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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김승원 녹취 순서 뒤집었다… 원본은 끊김 없이 한 번에 말한 대목

말하는 중간에 화자 표시 새로 달아 둘로 쪼갠 뒤 앞뒤 교체… 같은 대목은 세 번 반복 게재

한동훈, 2021년 10월 8일 통화 발췌를 두 덩어리로 나눠 공개

원본에선 최재성이 끼어들지 않는 구간… 순서 바꿀 여지 없어

전환사채 8억~10억 대목, 원본 1회를 게시물 3회로

2026-09-09 16:00:32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원본의 문장 순서를 뒤바꿔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서부지검 수사기록 별책에 실린 녹취록 원문과 한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문장 단위로 대조한 결과다.

▲한동훈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캡쳐(2026년 9월 7일 14:24)


대조 대상은 2021년 10월 8일 오후 5시 21분 통화다. 사업가 양수진씨와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7분 25초간 통화했다. 별책 녹취록 093번이다. 한 의원은 이 통화 발췌를 9월 7일 게시물에 두 덩어리로 나눠 실었다. 두 덩어리에 모두 "2021년 10월 8일"이라는 날짜를 붙였다.


원본에는 끊긴 자리가 없다


이 녹취록에는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줄마다 표시돼 있다. 그 표시가 바뀌는 지점을 모두 확인했다. 문제가 된 대목은 양씨가 끊지 않고 한 번에 말한 부분이다.


최 전 수석은 양씨가 "근데 오빠, 진짜 남자들 진짜 웃기는 거 같아"라고 하자 "하하"라고 답한다. 그 뒤 양씨의 말이 시작된다. 식약처 승인이 지연됐다는 이야기부터 "나는 좋은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 그랬는데 또"까지 이어진다. 원고지 열 장 가까운 분량을 혼자 말한다.


이 구간에 최 전 수석의 말은 한 마디도 없다. 다음 발언은 "좋은 마음, 좋은 마음으로 했지"다. 양씨의 말이 끝난 뒤에 나온다.


한 사람이 끊지 않고 말한 것은 순서가 하나뿐이다. 나눠 실을 수는 있어도 앞뒤를 바꿀 여지는 없다.


말하는 중간에 화자 표시를 새로 달았다


한 의원 게시물의 두 번째 문단은 이렇게 시작한다. "(최재성) 하하 (양수진) 왜냐하면 두 분을 만나게 해드리려고 그랬어요."


원본에서 이 웃음은 양씨가 길게 말하기 시작하는 바로 앞에 나온다. 게시물은 이 웃음을 떼어다가 뒷부분 대목 앞에 붙였다. 통화 앞부분의 반응이 중간의 반응처럼 놓였다.


같은 덩어리 안에는 화자 표시가 한 번 더 나온다. "그 얘기가 그렇게 된 거거든요" 다음에 "(양수진)"이 붙는다. 원본에서 이 두 대목은 끊기지 않고 이어져 있다. 사이에 다른 사람의 말이 없다.


화자 표시가 새로 달리면 독자는 두 개의 별개 발언으로 읽는다. 한 번에 말한 내용이 대화가 오간 뒤 나온 새 발언처럼 보인다.


돈 얘기가 앞으로 당겨졌다


원본의 순서는 이렇다.


양씨는 먼저 김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말한다. 이어 강세찬 제넨셀 설립자 이야기가 나온다. 강 교수가 전환사채를 발행해 8억~10억원을 투자해주겠다고 했으니 도와달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양씨는 "내가 딱 여기까지 얘기했어요"라고 말을 끊는다.


그 뒤로는 다른 이야기가 이어진다. 소문이 돌아 입단속을 당했다는 이야기, 수수료를 받은 게 없다는 이야기,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수수료 대목은 그다음이다. 양씨는 "변호사법 얘기하고 이래 가지고 그걸 나중에 원 회장님도 알고 그러면 나 양아치 되잖아요"라고 말한다. 그래서 강 교수에게 "수수료 그런 거 괜찮다고. 그냥 우리 회사만 좀 잘 되게 도와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강 교수가 "그럼 자금 필요하면 내가 넣어줄게"라고 답했다고 한다.


한 의원 게시물의 두 번째 문단은 이 순서가 반대다. 수수료 거절과 자금 제안이 앞에 오고, 전화했다는 대목과 8억~10억원 대목이 뒤에 붙는다.

한동훈 의원 9월 7일 게시물, 손댄 자리
아래는 한동훈 의원이 올린 게시물 본문이다. 날짜 표기와 화자 표시까지 그가 적은 그대로다. 색칠한 부분이 별책 원본과 대조해 달라진 자리다.
주황  원본에 없던 표시. 화자 표시를 새로 달거나 다른 자리에서 옮겨온 것
청록  원본에 한 번만 나오는데 게시물에 되풀이된 대목
<2021년 10월 8일
(양수진) 아니, 우리 교수님 회사가 지금 식약처에 승인 기다리고 있어요, 코로나 건으로. … 그래서 내가 오빠한테 부탁할까 하다가 이제 승원 오빠한테 전화를 했단 말이야. 승원 오빠가 데이터 체크해 보고 하니까 괜찮은 거라고 얘기는 들었는데 내가 이거를 누구한테 얘기해 줄까? 그래서 내가 '이제 이거 만약에 투자유치가 되면 우리 회사도 교수님께서 CB 발행해서 8억에서 10억 정도 투자를 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니 좀 도와주세요.' 내가 딱 여기까지 얘기했어요. 근데 승원 오빠는 교수님과 통화하다가 '수진이가 그런 얘기도 했는데 그게 조심해야 되는 대상이니까 주의시켜라' … 그게 노파심에 한 얘기니까. (최재성) 좋은 마음, 좋은 마음으로 했지.
청록 대목은 원본에 한 번 나온다. 이 게시물에서 두 번, 9월 9일 게시물에서 또 한 번 나온다.
2021년 10월 8일
(최재성) 하하 (양수진) 왜냐하면 두 분을 만나게 해드리려고 그랬어요. 같은 용인이고 하니까. … 근데 이제 우리 회사, 너가 이렇게 연결해 줬는데 우리 뭐, 저기 변호사법 얘기하고 이래 가지고 그걸 나중에 원 회장님도 알고 그러면 나 양아치 되잖아요. 그래서 '아, 수수료 그런 거 괜찮다고. 그냥 우리 회사만 좀 잘 되게 도와달라'고 그랬더니 '그럼 지금 필요하면 내가 넣어줄게'라고 해 가지고 그 얘기가 그렇게 된 거거든요. (양수진) 이제 승원 오빠한테 전화를 했단 말이야. 승원오빠가 데이터 체크해 보고 하니까 괜찮은 거라고 얘기는 들었는데 내가 이거를 누구한테 얘기해 줄까? 그래서 내가 '이제 이거 만약에 투자유치가 되면 우리 회사도 교수님께서 CB 발행해서 8억에서 10억 정도 투자를 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니 좀 도와주세요.' 내가 딱 여기까지 얘기했어요.
이 인용에 달린 날짜도 10월 8일이다. 앞의 인용과 같은 통화이고, 양씨가 한 번에 말한 같은 대목이다.
원본과 다른 점 세 가지
웃음이 옮겨졌다. 최 전 수석의 "하하"는 원본에서 양씨가 "근데 오빠, 진짜 남자들 진짜 웃기는 거 같아"라고 한 데 대한 반응이다. 양씨가 길게 말하기 시작하는 바로 앞이다.
화자 표시가 새로 달렸다. 원본에서는 이 구간에 최 전 수석이 끼어들지 않는다. 양씨가 끊지 않고 한 번에 말한다. 중간에 "(양수진)"이 붙어 두 개의 별개 발언처럼 읽힌다.
순서가 뒤집혔다. 원본은 전화와 8억~10억 대목이 먼저고, 수수료 거절과 자금 제안이 한참 뒤다. 두 번째 인용은 반대다.
원본대로면 부탁이 먼저고 돈이 나중이다. 뒤집으면 돈이 먼저고 부탁이 나중이 된다.


원본대로면 부탁이 먼저고 돈이 나중이다. 뒤집으면 돈이 먼저고 부탁이 나중이 된다.


같은 대목이 세 번 등장


전환사채 8억~10억원 대목은 원본에 한 번만 나온다. 한 의원 게시물에는 세 번 등장한다. 9월 7일 게시물의 첫 덩어리와 두 번째 덩어리에 각각 한 번, 9월 9일 게시물에 한 번이다.


같은 통화에서 같은 말이 세 차례 반복된 것처럼 놓였다.


빠진 문장 4개, 모두 김승원에게 유리한 쪽


문장이 통째로 사라진 곳도 네 군데 확인됐다.


첫째, 김 후보자가 자료를 받아 검토한 절차가 빠졌다. 원본에서 양씨는 "승원 오빠가 메일 보내 달라 그래서 메일 보내줘서 다 확인을 했어"라고 말한다. 공개본에는 없다. 전화 한 통에 곧바로 움직인 것처럼 읽힌다.


둘째, 청탁이 아니었다는 양씨 본인의 규정이 빠졌다. 원본에는 이 문장이 있다. "그래서 식약처장님한테 부탁할 건 아니고, 왜 이게 딜레이가 되는지 확인만 좀 해 달라 그랬어요." 이 문장 바로 뒤에 8억~10억원 이야기가 이어진다. 앞 문장이 빠지면 뒷문장만 남는다.


셋째, 양씨가 강 교수로부터 입단속을 당했다는 대목이 사라졌다. "너 앞으로 이런 얘기 절대 하고 다니지 말라고, 국감 대상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다. 게시물은 이 대목을 뺀 채, 김 후보자가 "그게 조심해야 되는 대상이니까 주의시켜라"고 했다는 문장만 남겼다. 무엇을 조심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제시된다.


넷째, 양씨가 수수료를 받은 게 없다고 말한 문장이 빠졌다. "내가 거기에 뭐 수수료를 먹어요, 뭘 먹어요"라는 대목이다.


네 군데 모두 김 후보자나 양씨에게 유리하거나 중립인 내용이다. 거꾸로 김 후보자에게 불리한 문장이 빠진 곳은 없었다.

지워진 문장
아래는 서울서부지검 수사기록 별책 녹취록 093 원문이다. 색칠한 부분이 한동훈 의원 공개본에 없는 문장이다. 검은 글자만 이어붙이면 공개본이 된다.
그래서 내가 오빠한테 부탁할까 하다가 이제 승원 오빠한테 전화를 했단 말이야. ① 승원 오빠가 메일 보내 달라 그래서 메일 보내줘서 다 확인을 했어. 그랬더니 데이터 체크해 보고 하니까 괜찮은 거라고 얘기는 들었는데 내가 이거를 누구한테 얘기해 줄까? ② 그래서 식약처장님한테 부탁할 건 아니고, 왜 이게 딜레이가 되는지 확인만 좀 해 달라 그랬어요. 그래서 내가 '이제 이거 만약에 투자유치가 되면 우리 회사도 교수님께서 CB 발행해서 8억에서 10억 정도 투자를 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니 좀 도와주세요. 저도 잘 되는 거예요.' 내가 딱 여기까지 얘기했어요. ③ 오늘 오전 얘기거든. 근데 오늘 교수님하고 통화를 하셨나봐. 교수님이 갑자기 소문이 돌고 있는데 '너 앞으로 이런 얘기 절대 하고 다니지 말라고, 국감 대상도 된다'고. 근데 딱 8억이 명확하게 나오는 게 승원 오빠인 거야. 근데 승원 오빠는 교수님과 통화하다가 '수진이가 그런 얘기도 했는데 그게 조심해야 되는 대상이니까 주의시켜라' 뭐 좋은 뜻으로 얘기했을 수는 있어요. ④ 근데 교수님도 '소문은 잡을 수가 없어. 그냥 말조심해.' 이러고. 아니, 내가 거기에 뭐 수수료를 먹어요, 뭘 먹어요. 그래서 내가 승원 오빠한테 전화해 가지고 '아니, 나한테 그럼 얘기를 하시지'라고 할까 하다가 그게 노파심에 한 얘기니까.
김승원 후보자가 자료를 받아 검토한 절차
청탁이 아니라 지연 사유 확인이었다는 양씨 본인의 규정
강 교수에게 입단속을 당했다는 경위
수수료를 받은 게 없다는 양씨의 부인
네 군데 모두 김 후보자나 양씨에게 유리하거나 중립인 내용이다. 문단을 통째로 들어낸 것이 아니라 문장 하나를 빼고 앞뒤를 이어붙였다.


최재성 반응 두 개가 다 옮겨졌다


이 통화에서 최 전 수석의 반응은 두 번 인용됐다. 두 번 다 원래 자리가 아니다.


"좋은 마음, 좋은 마음으로 했지"라는 대답은 원본에서 양씨가 "나는 좋은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 그랬는데 또"라고 말한 데 대한 답이다. 양씨가 자기 동기를 설명한 문장이다. 공개본은 그 사이 단락을 들어내고 대답을 앞으로 당겼다. "그게 노파심에 한 얘기니까" 다음에 최 전 수석 대답이 곧바로 붙는다. 김 후보자 이야기에 대한 대답처럼 읽히는 구조가 됐다.


"하하"라는 웃음은 위치가 더 멀다. 원본에서 이 웃음은 양씨가 "근데 오빠, 진짜 남자들 진짜 웃기는 거 같아"라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긴 발화가 시작되기 직전이다. 한 의원의 9월 7일 게시물은 이 웃음을 떼어다가 발화 중간 대목 앞에 붙였다. 통화 맨 앞의 반응이 중간의 반응처럼 놓였다.


11월 12일 통화에서도 두 문장이 빠졌다


한 의원이 함께 공개한 2021년 11월 12일 통화에서도 문장 두 개가 사라졌다.


원본에서 양씨는 "아, 근데 너무 힘든 거야.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진짜로"라고 말한 뒤 식약처 이야기를 꺼낸다. 공개본은 식약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강 교수가 5억원을 전환사채로 발행해주겠다고 했다는 대목 뒤에도 문장이 빠졌다. 원본에는 "그래서 5억이라도 그러면 빌려 달라고, 발행해서 1년만 갖고 이자 주고 하겠다고"라는 말이 이어진다. 공개본에는 없다. 빌려서 이자를 주겠다는 말이 빠지면 그냥 받는 것으로 읽힌다.


문단이 아니라 문장을 솎아내듯 뺐다


빠진 여섯 문장은 모두 문장 단위다. 문단을 통째로 들어낸 것이 아니라 문장 하나를 빼고 앞뒤를 이어붙였다. 그래서 게시물만 읽으면 걸리는 데가 없다. 원본을 옆에 놓기 전에는 확인할 수 없는 방식이다.


한 의원은 자료 입수 경로를 밝히지 않았다.


별책에는 녹취록 109건이 실려 있다. 총 녹음 시간은 11시간 49분이다. 이 가운데 김 후보자가 등장하는 통화는 17건 29분 50초다. 전체 녹음 시간의 약 4%다. 한 의원이 공개한 김 후보자 통화는 6건 14분 18초다. 최 전 수석 통화는 15건 25분 26초 가운데 2건 15분 7초를 공개했다. 두 사람 모두 절반이 넘는다.


반면 양씨가 가장 오래 통화한 상대는 주식과 투자를 상의하던 사업 상대다. 34건 233분 10초인데 공개된 것은 한 건도 없다. 세무사 120분, 회계사 118분, 제넨셀 대표 35분에서도 공개분이 없다.


한 의원이 공개한 2021년 9월 1일과 3일, 4일 양씨와 강 교수의 통화는 별책에 실려 있지 않다. 이 별책에 강 교수가 대화 상대로 등장하는 통화는 한 건도 없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9월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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