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일 이재명 대표가 부산에서 테러를 당했다. 초기 경찰은 테러범 김진성이 민주당 당원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민주당 내부 문제로 몰아가려 했다. 그러나 뉴탐사 등의 취재로 김진성이 극우 성향임이 드러났고, 배후에 대한 의혹이 커졌다.
1월 6일 김진성이 현장에서 벤츠를 타고 숙소로 이동한 CCTV가 언론에 공개됐다. 누군가 김진성을 도왔다는 것이 명확해진 순간이었다. 바로 이때 열린공감TV가 움직였다.
김충식은 이미 열린공감TV에 최은순 내연남으로 여러 번 언급된 인물이었다. 새로운 인물이 아니었다. 그런데 1월 7일까지 'K씨', '비선실세'로만 표현하다가 1월 8일 갑자기 실명을 공개했다. 왜 이 시점이었을까. 테러 배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시점에 김충식을 던진 것이다.
2월 11일 녹취에서 드러난 한원섭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김충식을 "모든 걸 조정한" 실세라고 주장하면서도, 테러범 김진성에 대해서는 "딱 거기까지"라며 단독범으로 규정했다. 테러와 김충식을 연결하지 않으면서도 김충식을 부각시킨 것이다.
더 의미심장한 것은 한원섭이 "선라이즈는 너무 복잡해서 취재하고 싶지 않다"고 한 부분이다. 김건희 고모 김혜섭과 직접 연결된 선라이즈는 피하면서, 김충식만 조명했다. 테러 배후 규명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양평고속도로로 둔갑
열린공감TV와 정치권이 김충식을 '비선 실세'로 만든 핵심 증거 중 하나가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이다. 2005년 김충식 지적도에 그려진 도로를 "20년 전부터 양평고속도로를 기획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뉴탐사가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충격적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도로는 양평고속도로가 아니라 중부내륙고속도로였다. 측량회사 관계자는 "2005년 당시 군청의 중부내륙고속도로 계획을 지적도에 반영한 것뿐"이라며 "열린공감에서 확인하러 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증언했다.


최혁진 의원은 이 잘못된 자료를 그대로 특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뉴탐사가 의원실을 찾아 "이게 중부내륙고속도로인 것을 아느냐"고 묻자, 의원은 10초 이상 자료를 응시하며 답변하지 못했다. 보좌관은 "열린공감에 물어보라"고 했고, 최혁진 의원은 결국 "특검에서 하겠죠"라며 얼버무렸다.
테러 시작 시점 3개월 오류... 기초 사실도 틀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신용한 교수는 김충식이 작성한 "손현보 목사 세계로교회 아산 배방 부동산 7억" 메모가 2023년 9월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이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뉴스타파 봉지욱 기자는 "법으로 안 되니 제거하려 했다"는 당시 풍문을 소개하며 신교수의 추정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는 완전히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김진성은 이미 2023년 6월 3일 부산 서면 집회부터 이재명을 추적했고, 6월과 7월 사진에는 흉기가 든 가방을 든 모습이 포착돼 있다.
만약 김충식이 정말로 테러를 기획했다면 메모는 6월 이전에 작성됐어야 논리적으로 맞다. 뉴스공장은 기초적인 시점 확인조차 하지 않고 3개월이나 차이나는 추론을 사실인 것처럼 제시한 것이다. 이런 기초 사실의 오류는 김충식 테러 배후설 전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컨테이너 사무실 철거 위기의 '1조원 실세'
열린공감TV는 김충식을 '1조원대 무기 수출 실세', '사우디 건설 수주 배후'로 묘사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2023년 말 김충식은 방이동 재개발 아파트 분양 대행사에서 영업 상무로 일했다. 분양 사무실이 있는 컨테이너 박스는 한 달 약 1500만원의 임대료를 내지 못해 철거 위기에 놓였다. 실제로 일부 컨테이너는 이미 철거됐다. 현장 관계자는 "컨테이너 두 개 들어낸 거야"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충식이 1조원 가져온다고 큰소리쳤지만 실제로는 하나도 도움 안 됐다"며 "그냥 고단수 브로커"라고 평가했다. 최은순의 헌인마을이 은행 지원을 받는 것과 달리, 김충식 관련 사업은 모두 파산 직전이었다.
의부증 동거녀의 '테러 사주' 녹취
열린공감TV가 결정적 증거라며 공개한 김충식 동거녀의 녹취. "김건희가 이재명 죽이려고 사람 모집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뉴탐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동거녀는 심각한 의부증에 시달렸다. 김충식 주변 여성 8~12명의 명단을 만들어 수시로 전화를 걸었고, "오늘 만나는 여자 이름 받아두시고 사진 찍어두세요", "녹음 보내주세요. 원장님은 비밀로 하세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파출부에서 동거녀가 된 그녀에게 최은순은 언제든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녀가 수시로 공유한 유튜브 영상 대부분이 최은순·김건희 관련 음모론이었다. 이런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 나온 발언을 어떻게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더구나 녹취의 전후 맥락도 공개되지 않았다.
부산엑스포, 한 달 만에 설명 뒤집어
열린공감TV의 보도 패턴을 보면 의도가 보인다. 부산엑스포 실패를 놓고 2023년 12월 4일에는 "53억원 들인 홍보 영상이 참사 수준"이라며 정부 무능을 비판했다. 김건희 측근들의 개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재명 테러 직후인 2024년 1월 8일에는 "김충식이 사우디와의 수백조원 사업을 위해 의도적으로 양보했다"고 180도 바꿨다. 무능에서 음모로, 김건희에서 김충식으로 프레임을 전환한 것이다.
만약 처음부터 질 계획이었다면 왜 150억원을 들여 홍보 영상을 제작했는지, 왜 광고업계가 "90년대 수준", "사표감"이라고 분노했는지 설명이 안 된다. 이는 이재명 테러를 계기로 김충식을 급하게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정천수 본인이 '제보자 재연'?
열린공감TV가 사우디 건설 관련 '제보자 재연'이라며 내보낸 음성이 정천수 본인과 극도로 유사했다. "현대건설도 10조 받았다", "박회장님이 다 푸신 거"라는 음성의 톤, 억양, 말투가 정천수와 일치했다.
뉴탐사는 열린공감TV가 8월 26일 공개한 '윤석열 정권 내 '부산엑스포'에 목숨 걸었던 이유!' 영상의 42분 54초부터 나오는 변조된 음성을 복원해봤다. 아래 첨부된 음성의 앞부분은 실제 영상에 나온 음성이고, 27초부터 복원된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제보자 재연에는 통상 제3자나 AI 음성을 사용한다. 직원이 한 명도 없어 본인 목소리를 변조해 사용했다면, 제보자 자체가 허구일 가능성이 크다. 정천수는 선라이즈 '관세사 제보', 김건희 측근 김승희, 박영수 특검보 양재식 관련 제보 등에서도 유사한 수법을 사용했으나, 단 한 번도 제보자의 실체를 증명하지 못했다.
조직적 연막작전의 정황들
모든 정황이 하나의 패턴을 보여준다. 이재명 테러 직후 김충식을 급부상시켜 진짜 배후를 가리려는 조직적 시도다.
첫째, 타이밍이 의심스럽다. 1월 1일 '제2의 최순실' 예고, 1월 2일 테러 발생, 1월 8일 김충식 실명 공개. 마치 테러를 예상하고 준비한 시나리오처럼 진행됐다.
둘째, 기초 사실이 왜곡됐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양평고속도로로, 2023년 6월 테러 준비를 9월로, 컨테이너 철거 위기의 브로커를 1조원 실세로 둔갑시켰다.
셋째, 특정 네트워크가 작동했다. 김혜섭-한원섭-정천수-최혁진으로 이어지는 라인. 한원섭은 김혜섭과 연결된 선라이즈는 외면하고 김충식만 집중 취재했으며, 최혁진은 검증 없이 잘못된 자료를 특검에 제출했다.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이 특검으로 흘러들어가 한정된 수사력을 낭비시키고 있다. 김충식이라는 허수아비를 쫓는 동안, 세계로교회와 손현보 목사로 향하던 테러 배후 의혹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것이 의도된 결과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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