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정청래 승부처 호남 권리당원 51만…신천지 잠식 우려 커진다

5·18 묘역 닦고 당근마켓으로 포교하며 광주 일상 파고든 신천지

호남 권리당원 36만5000명에서 51만2000명으로, 1년새 40% 급증

'신천지 가교' 이희자 피의자 조사…정청래는 그가 주최한 행사 참석

광주 상인 "한 집 건너 하나가 신천지"…청년 포교 창구는 당근마켓

2026-07-21 08:37:13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권리당원이 1년 만에 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이 공개한 권역별 권리당원 선거인단 자료를 보면 호남은 51만2000명으로 수도권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호남 권리당원은 36만5000명, 전체 110만명 가운데 33%였다.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전체 155만명으로 불었고, 그중 호남이 최대 승부처가 됐다. 문제는 호남이 신천지 교세가 전국에서 가장 강한 지역이라는 점이다. "1인 1표"를 앞세워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후보의 최대 지지 기반과 신천지의 최대 거점이 정확히 겹친다.

권역별 권리당원 선거인단 — 1년 새 변화
더불어민주당 제2차 임시전대(2025) → 제3차 정기전대(2026) · 권리당원 선거인단 수
2025년(제2차 임시전대)2026년(제3차 정기전대)
호남권+40.1%
2025
365,892
2026
512,754
수도권(경기·인천)+36.6%
2025
290,868
2026
397,379
서울·강원·제주+42.3%
2025
244,268
2026
347,648
충청권+54.0%
2025
108,802
2026
167,589
영남권+31.3%
2025
99,642
2026
130,836
5개 권역 합계1,109,472 → 1,556,206명 (+40.3%)
※ 작년은 5개 권역으로만 공표되어, 올해 17개 시도를 동일 권역으로 합산해 비교 · 재외국민(국제국) 올해 1,688명은 별도(총계 1,557,894명)
자료: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권리당원 51만명, 수도권보다 많다


권역별로 보면 호남의 증가 폭이 두드러진다. 36만5000명이 51만2000명이 되면서 15만명 가까이 늘었다. 증가율로는 충청이 54%로 가장 높지만 절대 수가 16만7000명에 그친다. 호남은 규모와 증가 폭을 모두 갖췄다. 물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확보한 당원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늘어난 인원을 전부 특정 세력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지역 조합이 심상치 않다. 2019년 기준 신천지 신도는 대구·경북이 5000명 안팎, 부산·경남도 수천명 수준인 반면 전남·전북은 합쳐 5만명가량이었다. 영남에서 치르는 경선이라면 신천지가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지만, 호남 표심이 승부를 가르는 민주당 경선은 사정이 다르다. 신천지의 정치 개입은 그동안 국민의힘 문제로만 다뤄져 왔다. 그러나 취재 결과 호남에서는 2014년 무렵부터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위장 가입한 신도들이 지역 정치판을 흔들려 한 시도가 확인되고 있다. 호남에서 국민의힘 이름으로는 교세를 넓힐 수 없기 때문에, 신천지가 파고들 정당은 민주당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가장 좋아하는 민주당 대표 후보


여론조사 흐름도 이 우려와 맞물린다. 뉴데일리가 실시한 조사에서 정청래 후보는 30.7%, 김민석 후보는 25.1%, 송영길 후보는 7.1%를 기록했다. 그런데 응답자 성향과 교차해 보면 정반대 구도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43.9%로 정청래 후보(35.4%)를 앞선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25.3%로 압도적 1위다. 김민석 후보는 6.4%에 그쳤다.


이재명 정부 국정 평가와 겹쳐 보면 더 뚜렷하다. 긍정 평가층은 김민석 후보를 46.5% 지지했고, 부정 평가층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35.1%로 가장 높았다. 이 조사만의 특이 현상이 아니라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복되는 패턴이다.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일수록 정청래 후보를 미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해당 조사의 응답률은 2.4%였다.


'신천지 가교' 이희자, 정치자금법 피의자로 첫 조사


정청래 후보를 둘러싼 신천지 연루 의혹의 핵심 인물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국민일보는 20일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지난 16일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고동안 전 총무와 교류하며 정치권과 신천지의 가교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합수본은 신천지 전직 간부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총회장이 이 회장을 통해 정치권에 접근하려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다수 확보한 상태다. 이 총회장은 정치 개입 관련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됐다.


정청래 후보는 바로 이 회장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만세삼창까지 했던 당사자다. 이 회장 앞에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도 영상에 남아 있다. 정 후보는 "아무 관계가 없는 행사"라며 신천지 행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해 왔다. 행사 자체가 신천지 명의는 아니었다 해도, 주최자가 신천지와 정치권을 잇는 핵심 인물로 지목돼 피의자 조사까지 받는 상황에서 그 해명만으로 의혹이 정리되기는 어렵다. 정 후보의 마포 지역 측근이었던 유동균 전 마포구청장은 스스로 이 회장과 20년 지기라고 밝힌 바 있다.


정 후보의 최근 동선도 다시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10일 호남일보 특강에서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고 13일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호남일보는 사주 김덕천 회장이 신천지 2인자와 공개 행사를 함께한 전력으로 신천지 유착 의혹을 받는 매체다. 이어 17일과 18일에는 광주 북구갑·북구을 지역위원회를 잇달아 비공개 방문했다. 광주 신천지 교회가 자리한 지역구다. 두 곳의 현역인 정준호·전진숙 의원은 모두 김민석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한 집 건너 하나"…당근마켓으로 청년을 낚는다


광주 북구 현장의 실태는 수치보다 생생하다. 신천지 광주 교회 인근 상가에서 만난 상인은 두세 집 건너 한 집이 신천지 신도라는 정준호 의원의 말이 맞느냐는 질문에 "어, 맞아요"라고 답했다. 오히려 "거의 한 집 건너 하나"라며 더 많다고 했다. 이 상인은 "교회 때문에 이사 왔다"며 멀쩡한 아파트를 팔고 30년 넘은 인근 아파트로 옮겨온 노년층 손님들 얘기도 들려줬다. 전도관 구실을 하는 인근 건물 위치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청년 포교 창구는 뜻밖에도 중고거래 앱이었다. 교회 인근에서 만난 한 청년은 신천지가 젊은층에 어떻게 접근하느냐는 질문에 "당근마켓"이라고 답했다. 동네 모임 기능으로 "같이 커피 한잔하자", 코인노래방을 가자며 번개 모임을 열고, 처음에는 신천지임을 드러내지 않은 채 한 명씩 엮어 간다는 것이다. 전남대 학생들도 많이 넘어갔다고 했다. 택시 기사는 한발 더 나간 증언을 내놨다. 그는 전남대가 "쑥대밭"이 됐다며, 취업난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알바비와 학비를 대주며 끌어들이고 교회 인근 원룸과 고시원에서는 밤 11시, 12시까지 학습을 시킨 뒤에야 청년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관으로 의심되는 주택가 건물을 20일 오후 다시 찾아가 보니 평일인데도 차량이 빼곡히 서 있었다.


주일 예배가 끝난 뒤의 풍경도 조직적이었다. 흰 상의에 검은 하의, 이른바 모나미 복장의 신도들이 네댓 명씩 조를 이뤄 흩어졌고, 조별로 지정된 듯한 식당으로 각각 들어갔다. 이런 청년 집중 포교는 광주 신천지 교세를 키운 지재섭 전 베드로지파장의 방식과 닿아 있다. 운동권 출신인 그는 신분을 숨긴 채 친분을 쌓다 교리로 끌어들이는 이른바 모략 포교로 청년층을 집중 공략했고, 광주 신천지 교회도 전남대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5·18 묘역 닦고, 호남일보와 공동 행사도


광주에서 신천지는 더 이상 숨지 않는다. 유니폼을 맞춰 입고 5·18 묘역의 묘비를 닦는 봉사에 나섰고, 2024년 11월에는 광산구 풍영정 공원 일대에서 가을 문화 장터를 열었다. 올 3월에는 청소년 환경 그림엽서 대회를 호남일보와 신천지 자원봉사단이 공동 개최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2025년에 이어 올 1월 5일에도 광주 교회에서 대성회를 열었다. 주최 쪽이 밝힌 참석 인원은 4부 예배를 합쳐 3만명이다. 2024년에는 수료생 11만1628명이라는 숫자를 내건 대형 퍼포먼스를 교회 밖 거리에서 벌이기도 했다. 정준호 의원이 상인들의 커밍아웃에 놀랐다고 말한 바로 그 시기다.


민주당과의 접점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신천지 쪽 인사들이 광주 북구 기초의원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했다. 2020년 1월 신천지 위장 단체로 지목된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 후원한 광주 행사에는 이개호·천정배·박주선·장병완·김경진·송갑석 등 호남 정치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2021년 11월에는 민주당 광주시당이 신천지 신도 전력을 알고도 대선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시당위원장이 송갑석 의원이었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 때는 신천지 신도들이 반이재명 후보 쪽에 접근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보도됐고, 올해 6·3 지방선거에서도 HWPL 강원지부장이 신경호 강원교육감 후보 쪽에 접근한 사실이 확인됐다.


선거 때마다 반복돼 온 개입 시도가 이번 전당대회에서만 멈출 것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 정청래 후보는 1인 1표 확대를 연일 강조하면서도, 그 제도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외부 세력의 경선 개입 우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한마디도 내놓지 않고 있다. 신천지 연루 의혹에 대한 해명 요구에도 답하지 않은 채, 자신이 공격받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Copyright ⓒ 시민언론뉴탐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뉴스

주요 태그

시민언론 뉴탐사 회원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뉴탐사 회원가입
Image Descri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