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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파이팅] 약탈의 삼각편대_검사와 사기꾼 그리고 전관 7편. 대북송금 사건 지휘검사의 원죄

2026-03-07 22:44:51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조작 실체를 뒷받침하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접견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면서, 이 사건 수사 지휘를 맡았던 김영일 전 검사의 과력 이력도 재조명되고 있다.


김영일 전 검사가 과거 IDS홀딩스 1조원대 사기 주범 김성훈에게 편의제공을 하며 사건 거래와 회유을 하던 방식이 대북송금 사건에서도 판박이처럼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영일 전 검사는 과거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수사를 통해 검찰의 유능함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 유능함'의 실체가 '피의자 회유와 사건 거래를 통한 진술 확보'라는 부적절한 수사 관행에 있다고 지적한다.


김 전 검사는 최근 ‘친윤’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가 소속돼 있는 법무법인 인월로 자리를 옮겼다.


검사실은 죄수들의 사랑방이었다


IDS홀딩스 피해자들은 1조원대 다단계 사기주범 김성훈의 범죄수익 은닉 배경에서도 김영일 전 검사를 빼놓을 수 없다고 호소해 왔다. 김영일과 1조원대 사기주범 김성훈은 어떻게 만나게 됐을까. 김성훈은 서울구치소 안에서 만난 한 씨를 통해 김영일 검사를 소개 받았다. 한 씨 역시 김영일 검사 방에 출정을 다니던 브로커 재소자다. 한 씨는 김성훈의 돈으로 빚을 갚고 보석으로 출소해 IDS홀딩스 피해자들로부터 김성훈 처벌불원서를 받으며 또다시 사기를 친 인물이다.


당시 김성훈은 경찰에 뇌물을 준 사건을 김영일 검사에게 제보하라는 회유를 받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부에 있던 김영일 전 검사는 김성훈과 한 씨 등을 자신의 방으로 빈번하게 불러냈다. 결국 김성훈은 김영일 검사에게 자신이 경찰에 뇌물을 준 사건을 제보했다. 김성훈과 친분을 형성하던 윤 모 경찰을 승진시키기 위해 김성훈은 자신의 인맥을 통해 구은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청탁을 했고, 실제로 윤 씨는 경위로 특진했다. 이후로 윤 경위는 IDS홀딩스 사무실이 위치한 여의도 등을 관할하는 영등포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으로 전보돼 김성훈의 뒤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다.


김영일 전 검사는 김성훈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던 경찰과 구은수 서울경찰청장까지 기소하며 승승장구했다. 윤 경위는 구속 기소돼 2018년 2월 징역 5년, 벌금 8000만원과 추징금 6390만원을 선고받았고, 그해 9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다.


또 구은수 당시 청장은 김성훈 사건 배당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2019년 1월 징역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유죄를 확정 받았고,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형이 확정될 동안 김성훈은 이 건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사건 거래'의 실체: 경찰 길들이기와 검찰의 기획 수사


당시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이 화두가 되고 있었다.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은 윤석열이다. 당시 검찰이 경찰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김영일 검사가 윤석열에게 얼굴 도장을 확실히 찍고,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이라는 정적 죽이기의 지휘부로 발탁된 것도 이 사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19년 제보자 김희석 씨의 자수를 통해 경찰이 수사한 자료에는 이 당시 김성훈의 접견 녹취록과 김성훈의 또 다른 조력자, 이성용의 휴대폰에 담겨 있는 김성훈의 편지 등도 포함돼 있었다. 입수한 자료를 살펴보면, 당시 형집행정지의 꿈을 꾸고 있던 김성훈에게 김영일 검사가 얼마나 든든한 백이었는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기록으로 보는 유착

“나를 조사하는 검사실은 나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엄청난 사기도 아닌데... 우리 맛있는거나 먹자고 검사가 위로해줬다”


2017년 9월 15일 김성훈은 자신을 면회 온 부인 안 씨에게 “나 또 특수부에서 조사받는 거 있어서 당분간 여기(서울구치소)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성훈은 이틀 전인 2017년 9월 15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또 조사받은 사건은 김영일 검사실 출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훈은 2017년 10월 14일 다시 면회 온 부인 안 씨와 김 씨에게 “얼마 전 뉴스 나온 거 다 뻥으로 나왔다”며 “경찰관한테 인사 청탁 한 것이지, 수사 무마를 해달라고 청탁한 게 아니다. 그렇게 안 하기로 해놓고는 검사님이 막 그렇게 써낸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하고 경찰하고 싸우는 상황에서 검찰이 어떻게든 수사권을 안 주려고 경찰 흠집 내기 하는 것 같다”라고 발언했다. 김성훈도 당시 김영일 검사가 검찰의 조직 이익을 위해 자신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했다는 뜻이다.


김성훈은 사흘 후인 2017년 10월 17일 다시 면회를 온 부인 안 모 씨에게 “월요일 밤 열두 시 넘어서 왔어 조사 받으러 일요일도 조사받았고 어제도 조사받았다”며, “내가 조사받는 검사실에서는 나를 나쁘게 생각 안 한다. 나한테 유리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나중에 얘기해 주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17년은 말도 안 된다. 검사님도 말도 안 된다고 한다”라고 발언했다. 이 시점은 김성훈이 감형에 실패한 후, 브로커재소자 이성용을 통해 형집행정지 알선을 모색하던 때다.


김성훈은 2017년 10월 18일 IDS홀딩스 감사였던 예 모 씨가 접견 가자, 본인이 김영일 검사의 출정요구도 거부했다고 했다. 관련 기사가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김성훈은 김 검사로부터 경찰 뇌물 사건만 부각시키고 IDS홀딩스와 연관성은 묵인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김성훈은 ‘김영일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다음날에는 접견 온 감사 예 씨에게 “구치소에 있는 게 제일 편하다”라고 속내를 얘기했다.


김성훈은 2017년 10월 30일 예모씨와 이모씨가 다시 접견을 오자 “내가 좀 이따 나가는데, 계장님한테 한번 전화해 너 와도 되냐고 물어봐라”라고 말했다. 김영일 검사실에 출정을 나가는데, 거기서 만날 수 있는지 물어보라는 듯이다. 김성훈은 이어 “이것저것 좀 많이 하고 있다, 다 잘되고 있다”며, “이제 좀 필요해서 나가야 될 것 같다”라고 했다. 형집행정지로 구치소 밖으로 나갔다 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판사 새끼들이 또라이 새끼들이다. 현직 부장검사가 욕 하더라”라며, 웬만하면 욕 안하는 양반인데 이 양반이 일요일에 부르더니 ‘우리 조용히 맛있는 거나 먹자. 사건 내용이 엄청 사기도 아닌데 이렇게 하냐’고 뭐라 하더라고“라고 발언했다. 김성훈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한 판사를 향해 김영일 검사가 욕설까지 해가며 힘께 분개해 주었다는 주장이다.


김성훈은 2020년 10월 5일 경찰 조사 당시, 김영일 검사실로 출정을 나가는 동안 조사는 단 한 차례뿐이었으며 주로 검사의 위로를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검사실에서 외부 음식을 섭취하고 자유롭게 외부와 통화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화영 전 부지사를 향한 '연어 술 파티' 회유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산 가운데, 이러한 특수부 검사들의 수사 방식이 이미 오래전부터 공공연하게 이루어져 온 관행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영일 검사실에서 편의제공을 받으며, 그곳을 드나드는 브로커재소자 이성용을 통해 형집행정지 알선을 모색하던 김성훈은 대검에서 감찰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2020년 2월 29일부터 5월 9일 사이 김성훈이 이성용에게 보낸 편지에는 김성훈의 불안한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김성훈은 2020년 2월 29일 이성용에게 편지를 보내 “피진정인이 김영일 부장이고, 저는 참고인이란다. 어제(2월 28일 금) 대검 감찰부에서 제 친구 예0덕을 소환해서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지난 인사에 보니까 법무부 감찰과에 장형수 검사가 발령받았는데 그 검사가 제 사건 주임검사였다. 자신을 출정 부른다는 이유로 김영일 부부장에게 대들기도 했던 검사”라고 썼다. 이어 “아무래도 김 부장을 버리는 분위기인 듯하다”며 “이러면 별 수 없이 뇌물공여 기소할 수밖에 없겠다. 어떻게 진술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김성훈은 2020년 3월 7일에도 이성용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뇌물공여 사건을 더는 무마하기 힘들 것 같다는 취지로 하소연 했다.


“중앙지검 감찰부의 담당 계장이 이번에 예0덕 조사합니다. 이 친구가 제 사건 특수2부에서 수사할 때 선임 계장으로 직접 저를 조사했던(압수수색도 직접 나왔던) 계장입니다. 당시 법무부 감찰과에 있습니다. 우연이 아니라면 심히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김성훈은 4월 25일에도 이성용에게 편지를 보내,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피해자단체연합이 윤 경위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고발했다”며, 김영일 검사와 연락을 취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어 “사실대로 ‘검찰이 협조하면 기소를 면해주기로 했다’고 진술하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을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자백한 것처럼 해버리면 무조건 기소가 될 수밖에 없을 텐데”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김성훈은 2020년 5월 9일에는 이성용에게 편지를 보냈다. 김성훈은 “후회 막심하다”며 김선규 변호사측에 연락해 두었으니, 김영일 검사와 상의해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김선규 변호사는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임명된 바 있는 법부법인 다전의 대표변호사다. 법무법인 다전은 2018년 경부터 김성훈의 범죄수익은닉죄 변론을 주도했다.


2020년 경찰이 확보한 브로커재소자 이성용의 휴대폰에서는 이 씨가 김영일 검사에게 보낸 편지의 초안이 발견됐다. 김영일 검사에게 김성훈을 살펴봐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다.



“존경하는 김 부장님 오늘 서신 드리는 이유는 김성훈이 피해자연합회에서 윤0우 경위에게 뇌물공여 한 혐의로 고발당했다고 합니다 김성훈이 검찰에 수사 협조하여 검찰에서 김성훈이를 뇌물공여 혐의로 처벌 안해서 고발한다는 내용입니다. 김성훈이는 부장님도 알다시피 김성훈이가 검찰에 수사 협조를 한 사건인데 부장님도 안 계셔서......”


이후 이성용의 집사 김 씨가 이성용의 지시로 김영일 검사와 직접 통화를 한 정황도 살펴진다. 집사 김 씨를 통해 김영일 검사의 회신을 받은 이성용은 김성훈에게 편지를 보내, 그를 안심시켰다. 이성용은 편지에서 만약 검찰이 김성훈의 뒤통수를 치고 경찰 뇌물 혐의로 김성훈을 기소하면, 본인이 검찰과 거래한 것들을 터뜨려 검찰을 작살 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김성훈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김성훈이 자신이 가장 힘들 때 손을 잡아주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편지는 사업 투자 얘기로 마무리됐다. 이성용이 끊임없이 김성훈의 은닉 자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김성훈과 자금 거래를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성훈은 결국 경찰 뇌물사건으로 2021년 8월 기소돼, 그해 12월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뇌물을 준 사람은 5년형을 선고받고 만기출소 할 때쯤 기소돼 훨씬 낮은 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범죄 수익의 세탁 경로: 브로커와 기업사냥꾼들의 그림자


피해자들은 김성훈이 김영일 검사실에서 이른바 ‘사건 거래’를 하는 동안 최소 수십억 원의 범죄수익이 안전하게 은닉될 수 있었다고 성토했다.


이지형 변호사(법무법인 난) 변호사는 “경찰이라는 조직보다 검찰이라는 조직이 아주 많이 폐쇄적”이라며, “내부에서 사건을 소위 만들어 가기가 더 쉬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 “승진을 위해, 출세를 위해 자기네 조직 내에서 본인들을 보호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영일 검사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 연락했으나, 그는 “기자와 통화하지 않는다”며 매번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의 법무법인 사무실로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고, 카카오톡 메시지로 장문의 질의를 보내자, 김 전 검사는 읽고 바로 차단했다.


무력화된 견제 시스템: 공수처 불기소와 '전관'의 카르텔


그가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받은 징계도 법무부로부터 받은 견책이 전부다. 피해자들이 2021년 6월 김 검사를 공수처에 고발했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질질 끌다 공소시효를 일주일 남긴 시점인 2025년 6월 불기소 처분했다.



김영일 전 검사는 지난해 검찰을 나와 변호사 개업을 한 상태다. 공교롭게도 영일이 검사 옷을 벗고 간 곳이 공수처 부장검사 송창진 변호사 소속의 법무법인 인월이다. 또 김성훈의 범죄수익은닉죄 변론을 맡았던 곳이 법무법인 다전이며, 이곳 김선규 대표변호사 역시 윤석열 정권에서 공수처 부장검사로 임명된 후, 퇴직 전 차장 직무대행까지 맡았다.


송창진 변호사는 ‘김영일 전 검사의 불기소 처분과 법무법인 인월행의 배경’ 등을 묻는 질문에, ‘사안을 잘 알지도 못한다’는 취지로 답하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금융피해자들은 법조계의 ‘거대한 카르텔이자, 한통속’을 지적하며, 성토를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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