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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에 지상군 보내나...전 세계 언론 전망이 갈린다

걸프는 "끝까지 밀어라", 유럽은 "확전의 덫", 우리나라는 경제 직격탄을 걱정한다

사우디·UAE가 트럼프에 전쟁 지속을 비공식 촉구하고,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통행료 법안을 승인

북미·걸프 매체는 지상작전 가능성을 높게
중국·러시아는 "미국의 실책"으로
유럽은 "확전 함정"으로 전망

NH금융연구소는 전쟁 1년 지속 시 우리나라 성장률 0%대 추락,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을 경고
4월 6일 호르무즈 시한이 분수령

2026-03-31 08:47:06

오늘(31일)로 미국-이란 전쟁이 한 달을 넘겼다. 전쟁을 끝낼 협상은 지지부진한데, 전쟁을 더 밀어붙이라는 압력은 두 방향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다. 하나는 걸프 동맹국들이 트럼프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고, 다른 하나는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에 걸어놓은 자물쇠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69%가 중동에서 온다. 이 두 변수가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올해 우리 경제의 운명이 갈린다.


전쟁을 원하지 않았던 사우디·UAE가 "멈추지 마라"고 돌아선 이유


AP통신은 3월 2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걸프 동맹국들이 트럼프에게 전쟁 지속을 비공식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미국·걸프·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한 보도다. (AP통신, 2026.03.29)


NYT는 한 주 앞서,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MBS)이 트럼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중동을 재편할 역사적 기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 정권 제거까지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NYT, 2026.03.24)


여기서 짚어야 할 사실이 있다. 걸프 국가들은 원래 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전쟁 전에는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왜 돌아섰을까.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3월 24일 걸프 4개국 고위 관리를 직접 인용해 속사정을 전했다. 이란이 개전 이후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전체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 UAE만 2,300발 넘는 공격을 받았다. 두바이 국제공항이 타격당했고, 카타르의 LNG 수출은 완전히 멈췄다. 이란은 걸프 국가들을 때려서 이들이 미국에 종전 압력을 넣게 만들려 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ToI, 2026.03.24)


걸프 관리 한 명은 ToI에 이렇게 말했다. "이란이 지금 쓰고 있는 무기를 그대로 들고 있는 채로 전쟁이 끝나면, 전략적 재앙이다." 또 다른 관리는 이란의 미사일·드론 제조 시설이 파괴될 때까지 전쟁이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어중간하게 끝내면 전쟁 전보다 더 위험해진다는 판단이다.


CNN은 UAE가 가장 강경하다고 전했다. UAE는 워싱턴에 지상 침공까지 밀어붙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쿠웨이트와 바레인도 같은 입장이라고 한다. 사우디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무력화, 탄도미사일 역량 파괴, 대리 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통제권 해소를 종전 조건으로 내걸었다. (CNN, 2026.03.26)


다만 모든 걸프 국가가 같은 목소리는 아니다. 오만은 "양측의 국익은 최대한 빠른 종전에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만 외무장관 바드르 알부사이디가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외교안보연구원(CFR)의 스티븐 쿡은 3월 26일 분석에서 핵심을 짚었다. 걸프 국가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일을 끝내주기를 필요로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사우디와 UAE는 이란에 직접 합류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이란의 추가 보복과 이스라엘과 함께 싸운다는 정치적 부담을 동시에 감수해야 한다. (CFR, 2026.03.26)


트럼프로서는 빠져나가기가 더 어려워졌다. 걸프 동맹국의 전쟁 지속 촉구, 이스라엘의 압박, 공화당 내 매파의 요구가 겹쳐 있다. 협상을 원하더라도 "어중간하게 끝내면 안 된다"는 동맹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어렵다.


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 자물쇠를 걸다


3월 30일, 이란 의회 안보·외교위원회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법안을 승인했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 타스님 통신, 파르스 통신이 복수 보도했고, AFP·블룸버그·TASS가 확인했다. (AFP, 2026.03.31)


법안의 뼈대는 이렇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선박에 이란 리알화 기준으로 통행료를 부과한다. 미국·이스라엘 선박은 통행 자체를 금지한다. 대이란 제재에 참여한 국가의 선박도 마찬가지다. 오만과의 협력 조항도 들어 있다.


법안이 승인되기 전부터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미 현장에서 통행료를 걷고 있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 26건의 해협 통과가 IRGC의 선별 통제 아래 진행됐다. 선박 운영사들은 IMO 번호, 화물 목록, 선원 명단, 소유 정보, 목적지를 IRGC 연결 중개인에게 제출해야 통행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블룸버그는 일부 선박이 한 번 통과에 200만 달러까지 지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2026.03.26)


이 법안의 진짜 의미는 돈이 아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과 통제권을 국내법으로 고정시키려 한다는 데 있다.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는 인공 수로여서 통행료를 받는 데 법적 근거가 있다. 호르무즈는 자연 해협이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자연 해협의 통과통항권을 보장하고, 연안국이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도 즉각 UNCLOS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터키예투데이, 2026.03.31)


이란의 논리는 다르다. 이란은 1982년 UNCLOS에 서명했지만 비준하지 않았다. 따라서 자국은 UNCLOS의 통과통항 규정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가장 좁은 구간은 21해리(약 39km)에 불과하고, 이란과 오만의 영해(각 12해리)가 겹치면서 공해 구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지리적 특성을 이란은 주권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다.


법이 통과되면, 이란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해협 통제를 기정사실로 유지할 법적 토대를 갖게 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군사력 없이 해협을 되찾을 수 없다"는 명분이 한층 강해진다.


유가 100달러 시대, 우리나라 경제는 어디로


두 변수의 합산 효과는 유가에 바로 반영됐다. 3월 27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12.57달러, 미국 WTI는 99.64달러로 마감했다.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다. 3월 28일 장중 WTI가 100.04달러를 찍었다. (CNBC, 2026.03.28)


IEA는 현 상황을 "역사상 최대 글로벌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호르무즈를 통해 매일 오가던 원유·석유제품 약 1,780만 배럴이 사실상 끊겼다. IEA 회원국들이 4억 배럴의 비축유를 긴급 방출했지만, 일일 결손량의 4분의 1도 메우지 못한다. (CNBC, 2026.03.12)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의 69.1%가 중동산이다. 천연가스도 29.4%를 중동에서 가져온다. 호르무즈가 막힌 지금, 이 물량의 상당 부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나프타 수출을 5개월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NH금융연구소는 3월 17일 보고서에서 시나리오별 전망을 내놨다. 전쟁이 3개월 이상 이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한다. 1년 지속되면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한다. 물가는 오르고, 수출과 소비는 동반 위축되며,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억제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온다. (헤럴드경제, 2026.03.17)


서강대 허준영 교수는 경향신문에 "에너지 구입비가 연간 150조 원에 달하는 구조에서 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원자재 수급 차질과 투자 지연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2%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가벼운 스태그플레이션을 동시에 경고한 것이다.


정부는 25조 원 규모 추경안을 3월 31일 국회에 제출하고, 유류세 인하와 석유가격 최고가격제 2차 지정을 시행했다. 5조 원 규모의 국채 긴급 바이백도 진행했다.


같은 전쟁을 놓고 대륙마다 전망이 갈린다. 전 세계 주요 매체의 보도를 권역별로 정리하면, 지상전 확대 가능성에 대한 온도 차가 뚜렷하다.

권역 대표 매체/국가 지상전 확대 전망 입장 배경
걸프 (사우디·UAE) AP·NYT·ToI ★★★★★ 이란 완전 무력화 요구, 어중간한 종전 거부
북미 WP·CNN·CBS ★★★★☆ 준비 완료+동맹 압박, 결단만 남아
중동·아랍 알자지라·IRNA ★★★★☆ 호르무즈 불가피론, 100만 병력 대응
한국 조선·동아·MBC ★★★☆☆ 지상전 가능, 경제·외교 충격 집중
유럽 르몽드·가디언 ★★★☆☆ 확전 함정 경고, 에너지 충격 우려
인도·아시아 ToI·아시아타임스 ★★★☆☆ 계획 완료 인정, 전략 과부하 우려
중국 글로벌타임스 ★★☆☆☆ 호르무즈 타격·미국 실책론, 비축 확대
러시아 스푸트니크 ★★☆☆☆ 미군 피해 확대 전망, 반사이익 노리기
라틴아메리카 엘파이스 ★★☆☆☆ 경제 충격·유가 폭등, 조기 종전 희망

4월 6일이 분수령이다


트럼프는 이란에 4월 6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는 시한을 제시했다. 카르그 섬은 이란 석유 수출의 90%가 통과하는 곳이다. 시한이 지나도 해협이 닫혀 있으면 이 섬의 점령 작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 미 국방부는 이미 수 주간의 제한적 지상작전 계획을 완성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월 28일 보도했다. 특수부대와 일반 보병을 혼합한 기습타격(raid) 방식이다.


현재 미 제31해병원정대 2,500명과 해군 1,000명이 중동 해역에 도착해 있고, 1만 명 추가 파병안이 검토 중이다.


걸프 동맹국들의 전쟁 지속 촉구와 이란의 호르무즈 법제화. 이 두 변수는 서로 반대 방향에서 같은 결과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더 때려라"고 말하고, 이란은 "해협은 우리 것"이라고 법을 만들고 있다. 둘 다 협상 테이블보다 전장 쪽으로 무게추를 밀어내는 힘이다.


다만 반대 방향의 힘도 존재한다. 르몽드는 3월 25일 "트럼프는 확전의 덫에 빠지고 있다"고 경고했고, 중국·인도·러시아·라틴아메리카는 각자의 이유로 조기 종전을 원한다. 파키스탄·사우디·이집트·튀르키예 4개국 외무장관은 이슬라마바드에서 긴급 회동 중이다. 전쟁에는 늘 예측을 뒤집는 변수가 있다. (르몽드, 2026.03.25)


우리나라 시민이 지금 지켜봐야 할 질문은 하나다. 4월 6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느냐 닫혀 있느냐. 그 답에 따라 올해 우리 지갑의 두께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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