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의 비리 의혹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한양대 설립자의 외손자 홍택준 HY코퍼레이션 대표다. 뉴탐사가 5일 확인한 결과, 홍택준 씨는 단순한 지인이 아니라 김건희 씨의 사업 파트너이자 자금줄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 놀라운 것은 김건희 씨의 '집사' 김예성 씨와도 2011년부터 함께 사업을 했다는 사실이다.
왜 한양대 일가가 김건희를 도왔나
홍택준 씨는 한양대 설립자 김연준의 외손자다. 그의 아버지는 한양대 설립자의 사위 홍문신이고, 삼촌은 전날 보도된 홍성태 한양대 명예교수다. 한마디로 한양 재단의 핵심 일가다.
그런 그가 왜 김건희 씨와 엮였을까. 답은 돈이다. 홍택준 씨는 2011년경 남산 스테이트타워를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정희택 팀장이었다.
정희택은 누구인가. 그는 김예성과 연세대 동기로, 남산 스테이트타워 프로젝트의 설계자였다.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더스테이트그룹'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김예성에게 실무를 맡겼다. 김예성은 당시 '박광정'이라는 가명까지 사용했다.
투자자가 잘 모이지 않자 정희택은 홍택준을 끌어들였다. 한양학원의 이름값을 빌리기 위해서였다. 홍택준은 정희택의 지시로 '한양홀딩스'라는 회사를 만들고 100억원 대출에 연대보증까지 섰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홍택준은 손해를 보면서도 이들과의 관계를 끊지 않았다.
2013년 1월 18일, 의미심장한 동시 퇴임
뉴탐사가 확인한 등기부등본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2013년 1월 18일, 홍택준과 라성환이 동시에 더스테이트그룹 사내이사에서 퇴임했다. 같은 날 라성환은 김건희가 사내이사로 있던 비컨건축에서도 퇴임했다.
라성환은 누구인가. 그는 김건희의 비컨건축 초대 대표이사였고, 동시에 김예성의 더스테이트그룹 사내이사였다. 김건희와 김예성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13년 1월 18일 하루에 모든 직책에서 손을 뗀 것이다. 홍택준도 같은 날 더스테이트그룹에서 나갔다.
이들이 왜 같은 날 일제히 퇴임했을까. 뉴탐사가 라성환을 찾아갔지만 "해외 출장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언제 돌아오느냐는 질문에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수상하다.
문제의 회사 '인터베일리'의 실체
더스테이트그룹은 나중에 '인터베일리'로 이름을 바꿨다. 이 회사가 왜 중요한가.
첫째, 최은순의 도촌동 땅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 인터베일리는 위조 잔고증명서를 발급받는 데 사용된 회사다.
둘째, KBS 오페라게이트의 중심에 있었다. KBS가 투란도트 공연으로 손실을 본 뒤 같은 사업을 재추진하면서, 김예성의 로버스트어드바이저가 30억원 투자자로 등장했다. 단 한 시간 만에 이사회를 통과시킨 이 황당한 결정으로 KBS미디어는 막대한 손해배상을 물게 됐다. 소송 주체는 인터베일리였다.
셋째, 최은순의 암사동 건물 대출에도 관여했다. 최은순이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은 2013년 4월 15일은 인터베일리가 KBS 투자를 시작한 4월 12일과 불과 3일 차이다. 대출금 일부가 투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양 재단 건물에 둥지 튼 김건희 관련 기업들
더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김예성이 운영하는 기업들이 한양 재단 소유 건물에 입주해 있다는 것이다.
김예성 부인이 운영한 이노베스트코리아는 제주도 한양학원 소유 건물에 사무실을 뒀다. 이 회사는 김예성이 IMS모빌리티 주식으로 46억원을 챙기는 데 활용한 페이퍼컴퍼니다.
현재 IMS모빌리티는 서울 광진구 타워더모스트에 있는데, 이 건물을 관리하는 곳이 바로 홍택준의 HY코퍼레이션이다. 뉴탐사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두 회사는 같은 층 바로 옆 사무실을 쓰고 있었다.
왜 김건희 관련 기업들이 하필 한양 재단 건물에만 입주해 있을까.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겹친다.
홍택준은 제2의 권오수, 정희택은 숨은 설계자
뉴탐사는 홍택준을 "김건희의 젊은 권오수"라고 분석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서 권오수가 김건희의 동업자였다면, 2013년 이후엔 홍택준이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구조를 설계한 것은 정희택으로 보인다. 그는 김예성을 실무자로 쓰고, 홍택준을 투자자로 끌어들이며, 더스테이트그룹-인터베일리로 이어지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 김예성, 조영탁이 실무를 담당하는 '집사'였다면, 홍택준은 자금을 대고 건물을 제공하는 '후원자', 정희택은 이 모든 것을 기획한 '설계자'였던 셈이다.
실제로 홍택준의 한양산업개발은 2015년 마르코스전, 2016년 르꼬르뷔지에전에 후원사로 참여했다.
김건희 특검, 한양 커넥션과 정희택 수사해야
김건희 씨는 6일 특검에 출석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김건희는 서울대, 고려대, 국민대에 이어 한양대까지, 발을 들인 모든 곳에서 인맥을 만들고 돈줄로 활용했다. 특히 2011년부터 시작된 한양 재단과의 관계는 단순한 친분이 아니라 조직적인 비리 구조로 보인다.
홍택준은 왜 손해를 보면서도 김건희·김예성과 계속 일했을까. 정희택은 어떻게 이 모든 구조를 설계할 수 있었을까. 라성환은 왜 2013년 1월 18일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사라졌을까. 인터베일리를 통해 흘러간 돈은 어디로 갔을까.
김건희 특검은 새로 드러난 한양 커넥션, 특히 홍택준과의 관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설계한 정희택의 역할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김건희 비리의 전체 그림을 그리려면 한양대 일가와 정희택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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