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장세일 영광군수 딸, 업자로부터 3천만 원 돈봉투 받는 영상 확보…수의계약·리베이트까지 드러나
정청래 대표 특보 장세일 군수, 당선 한 달 전 딸 통해 수표 6장 수수 정황…뇌물 준 브로커 자수하며 범행 자백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 특보까지 임명하며 공개적으로 감싼 장세일 영광군수가 대형 뇌물 비리에 휘말렸다. 뉴탐사는 장세일 군수의 딸이 업자 측 브로커로부터 500만 원권 수표 6장이 든 돈봉투를 건네받는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 돈봉투를 전달한 업체는 이후 영광군으로부터 3억5천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따냈고, 계약 직후 약 8천만 원의 리베이트가 오간 정황도 확인됐다. 뇌물을 전달한 브로커는 경찰에 자수하면서 범행 일체를 자백하는 영상까지 남겼다.
당선 한 달 전, 카페에서 건넨 수표 6장
뉴탐사가 입수한 영상의 촬영 시점은 2024년 9월 10일이다. 장세일 군수가 민주당 공천을 받고 영광군수 재선거(2024년 10월 17일)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 공천은 사실상 당선을 뜻한다. 업자들도 이를 알고 접근했다.
영상에는 IoT 기반 재난 경보 시설 납품을 노린 업체의 브로커가 한 카페에서 장세일 군수의 딸을 기다리는 장면부터 담겨 있다. 장 군수의 딸이 도착하자 브로커는 스스로를 "오빠"라 칭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장 군수의 딸 남편과 형동생 하는 사이임을 내세워 접근한 것이다. 브로커는 추석 선물 명목의 과일 상자와 함께 사업제안서, 그리고 흰 봉투 하나를 건넸다.

브로커는 봉투를 건네며 "후원금"이라고 했다. "빨리 넣어놔"라고 재촉했다. 장 군수의 딸은 "고모한테 혼나는데"라고 말했을 뿐, 돈봉투를 거절하는 장면은 영상 어디에도 없다. 브로커는 "삼촌한테 전달만 해"라고 했다. 여기서 '삼촌'은 장세일 군수를 가리킨다. '고모'는 장세일 군수의 여동생인 장은영 전 전남도의원이다.
수표 6장, 전달 직전 촬영한 '보험용' 영상
브로커는 돈봉투를 건네기 직전 별도 영상을 찍었다. 봉투 안에 든 500만 원권 수표 6장, 총 3천만 원을 하나씩 펼쳐 카메라에 보여줬다. 사업제안서도 함께 촬영했다. 상대방이 나중에 "받지 않았다"고 부인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현금이 아닌 수표를 사용한 점도 눈에 띈다. 수표는 번호 추적이 가능하다. 브로커가 돈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남겨두려 했음을 짐작케 한다.

돈봉투 전달 후 브로커는 화장실로 이동해 자신의 얼굴까지 직접 촬영했다. 뇌물 전달하는 과정이 편집 흔적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합성 영상으로 보기 어렵다.
3억5천만 원 수의계약, 뇌물의 대가
돈봉투가 건네진 지 정확히 1년 뒤인 2025년 9월 10일, 해당 업체는 영광군과 재난 경고 방송 장치 관련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뉴탐사가 입수한 입찰 결과 문서에 따르면 1차 물품 공급 가액은 1억4500만 원이다. 이 사업은 시골 마을 노인 가구에 재난 알림 방송을 들을 수 있는 특수 장비를 설치하는 것으로, 영광군 전체에 설치할 경우 20억~30억 원 규모다. 3억5천만 원은 그 가운데 1단계 사업비였다.
장세일 군수 측이 주장하듯 딸이 돈봉투를 거절했다면, 거절당한 업체에 왜 수의계약을 줬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뇌물을 주려다 퇴짜 맞은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리베이트 8천만 원, 계좌이체 내역까지 확보
수의계약 이후의 자금 흐름도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자기 이름이 아닌 제3의 업체 명의를 빌려 수의계약을 따냈다. 계약 체결 일주일 뒤인 9월 17일, 수의계약 업체는 명의를 빌려준 업체 관계자에게 1차로 4300만 원을 입금했다. 바로 다음 날인 9월 18일, 명의대여자의 통장에서 세 차례에 걸쳐 약 3900만 원이 인출됐다. 돈은 뇌물을 전달했던 브로커의 부인 명의 계좌로 들어갔다.
2차 리베이트도 같은 구조로 이뤄졌다. 수의계약 업체가 명의대여자에게 5천만 원을 보냈고, 이 가운데 4350만 원이 다시 브로커 부인 계좌로 흘러갔다. 두 차례를 합치면 리베이트 총액은 약 8천만 원이다. 입금액과 인출액의 차이는 부가가치세와 명의대여 수수료로 추정된다. 물품공급 형식의 허위 세금계산서까지 발행해 리베이트를 세탁한 정황도 드러났다.
브로커 자수, "3천만 원 주고 3억5천만 원 사업 받았다"
두 명의 브로커 가운데 한 명은 필리핀에 체류 중 자수를 결심했다. 자수에 앞서 자신의 얼굴을 직접 촬영하며 자백 영상을 남겼다. 영상에서 그는 "2024년 9월경 장세일 군수 후보의 딸에게 과일 세트와 500만 원권 수표 6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군수가 되면 사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과 함께 선거 비용으로 쓰시라는 명목이었다"고 했다. 이어 "2025년 10월 25일에 사업비 3억5천만 원에 부당한 사업을 받게 됐다"고 자백했다. "잘못된 일이라는 걸 깨닫고 자수하려 한다. 한 치의 거짓이 없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브로커 한 명은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끊긴 상태다. 주변에서는 장세일 군수 측이 도피를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브로커가 잠적하기 전 본인 소유의 토지를 영광군이 매입한 정황도 포착됐다. 도피 자금 제공 의혹이다.
장세일 측 "영상 조작" 주장했지만…선제 김빼기 역효과
장세일 군수 측은 뉴탐사 보도에 앞서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프레시안을 통해 "장세일 군수의 딸이 뇌물 수수 허위 영상 유포자를 고소한다"는 기사가 나갔다. 딸이 돈봉투를 거절했는데 영상을 편집해 받은 것처럼 조작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뉴탐사가 확인한 영상에는 편집 흔적이 없다. 장면과 장면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거절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장 군수 측이 이 기사를 통해 돈봉투 전달 시도 자체는 인정한 셈이 됐다.
뉴탐사는 장세일 군수에게 카카오톡으로 반론을 요청했다. "따님한테 돈봉투 얘기를 들으신 적이 있는지", "돈봉투를 거절했다면 왜 해당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는지" 두 가지를 물었다. 장 군수는 메시지를 읽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장은영 전 도의원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반론을 요청했다. 역시 읽기만 하고 답이 없었다.
정청래 대표의 '특보 리스크'
장세일 군수는 과거 국가보조금 사기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자기 부담금을 보유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꾸며 전남도와 영광군으로부터 각 4500만 원씩, 총 9천만 원의 보조금을 편취한 사건이었다. 중앙당은 이를 '기업 활동 과정의 어려움'으로 포장해 공천 부적격 예외 사유로 인정했다. 뉴탐사가 당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우려했던 바가 현실이 된 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올해 1월 19일 장세일 군수를 당 대표 특보로 임명했다. 한 달 뒤인 2월 22일에는 이개호 의원 출판기념회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수천 명이 운집한 자리에서 "장세일 군수도 안녕하신지"라며 장 군수만을 콕 집어 언급했다. 경선을 앞둔 시점에 당 대표가 특정 후보에게 보인 이례적 애정 표시였다. 3월 8일에는 영광에서 최고위원회의까지 열었다. 장세일 군수를 거듭 띄워주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가 연달아 이어진 것이다.
당 대표가 직접 밀어준 후보에게서 뇌물 비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후보의 리스크가 곧 대표의 리스크가 된다는 점에서, 정청래 대표는 장세일 군수에 대한 즉각적인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반론 요청에 침묵하는 장세일 군수, 증거를 확보한 경찰, 자백까지 마친 브로커. 장세일 군수가 변명할 여지는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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