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플러스

민주당 공천 칼자루 쥔 장인재, 주가조작 세력과 어울리고 비리 후보엔 면죄부

양정철 재임 시기 합류한 '검증 칼날', 6년째 공직후보 생사여탈권 행사

검찰 수사관 15년 경력 활용해 '캐비닛' 축적…공천관리위 실질적 결정권자였다는 증언

무안 가짜미투 사건 전말 파악하고도 묵인, 장세일 돈봉투 의혹엔 전화 두 통으로 '무혐의'

주가조작 의혹으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 사임했다가 슬그머니 복귀

공직후보 검증 한창인 올 3월, 주가 의혹 기업 사외이사로 취임…등기부등본 확인

2026-04-13 09:02:38

민주당 윤리감찰단 부단장 장인재. 당 밖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인물이다. 그러나 민주당 공직후보들 사이에서 장인재는 사실상 '저승사자'로 통한다. 2019년부터 6년간 총선·지방선거의 후보 검증 실무를 도맡으며,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죽일지 결정하는 보고서를 써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뉴탐사 취재 결과, 장인재 부단장은 주가조작 세력과의 친분으로 공직자윤리위원직에서 사임한 전력이 있으면서도 현재까지 공직후보 검증 핵심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정철 퇴장 후에도 남은 '칼'


장인재의 이력은 독특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공무원으로 출발해 1999년부터 서울중앙지검에 파견, 수사관으로 15년간 일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에는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5월 양정철이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했고, 그해 11월 민주당은 총선기획단을 구성했다. 장인재는 같은 해 12월 공직선거 후보자추천검증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두 사람이 민주당에서 활동을 시작한 시기가 겹친다.


2020년 4월 총선이 끝나자 양정철은 민주연구원장을 사임하고 당을 떠났다. 그러나 장인재는 남았다.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공천관리위원, 이번 2026년 지방선거에서는 윤리감찰단 부단장 겸 재심심사위원·공천신문고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양정철은 떠났지만, 장인재는 6년째 공천 검증의 핵심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장인재 · 양정철
활동 타임라인

1999 – 2026 | 경력 및 민주당 공천 관련 주요 일지
장인재
출생 전남 신안
현직 민주당 윤리감찰단 부단장, 공천신문고 위원, 재심심사위원
겸직 서흥 사외이사, 휴온스메디텍 감사
공직 경력
당 활동
양정철
선거
의혹 · 사임
1999
1999
서울중앙지검 파견 근무
식·의약 분야 전문 수사 15년 — 식약처 서기관
2017
2017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 행정관
민원제도비서관실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발탁
2019
2019. 05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취임
2019. 11
민주당 총선기획단 구성
2019. 12
장인재, 공직선거후보검증위원 선임
양정철의 민주연구원장 재임 시기와 겹침
2020
2020. 04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사임
총선 직후 당을 떠남 — 장인재는 잔류
2020. 04. 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2020
장인재, 당무감사위원 겸 민주연구원 정책자문위원
2020. 08
장인재,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위촉
박병석 국회의장 위촉 — 강선우 의원 등과 함께 활동
2022
2022. 04
장인재,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
위원 19명 중 실질적 결정권자 — 보고서로 후보 생사 결정
2022. 06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3
2023. 05
MBC, 주가조작 일당과 활동 의혹 보도
라덕연씨와 친밀한 관계 · 투자 자문 관여 정황
2023. 05
장인재, 국회 공직자윤리위원 사임
2025
2025. 03
장인재, 휴온스메디텍 감사 취임
윤리감찰단 부단장 재직 중 사기업 임원 겸직
2026
2026. 02
장인재, 공천신문고 위원 · 재심심사위원
윤리감찰단 부단장 겸직 — 의혹에도 검증 핵심 자리 유지
2026. 03. 26
장세일 영광군수 '무혐의' 감찰 발표
감찰 지시 4일 만에 종결 — 경찰은 압수수색 진행 중
2026. 03. 27
장인재, 서흥 사외이사 취임
장세일 면죄부 다음 날 — 주가조작 의심 기업 · 식약처 전관
2026. 06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양정철과 정청래 대표의 관계도 각별하다. 정 대표는 양정철과 정청래 대표의 관계도 각별하다. 정 대표는 2017년 5월 딴지일보 게시판에 양정철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며 "형의 아름다운 퇴장이 그리 길지 않은 일시적 자유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적었다. 학생운동 시절부터 이어진 두 사람의 친분을 감안하면, 양정철이 정청래 체제에서 민주당과 완전히 단절됐다고 보기 어렵다. 뉴탐사가 양정철에게 "장인재와의 관계"에 대해 문자를 보냈으나, 읽기만 하고 답은 없었다.


공천관리위 19명 중 실질적 결정권자


장인재의 영향력은 형식적 직함 이상이었다. 뉴탐사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인사를 접촉한 결과, "19명의 위원이 있었지만 발언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은 장인재였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이 인사는 "후보들의 비리나 문제는 전부 윤리감찰단에서 조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인재의 발언에 무게가 있었다"고 말했다. 장인재가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논의가 이루어지니, 다른 위원들은 사실상 추인하는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결국 장인재가 보고서를 어떤 방향으로 쓰느냐에 따라 후보의 생사가 갈렸다. 비리 혐의를 무겁게 적으면 컷오프, 가볍게 적으면 통과. 이 과정에서 친정청래 후보에게는 관대하고, 경쟁 후보에게는 가혹한 이중 잣대가 작동했다는 것이 뉴탐사의 연속보도를 통해 드러난 핵심이다.


무안 가짜미투 전말 알고도 덮었다


장인재의 이중 잣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무안군 가짜미투 사건이다. 2018년 무안군수 공천 과정에서 김산 후보 측이 1억 원을 들여 여성을 매수하고, 경쟁 후보인 정영덕에게 가짜 미투를 걸어 공천을 빼앗은 사건이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사건의 내부 관련자들이 장인재에게 전말을 털어놓았다. 뉴탐사가 입수한 증언에 따르면, 장인재는 당시 핵심 제보자인 함성장씨와 20차례 이상 통화하고 직접 불러서 조사까지 했다. 함성장씨의 휴대폰으로 사건 관련자인 박씨를 상대로 약 50분간 스피커폰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씨는 이 통화에서 "김산 후보와 박인배가 찾아와 허벅지를 잡고 군수 시켜달라고 했다", "김찬일이 돈을 전달하기로 했다"는 내용까지 소상히 진술했다.


장인재는 이 모든 정황을 파악하고도 김산에 대해 아무런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산은 당시 민주당 공천을 신청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리고 이번 2026년 지방선거에서 김산은 다시 민주당 무안군수 경선에 무감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인재가 검증 책임자로 있으면서 과거 비리를 알고도 감점 하나 주지 않은 것이다.


주가조작 세력과의 연루, 그리고 복귀


장인재에게는 본인의 흠결도 있다. 2023년 5월 MBC는 "공직자 검증하던 장씨, 주가조작 의혹 활동"이라는 제목으로 장인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인재는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라덕연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투자 자문 활동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라씨는 장인재에 대해 "저를 너무 예뻐해 주시는 형님이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법인에서 각각 이사와 감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MBC 기자가 장인재에게 전화하자, 그는 "더 이상 할 얘기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국회 공직자윤리위원직에서 사임했다. 여기서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장인재는 이번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공직후보 검증 업무에 복귀했다. 윤리감찰단 부단장직을 유지한 채 공천신문고 위원, 재심심사위원까지 겸하고 있다.


공직검증 와중에 사기업 사외이사 취임


장인재는 공직후보 검증 업무를 수행하는 와중에 사기업 임원직도 맡고 있다. 뉴탐사가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장인재는 2025년 3월 휴온스메디텍이라는 회사의 감사로 취임했다. 이 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앞서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된 투자자로 지목된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장인재는 올해 3월 27일에는 서흥이라는 상장사의 사외이사로도 취임했다. 등기 완료일은 4월 9일이다. 서흥은 주가가 4년 새 4분의 1 토막이 나는 동안 오너 일가가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뒤 주가가 다시 오르는 패턴을 보여 주가 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회사다. 장인재의 서흥 사외이사 취임은 장세일 영광군수에 대한 '무혐의' 감찰 결과 발표(3월 26일) 바로 다음 날이다. 공직후보 검증이 한창인 시기에 사기업 이사직을 맡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 소지가 크다.


장세일 면죄부, 전화 두 통의 감찰


장인재의 감찰 방식은 결과를 정해놓고 형식만 갖추는 구조였다. 장세일 영광군수 돈봉투 의혹 사건에서 윤리감찰단은 감찰 지시 후 4일 만에 "근거 없는 사안"이라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같은 사건에 대해 압수수색까지 집행한 상황이었다.


제보자 정운성씨는 뉴탐사에 장인재와 나눈 문자를 공개했다. 장인재는 정운성씨에게 전화 두 차례를 걸어 "영상에 돈봉투 건네는 장면이 나오느냐", "장세일 군수 딸의 문자를 갖고 있느냐"만 확인했다. 장세일에게 유리한 정황 증거 두 가지만 체크한 뒤, 다음 날 곧바로 무혐의를 발표한 것이다. 정운성씨는 "윤리감찰단이 윤리를 따져야지 왜 나한테 취조를 하느냐고 항의했다"며 "처음부터 장세일을 살려주려고 전화한 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에 대한 감찰도 같은 패턴이었다. 감찰 지시 당일 전화 두 통으로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뉴탐사가 장인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취재 의도를 밝히자, 장인재는 "누구시죠?"라고 되물은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과거 MBC 취재 때와 동일한 반응이다. 사실과 다르다면 부인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질문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을 택했다. 정청래 대표가 장인재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가 민주당 공천의 공정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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