한다.
부산MBC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5월 1일에서 3일 진행한 조사에서 한 후보 적합도는 33.5%, 하 후보는 34.3%로 나왔다. KBS-한국리서치 조사(4월 27일~28일) 23%에서 한 후보가 1주일 사이 10.5%포인트 올랐다. 만덕2동 효과의 신호로 볼 만하다. 다만 표본 1000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40.6%로 높았고, 응답률은 5.3%(유선 1.4%)였다. 5일 오전 11시 공개될 결과분석 자료를 받아 정밀 분석한다.
세 후보 중 한동훈만 부산 출신이 아니다
이 보궐선거는 전재수 의원이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해 발생했다. 같은 정당 의원이 다음 자리를 위해 임기를 채우지 않았고, 부산 북구갑 시민이 다시 투표소로 향한다.
세 후보의 연고는 갈린다. 하정우 후보는 부산 출신, 부산 북구 거주다. 박민식 후보는 부산 출신으로 18대와 19대에 부산 북·강서갑(현 북구갑 원지역) 의원을 지냈다. 이 지역 원래 지역구로 돌아오는 셈이다.
한동훈 후보는 서울 출신이다. 4월 만덕2동으로 주소를 옮기기 전까지 부산 북구갑과 연고가 없었다.
5월 5일 국민의힘 경선 결과가 발표된다. 박민식과 이영풍 중 한 명이 국힘 후보로 확정된다. 한 후보가 어떤 결정을 할지가 6월 3일까지 남은 31일의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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