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뉴탐사

정청래 초청한 호남일보 김덕천 회장, 마약 투약 유죄

신천지 연루 의혹 호남일보 사주, 지난해 11월 마약 유죄 판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광주 북구 호텔서 여성에게 필로폰 주사 후 본인도 투약

호남일보TV 출범식 축사한 국민의힘 윤상현 "김덕천 회장과 형·동생 하는 사이"

법인 3개에 서울본부는 현판 사진뿐…정청래 특강은 특보단이 6월부터 홍보

2026-07-26 08:59:09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에게 사실상 첫 출사표 자리를 내준 김덕천 호남일보 회장이 마약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28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약물중독 치료강의 수강 명령이 함께 내려졌고, 압수된 필로폰과 대마, 빈 지퍼백은 몰수됐다. 추징금은 10만5000원이다. 판결문에는 김 회장의 직함이 호남일보 회장으로 적혀 있다. 이 판결은 지금까지 어느 언론에도 보도된 적이 없다.

▲김덕천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유죄를 선고한 광주지법 판결문


김 회장이 정청래 후보를 초청한 시점은 선고 8개월 뒤인 지난 10일이다.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


텔레그램으로 산 필로폰, 새벽 3시 40분 호텔 객실에서 투약


판결문에 적힌 범죄 사실은 구체적이다. 김 회장은 2024년 5월경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는 마약 판매자에게 필로폰과 대마를 사기로 했다. 광주 광산구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필로폰 대금 50만원과 대마 대금 20만원, 합계 70만원을 판매자가 지정한 계좌로 보냈다. 물건은 판매자가 알려준 아파트 화단에서 직접 찾아갔다.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다.


투약이 이뤄진 곳은 광주 북구의 한 숙박업소다. 시점은 지난해 7월 26일 새벽 3시 40분쯤이다. 김 회장은 한 여성과 함께 투숙 중이었다. 주사기에 필로폰을 넣고 물로 희석한 뒤, 기분이 좋아지는 주사라고 하면서 이 여성의 왼팔 혈관에 직접 놓았다. 그 뒤 자신의 혈관에도 같은 방식으로 투약했다. 9월에는 자신이 몰던 벤츠 승용차 안에 마약을 소지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 회장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과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


광주지법에는 법원을 출입하는 지역 언론 기자들이 있다. 지역 신문 사주가 마약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안이 8개월 동안 한 줄도 기사화되지 않았다.


인천이 지역구인 윤상현이 광주 행사에 내려와 축사한 이유


정청래 후보가 특강을 한 명분은 호남일보TV 개국 1주년이었다. 특강 당시 이 채널 구독자는 130명이었다. 호남일보TV가 광주에서 출범식을 연 것은 지난 3월이다. 청년비전위원회 발대식을 겸한 이 행사에는 350명이 참석했다. 구독자보다 참석자가 많았다.


이날 축사자 명단에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있었다. 윤 의원 지역구는 인천이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인천에 지역구를 두고 있으면서도 광주까지 내려온 이유를 김덕천 회장과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형·동생 하는 사이이며 자신이 손위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패 역할을 해 온 인물로 꼽혀 왔다.

▲호남일보TV 출범식에 초청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2026.3.13)


김 회장의 인맥에서 국민의힘과 보수 교계의 흔적은 이 대목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호남일보 서울지사장을 맡았던 서정식씨는 자신을 지사장 후보로 추천한 인물로 광주 지역 인사 2명을 지목했다. 그중 한 명이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 총장이다. 이 전 총장은 2022년 광주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그에 앞서 2013년에는 새누리당 광주시당 위원장을 지냈고, 새누리당 광주시장 후보로도 나섰다. 국가조찬기도회 광주지회장을 역임했으며 광주의 한 교회 장로다.


김 회장은 신천지 베드로지파장을 지낸 지재섭씨와 함께 찍은 사진도 남겼다. 지씨는 신천지 안에서 2인자로 통해 온 인물이다. 김 회장은 앞선 취재에서 신천지 간부를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고 했다.


현판 들고 사진만 찍고 떠난 서울본부 개소식


호남일보 지면에는 서울 본부 주소가 적혀 있다. 이 주소지를 직접 찾아갔다. 건물 5층에는 호남일보를 알리는 표시가 없었다. 현재 이 층 전체를 쓰는 사람은 건물주 아들이다. 그는 호남일보 서울지사라는 조직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같은 건물에는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중앙회 사무실이 있다. 이 단체 회장은 호남일보 서울본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었다. 그의 설명은 짧고 분명했다. 개소식 때 5층 빈 사무실에 잠깐 들어가 현판을 들고 사진만 찍고 갔다는 것이다. 사무실을 실제로 쓴 적은 없고 간판만 걸어 뒀다고 했다.


2023년 개소식 사진에는 김덕천 회장과 서정식 당시 지사장이 나란히 서 있다. 서씨는 향우회 총연합회 중앙회 사무총장을 11년간 지낸 인물이다. 그는 통화에서 지금은 타이틀만 갖고 있으며 하는 일이 없다고 인정했다. 이 개소식을 기사로 쓴 호남일보 기자는 신천지 관련 행사 기사를 주로 써 온 인물이다.

▲호남일보 서울본부 개소식 사진(2023.3.10)(출처 : 엔디엔뉴스)


서씨는 호남일보의 재정 상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신문 재정이 어렵다고 인정하면서, 김 회장을 돕는 지인들이 여럿 있어 회사가 움직인다고 말했다.


법인 세 개, 텅 빈 사무실, 2년 밀린 임대료


법인등기를 확인한 결과 호남일보라는 이름을 쓴 법인은 세 곳이었다.


가장 먼저 생긴 법인은 2000년 설립된 호남일보사다. 설립자는 따로 있었고 김덕천 회장이 2013년 인수했다. 이 법인은 2021년 해산 간주 처리됐고 3년 뒤 청산됐다. 두 번째는 2015년 만들어진 호남포스트다. 이 법인이 호남일보 미디어그룹으로 이름을 바꿔 현재 호남일보를 발행하고 있다. 세 번째가 2022년 설립된 주식회사 호남일보다. 대표이사는 지석민씨, 사내이사는 김 회장의 동생 김덕성씨다. 호남일보사가 해산된 직후에 만들어졌다.


주식회사 호남일보가 입주해 있던 광주 남구 봉선동 사무실을 찾아갔다. 문은 열려 있었지만 사람은 없었다. 책상과 가구만 남았고 수령되지 않은 등기우편물 알림 스티커가 문에 수북히 붙어 있었고, 일부는 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관리사무소는 1년 넘게 비어 있는 상태라고 했다. 가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다녀간다고도 했다.

▲광주 봉선동 호남일보 출입문에는 법원, 국세청, 경찰 등에서 온 등기우편물 알림 스티커가 수북히 붙어 있었다


건물주는 임대료 2년치를 받지 못해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석민씨가 신문사와 무관한 부동산 임대업자였다고 말했다. 지씨가 돈을 주고 호남일보 회장이라는 타이틀만 샀다는 것이 건물주의 설명이다. 두 사람이 미인대회 심사위원으로 만나 알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지씨는 2022년 궁중복식 대회와 미스 인터컨티넨탈 코리아 대회에 호남일보 회장 자격으로 심사위원석에 앉았다. 이 사무실에서 근무한 인원은 여직원 한 명을 포함해 세 명이었다.


지석민씨와 직접 통화했다. 그는 2016년 김덕천 회장의 권유로 회장직을 맡았고 2024년 중반에 그만뒀다고 했다. 회사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8년 동안 통장 한 번도 안 열어봤다"고 말했다. 공식 행사에서 축사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주식회사 호남일보 설립은 김 회장과 무관하게 자신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내이사 김덕성씨가 김 회장의 동생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6월부터 특보단이 돌린 문자, 정청래는 그날 처음 봤다고 했다


7월 10일 특강이 어떻게 성사됐는지는 아직 설명되지 않았다.


정청래 후보 측 특보단 내부에서 이 행사 홍보 문자가 공유됐다. 제보자는 이 문자를 7월 4일 받았다. 문자가 특보단 사이에서 배포되기 시작한 시기는 6월이다. 정준호 의원은 호남일보 인터넷신문 국장으로부터 행사 참석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고, 그 시점을 6월 26일로 기억했다. 섭외는 그 이전에 이뤄졌다는 뜻이다. 정 후보의 공식 출마 선언은 특강 사흘 뒤였다.


행사 당일 호남일보 관계자 가운데 자리를 지킨 사람은 김덕천 회장뿐이었다. 대표이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 후보는 김 회장을 그날 처음 봤다고 했다. 그러나 행사 영상에서 정 후보는 뒤늦게 들어오는 김 회장을 먼저 알아본다. 옆에 앉은 권향엽 의원에게 자리를 비키게 하고, 의자를 손으로 치면서 김 회장을 불러 앉혔다. 초면이라면 나눴어야 할 인사는 보이지 않는다.


김 회장은 지난 24일 광주 북구 호남일보 사무실에서 기자와 마주쳤다. 신천지 신도가 맞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대신 나온 관계자는 "호남일보나 김덕천 회장이 신천지라 그러면 소가 웃는다"고 했다. 특강 초청이 누구 아이디어였느냐는 질문에는 내부에서 정한 일이라고만 답했다.


호남일보는 지난 23일자로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호남일보와 신천지를 연결 짓는 보도를 중단하고 기존 보도를 삭제하라는 내용이다. 호남일보도 김 회장도 신천지와 무관하다는 것이 네 가지 이유로 적혀 있다. 김 회장이 지재섭 전 지파장과 가깝게 지낸 이유, 7월 10일 특강을 누가 어떤 경로로 추진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그 문서에 없다.


정 후보는 최근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에 대해 발본색원해야 하며 철저히 수사하라는 입장을 냈다. 그 전까지는 신천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제기한 쪽에 근거를 대라고 요구해 왔다. 최민희 의원은 초청받은 언론사를 뒷조사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김덕천이라는 이름을 검색창에 넣는 데는 몇 초면 된다. 신천지와 얽힌 이력은 그 몇 초 만에 화면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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