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검찰, 이재명 테러범 김진성 2023년 6월부터 추적 확인…부산만 3차례 방문

검찰 조사 받은 동승자 메모 통해 김진성 참석 6개 행사 처음 공개

2024-01-23 21:00: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범인 김진성이 지난해 6월부터 이재명 대표의 행사를 따라다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이 특정한 김진성의 행적은 총 6개 행사로,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하면 부산만 3차례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범행 전날 김진성과 동승했던 봉화마을 참석자들을 5시간 넘게 조사하면서 김진성의 과거 행적을 파악했지만, 정작 부산에서의 공범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이틀 만에 봉합됐지만, 이를 약속된 대련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양측 모두 상처만 남긴 채 어색한 악수로 마무리된 이번 사태는 여권 내 실질적 충돌이었다는 것이다.


한동훈-윤석열 갈등, 약속대련 아닌 실제 권력 충돌


지난 주말 격화됐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간 갈등이 이틀 만에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고, 대통령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한 비대위원장 지명 철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20일 오전 두 사람은 90도 인사와 함께 악수를 나누며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태를 약속된 대련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실제 갈등이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만약 약속대련이었다면 김건희 씨의 사과라는 결과로 이어져야 했지만, 오히려 한 비대위원장이 굴복하는 형태로 마무리됐다. 약속대련은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설계되는데, 이번 사태는 양측 모두 상처만 입은 채 끝났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약속대련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갈등이 봉합되던 늦은 밤, 정진석 비서실장과 김수경 홍보수석이 대통령 관저로 불려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대통령실이 상황을 급히 수습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방증이다. 만약 약속대련이었다면 이런 긴급 대응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신문 사설들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렸다. 국민일보와 동아일보는 양비론적 입장을 취했고, 조선일보는 대통령실의 책임을 언급하면서도 점잖은 표현을 사용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한동훈 쪽으로 더 기울어진 논조를 보였다. 이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한동훈을 차기 권력으로 지지하는 신재벌·신언론 세력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벌과 언론, 한동훈 뒤에 선 신권력 카르텔


한동훈 비대위원장 뒤에는 신세계 정용진, SK 최태원, LG 구광모 등 신재벌 세력과 조선일보·중앙일보 등 언론이 자리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방정오 TV조선 사장은 인스타그램에서 라면을 주제로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시카고대 동문회에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고, 2019년 베이징 포럼에도 동행했다.

▲시카고대 동문 모임에 참석한 최태원, 방정오​(좌), 중국 베이징에서 최태원, 방정오 함께 사진​(우)


이들 신재벌 세력은 윤석열 정권의 친일·반중 이념 외교에 불만을 품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중요시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 한동훈을 초청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도록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리를 추구하는 신재벌들은 천공·구기독교 세력이 주도하는 윤석열 정권의 이념 중심 국정 운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김건희 쪽에는 구재벌과 국민일보로 대표되는 구기독교 세력이 포진해 있다.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김장환 목사 등이 이 진영의 핵심 인물들이다. 동부그룹, GS그룹 등 구재벌들도 이 진영에 속한다. 여권 내부의 충돌은 단순히 두 인물 간 갈등이 아니라 신구 권력 카르텔 간 대립이라는 점에서 향후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봉화마을 동승자 5시간 조사…김진성 행적 파악


이재명 대표 암살 미수 사건 수사가 검찰로 넘어가면서 경찰 조사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검찰은 범행 전날 김진성과 함께 봉화마을에서 평산마을까지 이동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1분 단위로 분석했다. 김진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부분마다 자막을 만들어 동승자들에게 확인을 받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9일 금요일, 검찰 조사를 받은 한 동승자는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15분 만에 형식적으로 조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검찰은 김진성이 차량에서 한 모든 발언의 전후 맥락을 꼼꼼히 물었다. 평산마을에 도착했을 때 김진성이 "저게 경호동입니까?"라고 물은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검찰은 동승자들에게 민주당 가입 시기, 가입 이유, 당 행사 참석 횟수 등을 상세히 물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르는 당이라서 가입했다고 답하자, 원래 민주당 지지자가 된 시점이 언제냐고 추궁했다. "초등학교 때부터"라고 답하자 그제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공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조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한 동승자가 메모하는 것을 수사관이 제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너무 자세하게 적으면 안 된다"며 견제했지만, 검사가 "메모해도 상관없다"고 말하면서 메모는 계속됐다. 참고인에게도 방어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수사관이 메모를 막으려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성, 2023년 6월부터 이재명 대표 따라다녔다


검찰 조사를 받은 여성 동승자가 작성한 메모에 결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이 파악한 김진성의 과거 행적이 기록돼 있었던 것이다. 검찰은 김진성이 2023년 3월 민주당에 가입한 후 참석한 행사 목록을 작성해 동승자들에게 보여주며 "이 행사에 당신들도 참석했느냐"고 물었다.

김진성이 참석한 것으로 검찰이 특정한 행사는 총 6곳이다. 2023년 6월 3일 부산 서면 후쿠시마 핵폐수 방류 반대 집회, 7월 1일 서울 중구 KB 집회, 12월 13일 부산 수영구 전세사기 피해자 면담, 12월 18일 서울 용산구 영화 '길 위에 김대중' 시사회, 12월 27일 인천 남동구 화재 현장, 그리고 1월 1일 경남 김해 봉화마을이다.


주목할 점은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하면 김진성이 방문한 곳이 모두 부산이라는 사실이다. 6월 부산 서면, 12월 부산 수영구, 그리고 1월 부산 가덕도까지 총 3차례다. 김진성은 범행 전날에도 봉화마을에 가기 위해 굳이 진영역이 아닌 부산역으로 내려갔다. 부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1시간 넘게 이동해 봉화마을로 갔다. 이는 부산역에서 조력자를 만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검찰은 이 6개 행사 목록을 동승자들에게 보여주며 김진성과 함께 참석했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동승자들이 공범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사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부산에서의 공범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검찰, "부산행은 즉흥적 결정" 경찰 수사 답습하나


검찰은 김진성이 평산마을에서 범행을 계획했다가 여의치 않자 즉흥적으로 부산행을 결정했다는 쪽으로 수사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발표한 "집으로 가려다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부산으로 갔다"는 내용을 그대로 따르는 모양새다. 검찰은 동승자들에게 김진성이 가덕도를 언급한 시점이 언제인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한 동승자는 김진성이 차량 탑승 초반부터 가덕도를 언급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검찰은 블랙박스 영상에서 가덕도 언급이 후반부에 나온다며 동승자의 기억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김진성이 뒷좌석에 앉아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검찰이 음성 복원 기술을 동원했다면 정확한 시점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김진성이 초반부터 가덕도를 언급했다면, 처음부터 가덕도에서 범행을 계획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후반부에 언급했다면 평산마을 계획이 무산되자 부산으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는 경찰의 주장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진성이 과거 6개월간 부산만 3차례 방문했다는 사실은 부산에서의 범행이 처음부터 계획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검찰이 부산행을 즉흥적 결정으로 규정하면, 부산에서의 모든 행적은 우연의 산물이 된다. 벤츠 차주, 택시 기사 등 김진성과 접촉한 모든 사람들이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택시기사 증언한 핸드폰 문자, 검찰은 확보했나


범행 당일 김진성을 태운 택시 기사에 대한 검찰 조사도 주목할 만하다. 택시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는 15분 만에 끝났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3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진성이 택시에 타자마자 핸드폰 문자를 보여줬다는 택시 기사의 증언에 관심을 보였다.


택시 기사는 김진성이 보여준 문자에 가덕도 대항전망대 주소가 적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누군가 김진성에게 문자를 보낸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그런데 검찰 수사관은 "자기 번호로 자기에게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며 공범 가능성을 일축했다. 자기가 자기에게 문자를 보내면 보낸 문자와 받은 문자 두 개가 남는다는 택시 기사의 반론에도 검찰은 답변하지 않았다.


더 중요한 문제는 검찰이 김진성의 핸드폰을 확보했는지 여부다. 만약 핸드폰을 확보했다면, 문자가 자기가 보낸 것인지 다른 사람이 보낸 것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검찰이 "자기가 자기에게 보낼 수 있다"는 식으로 추측성 발언을 했다는 것은 핸드폰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확보했더라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택시 기사는 문자 아래에 손글씨로 쓴 것 같은 사진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누군가 손으로 메모한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공범의 존재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인데, 검찰은 이에 대해서도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 김진성의 범행 당일 핸드폰 확보 여부는 다음 주 예정된 검찰 수사 발표에서 반드시 확인돼야 할 대목이다.


검찰 수사, 부산 공범 가능성 외면하는 이유는


검찰의 수사 태도를 보면 명확한 경향이 드러난다. 봉화마을 동승자들에게는 5시간 넘게 꼼꼼히 조사하면서 공범 가능성을 철저히 따졌다. 블랙박스 영상을 1분 단위로 분석하고, 민주당 가입 경위까지 캐물었다. 메모하는 것조차 제지하려 했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고, 페이스북에 동승 사실을 먼저 공개한 사람들이다. 공범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희박하다.


반면 부산에서 김진성과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는 허술했다. 벤츠 차주와 조카는 30분 만에 조사가 끝났다. "이미 다 끝난 일"이라며 편하게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택시 기사도 핸드폰 문자라는 결정적 증거를 증언했지만, 검찰은 "자기가 자기에게 보낸 것"이라며 넘어갔다.


김진성은 지난 6개월간 부산을 3차례 방문했다. 범행 전날에도 굳이 부산역을 경유했다. 범행 당일 국밥집에서 아침을 먹을 때는 백팩이 아닌 크로스백을 메고 있었다. 누군가 부산에서 김진성에게 가방을 건네줬을 가능성이 있다. 이 모든 정황이 부산에 조력자가 있음을 가리키는데, 검찰은 부산행을 즉흥적 결정으로 규정하며 수사를 축소하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 초 구속 기간 만료 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만약 검찰이 경찰과 마찬가지로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김진성이 6월부터 따라다닌 6개 행사 현장의 영상 속에서 공범을 찾는 작업은 시민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 부산에서의 공범 가능성을 외면한 채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이는 검찰의 중대한 수사 실패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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