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첼리스트 "민감한 부분 노코멘트" 1차 조사 직후 녹취 확보...조선일보 '거짓말 진술' 보도 허위 드러나

경찰 조사 직후 "그날 누구 봤냐는 질문에 노코멘트, 나중에 밝히겠다" 명확히 증언



더탐사는 청담동 술자리 핵심 증인인 첼리스트가 경찰 1차 조사 직후 지인과 나눈 대화 녹취를 입수했다. 녹취 속 첼리스트는 "민감한 부분은 노코멘트 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첼리스트가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더탐사는 이것이 명백한 허위보도라고 주장한다.


더탐사 강진구 기자는 1월 3일 15번째 압수수색을 당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고소고발로 시작된 압수수색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강 기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저녁까지 서초경찰서에서 휴대전화 2대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받았다. 영장 유효기간은 1월 14일까지 연장됐다.


압수수색 영장에 "허위사실일 개연성 배제할 수 없다" 명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검사는 김영식, 발부한 판사는 김상우다. 김상우 판사는 서해 공무원 사건에서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구속시켰다가 구속적부심에서 기각된 전력이 있다.


영장에는 "허위사실일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강 기자는 "허위사실이면 허위사실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며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표현은 영장에서 처음 봤다"고 말했다. 영장은 "허위사실로 보이는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도 적시했다. 경찰 스스로 허위사실인지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2월 10일 잠정조치 결정문에서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청담동 술자리 진위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0일이 지난 지금도 경찰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영장에는 "침대와 냉장고에서 휴대폰이 발견됐다"는 이유도 적혀 있다. 강 기자는 "10년 전 쓰던 옛날 폰을 보관 공간에 둔 것을 은닉 의도로 해석했다"며 "개연성에 기대어 쓴 영장"이라고 지적했다.


1차 조사 직후 "사실대로 얘기했고 민감한 부분만 노코멘트"


더탐사가 입수한 녹취는 첼리스트가 경찰 1차 조사를 마친 직후 지인과 나눈 통화 내용이다. 첼리스트는 조사 내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포렌식 결과가 아직 안 나왔다. 고발된 부분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는 했다. 사실대로 얘기할 건 얘기했는데, 노코멘트 할 건 노코멘트 했다."


첼리스트는 "제 핸드폰에 있던 문자 메시지나 통화 기록이 다 있을 것"이라며 "포렌식이 끝나면 오늘 제가 얘기한 것과 대질하겠죠"라고 말했다. "웬만하면 노코멘트 할 건 노코멘트를 했고 사실대로 얘기할 거에 대해서는 그냥 사실대로 다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첼리스트는 "제보자와 어떤 거에 대해서 이렇게 됐고 그런 상황 설명은 어느 정도 해야 되니까 그런 부분에서도 얘기를 좀 자세히 했다"며 "나는 밝힐 의도가 있었던 사람이 아니고, 이런 얘기를 한 거에 대해서는 제 음성을 맞다 인정하지만 누구한테 나는 발설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날 누구 봤냐는 질문에 노코멘트, 나중에 밝히겠다"


첼리스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에 노코멘트 했는지도 밝혔다. "이 사람들이 물어보는 거는 그날 누구를 봤냐는 것이었다. 그거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일단은 나중에 밝힐 때 있으면 밝히겠다고, 지금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대목은 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첼리스트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의 참석 여부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단지 현 시점에서 확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첼리스트와 통화한 제보자는 더탐사와의 인터뷰에서 "첼리스트가 사실대로 다 얘기했고,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만 노코멘트 했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증언했다. 제보자는 "핵심적인 민감한 질문, 즉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을 봤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만 노코멘트 했다는 것이 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제보자는 "트위터 친구 다섯 명 중 한 사람도 전화를 걸어서 물어봤는데, 사실대로 얘기했고 민감한 부분은 얘기 안 했다는 똑같은 워딩의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며 "내가 들은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인도 첼리스트로부터 동일한 증언을 들은 것이다.


조선일보 "'거짓말 진술' 아닌 '거짓말 취지로 진술'"


조선일보는 11월 24일 새벽 5시 "청담동 술자리 없었다, 첼리스트 '남친 속이려 거짓말' 진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제목에서는 단정적으로 표현했지만, 본문에는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거짓말했다'가 아니라 '거짓말했다는 취지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전 남자친구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해 첼리스트가 전 남자친구에 대해 말하는 내용이 거짓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고도 적었다.


이는 첼리스트가 직접 거짓말이라고 진술한 것이 아니라, 경찰이 그렇게 해석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로 첼리스트가 노코멘트 한 것을 경찰이나 변호사가 거짓말로 해석해 언론에 흘렸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2월 30일 "2차 조사에서도" 발언, 1차와 구분한 이유


첼리스트는 12월 30일 녹취에서도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사실은 항상 제가 노코멘트고 뭐 그런, 이런 게 저한테는 사실 함부로 그 얘기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 그런데 제가 공식적으로 얘기한 게 거짓말이었다고 했잖아. 그게 조선일보에서 얘기한 거고, 두 번째 조사에서도 그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두 번째 조사에서도'라는 표현이 핵심이다. 만약 1차 조사 때부터 거짓말이라고 진술했다면, '조선일보에서도 그렇게 얘기했고, 경찰 조사에서도 그렇게 얘기했고'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두 번째 조사에서도'라고 구분한 것은 1차 조사 때는 다른 진술을 했음을 시사한다.


제보자는 "1차 조사 때 노코멘트 했다는 게 사실에 더 가깝다고 판단한다"며 "만약 1차 조사 때부터 거짓말이라고 진술했다면, 굳이 '2차 조사에서도'라고 구분해서 말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보자는 "만약 거짓말이었다면 그냥 '뻥쳤다'고 하면 끝이다. 미사여구가 필요 없고 두려움을 느낄 필요도 없다"며 "다른 많은 설명이 왜 필요했겠느냐. 본 게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압수수색 당일 "감옥 갈 줄,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


압수수색 당일 첼리스트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대목도 녹취에 담겼다. 첼리스트는 제보자에게 "아까는 감옥 가는 줄 알았다"며 여러 차례 흐느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너무 무섭고, 사실 내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첼리스트는 "포렌식하면 그날 정황 조사하다 보면 다 나올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어떻게 마무리하려고 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왜냐면 오히려 제 핸드폰을 보면 명확한 증거가, 그냥 그 사실이 없었던 것처럼은 아니니까"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첼리스트가 청담동 술자리 자체는 있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만 증거가 없어 노코멘트 했다는 것이다.


이세창 술자리 참석은 부인 불가능한 사실로 진술


첼리스트는 이세창 전 총재의 술자리 참석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이세창, 이제 그분이 거기를 했고, 뭐 하는 것도 사실에서 다 모든 걸 말씀드렸고"라고 명확히 밝혔다. "어디를 갔어요? 근데 안 갔다고 할 수 없죠. 당연히 봤으니까. 이런 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진술은 했죠."


이는 청담동 술자리 자체는 있었고, 이세창 전 총재가 참석했다는 사실을 첼리스트가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첼리스트는 "포렌식 나오면 다 나올 거니까"라며 "그날 이세창 씨와의 통화 내역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세창 전 총재는 청담동 술자리를 주선한 인물로 지목됐지만, 새벽 시간대 위치기록이 강남이 아닌 다른 곳으로 나온 휴대전화 통신기록을 경찰에 제출했다. 더탐사는 이것이 공기계일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첼리스트가 강 기자에게 "오빠가 CCTV 확인하러 현장에 갔다"고 말한 점도 거짓말이 아님을 방증한다. 만약 청담동 술자리가 거짓말이었다면 굳이 오빠에게 CCTV 확인을 부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변호사 "포렌식 참관 필요 없다" 유도 정황


포렌식 참관과 관련한 의혹도 제기됐다. 박경수 변호사는 더탐사에 "첼리스트가 참관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녹취에서 첼리스트는 제보자에게 전혀 다른 내용을 말했다.


"핸드폰을 이미징 뜰 때 변호인이랑 같이 참가를 했는지, 체크 부분이 있었는데, 그거는 그냥 참관하지 않는 걸로 체크를 했어요. 어제 변호사님한테 상의를 했죠. 이거는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그래서 얘기를 했지. 근데 이런 거는 그냥 굳이 참관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안 하는 걸로 체크를 한 거예요."


제보자가 "참관을 안 하면 데이터를 심을 수 있다"고 설명하자, 첼리스트는 여러 차례 한숨을 쉬며 "그게 당연히 해야 되는 건지 뭔지를 모른다"고 답했다. 이는 변호사가 적극적으로 참관하지 말 것을 권유했고, 첼리스트는 그 의미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따랐음을 보여준다.


박경수 변호사 진술 내용 설명, 첼리스트 주장과 정면 배치


박경수 변호사는 더탐사에 "1차 진술 조사 때는 첼리스트가 실제로 남자친구 속이려고 거짓말했다고 진술했다. 그건 사실이다. 그래서 그게 언론에 그렇게 흘러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첼리스트의 주장대로 1차 조사 때 노코멘트 했는데도 박경수 변호사가 언론에 거짓말했다고 흘렸다면, 이는 중대한 문제다. 변호인이 의뢰인의 진술 내용을 왜곡해 언론에 제공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첼리스트는 12월 22일, 23일, 30일 녹취에서 일관되게 "항상 노코멘트 입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경수 변호사는 "1차 조사 때부터 거짓말이라고 진술했다"고 주장한다.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 따져보고 퍼즐처럼 맞췄다"


첼리스트는 1차 조사를 받기 전날 변호사와 상의한 내용도 언급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고소장 보고, 제가 걸리는 법이, 영상 봤을 때 명예훼손된 디지털, 뭐 이런 쪽으로 명예훼손이잖아요. 그래서 그거를 법적으로 봤더니, 뭐 공익성 전혀 없고, 사실 뭐 이런 거 저런 거 따져봤어요. 저도 어제 그거를 법적인 것만 보고 굉장히 저랑 많이 맞춰 본 거예요, 퍼즐처럼."


"오늘 그거에 대해서 조금 확실하게 얘기를 드렸어요. 내가 할 수 있는 호소에 대해서는 정확히 얘기를 해서 이게 만약에 판사나 나중에 간다고 해도 그 말이 하나하나라도 제가 피해자가 돼야지, 피해자가 되면 안 되는 거니까."


이 발언은 첼리스트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진술을 조율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동시에 "민감한 부분은 얘기 안 했다"고도 말했다. 이는 법적 책임과 별개로 핵심 사실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찰 수사관 "이 수사 굉장히 어렵다" 토로


첼리스트의 전 남자친구인 제보자는 담당 경찰관과도 대화를 나눴다. 조선일보가 "거짓말했다"고 보도한 11월 24일 당시, 제보자가 "이미 다 수사 끝난 거 아니냐"고 묻자 경찰관은 "무슨 소리냐, 이 수사 굉장히 어렵다"고 털어놨다.


강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의 알리바이만 나오면 오늘이라도 수사 끝날 수 있다"며 "그런데 그 두 사람을 빼고 수사하려니 답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이 우리 휴대폰만 뒤져봤자 나오는 게 없다. 우리는 거의 술자리에 갔던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의 7월 19일 경호 타임라인과 한동훈 장관의 알리바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강 기자는 "경찰이 가지고 확보 가능한 데이터"라며 "한동훈 장관에게 알리바이 제시를 요청하고, 본인이 거부한다면 오히려 경찰이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조선일보 왜곡 보도 바로잡고 싶었다"


제보자는 구속영장 실질심사 전날 더탐사에 제보했다. 제보 이유에 대해 "무도한 압수수색과 구속 시도를 보면서 이렇게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을 지켜주고 싶었고,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가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첼리스트의 유튜브 채널을 10월 24일 보도 훨씬 전부터 구독해온 사람이다. "10월 24일 보도하기 이전 훨씬 전부터 첼리스트를 알고 있었고,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서로 믿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조선일보 기사를 받아쓰기하면서 기정사실화 되는데, 제가 알고 있는 정보로는 그게 아니었다"며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가 팩트를 확인하려고 취재하고 있는데, 왜곡된 언론 기사들 때문에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구속영장 기각 당일 새 압수수색 영장 청구


경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12월 30일, 바로 그날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강 기자는 "단 하루도 쉬게 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한동훈 장관은 검찰에 '나를 감옥에 집어넣었다가 나오면 또 집어넣을 거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강 기자는 "한동훈 검찰이 그리고 있던 시나리오는 나를 한동훈 장관 자택 방문 범죄로 구속해서 수감한 상태에서 청담 게이트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조사하려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더탐사는 "조선일보 보도가 거짓임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며 "첼리스트는 1차 조사에서 민감한 부분에 대해 노코멘트 했지만, 이것이 교묘하게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강 기자는 "진실을 알고 있는 참석자들이 말해야 한다. 언론을 압수수색하고 구속한다고 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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