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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12대4 '압승'은 착시…민주당 전체 의석은 54.9% '신승'

국힘 광역의원 2018년의 2.4배로 폭증, 기초의회는 사실상 양당 반반…오세훈·한동훈·유의동 당선 가른 빅데이터

광역단체장 12대4는 75% 승리, 전체 당선자 3700명 중 민주당은 2034명

기초단체장 52%·기초의원 52%, 국힘 광역의원 2018년의 2.4배로 불어나

강남 3구 21만 표 몰표가 오세훈 5선 만들어, 뉴탐사 시뮬레이션 16곳 중 15곳 적중

2026-06-05 08:53:45

6월 3일 치러진 지방선거를 두고 언론은 민주당의 압승을 말한다. 근거는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이다. 비율로 75%다. 그런데 당선자 명부를 끝까지 넘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광역의원과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비례까지 교육감을 뺀 전체 당선자는 3700명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2034명이었다. 점유율 54.9%, 과반을 겨우 턱걸이한 숫자다. 같은 선거를 놓고 75%와 54.9%가 갈린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60% 중반대였다. 취임 1년 동안 통합 행보로 끌어올린 수치다. 그 지지율을 업고 치른 첫 전국 단위 선거의 성적표가 54.9%다. 국민의힘은 1481석, 약 40%를 가져갔다. 광역단체장만 떼어 보면 압승이 맞다. 의석 전체로 넓혀 보면 신승에 가깝다. 광역 12곳을 이기고도 정청래 대표의 표정은 회견 내내 밝지 않았다.


광역의 착시, 풀뿌리의 현실


광역부터 기초까지 한 단계씩 뜯어보면 착시가 어디서 왔는지 보인다. 광역의원은 804석 가운데 민주당이 64.8%를 차지했다. 이 정도면 그런대로 수긍할 성적이다. 문제는 한 단계 아래다. 기초단체장은 민주당이 52%, 기초의원도 52%에 그쳤다. 광역에서 보이던 우세가 기초로 내려가자 양당이 거의 반씩 나눠 갖는 구도로 바뀌었다.

2018년과 2026년 양당 점유율 비교
광역의원·기초단체장·기초의원, 지역구 기준 · 옅은 막대가 2018, 짙은 막대가 2026.
광역의원
민주당
2018
82%
2026
65%
국민의힘
2018
15%
2026
34%
기초단체장
민주당
2018
67%
2026
52%
국민의힘
2018
23%
2026
42%
기초의원
민주당
2018
55%
2026
52%
국민의힘
2018
34%
2026
42%
민주당이 내준 자리를 국민의힘이 채웠다. 광역의원은 2.4배로 늘었고, 풀뿌리로 내려갈수록 양당이 반반에 가까워진다.
자료: 뉴탐사 전수조사.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대비. 지역구 기준.

국민의힘의 약진은 이 지점에서 또렷하다. 국힘 광역의원은 2018년 대비 2.4배로 늘었다. 2018년 82%였던 민주당 광역의원 점유율은 이번에 65%로 주저앉았다. 기초단체장도 민주당이 2018년 66.8%에서 51.8%로 밀렸고, 그 자리를 국힘이 두 배 가까이 불어나며 메웠다. 민주당이 우세한 기초단체장은 116곳으로, 2018년 151곳에서 줄었다. 풀뿌리 권력은 시민의 피부에 가장 가까이 닿는다. 길을 막고 인허가를 쥔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절반이 국힘으로 넘어갔다는 뜻이다. 2년 뒤 총선에서 이들이 조직표로 움직인다.


강남 3구 21만 표가 만든 오세훈의 신승


서울이 가장 큰 충격을 안겼다. 개표 13시간 만에 뒤집혀 오세훈이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올랐다. 표차는 약 5만 표. 이 5만 표의 출처는 강남 3구다. 강남·서초·송파 세 구가 오세훈에게 21만 표를 몰아줬다. 정원오 후보는 나머지 지역에서 15만9000표를 앞섰지만, 강남 3구의 21만 표 앞에서 전세가 뒤집혔다. 자신의 자산을 지키려는 계급투표가 그대로 표에 박혔다.

강남 3구가 뒤집은 서울
순마진 (표)
강남 3구 오세훈 +213,339
나머지 22개 구 정원오 +159,879
서울 전체 = 오세훈 +53,460표 (+1.03%p 신승)
강남 3구만 빼면 정원오가 약 16만 표 차로 이기는 선거였다.


투표율을 구별로 봐도 흐름은 똑같다. 서초구가 투표율 1위로 올라섰다. 투표율 상위 다섯 개 구 가운데 성동구를 뺀 네 곳에서 정원오가 졌다. 보수층은 한 표가 아쉽다는 위기감에 투표장으로 결집했고, 진보층의 발걸음은 상대적으로 가벼웠다. 방송에서는 정원오 후보의 선거운동을 두고 "그냥 쇼만 하고 다닌 거죠"라는 평가가 나왔다. 고가도로 붕괴와 철근 문제 등 오세훈 행정을 겨눌 기회가 여럿 있었지만 검증은 비켜갔다는 지적이다.


만덕2동과 전재수 프리미엄, 한동훈 1425표의 비밀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는 무소속 한동훈이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1425표 차로 눌렀다. 1.7%포인트, 새벽 2시가 돼서야 갈린 초접전이었다. 한동훈이 표를 어디서 벌었는지 동네별로 뜯어보면 답이 보인다. 한동훈은 만덕2동으로 전입했다. 전재수 의원 시절 민주당을 찍어주던 동네였다. 그 만덕2동에서 한동훈이 하정우를 앞섰다.


이른바 전재수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도 결정적이었다. 북구갑은 2022년 총선에서 전재수가 50%를 넘기며 부산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국회의원을 낸 지역이다. 그러나 하정우의 이번 득표율은 41%에 머물렀다.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 지역에서 얻은 38%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전재수의 11%의 표가 하정우에게 옮겨가지 않았다. 박민식 후보 지지층의 사표 방지 심리가 한동훈으로 흘러간 정황도 더해졌다.


진보 셋이 나눠 가진 평택을


평택을에서는 단일화에 실패하면 무엇을 잃는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용남, 조국, 김재연 세 후보의 득표를 합치면 약 59%였다. 그런데 이 표가 셋으로 쪼개졌다. 세 후보 누구도 유의동의 34%대 득표를 넘지 못했다. 진보 표를 하나로 묶었다면 무난히 이길 선거를 국민의힘에 한 석 헌납한 모양새다.


본투표에서 보수 쏠림이 두드러진 점도 패인을 키웠다. 평택을 여덟 개 권역 가운데 일곱 곳이 2022년 총선보다 보수 방향으로 움직였다. 진보 쪽이던 포승·안중·청북마저 보수로 돌아섰고, 현덕 한 곳만 진보로 더 기울었다. 대다수 언론들이 여론조사를 토대로 김용남과 조국의 양강 구도만 보도되는 동안, 유의동의 1위를 점친 곳은 뉴탐사뿐이었다.


출구조사보다 정확했던 뉴탐사, 전북은 빗나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은 예측이다. 뉴탐사의 시뮬레이션은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5곳을 맞혔다. 방송 3사 출구조사가 서울과 경남을 놓쳤고 JTBC는 대구까지 틀린 것과 대비된다. 뉴탐사는 선거 이틀 전인 6월 2일 방송에서 "경남보다 서울이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강남 3구가 막판에 결집하는 흐름이 과거 투표 성향 데이터에 이미 담겨 있었던 셈이다.


뉴탐사가 유일하게 빗나간 곳은 전북지사 선거다. 시뮬레이션은 김관영의 당선 확률을 98%로 봤다. 여론조사도 과거 득표도 김관영 쪽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이원택의 승리였다. 군산·진안·부안을 뺀 거의 전 지역에서 이원택이 김관영을 앞섰고, 두 후보의 표차는 최대 2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공직 후보자들의 조직이 총동원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게 뉴탐사의 분석이다. 자연스러운 여론의 흐름이 아니라 막판 동원의 결과여서 어떤 데이터로도 잡히지 않았다.


정청래 대표의 침통한 표정으로 돌아간다. 대통령 지지율 60% 중반이라는 조건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광역의 압승과 풀뿌리의 후퇴로 갈렸다. 호남에 당 대표가 너무 자주 내려가는 동안 서울과 경기의 전략 지역은 손을 놓쳤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책임을 언급하는 대신 조국혁신당과의 연대 검토에 운을 띄웠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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