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박우량 동생 회사 엔젤브릿지, 밀양박씨 종중 선산 3만평 헐값에 삼켰다

종중원 대다수 모른 채 시세 절반 이하로 매각, 법원 가처분 인용

종중 대표 선임·매매 등기 같은 날 처리…"은밀한 거래" 정황

롯데건설 평당 4만5천원 제시했는데 엔젤브릿지엔 4만원에 넘겨

40년 선산 지킨 종중원 "팔린 줄도 몰랐다"

양식장 사업자까지 밀어내고 군비로 성토…'박우득 통행세' 실체

2026-04-06 05:47:35

박우량 전 신안군수의 동생 박우득 씨의 자녀들이 이사로 등기된 엔젤브릿지 개발이 밀양박씨 종중 선산 약 3만평을 헐값에 매입한 정황이 뉴탐사 취재로 드러났다. 시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었고, 종중원 대다수는 매각 사실조차 몰랐다. 법원은 올해 2월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엔젤브릿지는 앞서 뉴탐사가 보도한 송전선로 변경 의혹의 중심에 있는 회사다. 박우량 전 군수 재임 시절, 기존 송전선로가 엔젤브릿지의 골프장 예정 부지를 관통하자 노선을 마을 쪽으로 변경해 주민 피해를 야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드러난 종중땅 매각은 같은 골프장 사업의 연장선에서 벌어졌다.


40년 선산 지킨 종중원 "등기 떼보고 깜짝 놀랐다"


문제의 땅은 신안군 암태면 송곡리 박달산 일대 밀양박씨 규정공파 은암회 소유의 선산이다. 약 300년간 조상을 모셔온 곳으로, 종중원은 약 400~500명에 이른다. 이 선산을 40년간 관리하며 벌초와 시제를 주도해온 종중원 A씨는 "팔린 줄도 몰랐다"고 했다. A씨는 "등기를 떼보니 엔젤브릿지라는 처음 듣는 회사로 넘어가 있었다"며 "주변 사람들 중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무렵 롯데건설 쪽에서 먼저 매입 의사를 타진해왔다. 당시 제시 가격은 평당 4만5천원이었다. A씨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선산이 중요하다. 7~8만원을 준다 해도 못 판다"며 거절했다. 그 뒤로 매입 제안은 더 이상 오지 않았다고 한다.


종중 대표 선임부터 매매까지, 한꺼번에 밀어붙이다


상황이 바뀐 건 지난 2024년 6월이다. 목포 국제축구센터 대회의실에서 임시총회가 열렸다. 종중원 23명이 현장에, 17명이 카카오톡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임원진이 선출됐고, 두 번째 안건으로 '종중재산 매각의 건'이 상정됐다. 회의록에 따르면 한 종중원이 "임원진이 회사와 접촉해 구체적 내용을 파악한 뒤 정기총회에서 결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새로 추대된 박○○ 회장은 "회장단에 위임해 달라"고 답했고, 그대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이 위임이 곧바로 매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25일 엔젤브릿지와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대금은 11억 8천만원. 평당으로 환산하면 약 3만9천원이다. 주변 시세 7~8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앞서 롯데건설이 제시한 4만5천원보다도 낮다.


등기부가 더 석연치 않다. 대표자 변경 등기와 매매 등기가 모두 지난해 11월 28일 같은 날 처리됐다. 2024년 6월에 대표로 추대됐으면서 등기는 1년 넘게 미루다가 매매와 동시에 처리한 것이다. 대표 변경 사실을 종중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거래를 마무리한 뒤 한꺼번에 등기를 넘긴 정황이다.


"팔면 돈 나온다" 일부 종중원만 사전에 알았다


뉴탐사가 확보한 종중원 간 통화 녹취에서는 매각 과정의 불투명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 종중원은 "선산을 팔면 '너희한테 돈이 생긴다'고 하더라"며 "주소랑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달라고 해서 적어줬다"고 했다. 그 종중원은 "돈 들어오면 받기만 하고 조용히 있으라고 했다"며 "나중에 보니까 우리 선산만 없어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종중원들이 공통적으로 의심하는 인물은 목포경찰서장 출신 박○순 씨다. 임시총회에서 의장 역할을 맡았고, 자신의 친조카에게 전화해 "선산을 팔면 많은 혜택이 돌아올 것"이라며 주소를 수집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뉴탐사가 박○순 씨를 직접 만나 확인하자 "종중 땅 관여 안 했다"고 부인하면서도 엔젤브릿지의 인적 구성을 묻는 질문에는 "가족인지 뭔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나 뒤이어 스스로 박우득 씨의 가족 관계를 언급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박○○ 회장 "위임받아서 팔았다"…박우득 씨는 취재 거부


매각을 실행한 박○○ 회장은 뉴탐사 인터뷰에서 "총회에서 위임을 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정 평가에서 평당 2만7~8천원이 나왔고 엔젤브릿지 쪽에서 약 4만원 가까이 제시했기 때문에 적정 가격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엔젤브릿지와 누가 어떻게 연결됐느냐"는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뉴탐사 취재진은 박우득 씨도 직접 찾아갔다. 박우득 씨는 목포 시내 한 사우나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취재진을 만난 박우득 씨는 "6월 3일 이후에 오라. 선거 끝나면 시원하게 다 가르쳐 주겠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종중땅 매각에 대해 묻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고, 질문을 이어가자 취재진을 물리적으로 밀어내기도 했다. 박우득 씨는 "박우량 반대 세력의 사주를 받고 다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반론은 내놓지 못했다.


양식장까지 밀어낸 '엔젤브릿지 통행세'


엔젤브릿지의 골프장 사업으로 피해를 본 것은 종중만이 아니다. 암태면에서 양식장 사업을 준비하던 한 어민은 인허가까지 마친 상태에서 군청으로부터 "체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니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은 군의 체육시설이 아니라 엔젤브릿지의 골프장이었다. 군은 대체 부지로 평당 2~3만원짜리 땅을 제시했다. 원래 매입한 땅은 평당 8~10만원이었다.


이 어민은 대체 부지의 지대가 낮아 성토를 요청했고, 군은 군비를 들여 1년 넘게 매립 공사를 해줬다. 그러면서도 땅값 차이에 대한 보전을 요구하자 "3년 뒤에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압박했다. 박우득 씨의 개인 사업을 위해 군 행정이 동원되고, 거부하면 불이익이 돌아오는 구조다. 신안군에서는 이를 두고 '박우득 통행세'라는 말이 돈다. 박우득 씨와 연결된 용역 회사를 거치지 않으면 신재생에너지 사업 인허가를 받기 어렵다는 증언도 다수 확보됐다.


뉴탐사는 앞서 박우량 전 군수의 햇빛연금 허위 공모, 20년간 도초면 위장전입, 포락지 하루만에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등을 보도한 바 있다. 박우량 전 군수는 지난해 3월 공무원 채용비리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 군수직을 상실했으나 5개월 만에 특별사면으로 복권됐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특보로 임명됐다. 현재 신안군수 경선에 무감점으로 통과해 5선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뉴탐사 취재진이 결혼식장에서 박우량 전 군수에게 엔젤브릿지 특혜와 포락지 허가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일체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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