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가짜미투 공작에 불법 선거자금, 음주 뺑소니까지…김산 무안군수 '무감점 적격'

서삼석 라인이 설계한 MRO 산단부터 판결문 녹취록 속 캠프 자금 흐름까지

서삼석 보좌관·동창이 사내이사로 참여한 466억 MRO 산단의 실체

경선 1위 정영덕 후보를 끌어내린 1억짜리 가짜미투, 제보자 직접 증언

수의계약 대가 8천만원이 김산 캠프로, 판결문 녹취록에 적나라하게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은폐 의혹, 후배 경찰관이 3일간 모텔에 숨겨

2026-04-06 06:31:58

가짜미투를 사주해 경쟁 후보의 공천을 빼앗았다는 제보자의 직접 증언이 있다. 현직 공무원을 동원해 수의계약 대가를 선거자금으로 돌려쓴 정황이 판결문에 녹취록까지 붙어 나왔다. 음주운전 뺑소니 사망사고를 후배 경찰이 은폐해줬다는 증언도 있다. 김산 무안군수 얘기다. 뉴탐사가 일곱 차례에 걸쳐 보도한 무안군수 비리 시리즈의 핵심을 정리한다. 이 모든 의혹에도 민주당은 김산 군수에게 무감점 적격 판정을 내렸다.


서삼석 라인이 깔린 466억 MRO 산단


무안 MRO 사업은 약 466억원의 군비가 투입되는 무안 특화항공산업단지 조성 사업이다. 전체 부지의 61%를 차지하기로 한 업체가 무안에어로테크닉스다. 항공정비 사업을 표방하지만 관련 매출이나 이력이 없다. 계약금조차 여섯 차례나 밀려 지난해 중반에야 겨우 입금했고, 중도금은 여전히 납부되지 않았다. 넓은 부지는 지금도 텅 비어 있다.


등기부등본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사내이사 전안수. 서삼석 의원이 지난 2018년 보궐선거로 첫 당선됐을 때 수석보좌관이었던 인물이다. 전안수는 보좌관직을 그만두고 지난 2020년 6월 무안에어로테크닉스 설립과 함께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지난해 전안수의 임기가 만료되자 서삼석 의원의 초등학교 동창인 정모씨가 새 사내이사로 들어왔다.


연결고리는 더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1년 서삼석 군수 시절에 추진했던 기업도시 사업의 핵심이 항공클러스터였다. 지금 MRO 산단의 원형이다. 당시 기업도시추진단 과장이 전안수였다. 군청 과장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다시 MRO 산단 앵커 기업의 임원으로. 같은 사람이 직함만 바꿔가며 같은 사업에 관여해왔다.


뉴탐사 취재진이 서삼석 의원에게 이에 대해 질문하자 서삼석은 "무례하시네요"라고 한마디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전안수 전 보좌관이 무안에어로테크닉스 이사였다는 사실, 정모 이사가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체 답하지 않았다.


MRO 사업의 밑그림이 본격적으로 그려진 시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 2017년 4월 당시 김철주 무안군수가 인사청탁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군수직을 잃었다. 김철주 군수가 빠지자 박준수 부군수가 권한대행을 맡았고, 이 시기에 해외 투자자 MOU 체결과 타당성 조사가 이뤄졌다. 이 박준수 전 부군수는 현재 민주당 전남도당 공천심사위원장이다.


경선 1위를 끌어내린 가짜 미투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무안군수 경선에서 1위로 공천을 확정한 후보는 정영덕이었다. 하루아침에 공천이 취소됐다.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법원은 정영덕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제보자 함성장씨가 뉴탐사 카메라 앞에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직접 겪은 일을 증언했다. 함씨에 따르면 지난 2018년 5월 19일 오전, 서삼석 의원의 선거운동을 함께했던 박O우가 급히 돈이 필요하다며 연락해왔다. 함씨는 무안 철물점에서 3천만원을 빌려 건넸다. 당일 오후 5시 반쯤 박인배가 전화를 걸어 녹취 파일을 들려줬다. 함씨의 3천만원에 김규호가 보탠 1천만원까지 총 4천만원이 가짜 미투 여성에게 전달된 뒤, 정영덕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허위 진술 녹취가 만들어진 것이다.


다음 날 자정 무렵 김산 군수의 측근인 박인배 씨가 함씨에게 전화했다. 가짜 미투 여성을 데리고 서울 민주당 중앙당에 올라가 조사를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김산 후보 측 운전기사가 차를 몰고 여성을 태워 상경했다. 조사를 마친 뒤 박인배가 함씨에게 전한 말은 이렇다. "젠더특위 이원장이 '정영덕이 이놈의 새끼 교도소 가야지'라고 했다"며 "공천 취소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다음 날인 5월 21일 월요일, 최고위원회가 열렸고 정영덕의 공천이 취소됐다. 그 자리에 김산이 들어갔다.


가짜 미투 대가로 약속된 금액은 총 3억원이었다. 이 돈은 1년 넘게 지급되지 않았다. 박O우가 서삼석 의원에게 직접 항의하자, 서삼석은 자신의 지역 사무국장인 김찬일에게 해결하라고 했다고 함씨는 전했다. 함씨는 직접 김산 군수를 찾아가기도 했다. 돈이 안 풀린다고 하자 김산 군수는 "검찰에 갈 때 갈망정"이라고 했다. 구속되더라도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뜻이다. 함씨는 이 말에 "소스라칠 뻔했다"고 했다.


결국 지난 2020년 8월경 관계자 여섯 명이 모여 최종 합의했다. 김찬일이 아들 축의금 잔액과 지인에게 빌린 돈을 합쳐 3억원을 마련해 지급했다. 함씨는 "정영덕 공천 취소는 서삼석과 김산의 합작품이라고 확신한다"고 거듭 밝혔다.


판결문 속 녹취록, 캠프 자금의 출처


김산 군수의 의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1월 29일 나온 판결문에는 무안군 수의계약 대가가 김산 캠프의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녹취록과 함께 적혀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무안군 기획관리실장 강명수가 업자들로부터 수의계약 대가를 받아 김규호에게 전달했고, 이 돈을 "김산의 선거자금 등 용도로 사용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 김규호는 김산 캠프에서 자금 관리를 맡았던 인물이다. 가짜 미투 당시에도 1천만원을 보탰던 바로 그 사람이다.


판결문에 인용된 녹취록은 적나라하다. 지난 2022년 3월 3일 브로커 노O천과 강명수의 통화다. 노O천은 "이번에도 그냥 캠프로는 좀 그렇게 좀 하고"라고 말한 뒤, "저도 다만 한 2천만원이라도 좀 있어야 또 경비를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규호에게 별도로 챙겨줄 돈과 캠프 선거자금을 나눠 논의하는 내용이다.


같은 달 8일 녹취에는 더 직접적인 대목이 나온다. 강명수가 "내가 그거 군수한테 말씀드렸어요"라고 했다. 수의계약 설계 변경까지 김산 군수에게 보고가 올라갔다는 뜻이다. 광주 조달청으로 발주를 일원화해 입찰 예정가의 90% 선에서 낙찰받도록 설계를 바꾼 사실도 녹취에 나온다. 실무 담당자가 난색을 보이자 김산 군수가 직접 "내가 얘기하겠다"고 나선 정황까지 기록돼 있다.


4월 11일 업체 대표 김O호와 노O천의 통화에서는 "캠프에가 말라 버렸구만"이라는 말이 나온다. 캠프에 돈이 없다는 뜻이다. 노O천은 "내가 한 5천만원 그래서 한 준비했거든"이라고 답했다. 판결문을 통해 확인된 캠프 전달 자금은 총 8천만원이다. 판결문에서 김산 군수의 측근들이 그를 '사장'이라는 은어로 불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군수라고 하면 신원이 특정되니 돌려서 부른 것이다.


강명수와 김규호는 구속됐다. 이 돈의 최종 수혜자인 김산 군수는 직접 수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빠졌다. 판결문에 보고와 지시를 주고받은 녹취까지 적혀 있는데도. 판결문이 나온 직후 관련자들은 휴대폰을 분실 처리했다. 판사는 이 사실을 각주에 기록해뒀다.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은폐 의혹


김산 군수의 전과 기록에 음주운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은 이미 보도됐다. 제보자의 증언에 따르면 실체는 보도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지난 2006년경 김산은 음주 상태에서 차량 사고를 냈다. 피해자는 자신의 친구 어머니였다. 현장에서 숨졌다. 김산은 현장을 이탈했다. 사고를 접수한 경찰관은 김산의 후배였다. 이 후배 경찰관이 김산을 무안읍 모텔에 3일간 숨겨줬고, 알코올이 완전히 빠진 뒤에야 조사를 받게 했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음주운전이 아닌 단순 교통사고 사망으로 처리됐다. 유가족과 합의가 이뤄졌고 구속은 되지 않았다. 친구의 어머니를 잃은 그 친구는 충격으로 정신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고 한다.


출마선언장 폭행, 그래도 '무감점'


이런 의혹이 켜켜이 쌓인 상태에서 김산 군수는 지난달 31일 무안군청에서 3선 출마를 선언했다. 뉴탐사 취재진이 가짜 미투, MRO 산단, 판결문 내용 등을 질문하자 김산 군수측은 "흑색 선전"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판결문에 적힌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이었다. 현장에서 김산 측 관계자들이 기자를 물리적으로 제지하고 멱살을 잡는 폭행까지 벌어졌다. 멱살을 잡은 인물은 김산 캠프 핵심 관계자로 확인됐다.


김산 군수의 현재 직함 중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별보좌역 지방자치 특보다. 방송에서는 이 특보 직함을 두고 "특보 방패", "특보 갑옷", "특보 세탁기"라는 말이 나왔다. 어떤 의혹이 있어도 면책되는 장치라는 뜻이다. 실제로 김산 군수는 민주당 경선에서 무감점으로 후보 적격 판정을 받았다. MRO 산단, 가짜 미투 공작, 판결문에 기록된 선거자금 범죄 정황,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은폐 의혹, 야생 보호조류인 청둥오리를 안주 삼아 공무원들과 회식한 일까지. 감점은 단 한 점도 없었다. 무안군의 한 해 예산은 8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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