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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의리' 강조 정청래, 지지 채널 채팅글 10건 중 9건이 이재명 비난
민주당 전당대회 당일 시사타파 실시간 채팅글 4만5272건 전수 조사
'알정찍' '팀정청래' 친 시청자 761명, 이재명 언급 554건 중 518건이 비판·모욕
모욕·멸칭 담긴 강한 적대 158건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이재명 욕하면 강퇴"라던 채널에 '탄핵' '이죄명' 채팅 111건 그대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17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당과의 의리, 이재명 대통령과의 의리는 정청래가 지킬 테니 당원들께서는 정청래가 지켜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정청래입니다"라고 적었다. 제가 대통령과 당을 지킬 테니 당원들께서 저를 지켜달라는 말도 함께 올렸다.
지난 17일 그를 밀어온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가 전당대회를 라이브로 중계했다. 뉴탐사는 그날 이 방송에 올라온 실시간 채팅 4만5272건을 전수 조사했다. 채팅창에 '알정찍', '팀정청래'를 치며 정 전 대표를 응원한 시청자는 761명이었다. 이 761명의 계정을 따로 묶어 이재명 대통령을 가리킨 채팅을 모두 추렸다. 실명뿐 아니라 '재명이' '죄명' '찢' 같은 멸칭과 우회 표기까지 포함했다. 265명이 남긴 824건 가운데 771건, 93.6%가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모욕하는 글이었다. 지지하거나 옹호하는 글을 한 줄이라도 쓴 사람은 한 명이었다.
정청래 응원글 남긴 761명을 따로 뽑았다
시사타파TV는 전당대회 기간 정청래 후보 지지 구호인 '알정찍'을 내걸고 현장을 다녔다. '청청유랑단'이라는 이름으로 지지 선거운동도 했다. 이날 채팅창에도 '알정찍'이 339건, '팀정청래'가 252건 올라왔다.
시사타파TV는 17일 오후 1시부터 6시간 11분 동안 전당대회를 중계했다. 다시보기에 내용이 보존된 채팅은 4만5272건, 계정은 3442개다. 민주당 공식 중계가 아니고, 포털 댓글창처럼 불특정 다수가 흘러드는 공간도 아니다. 정청래 후보를 응원하려고 그 채널을 찾아와 여섯 시간을 함께 본 사람들이 남긴 글이다.
그래도 3442명을 전부 정청래 지지자로 묶으면 그건 짐작이다. 그래서 작성자가 직접 쓴 문장만 기준으로 삼았다. '알정찍'과 '팀정청래', 그리고 후보 이름과 응원 표현이 한 줄에 같이 나온 채팅을 뽑았다. 같은 글에 패배·배신·실망 같은 말이 섞이면 제외했다. 이름만 나온 글도 뺐다. 이렇게 뽑힌 채팅 200건을 무작위로 골라 사람이 읽고 검수한 결과 정밀도는 98.0%였다.
이렇게 확정된 정청래 지지 작성자가 761명이다. 김민석 지지 작성자는 30명, 양쪽 모두에 해당한 작성자는 47명이었다. 나머지 2604명은 지지 표현이 잡히지 않았다. 이 숫자들은 일반 여론이 아니다. 정청래 후보가 패한 날, 그를 밀어온 채널에서 나온 시청자 반응이다.
265명 중 256명이 이재명을 비판하거나 모욕
이재명 대통령을 가리킨 정청래 지지 작성자 265명 가운데 256명이 그를 비판하거나 모욕하는 글을 한 건 이상 남겼다. 이 중 228명은 그런 글만 썼다. 중립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8명, 지지하거나 옹호한 사람은 1명이었다. 824건을 유형별로 나누면 모욕과 멸칭, 퇴진·구속 요구가 294건이고 행보나 정책을 비판한 글이 477건이다.
1시간 31분 26초에 올라온 채팅에는 "대체불가? 웃기고있네 그게 이재명이 공이냐?"라고 적혀 있다. 1시간 38분 25초에는 "부끄러움도 모르는 이재명 명픽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지."라는 글이 올라왔다. 둘 다 정청래를 응원하는 글을 남긴 계정이다. 3시간 16분 26초의 "이젠 이재명이 눈앞에 있어도 하찮아 보일것 같다"도 같은 채팅창에 남아 있다.
긍정 5건은 전부 한 사람이 썼다. 자신을 52년간 민주당을 지지한 70세 강원도민이라고 밝힌 계정이다. 이 사람은 "선거는 이길수도 있고 질수도 있다 정청래가 돼도 민주당대표고 김민석이 돼도 민주당 대표다"라고 썼다. 조금 뒤에는 "하늘이 두쪽나도 이재명을 지지할것이다"라고 적었다. 나머지 209명은 이런 문장을 한 줄도 남기지 않았다.
정 전 대표는 2018년 MBN '판도라'에 나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에 대해 도와주기도 싫고 생각하기조차 싫다는 취지로 말했다. 같은 해 10월 26일 자신의 방송에서 오해와 상처가 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발언은 지난해 6월 전당대회 때도 다시 불려 나와 논란이 됐다.
개표 다섯 시간 전 "나도 오늘부터 반명이다"
강한 적대의 비율은 개표 결과가 나온 뒤 치솟지 않았다. 결과 확정 시점인 5시간 34분을 기준으로 30분 단위로 끊어보면 흐름이 반대다.
방송 시작 1시간대 구간에서 모욕과 멸칭이 차지한 비율이 54.7%로 가장 높았다. 오후로 갈수록 내려가 결과 발표 직전 30분 구간에는 21.7%까지 떨어졌다. 결과가 나온 직후 30분 구간에서 30.0%로 다시 올라갔다.
20분 14초 지점에 이미 자신을 반명이라고 선언한 채팅이 올라와 있다. 개표는 다섯 시간 뒤였다. 문제가 된 조작 채팅이 있던 0시간 49분 무렵은 모욕·멸칭 비율이 51.9%인 구간이다.
'죄명' 쓴 14명 중 11명은 그 뒤에도 계속 채팅했다
시사타파 이종원씨는 18일 방송에서 자기 채널을 이렇게 설명했다. 8분 3초 지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욕하기만 해도 다 차단한다고 했다. 2시간 10분 25초 지점에서는 '이죄명'이라고 쓰기만 해도 강퇴하고 탄핵 얘기가 나오면 바로 내보낸다고 했다.
이씨가 스스로 짚은 유형 그대로 로그를 세어봤다. 이재명 탄핵 요구 7건, '죄명·이죄명' 멸칭 표기 18건, 푸틴·히틀러·수령 등 독재자 비유 67건, 감옥·구속 요구 19건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중복을 뺀 고유 메시지 111건이다.
글이 남은 것과 그 사람이 강퇴되지 않은 것은 다른 얘기다. 강퇴당한 이용자는 그 시점 뒤로 채팅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이 111건을 쓴 사람들이 이후에도 채팅을 이어갔는지 추적했다. 작성자 60명 가운데 51명, 85.0%가 계속 채팅을 쳤다. 34명은 30분 넘게, 23명은 한 시간 넘게 이어갔다. 가장 긴 사람은 문제의 글을 쓰고 5시간 32분 동안 채팅창에 남아 있었다. 이씨가 콕 집어 말한 '죄명'을 쓴 14명 중에서도 11명이 그 뒤로 계속 썼다. 8명은 30분 넘게, 4명은 한 시간 넘게 이어갔다.
이후 채팅이 없는 9명을 강퇴로 단정할 수는 없다. 방송을 떠났거나 더 쓸 말이 없었을 수 있다. 다시보기 채팅은 표본 추출 방식이라 라이브 당시 친 글이 로그에 안 잡혔을 가능성도 있다.
이씨가 이 설명을 꺼낸 자리가 중요하다. 24분 26초 지점에서 조작을 의심하는 근거로 든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이재명 욕도 못 하는 방송이니 그런 글이 남아 있을 리 없다는 논리였다.
조작이 있었다는 결론 자체는 뉴탐사 검증에서도 확인됐다. "이재명 너는 내가 죽인다"는 글은 없었다. 내용이 보존된 4만5272건에서 원문 그대로도, 공백을 지운 '내가죽인다'로도 0건이다. 방송이 제시한 원본 채팅 순서 여덟 항목은 작성자와 내용, 시각까지 독립 수집 로그와 전부 일치했다. 0시간 49분 37초에 올라온 글은 '아웃' 두 글자다.
이 사안은 형사 사건이 됐다. 이씨는 19일 고발뉴스와 '민주는 파출부' 등을 운영하는 관계자들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 허위조작정보근절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 혐의다. 고소장에는 생방송 당시 한 이용자가 남긴 '아웃'이라는 채팅을 피고소인들이 "이재명 너는 내가 죽인다"로 바꿔 영상과 숏폼으로 만들어 퍼뜨렸다고 적혀 있다. 고소 대리인 이제일 변호사는 조작된 채팅 화면이 집단적 분노와 증오를 부추겼고 여러 커뮤니티로 이미 퍼졌다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협박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18일 방송에서 뉴탐사 지지자를 조작 주체로 지목했다. 뉴탐사는 전당대회 당일 시사타파 유튜브 실시간 채팅글 4만 5272건을 전수 공개하고 시청자들이 직접 검색할 수 있게 했다.(검색 바로가기)
'아웃' 두 글자가 암살 모의로 둔갑
이 사건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불린 사람은 조아라씨다. 그의 채팅이 "이재명 너는 내가 죽인다"로 바뀐 화면이 돌았고, 그 화면이 국가원수 암살 모의라는 주장의 근거가 됐다. 로그에 남은 그의 글은 0시간 49분 37초의 '아웃' 두 글자다.
이종원씨는 31분 7초와 57분 27초, 1시간 8분 32초 세 차례에 걸쳐 조아라씨를 진짜 피해자, 최대의 피해자라고 불렀다. 그러다 2시간 30분이 넘어가자 조아라씨가 'X 시몬'이라는 계정과 같은 사람일 수 있다고 했다. 억울한 피해자일 수 있으니 확실한 증거를 달라는 말을 함께 붙이기는 했다.
조작이 사실이라고 해서 그가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조아라씨는 0시간 54분 14초에 "죄명이 끝"이라고 썼고, 4시간 28분 29초에는 "죄명이 탄핵"이라고 적었다. 두 사실은 따로 선다. 그가 쓴 글이 있고, 그가 쓰지 않은 글이 그의 이름으로 퍼졌다.
이 두 글은 이씨의 해명과도 어긋난다. '죄명'이라고 쓰기만 해도 바로 강퇴한다던 방송에서, 조아라씨는 0시간 54분에 그 단어를 쓰고 세 시간 반이 지난 뒤 다시 썼다. 그의 마지막 채팅은 4시간 29분 2초에 남아 있다.
정 전 대표는 전당대회 내내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 약속을 내걸고 표를 얻으려던 여섯 시간 동안, 그를 응원하던 채팅창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모욕과 멸칭이 294건 올라왔다. 정 전 대표가 자제를 요청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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