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헌재, 한덕수 탄핵 기각했지만 尹 파면 신호등 '빨간불'
6명 재판관 윤석열 탄핵 지지 가능성...김복형 국힘 배신, 12.3 계엄 불법성 간접 인정, 증거 충분해 파면 전망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한덕수 총리가 당장 파면을 면했지만, 선고 내용을 분석해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명태균 공판에서 검찰 태도 급변
이날 창원지법에서 열린 명태균 씨 재판에서 특이한 변화가 감지됐다. 김시몬 기자가 현장 취재 결과를 전했다. 김태열 전 한국미래연구소 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관계에 대해 증언했다.
"명태균 씨가 김영선 의원에게 반말을 했고, 김영선 의원이 뭔가를 지시하면 직원들이 '명 본부장님은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요'라고 하면 김 의원이 '그럼 그렇게 해'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실상 명태균 씨가 국회의원의 역할을 했다는 증언이다.
주목할 점은 검찰의 태도 변화다. 현장 취재에 따르면 검찰은 명태균 씨의 구속 취소 신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으며, 구속 필요성을 제대로 주장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 공판에서 명태균 씨가 "검사들이 내 핸드폰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파괴하라고 했다"고 주장한 영상 공개를 요구한 이후 검찰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현장에서 취재진이 검사에게 물었을 때 "공보관을 통해서만 답해야 되고 저는 이야기할 수 없다"며 도망가듯 자리를 피했다.
기각에도 어두운 국힘 의원들의 표정
한덕수 총리 탄핵 기각 결정 후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정이 상당히 어두웠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자신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헌재는 명확하게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령상 대행자에게 미리 예정된 과업의 수행을 의미하는 것이지, 권한대행자는 공직이나 지위가 새로이 창설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 의결정족수인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윤석열 탄핵 시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등 권한대행자들도 151석으로 탄핵할 수 있음을 확인한 중요한 결정이다.
권지연 기자가 김기현 의원에게 질문하려 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고, 박성민 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기자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12.3 계엄의 불법성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는 12.3 계엄의 불법성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지만, 판결문 문맥을 살펴보면 계엄의 정당성에 대한 헌재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재판부는 "청구인이 비상계엄 선포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의 적극적 행위를 하였거나, 국회에 비상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이후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지 않았다는 등의 소추 관련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중요한 점은 이 '증거 없음'의 원인이 검찰이 헌법재판소의 수사기록 제출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검찰이 한덕수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에 대한 12.3 계엄 관련 수사기록을 헌재에 제출했다면, 한덕수가 파면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 문맥은 12.3 계엄 자체가 절차적 하자가 있고, 한덕수가 그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여섯 명의 재판관이 같은 입장을 취했다는 점에서 윤석열의 탄핵 심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각하 의견을 낸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은 한덕수 탄핵에 대해 각하 의견을 냈다. 특히 조한창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궐위 사고라는 비상상황에서 직무의 공백 및 국가적 기능 장애 상태 방지를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하여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라고 설명하며 "권한대행자의 지위는 대통령에 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대통령 권한대행자에 대한 탄핵 소추의 요건은 대통령의 경우와 동일하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가중 의결정족수인 2/3가 권한대행에게도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지만, 다수 재판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재판관은 한덕수 탄핵의 실체적 판단에 들어가지 않고 절차적 이유로 각하 의견을 제시했지만, 윤석열 탄핵의 경우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기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검 추천과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총리가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를 지체한 기간이 약 10일에 불과했고, 내부 검토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특별검사 임명을 미룬다면 헌재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서는 "청구인은 국회가 선출한 3인을 재판관으로 임명해야 할 헌법상 구체적 의무를 부담한다"며 "국회가 선출한 사람을 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미리 종국적으로 표시함으로써 헌법상의 구체적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행위가 헌법 위반임을 명확히 했다. 다만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며 파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판단은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계속 거부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심판 전망
한덕수 선고 결과를 통해 헌법재판관들의 성향과 향후 윤석열 탄핵 심판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다. 재판관 8명 중 정계선,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5명은 비교적 진보 성향으로 윤석열 파면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김복형 재판관의 태도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한 김복형 재판관은 국민의힘의 주장인 의결정족수 논란에 동의하지 않았고, 12.3 계엄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다수 의견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이는 윤석열 탄핵 심판에서도 국민의힘의 논리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민주당의 재판관 추천 차이
정계선 재판관만이 한덕수의 파면을 주장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문재인 정부가 추천한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과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추천한 정계선 재판관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 것이다.
정계선 재판관은 "피청구인이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지 않음으로써 특검법이 규정한 특별검사 임명 절차는 중단되었다"며 "이는 신속, 공정하면서도 회복하고자 하는 특검법의 목적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담당하는 정상적인 역할과 기능마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든 헌법적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파면 가능성 높아진 6가지 긍정적 신호
한덕수 선고 결과로 윤석열 탄핵 심판에 긍정적인 신호가 여러 가지 포착됐다.
첫째, 국회의 절차상 하자 주장에 동조한 재판관이 두 명에 그쳤다.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국회 과반수 찬성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향후 윤석열 탄핵소추 절차에 대한 국민의힘의 의결정족수 논란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12.3 계엄 정당성 관련해 여섯 명의 재판관이 일치된 의견을 냈다. 비록 직접적인 판단은 피했지만,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셋째,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와 관련해서도 다섯 명이 위헌이라고 인정했다. 이는 윤석열이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계속 거부할 경우 또 다른 탄핵 사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증거 부족으로 한덕수 탄핵을 부정했으나 윤석열의 경우 CCTV 영상 등 증거가 충분하다. 검찰이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아 증거가 부족했던 한덕수와 달리, 윤석열은 관련 증거가 풍부하다.
다섯째, 한덕수 탄핵 기각 사유는 법 위반이 중대하지 않다는 것이나 윤석열의 탄핵 사유는 하나라도 인정되면 중대성 논란이 없다.
여섯째, 줄탄핵 관련 국회 소추권 남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향후 한덕수 총리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과 특별검사 임명 문제로 탄핵의 칼날 위에 다시 서게 됐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우도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으로 탄핵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시기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26일 이재명 대표 항소심 선고 결과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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